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 끊임없이 시대를 휘젓는 손정의의 숨겨진 이야기
사노 신이치 지음, 장은주 옮김 / 럭스미디어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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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로 일본에서 혁혁한 사업을 일으킨 손정의는 자랑스러운 인물로 손꼽힌다. 성공한 사업분야도 IT, 통신 쪽이라 모바일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국내 업체와 비교하며 같은 민족으로서의 자긍심을 키우는데 일조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최근 가수 싸이가 빌보드 차트에서 선전하면서 문화까지 전세계를 들썩이게 하는 가운데 더 없이 국가 가치가 올라가는 즐거운 때이다. 여러 의견도 분분하고, 각종 말이 많지만 외부의 영향을 받기 보다는 지조를 갖고 행동하는 게 중요하다. 외압이나 남들의 시선에 휘둘린다면, 얼마 못가 선두를 놓치게 되고 회생하기 힘든 상황으로 간다. 느리더라도 자신의 가치관에 맞게 추진해 나가는게 중요하다. < 손정의 > (럭스미디어, 2012)는 사업적으로 손정의를 보여주기 보다는 인간적인 배경과 시련의 히스토리를 보여주는데, 앞서 말한 뚝심을 잘 볼 수 있다. 어린 시절 조부모님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일본인들에게 굴욕을 당하며 살아온 이야기들이 다뤄진다.
[같은 조선인 마을 출신인 손정의도 과거 취재에서 "도스에서의 유치원 시절, 머리에 돌을 맞은 적이 있다. 그 이후 자신의 출신을 숨기게 되었다."고 말한 바 있다.] 37~38p
일본에서 굴욕적인 일을 당하던 시절이었지만, 가정이 부지런하고 머리가 좋았기 때문에 여러 방면에서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손정의는 당시의 어린 아이가 할 수 있는 심부름 등을 수행했겠지만, 이런 일들이 밑바탕이 되어 사업을 일으키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나 한다. 굴욕적인 일을 당하면서도 자신이 일본 이름을 사용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서 싫어했으며, 일본인으로 귀화하면서 오히려 한국 성(姓)으로 바꾸는 특이함을 보여준다. 현재는 국격이 높아지는 때에 살고 있어서 현재 외국에 나가면 한국인들이 환영을 받는다고 한다. 그러나 손정의는 일본에서 괄시를 받으며, 어디에서도 인정받지 못하는 시절을 보내 안타까웠다. 우리나라의 위상이 언제까지 상승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항상 긴장해야하는 건 아니지만, 과거를 생각하며 새로운 국면을 대비할 필요는 있다. 어려운 과거를 겪어온 만큼 충분히 더 큰 시련도 극복하리라 생각하지만 성장세가 계속 되면 위기에 대한 대응에 익숙하지 않으므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국제적으로 일본의 위치가 낮아지면서 일본 업체들도 힘들어지지만 손정의가 이끄는 기업은 건재할 것이다.
[분명 손정의는, 돼지와 밀조주를 팔러 다니고 대출업과 파친코로 큰돈을 번 손삼헌과는 다르다. 그는 컴퓨터 세계 속을 자유로이 날개짓하며 세계적 부호가 된 '신데렐라 보이'다. 그것만 끄집어낸다면 이 부자가 걸어온 세계는 천양지차다.] 187p
얼마 전에 읽었던, < 이기는 정몽구, 지지않은 이건희 >(펜하우스, 2012) 의 경우도 선대의 사업을 설명하며, 그의 2세인 글로벌 경영자들을 설명한다. 이 책은 조부모까지 담고 있으며, 국내에서 사업을 한 삼성과 현대와는 다른 모습이다. 물론 삼성이나 현대도 처음에는 1차 산업에 가까웠으나, 지금은 첨단 산업의 중심에서 세계에 포진하고 있다는 점은 공통이다. 그러나 손 일가는 핍박을 받으면서도 살기 위해 또는 어려운 상황에 대한 반전을 일으킴으로서 더욱더 감동을 준다. 세상도 편리하게 하고, 한국인이 우대 받는 국제 환경이 조성된 데에 대해서는 너무도 반가운 일이며,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해야하는지도 모른다.
