흔들리는 마흔, 이순신을 만나다 - 삶을 바꾼 열다섯 번의 위대한 만남
박종평 지음 / 흐름출판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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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창 역사 의식에 대한 이야기가 이슈가 되는 가운데, 예능에서도 역사 의식 고취 및 역사에서 반드시 알아야할 사건들을 주지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건이 일어난 연도를 외우면 좋겠지만 그보다는 그 일이 왜 일어났으며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한다던지, 교훈을 얻어야 된다든지 하는 내면적 의미를 깨닫는게 더 중요하다. 공중파에서는 정치적 입장을 객관적으로 유지해야 하므로 조심스러울 수 있는데, 글자 하나, 말 하나에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민감한 시기에는 더욱더 주의해야 한다. < 흔들리는 마흔, 이순신을 만나다 >(흐름출판, 2013)는 역사가 주된 전달 사항이 아니지만, 역사가 중요시 되고 있는 시점에서 역사를 리마인드 하며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책으로 생각할 수 있다.

[나를 알고 적을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고 하지 않았나!

1594년 9월 3일

나를 알고 적을 알면 백 번 싸워 백 번 이기고(지피지기 백전백승), 나를 알고 적을 모르면 한 번 이기고 한 번 질 것이다(지기부지피 일승일부), 나를 모르고 저고 모르면 매번 싸울 때마다 반드시 패할 것이다(부지기부지피 매전필패)

1954년 11월 28일 일기 뒤의 메모] 49

류성룡이 전해준 <증손전수방략>에는 '지기지피 백전백승'이라고 나온다고 한다. <손자병법>만 알고 있는 나는 '지피지기 백전불태'만이 문헌에 존재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더 중요한 사실은 아는 대상의 순서이다. 손자병법은 적을 먼저 알아야 한다고 되어있는데, 증손전수방략은 나를 먼저 아는 것으로 되어있는 것이다. 적을 파악하려면 나를 알아야 기준을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기'가 '지피'보다 앞서야 한다는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마흔은 논어에서 불혹이고, 쉰이 지천명으로 마흔에는 나를 잘 알게되어 미혹되지 않고 쉰에는 하늘의 뜻까지 알게 되나 보다. 자신을 잘 알아야 흔들리지 않는데, '지기'를 먼저 생각했던 이순신의 태도를 잘 설명한 듯 하다.

[무슨 일을 하든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바로 목숨을 걸 정도로 하는 것을 말한다. 말로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을 다 바치는 것이다. 그럴 때만이 어떤 어려움도 다 극복할 수 있고 원하는 성공도 할 수 있다. 필사즉생하라. 거기에 답이 있다.] 183

지킨다는 것은 자신의 것을 내어주고 책임을 지는 것이라 한다. 자신을 포기해야 다른 것을 지킬 수 있는, 결과적으로 양자택일이 된다. 어떤 일을 책임진다는 건 같은 맥락에서 목숨을 걸어야 한다. 항상 이런 태도로 목숨을 다해 집중해 추진한다면 정말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겠다. 필사즉생 정신이 핵심이다. 정년이 짧아지고, 가족 부양에서 최고점이 되는 나이가 바로 마흔이다. 그래서 직장에서 뒤쳐지지 않고 10년 이상 선전하기 위해서는 정말 필사즉생의 정신이 필요할 거라 생각한다. 처음에 나를 알고 어느 정도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는지 판단해 아낌 없는 노력으로 살아야하는 마흔이라 슬프기도 하다. 마흔을 살아가는 사십대들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이라 정말 이렇게 하루하루를 목숨 걸로 생활하는지도 모른다.

[이순신과 악비의 죽음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순신은 불패의 명장이자 백성의 사랑과 존경을 받은 위대한 리더였지만, 의심 많고 무능한 지배층의 정쟁에 희생되어 감옥에 갇히고 백의종군을 해야 했다. 복권된 뒤에 노량해전에서 비극적인 최후를 맞았다.] 255

