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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 인해 당신도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고윤석 지음 / 산마을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오랜만에 <시>를
읽었습니다.
40대 후반이지만 시를 읽으면서 내 안에 있는 소녀 감성을 끄집어
보았고
생각만으로도 설렘 가득한 첫사랑의 추억도, 달콤한 사랑의 감정도
느끼고
결혼이라는 혹독한 현실도 마주하고 중년의 삶을 살면서 느끼는
소소한
행복도 끄집어 내 보았습니다.
시집 제목이 너무
와닿습니다.
<나로 인해 당신도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시인 고윤석 님은 잠시 교편을 잡은 적
있으며 현재는 월미도에서 카페를 운영하며
작품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분명 남자분이신데, 시를 읽는 내내
느끼는 감정은 어쩜 그렇게 여자들 마음을 잘 알지?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여자 마음을 대변해 놓은 듯한 공감 가는 구절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뜨거운 20대 청춘 남녀들의 사랑 이야기인듯하는 사랑의
속삭임도 있었고
(솔직히 -내게도 이런 뜨거운 날들이 있었나 하는 아련한
추억을 소환하는 듯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아빠의 무게'라는 시를 접할 때면 열심히
사는데/ 최선을 다하는데/ 갈수록 더해가는/
미안함과 죄책감/이라는 구절을 읽을 때면 가장의 무게가 느껴져서 마음 한 켠이 아려도
왔습니다.
'며느리의 딜레마'에서-
딸처럼 생각한다는 말이/결국 딸이 아니라는 말이듯/에
백 퍼센트 아니 만 퍼센트 공감하고도 남을 정도였습니다(쓰디쓴 시집살이를
겪었기에
<나로 인해 당신도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시집과 함께하는 내내, 읽고 또 읽고를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모릅니다.
그건 아마도 시가 갖는 매력 때문이겠지요.
'애달픈 사랑 이야기'에서는 눈물을 훔치게
될지도 몰라요.
*읽고 또 읽고 다시 책장 넘겨 또 읽어도
자꾸만 읽고 싶어지는 책이었습니다.
불타는 듯한 젊은 날의
사랑 이야기에서 현실을 마주하는 중년의 삶의 이야기, 우리가 마주해야 할
가까운 미래의 인생 이야기가 함께하기에 더더욱 손에서 놓을 수 없는
듯했어요.
*짧고 짧은 함축적 언어가 전혀 주는 감동이
진하게 느껴질 겁니다. 분명히...
*책 속에서 얻는 메모해 두고 싶은
구절들
-장미의 향기는 그 꽃을 준 손에 머물러 있다. 아다 베야르
(14쪽)
-슬픔은 버릴 것이 아니다. 우리가 살아있는 한, 이것은 빛나는 기쁨과 같을 정도로 강력한 생활의
일부이다. 로댕 (51쪽)
-아버지가 자녀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그 아이들을 낳아 준 어머니를 사랑하는 것
-J.H (124쪽)
-밤은 슬픔이 두고 간 그늘 (139쪽)
*아쉬운
점
시적인 특징을 감안하더라도 띄어쓰기를 너무 심하게 안 했다는
느낌
읽는 내내 습관적으로 띄어쓰기 체크하느라 짜증이 날
정도였다.
아무리 시적인
특징을 감안한다고 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