지인이 해외에 나간다고 하는데, 언어는 이제 주요 문제에서 조금씩 멀어지고 있다. 교통 발달은 물론이고, 대우를 받지 못했던, 과거와는 달리 대부분의 국가에서 환영받으므로 전 세계에 한국인이 퍼져있는 것이다. 그래서 현지 말을 잘 모르더라도 한국인을 만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현지의 판매상들도 한국어를 쓰며 판매하므로 훨씬 유리한 생활이 가능하다. 대우를 받는 만큼 품위를 유지해 세계에서 인정받는 국가로 유지되었으면 한다. 과거 손정의가 살았던 어려운 환경이 그를 강하게 만들었던 만큼 가깝고도 먼 나라의 같은 민족으로서 그와 함께하고 있다.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로 그의 내면을 읽게되어 반가웠던 이 책은 다음 그의 행보도 매우 힘차리라는 기대를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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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려면 함께 가라 - 피자헛, KFC, 타코벨을 성공으로 이끈 얌브랜드의 혁신 전략
데이비드 노박 지음, 고영태 옮김 / 흐름출판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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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주 나가는 모임이 있다. 스터디와는 다르게 친교모임이지만 여가를 같이 즐기면서 여러가지 이야기도 나누고 많지는 않지만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다. 각자가 다른 직업을 갖고 있어 흥미로운 주제들도 많이 나오고, 미래를 위한 준비로 공통적인 학습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다는 것도 주목할만한 사실이다. 스터디 모임에서는 옵션으로 친교가 들어가지만, 친교 모임에서는 옵션으로 스터디가 들어가므로 어느 모임을 가든 자신이 즐거움을 더 느끼는 쪽에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 혼자서 인터넷 등을 통해 정보를 얻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정보를 교류하는 건 유익하면서도 재미있는 일이다. < 이기려면 함께 가라 >(흐름출판, 2012)는 이런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면서 함께 하려면 무엇을 해야하고, 그 집단에서 리더로서의 역할을 맡는 방법과 노하우도 다룬다.
[최고의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가 '공부'다. 사실 나는 열정적인 학생인가, 그렇지 않은가가 좋은 리더와 위대한 리더를 구별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배움을 갈망하는 사람의 호기심과 열정이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하여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67p
아무리 지적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끼리만 모인다 해도 그 중에서 가장 열의가 떨어지는 이가 나오기 마련이고, 놀기 위해 모이더라도 학습과 연관해 일을 풀어나가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뭔가 사람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싶어 안달이 난 사람들이 한 명씩 속해 있어, 같이 무엇을 해보자고 제안하는 사람들이 있다. 리더는 아니더라도 리더를 통해 집단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리더는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직접 알아보고 공부한다. 간혹가다 맡겨지는 직책이나 일에 대해 귀찮아하는 리더가 있다면 오래 가기 힘들며 조직에 저해되므로 구성원으로서도 함께하기 어려울 것이다. 모임의 목적이 있다하더라도 항상 그 목적을 위한 일만 있지는 않다. 전혀 다른 일이나 기본적인 일들이 존재해 누군가는 시간이나 장소를 정하는 등의 실무를 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런 일을 혼자 할수도 있지만 저자는 함께하라고 말한다. 그래서 함께 할 수 있도록 역할을 분담하고 분위기를 조성하는게 리더이며, 기업에 대비시키면 경영자가 된다.
[숫자가 아니라 사람이 기업을 움직인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훌륭한 문화가 필요하다. 직원들이 즐거우면 고객도 행복해지고, 그 결과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게 될 것이다. 문화가 성공적인 기업이나 팀의 토대가 된다. 직원들에게 승리의 정신을 불어넣는 것은 리더의 몫이다. 눈에 보이는 유형의 성과를 이끄는 것은 바로 눈에 보이지 않는 기업 문화다.] 189p
사람들간의 모임은 리더가 필요하며, 그의 역할이 중요하다. 모임을 이끄는 사람과 이를 따르는 사람들이 없으면, 모임은 금방 없어져 버리게 된다. 개개인이 아무리 주도적으로 모임을 추진하더라도 개중에는 리더 역할을 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으며, 이 역할을 충실히 잘 해내기 때문에 사람들이 잘 따르는 것이다. 도서는 그저 잘 되는 회사나 모임이 결코 쉽게 되지 않는 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며 리더의 역할과 임무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함께 가라는 것은 리더로서 훌륭하게 역할을 수행해 구성원들을 잘 이끌고 나가라는 뜻인 것이다. 리더가 크게 나서지 않아도 모두가 잘 하는 집단은 문화가 잘 자리잡았기 때문이라 소개한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를 예로 들기도 하며, 구글이라던지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기업들을 떠올리게 했다. 시스템만 잘 갖추고 있어도 기업이 유지되기는 하지만, 직원들은 불만에 차있고, 항상 이직을 생각한다. 그러나 기업 문화가 잘 되어 있다면, 시스템은 자발적으로 형성되고 즐거운 환경에서 일하므로 능률도 오를 것이다.