바르게 말하고 선비정신을 보이는 이들은 생이 짧다. 그리고 인정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 영화 <미나문방구>(2013)에 나오는 상습 고액 체납자들 처럼 나쁘게 사는 사람들이 잘먹고 잘 살기 때문에 오래 살고 악의적인 기득권을 이용해 오히려 유명해지기도 한다. 이순신은 당시에 어떻게 평가되었는지는 잘 모르나, 현재는 매우 존경받는 인물이다. 그의 생활이 부유하고 편했다면 약간의 이슈가 될 수는 있었겠지만, 항상 바다에서 초췌하고 안스럽게 살아갔다. 누명을 쓰기도 해 하루라도 편하게 좋은 지방에서 보낸적이 거의 없는 안타까운 삶을 산 것이다. 역사는 반복되고 있다. 나쁜사람들이 더 잘 사는 세상이다. 서른, 마흔이면 어떻게 사는 게 더 자신에게 맞는지 결정해서 살고 있겠지만, 항상 편한 삶을 동경할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선비와 같은 삶이 마음으로는 훨씬 편하다는 것을 알면 이순신처럼 청렴하게 살아내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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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순간의 책읽기 - 위기 대처 능력을 향상시켜 주는 책
김병완 지음 / 북씽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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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혼자있을 때면 책을 읽게 된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기도 하지만 책을 읽는 시간이 더 많다. 노트북 등의 화면을 보고 있으면 피로를 더 느끼겠지만, 종이의 인쇄된 활자를 보면 눈도 덜 나빠지고 아무래도 생각할 일이 더 많이 지리라 생각한다. < 결정적 순간의 책읽기 >(북씽크, 2013)에서 읽어볼 만한 책들을 설명하고 있어 소소한 즐거움을 느꼈다. 지난번의 < 혼자인 내가 혼자인 너에게 >(2013)의 경우도 읽고난 후, 성수선 작가가 소개한 책들도 읽어 보게 되었다. 명로진의 < 글쓰기를 위한 책 >(2013)도 마찬가지였는데, 이 책을 읽고 수록된 책들을 읽어볼 생각이다. 이 책은 어떻게 보면 서평 모음집이라 할 수 있겠다. 꽤 긴 분량의 도서 요약과 소개 내용이고, 책을 모두 읽지 않아도 핵심적인 내용을 파악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인간은 어떤 환경에도 적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환경이 나쁠수록 더욱 더 강한 존재로 거듭나게 된다. 이것이 절망에 빠진 우리들이 새로운 희망을 가져도 좋을 만큼 충분한 근거와 이유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특히 무엇보다도 우리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인간에게는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 행동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은 그러한 자유가 어떤 힘과 위력을 발휘해 내는 지를 잘 설명해 주는 책이다.] 55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굉장히 소개가 많이 되는 책이다. 직접 읽어보기도 했지만, 다른 책에서 소개된 걸로도 지속적으로 리마인드 하게 되는 책이다. 요즘 심각한 통증을 앓고 있는데, 의사들에 대한 불신으로 병원을 잘 찾지 않고 있다. 치료 보다는 방문 횟수를 늘려 매출을 늘리려고만 하는 듯하기 때문이다. 도저히 못 참을 것 같은 통증 때문에 약국에서 진통제도 사먹고, 결국은 한의원에 가보긴 했지만, 역시 확실할 증상과 통증의 원인, 치료를 해주기 보다는 며칠 후에 오라는 이야기와 형식적인 설명 뿐이었다. 병원에서는 절대 정확한 내용을 말해주지 않는다. 그냥, 지속 방문을 종용할 뿐이다. 아픔에 대한 적응을 체험하게 하는 시기를 겪게 되니, 이런 환경을 적응하게 하는 상황에 적응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일주일이 가고, 또 일주일이 지나면 나아지겠지만, 역시 순간은 견디기 힘들다.

[인생을 살다보면 알게 모르게 문득 몸에 이상이 오고, 적신호가 들어올 때를 한두 번 경험하게 된다. 운이 좋아 큰 병이나 불치병이 아니면 다행스러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설사 큰 병이나 불치병이라고 해도 이 세상에는 너무 늦은 때란 없듯이 바로 그 순간부터 새로운 삶을 살기 시작하면 인생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132~133

요즘 머리가 너무 아픈 탓에 그와 관련된 책들이 주로 눈에 들어왔다. 몸이 안 좋다 보니 운동부족에 대한 생각이 들면서 건강을 챙기고 있는데, 인생까지는 달라지기 힘들 것 같다. 전에도 이런 적이 있지만, 또 괜찮아지면 다시 원래의 패턴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인생의 큰 고비나 어려움, 시련을 겪을 때도,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열심히 살지만 역시 삶이 안정되면 다시 나태해지기 마련이다. 신기한 건 잠을 자게 되면 아픔을 잊게 된다는 것이다. 휴식 때문에 그런건지 통증에 무감각해지는 잠이 그 원인인지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신경과민과 연관된 통증이라 최대한 잠에 관대해지고 있다. 저자가 결정적 순간 10가지를 정해 '건강에 적신호가 왔을 때'를 넣었다는 것은 괄목할 만한 일이다. 건강이 좋지 않으면 그 무엇도 할 수 없기 때문에 결정적 순간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서에서는 모두 무언가 어려움을 겪었을 때를 테마로 정하고 책을 소개하고 있다는 것도 특색이라고 할 수 있는데, 힐링이 주를 이루는 이 때에 맞춰 그렇게 구성했는지도 모른다.

[자신이 희망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자 한다면 새벽에 일어나 한두 시간을 그것에 몰입하는 것이 힘들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새벽 시간을 잘 활용하라고 조언해 주고 있다. 새벽 4시나 5시 정도부터 두 시간 정도 시간을 내 하고 싶은 것을 하고, 그러고 나서 하루를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252

혼자 살기 때문에 가장 좋은 것은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서 무엇이라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휴일에는 졸음이 몰려오면 잠깐 자고 일어나 집중적으로 일을 하거나 책을 읽을 수 있다. 얼마 전에는 새벽 4시에 잠이 깨서 업무를 처리한 적도 있다. 아침형 인간이나 새벽형 인간 등으로 특정 시간을 정해 집중을 해보라는 조언이 많지만, 그건 그 사람에게 맞는 것이지 모두에게 잘 맞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다. 아예 불규칙한 사람도 있어서 컨디션에 따라 집중 업무 처리 시간이 서로에게 다르다고 생각한다. 점심시간에는 오히려 집중이 잘 되고, 1시에서 2시 사이에는 잠이 와서 오히려 이 때 쉬어줘야 그 이후시간으로 집중도가 커진다. 아무튼 일이 바빠야 효율이 증가하는 건 사실이다. 가장 좋은 건 규칙적으로 쉬고 일하는 것인데 그게 안 된다면 불규칙한 패턴이라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항상 결정적 순간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삶에대해 항상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겠다. 그 고민이 저자가 소개하는 책들과 함께 한다면 더 풍부해 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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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인문학독서법 - 삶의 기적을 일으키는 인문학 독서법의 비결
김병완 지음 / 북씽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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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을 다른 말로 문사철이라고 표현한다. 문학, 역사, 철학. 그런데 일반적으로 인문학이라고 하면, 철학에 치우쳐 생각하는 듯 하다. 경제경영서는 워낙 많기 때문에 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때면 문학을 고르려고 애쓰는데 역시 역사서에는 손이 잘 가지 않는다. 철학은 그나마 인문학 도서라고 해서 간간히 나오기는 하는데, 쉽게 접근하려는 책들이 많아 깊이가 떨어진다. 고전을 읽어야만 하는 것이다. 장르가 어찌되었든 인문학적으로 생각하고 읽는다면 인문학적 책읽기라 보여지는데, 도서가 충분히 생각할 점이 있다면 가능할 것이다. < 기적의 인문학 독서법 >(북씽크, 2013)은 인문학도서를 잘 읽는 방법에 대해 서술하는데, 책을 많이 읽은 저자가 말하므로 신뢰성있게 받아들일 수 있다.

[우리가 사람을 만날 때 그 사람의 지적 수준과 성격과 취향에 따라 대하는 방식과 대화의 내용, 질과 태도를 다르게 해야 하는 것처럼 책도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기준과 생각으로 나누었을 때, 실용서, 자기계발서 등과 같은 일반서는 대부분 빨리 읽고, 핵심을 파악하고, 많이 읽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중략~인문학 독서를 할 때는 빠르게 읽기 보다는 느리게 읽어야 한다. 느리게 읽는다는 것은 속도에만 한정되어 있는 의미가 아니다. 진짜 느리게 읽는다는 것은 자기 자신과 작가에게 끊임없이 의문을 던지고 질문을 하고 대화를 이끌어내면서 읽는다는 것이다.] 36~37