지금은 컨소시엄을 구성한 회사에서 각 분야로 파견된 팀들이 모여서 문서작업을 하고 있는데, 각 팀의 분위기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작업의 내용도 차이가 많았다. 그래서 각 결과물을 평준화 하는 일이 많고, 조율하는 것도 해결되지 않았다. 4명 밖에 안되는 팀끼리도 문화라 칭할만한 분위기가 조성되는데 큰 조직에서는 매우 복잡한 기류들이 존재할 것이다. 이를 잘 융화하고 다수가 즐거울 수 있게 하는게 리더의 역할이고, 저자가 제시하는 긍극적인 내용이다. 기업의 리더는 장대한 목표를 갖고 있을 것이다. 이를 이루려면 혼자보다는 여럿이 필요할 것이고, 함께 가야하겠다. 목표가 크면 클수록 사람들이 많이 있어야 하니 그들에게 이 책이 필요한 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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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리플레이
미시나 가즈히로 지음, 현창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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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전략 리플레이 >(RHK, 2012)는 도서 제목 그대로, 전략 사례를 여과없이 보여준다. 179건의 사례를 통해 과거에 성공했던 실패했던 모든 전략을 학습하고, 맛볼 수 있다. 과거에 실패했다고 하더라도 계속 실패하란 법은 없다. 현 시대에 적용해 성공할 수도 있으며, 과거 실패 전략을 개선해 변형된 전략을 세워볼 수도 있다. 기존 경영서가 전략을 한 두개 소개하고 사례들을 열거했다면, 이 책에 모두 포함된 사례라 할 수 있을만큼 많은 내용을 다룬다. 크게 세 가지로 국제화 전략, 다각화 전략, 부동산 전략을 소개하는데, 대부분 좋은 결과를 도출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여기에서 주는 교훈은 정말 무한하다. 사례에서 약간만 방향을 바꿨다면, 욕심을 줄였다면 '대박' 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대단한 성공을 거뒀을 거라 생각되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실패의 원인까지 제공한다는데서 경영 전략의 오답노트라 할 만하다.
 국제화는 자본 출자, M&A, 자력 진출로 나눠 소개하고 있는데, 확장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다각화와 유사하다. 기업이 커지면 국제화 또는 다각화를 하게 되어 있는데, 국제화는 다각화보다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다각화가 더 활발하다. 저자가 일본인이라 그런지 대부분이 일본의 사례인데, 알려지지 않은 일본의 실패 사례를 볼 수 있어서 매우 흥미로웠다. 다른 파트도 공통이지만, 전말, 주역, 전략의 맹점으로 구분되어 소개된다. 전략 추진의 배경 설명 후, 전략을 추진한 인물, 실패 원인을 분석하는 순서이다. 도서를 학습서로 활용한다면, 국제화, 다각화, 부동산 사업을 하기 전에 배경과 가능성을 타진해 보고, 사업 추진의 적절한 인물을 선정할 수 있다. 여기까지 진행이 되었다면 전략의 맹점까지 살펴 대안을 마련해 실패하지 않도록 전략을 수정해 추진할 수 있는 것이다.
 [1992년 5월, 닛신식품은 닛신식품레스토랑시스템을 청산했다. 불채산 점포만 폐쇄하고 사업은 계속하는 것으로 결정했지만, 완전 철수로 방침을 바꿔 다음 해에는 본사 내 외식사업부를 폐지했다.] 258p
 닛신식품은 < 수성경영, 지키려면 공격하라 >(서돌, 2010)에서 CEO인 안도 고키를 통해 들은 적이 있다. 안도 고키의 책에서는 성공 사례로 다뤄졌는데, 이 책에서는 실패로 보이는 시점까지로 다뤄 실패로 보일 수도 있다. 식품 전문 회사가 외식 사업으로 진출한 사례의 대표로 뽑혔는데, 국내에도 유사한 기업이 CJ로 생각된다. 제일제당을 모체로 여러 식재료와 조미료를 취급하다가 이제는 외식산업을 주도하는 패밀리 레스토랑 사업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향후 몇 년 간은 계속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생각되며, 다각화한 엔터테인먼트 사업도 승승장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CJ의 사례는 저가가 아닌 고가 시장으로 진출하여 해당 시장이 자리잡는 시기의 타이밍을 잘 잡았다고 생각하고, 계열사들의 투자와 상호 협력도 주효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특정 기업의 사례만 읽어나가면 재미가 덜한데, 유사한 길을 걷는 국내 기업을 떠올려보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부동산 부분의 사례를 살펴보면 리조트 개발로 실패한 기업들의 사례가 나오는데, 국내에도 이런 사례가 속출할 걸로 예측된다. 이미 주택 건설 부분에서는 실속 없는 건설사들이 법정관리를 앞두고 있으며, 여기서 확장한 리조트 개발 시장도 포화가 전망되며, 줄줄이 엮여 있으므로 큰 소동이 불가피하다. 리조트에 포함되어 있는 펜션 등을 순환시키기 위해 별장이라는 개념으로 계약 단위로 판매하며, 연예인들을 내세우고 있으나, 하우스푸어가 넘쳐나는 가운데 이 시장도 허영과 거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내에서는 뉴타운이나 재개발이 붐처럼 일어났다가 지나가 버려서 손실이 일어날 새가 없었지만, 일본에서는 꽤나 많은 사례가 있었던 것 같다. 빌딩 건설이나 리뉴얼로 사업에 진출했다가 여러 이유로 실패한 것이다. 국내에서도 가든파이브가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꼽히고 있고,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도 우려가 앞서고 있다. 물론 국내 사례는 서울시와 연관되어 민간 기업과는 거리가 있으나, 공기업이 민영화 되는 추세와 공기업도 경영에 있어 절대 실패하면 안되는 상황이므로 반드시 이 책을 귀감으로 삼아야 한다.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는 이들은 실패해도 투자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실패하는 사업에 종사하는 직원들은 다른 직업을 찾아 떠나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엄청난 손실로 회생할 수 없는 사람들도 있으며, 공기업에서 실패한다면 이 손실은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성공보다는 실패가 더 많다. 그러나 성공을 다룬 책이 많다. 뭔가 잘못 되었다. 실패를 학습해야지 성공을 학습하는 일은 이제 충분하다. 경영사례연구의 바이블이 될 이 도서는 모든 사람의 서가에 배치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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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중국경제를 죽이는가 - 경제대국 중국을 가로막는 거대한 벽
랑셴핑 지음, 이지은 옮김 / 다산북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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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이용해 중국에 다녀왔다. 관광도시인 청도를 다녀왔기 때문에 중국의 아주 일부를 본 것이긴 하지만, 중국에 대한 시야는 넓힐 수 있었다. 음식과 생활 수준, 자연환경과 상점에서 파는 상품을 통해 문화를 접했다. 중국에 항상 지배당해온 한반도 이지만, 최근 까지는 중국보다 우위에서 나름 선전하는 한국을 보며 운이 좋음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관광이 위주였기 때문에 빈민가나 낙후한 지역을 가보지는 못했으나, 가이드를 해주시는 분의 설명이나 책에서 본 내용들로 짐작해 봤다. 혁신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갈수록 빈부격차가 커지고 있어 폭발할지도 모르는 중국의 폭풍전야를 보고 온 것 같아 여러 생각이 오갔다. 중국에 대한 긍정적인 도서가 주류였던게 얼마 되지 않았던 거 같은데, 전망이 갈 수록 안 좋아진다. 이번에 읽은 < 누가 중국경제를 죽이는가 >(다산북스, 2012)는 최고조에 이른 중국 비판서로 보인다. 저자가 중국인이지만 굉장히 자국 비하적으로 씌여져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너무도 노골적으로 다루고 있어 타국의 시야로 보고 있는 나로서는 과연 이 내용을 읽어도 되는지에 대해 의심이 들었다.
[문화적 측면에서 목격되는 중국인의 저속한 특징은 앞에서 언급했듯 크게 경박함, 요행심, 경직된 사고라는 세 가지 현상으로 구체화된다. 그 결과 중국 기업은 현실을 외면한 채 그저 요행만을 바라며 비이성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 부풀리기에만 급급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경직된 사고 때문에 문화 저주에 걸린 중국인은 지난 100년 동안 별반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7p
서문에서부터 요행과 경직된 사고에 사로잡한 중국인이라는 화두로 미개한 문화를 가진 국가로 비하하고 있다. 모방 상품과 공산당의 통제에 사로잡힌 내용은 익히알고 있으나, 건설을 비롯해 IT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이토록 심하게 말하는 저자를 이해할 수 없었다. 중국의 기술은 결코 경박하고 편히가려고만 한다고 보기 어렵다. 그 옛날 찬란한 문화를 만든 중국을 보면 그렇고, G2를 넘어 세계 1위 국가로 발돋움 하려는 움직임은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저자는 경제 전문가이며, 중국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이므로 그의 말을 의심하긴 어려우나 너무 반대편에서만 말하는 그를 책을 읽는 내내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현상에 대해 문제시 하면 모르겠지만, 본질까지 타박하는 건 상당한 자신감이 있거나 매우 심도있는 조사를 한 거라 생각된다. 중국 문화를 설명하며, 국내 문화를 소개하는 부분이 있는데, 칭찬이 일색이라 관심이 갔다.