일반적으로 책을 많이 읽는다고 판단하면 수량으로 따진다.실용서 등은 양적으로 많이 읽을 수 있지만 인문학도서는 양적으로 많이 읽는게 별로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진짜 느리게 읽지 않는다면 읽는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이다. 규모의 경제를 따르게 되면 질보다는 양을 중시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생각하면서 책을 읽기 보다는 많은 양을 읽어내고 요약하는 능력을 더 중시할 수도 있다. 저자의 진짜 느리게 읽기는 양보다는 질이 우선하는 독서법으로 한 페이지라도, 한 문장이더라도 매우 많은 시간을 들여 생각하는 일이 될 것이다.

[그의 말처럼 역사를 공부하거나 역사 서적을 읽고자 하는 독자들은 반드시 이중의 시선으로 역사가를 투시하는 안목을 길러야 할 필요가 있다. 과거는 현재를 통해서 보아야 한다. 과거를 보기 위한 현재가 바로 역사가들 이다.] 149

사극 열풍이 지속되는 가운데 역사 인물의 이름을 일반 드라마에서 차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순신'을 검색하면, '아이유'가 나오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하는데, 역사를 배우는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지수다. 게다가 국사를 한국사로 바꾸는 일을 추진하려 한다고 하니 참으로 통탄할 노릇이다. 국사를 특정 나라의 역사로 인식한다는 것은 역사의식이 없고 국사에 별 의미를 두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역사를 그저 관광상품으로 이용하거나 사극의 시나리오로만 생각하는 자본주의적 논리는 갈수록 역사 의식을 잃게해 자주성을 잃어버리게 할 것이다.

[이 명제를 '코기토 명제'라고도 한다. 그것은 이 명제를 라틴어로 '코기토 에르고 숨(cogito ergo sum)'이라 쓰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명제가 우리에게 말 하는 것은 한 가지 사실이다. '우리는 생각하는 존재이며, 생각이야말로 우리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만들어내는 본질적인 요소'라는 것이다.] 211~212

책을 읽으면서도 책을 제대로 읽고 있는지 활자만 지나치면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지 혼동될 때가 있다. 생각을 할 때도 정말 생각을 하는지 속말을 되내이는지 분간이 안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 때도 코기토 명제를 적용해 존재여부를 증명할 수 있을까? 오상원의 <유예>의 경우 죽은 뒤에 생각이 뒤따르는 상상도 못할 일이 일어난다. 영화 <박수건달>, <사랑과 영혼>, <식스 센스>에서도 죽은 영혼들이 돌아다닌다. 코기토 명제로는 완전히 설명하지 못하고, 육체와 영혼을 분리해 존재 여부를 따져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인문학이나 철학은 어떤 문제를 만났을 때, 의심하고 생각하고 분석하는 일로 이어져 사고를 넓혀준다. 내일은 도서관에가서 책을 반납할 예정인데, 역시 문서철 장르를 골라볼 생각이다. 경제경영서에 너무 치우쳐 있어 담백한 내용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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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훔치는 사람들 -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을 추적한 연구보고서
마크 고울스톤.존 얼맨 지음, 박여진 옮김 / 흐름출판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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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행사나 기념일이 굉장히 많은 달이다. 게다가 결혼식까지 더하면 평일을 비롯해 주말까지 꽉찬 스케줄로 정신이 없을 정도이다. 오히려 주말 일정이 더 빡빡할 수도 있으며, 휴일이 기다려지지 않는 한 달이 될지도 모른다. 각종 선물과 축하금에 의한 자금 압박도 심해 어지간히 친하지 않으면, 행사 참석을 재고하거나 금액을 조절하기도 한다. 자신의 행사에 참석하는 이들이 부담을 갖지 않고 편하고 즐겁게 참여할 수 있게 하는 노하우는 주변 사람들을 관찰함으로써 익힐 수 있다. 하지만 사회 경험이나 인맥이 적은 이들은 주변에서 얻기 어려운 건 사실이다. 그렇다면 <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사람들 >(흐름출판, 2013)을 통해 고안해 볼 수 있겠다.

[히스는 전달자의 이런 경험을 '지식의 저주'라고 부른다. 전달자들은 테이블에 리듬을 두드리는 동안 머리속에 맴도는 멜로디를 '안 들을 수가'없다. 따라서 단순히 테이블을 두드리는 소리만을 듣는 사람들의 입장을 공감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55

개인적으로 조리있는 말보다는 간혹 내뱉는 문장들이 효과적이고 재미가 있어 길게 대화하지 않는 편이다. 또한 배경설명을 하기 전에 핵심 키워드나 단문으로 주제를 전달해 상대방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전반적인 전달 능력의 부족은 신뢰를 감소시키거나 관계를 멀어지게 한다. 의사소통 관련 도서에 자주 등장하는 실험중, 전달자가 수신자에게 어떤 음악인지 탁자치기로 박자를 전달하는 사례가 등장했다. 어렵게 배운 사람일수록 이런 실수가 적은데, 평소 쉽게 습득하는 일이 많다면 전달력이 낮다고 생각된다. '지식의 저주'를 범하지 않도록 배경 전달도 적절히 하고, 너무 서론이 길지 않도록해야 지루하지 않은 대화가 가능하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상대방이 하는 말뿐만 아니라 그 말의 의미와 깊은 뜻, 상대의 기분 등까지 가늠하며 들어주다보면 상대방은 무장해제가 되어 긴장과 스트레스, 분노, 두려움, 실망 등 마음속에 꾹 눌러 담았던 것들을 분출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이제는 그들이 내 말에 귀를 기울일 수 있게 된다.] 151

대화의 기본은 누가 뭐래도 경청이 선행되어야 한다. 경청만으로도 그와 대화했다고 표현할 수 있는데, 내가 잘 듣고 있고, 계속 이야기하라는 대답을 표정이나 몸짓으로 전달하기 때문이다. 얼마전 지인과 산책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상대방의 말이 지겹게 느껴져 집중을 하기 어려워 계속 화재를 돌리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성격이 항상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을 원하다 보니, 이야기가 조금만 길어져도 집중하지 못하고 안절부절하면서 내가 원하는 핵심은 언제 나올까에 대해 걱정하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여유가 없이 항상 생활하다 보니, 길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야기를 계속 들어주는데 연습이 되지 않은 듯 하다. 저자이 조언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여유가 필요하겠다.

[하지만 지금부터 우리가 할 이야기는 '지나치게 베풀지 말아'다. 이 시점에서 이 조언이 미친 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말에 담긴 진정한 의미는 진정한 영향력을 지닌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계속 혼자만 더 많이 베풀기를 고집하면 안된다는 의미다. 도와 주고자 다가오는 사람들을 두 팔을 활짝 벌려 맞아 주어라. 내가 그들을 더 훌륭한 성과에 동참하게 했듯이 그들 역시 가치를 더해 더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해주어라.] 270도서 후반부에는 타인이 베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라는 내용이 나온다. 돈으로 기부하는 것 뿐만 아니라, 봉사 등으로도 상대에게 무언가를 줄 수 있다. 그러나 항상 받기만 하면 주는데 인색해지거나 상대가 주는데 익숙한 사람으로만 여겨져 고마워하지 않고 소통하는 관계가 아닌, 일방적인 관계가 될 수 있다.

책 제목이 '훔치는' 이라고 되어 있어 획기적 또는 효과적인 방법이 나오리란 기대를 해볼 수 있었다. 읽어보면 역시 의사소통의 기본은 경청이며, 서로 주고 받는 관계가 되어야 마음이 통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상대가 나에게 무언가를 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하게 하고 베풀 수 있게 해주며, 나도 그에게 필요한 걸 적절히 제공할 때, 진정한 관계가 성립되는 것이다. 행사가 많아 바쁘고, 자금난에 시달릴지라도 사람들을 만날수 있어 외롭지 않음에 감사하며 책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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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사벽은 없다
최영훈 지음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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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뭔가를 쓰려고 하다가 책 날개를 보게 되었다. 엇, 저자의 이력이 주르륵 나열되어 있다. 역시 이력이 따를 수 밖에 없구나. 서울대를 비판하기 위해서는 서울대 이상의 학력을 갖춰야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이상을 나왔기 때문에 비판이 가능하다는 모순이 일어난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사회이다. 해당 분야와 전혀 무관하고 독립적이기 때문에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어 객관적이 판단이 가능해야 하는데, 그곳을 거쳐야 평가가 가능하다니 객관적이면서도 객관적이지 않다. < 넘사벽은 없다 >(엔트리, 2013)에서는 제목을 통해 주장하는 듯 보이지만 결국 그도 그런 스펙에 갇혀있다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는다. 물론 출판사의 편집의도와 흥행을 위한 포장일 수 있다. 그런데 책의 재질이 너무도 좋다. 이것 또한 너무도 큰 모순이다. 저자는 속세의 일반적인 조건을 거부하고 떠났다. 그리고 이를 멀리서 바라보는 시야를 갖고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그러나 그는 다른 세계의 스펙을 가진 선구자일 뿐이라는 생각밖에 안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래서 떠났다.