[한국 문화를 만만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 <대장금>, 『식객』이 한국 문화의 전부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한 국가의 기업이 발전하려면 먼저 든든한 창의력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종류의 창의력은 문화 예술 부문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기 때문에, 한 국가의 문화 예술을 관찰해보면 해당 국가의 기업 성장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다.] 58~59p
과년에 자동차 수출액이 한 편의 영화 수입 금액과 동일하다면 막말을 했던 지도자가 있었다. 투자나 대책도 없으면서 의견만 제시했던게 꽤 오래전인 것 같은데, 최근에 하나 둘 소수의 노력들이 빛을 발하는 듯 하다. 국내 영화도 해외에서 꾸준히 인정을 받고 있으며, 음악 분야에서도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게다가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도 『뽀로로』 이후, 여러 캐릭터들이 경쟁력 있는 콘텐츠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핵심 기술은 아직 의존성이 높긴 하지만, 파생 기술과 콘텐츠에서는 정말 다양하고 창의적인 산출물들이 쏟아지고 있다. 경영 논리에 의해 사장되는 것까지 합치면 문화의 분수령이라고 해도 될 만큼 신선하고 재미있는 것들이 많다. 전문가가 아닌 나로서는 쉽게 판단하기 망설여지지만 과거의 습작들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고품질 콘텐츠들이 눈을 즐겁게 하는 건 확실하다. 저자는 중국에 한류 열풍을 일으킨 대표작들을 언급했지만,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주시하며 한국을 관찰하고 있는 듯 하다.
일본에 적대적 감정이 너무도 커져, 한국으로 유입되는 중국 관광객들은 한국 문화를 소비하고, 영향을 받는 대표 국가가 되었다. 사료에도 있듯이, 역사 시대에도 한반도의 문화를 전했던 조상들처럼 중국에 문화를 전파하는 문화 수출국가로 입지를 굳히고 있는 것이다. 경제학자이지만, 다양한 문화 산물을 분석해 중국인의 성향을 분석하고 걸림돌이 되는 기질을 서술한 저자는 경제학적인 관점을 뛰어넘어 본질을 보고 있다.
[영화에서 표범 타이렁과 팬더 포는 이와 같이 중국을 상징한다. 타이렁과 포가 쿵푸를 배우는 과정, 그리고 자신의 실력을 드러내기 위해 선보이는 스킬은 중국에 대한 서양의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쿵푸 팬더>는 중국인에 대한 서양인의 시각을 고스란히 담아낸 축소판이라고 하겠다.] 237p
<쿵푸팬더>는 애니매이션 시리즈로 매우 인기있고 개인적으로도 재미있게 본 작품인데, 부정적인 시각에서 중국인의 한계점을 드러낸 캐릭터들을 분석한다. 저자의 주장이 뚜렷하여 수긍해야할 대목이지만 애니매이션을 너무 분석적 관점에서 본 것에 대해서는 유감이다. 산업발전과 경제 흐름은 주체인 사람들의 철학과 문화에서 나온다. 그래서 경제 자체를 보기 보다는 문화적 관점에서 냉철하게 분석했다. 중국은 워낙 광할하고 각 지역이 달라 총괄해 말하기 어렵지만, 저자의 설명으로 큰 줄기는 잡았다. 중국에 대한 비판으로 내용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객관적 아니, 오히려 부정적 시각에서 재조명한 저자의 태도가 돋보인다. 중국에 대한 어떠한 치우침 없이 있는 그대로 내용을 흡수해 문화와 경제와의 관련성을 살펴보고 싶다면 도전해 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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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정몽구 지지 않는 이건희
박상하 지음 / 펜하우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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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다니는 직장인 대부분은 이직이나 창업을 꿈꾸며 기회를 노린다. 하지만 기업가의 유전자가 없거나 강인한 의지가 수반되지 않으면, 결코 오래가기 힘들다. 과연 대기업 총수들이나 작더라도 창업하여 기업을 유지하는 이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사업자 등록까지는 해봤지만, 경영에 전혀 근접할 수 없었던 나를 보면, 창업하여 몇 년 째 사업을 잘 이어가는 친구와 비교된다. 이런 경영 능력은 노력하는 것도 있겠지만 선천적인 재능이나 어떤 자질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꼭 경영 자질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성격이나 성향이 태어난 당시의 경영 조건과 잘 맞으면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과연 그런지는 검증할 수 없으나 복합적인 성공요인으로 반드시 작용할 것이다. 국내 굴지의 기업 2인을 비교한 < 이기는 정몽구 지지않는 이건희 >(펜하우스, 2012)를 보면 방향성 있는 두 최대 주주의 리더십을 다루는데, 경영마인드도 있겠지만, 개인적인 성향이 경영에도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 도서에서는 무엇보다 먼저 두 사람의 아버지들을 다루는데, 참고할만 하다.