그래서......

다 늙어서 떠났다.

학교도, 토익도 자격증도, 대외 활동도, 공모전도 다 때려치우고 떠났다.

알기 위해서 떠났다.] 31

다 늙어서라는 말 또한 모순이다. 넘사벽? 저자가 지은 제목이 아닐지라도 그는 이미 그 벽에 갇혀있다. 그가 정말 자신의 주장을 펴고 싶었다면 이런 제목으로는 절대 책을 내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또다른 현실과 타협했다. 결국 다시 사차원도 아닌 삼차원 보다 낮은 벽으로 들어온 것이다. 다들 사회라는 벽에 갇혀 꿈을 펴보지 못하고 좌절도 하지 않은 채, 실패도 하지 않은 채 착하게 순응한다. 사회 체계가 만든 훌륭한(?) 교육제도와 트렌드가 이런 순한 사람들을 양산했다. 저자 넘사벽은 없고 자신은 국제MIA로 재능을 기부하며 이러이러하게 산다고 말하지만 하나도 멋져보이지 않는다. 그도 어딘가에 얽메여 한계에 부딫혀 계속 그러한 커리어를 따라 나갈 운명이라 생각한다.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행동하라.

세상을 지배하는 사람은 같은 생각을 하는 다수가 아니라다른 생각을 하는 소수다.] 167

거짓말이다. 물론 아주 소수는 눈에 보이지 않겠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건 슬픈일이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빛도 보지 못한채 그냥 뒤에서만 조종하며 사는 조물주 같은 삶을 사는 건 인생이 아니다. 어설프게 신을 모방하는 행위일 뿐이다. 그건 지배가 아니라 뒤에서 자신의 시나리오를 영화로 제작한 감독이지만 전혀 인정 받지 못한 흥행 실패의 영화감독일 뿐이다. 앞으로 당당히 나와 인정 받으며 다수가 되는 게 인간의 삶인 것이다. 저자도 그런 의도로 책을 쓰고 나온게 분명하다. 그런 인정이 필요없고 소수로만 살려 했다면 책을 낼리 없는 것이다.

부지런히 욕망하는 그는 남들보다는 낮다. 그러나 역시 틀에 갇힐 수 밖에 없는 현실은 인정해야만 한다. 지인이 상반기 공채에서 여러 업체에 합격했다고 전했다. 그런데도, 다른 업체 발표를 기다리고 있으며, 신체검사를 걱정하고 있다. 마치 일등이 공부를 하나도 안해서 정말로 걱정된다는 식으로 말하는 격이다. 저자는 널리 알려진 통계를 소개했다. 걱정하는 90%의 일은 일어나지 않을 일들이라고. 겸손과 걱정의 경계는 모호를 넘어 동일시 되고 있다. 넘사벽 또한 존재하지 않음과 모호와 동일시 되고 누군가가 만들어낸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 스펙을 탈피하고 그런 현실을 벗어났다고 말하는 건 다른 영역에서 또 다른 스펙을 쌓고 있다는 말과 동일하다. 독설, 힐링의 시대 아니, 그런 순간이 혼재되어 있는 가운데, 과연 저자는 어떤 삶을 살려고 했는지 곰곰히 생각해볼 일이다. 옳고 그름은 없다. 다만 자신이 어떠한 것에 도전해 보려 했고 그것에 가까이 갔는지가 중요하다. 저자의 주장이 와 닿지는 않지만, 남들과 다른 도전을 했고, 이를 후배들에게 알리려 했다는 점에 박수를 보내며 도전에 망설이는 이들에게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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