[또한 정주영이 수평적으로 사람을 아우르고 품은 반면에, 이병철은 수직적으로 옥석을 고르는데 집중했다. 그리고 이러한 두 인물의 차이점이 결국 중공업 중심의 현대제국과 전기전자 중심의 삼성제국을 이룩해냈다.] 31p

내용이 전반적으로 현대와 삼성을 칭송하며, 기업가들의 장점만을 소개하고 있어 거부감이 들 수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결과론적으로 잘 되었기 때문에 그들의 품성을 다룬다고 여길 수 있는데, 전혀 관련 없지는 않다. 그러나 적어도 그들의 판단이 이 시대에 잘 맞았기 때문에 승승장구하여 지금에 이르렀다는 건 사실이다. 제목부터 이 책에서 소개할 내용을 드러내는 것이므로, 인정하고 읽어야 한다. 처음 읽을 때는 큰 느낌이 없었는데, 다시 한번 살펴보니 탄생부터 경영 수업 받는 데 까지가 너무 전기적이다. 이 부분은 조금 건너 뛰고 그 이후의 추진력 등을 주의 깊게 읽는게 좋겠다.

[이윽고 1993년에 이르자 그는 이른바 '바꾸자'는 경영을 선언한다. 작심을 한 듯 새해 벽두부터 '변해야 살아남는다'는 자신의 생각을 신년사에 밝힌데 이어 전자 계열사, 중공업 계열사, 화학 및 기타 제조 계열사, 금융 서비스 계열사 등 연이어지는 사장단 회의에서 '바꾸자'를 쏟아냈다.] 193p

영화 <광해>(2012)에서는 왕이 세운 대역이 왕 노릇을 하며 임의대로 정치를 한다. 이건희는 경영권을 물려 받은 후, 제 2의 창업이라는 슬로건으로 구조조정과 단행을 실시한다. 영화에서는 그 정도까지 파격적이지는 않았지만, 당시 각 제상들의 의견이 수렴되는 방식과는 다르게 운영되어 반발이 나오게 된다. 기업 경영은 왕은 아니지만 거의 왕처럼 절대 권력으로 행정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최대 주주라 하더라도 여러 임원들과의 관계를 조율해 나가야 할텐데 초기 부터 아예 그런 걸 고려하지 않고 추진했기 때문에 지금의 삼성이 가능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국제적으로 선진국에서는 아버지가 아들에게 기업을 물려주는 행위는 없어지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당분간 이어지리라는 생각이다. 부자 세습이라는 좋지 않은 양도일 수도 있고, 기업 자체로서도 건강해지기 어려운데, 인간적인 한계로 그러지 못하는게 실정이다.

제목에는 정몽구, 이건희만 들어갔지만, 그들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고 정주영과 고 이병철의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온다. 야구에서도 SK가 김성근 전 감독의 방식을 이만수 감독이 이어가는 것처럼 당분간은 이만수 감독이 김성근 감독의 그림자를 벗어나긴 힘들 것이다. 정몽구, 이건희, 아니 정주영, 이병철의 경영으로 국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당시의 경영방법이 계속 유효하지는 않으므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 정몽구, 이건희는 충분히 잘 지켜오고 발전시켜 왔으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두 부자간의 관계나 양도 구도를 살펴보며, 왜 이기는지, 지지 않는지에 대해 관찰하면 좋은 책으로 활용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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