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혼자이고 싶은 너에게 - 조금 더 행복해지는 치유 에세이
구수정 지음 / 별글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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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행복해지는 치유 에세이>다.
정감 있는 책 표지 그림과 휘리릭 본문을 느껴 보았을 때 짧고 간단한 단락의 이야기와 틈틈이 있는
사진과 그림이 미소 방긋 짓게 했다.
책날개를 펼쳐 구수정 지은이에 대해 읽어보고 와! 하며 부러움의 미소도 지어봤다.
20년을 넘게 연주를 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손의 감각을 잃고 좋아하는 일을 놓아야 했을 때의 텅 빈 마음이
고스란히 내게도 전해졌었다.
하지만 글쓰기 좋아하고 그림 그리기 좋아하고 음악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아픔을 겪었기에 아픈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음악 치료사가 되었고 여행을 좋아했기에 교환학생과 봉사를 통해 더 넓은 시야를 가지며
음악치료사의 일을 멋지게 해내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는
그녀가 여행을 통해 얻는 소중한 경험과 인생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따스함이 묻어있다.
갑자기 계획된 10일간의 일본 여행 이야기는 문화가 다르고 언어가 달라도 소통이 되고
인간과 동물 간의 교감이 이루어지는 것에는 잠시 멈춰 나를 돌아보되 멈춰 있지 않은 시간을
보낸 소중한 나날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고개 끄덕이며 공감하는 구절이 많았으나 그중에서도 특히
종이 쪽 수를  접게 했는 구절이 생각나 적어본다.

슬픔이란 걸 삼키면 녀석은 이리저리 몸속을 휘젓고 다니며 빠져나오려 발버둥을 치지. 눈물을 틀어막으면 가슴이 답답하고
답답한 가슴을 쳐내면 머릿속에 하얀 담배 연기가 차오른 것처럼 모든 작동을 멈춰버리지. 두통약을 삼키며 벗어나려 하지만
속이 쓰리고, 목이 타고, 손이 덜덜 떨리고, 입에선 한숨이 새어 나와. 그렇게 조금씩 슬픔이 네 몸에서 빠져나오려 발버둥 치는 거야.
그러니 눈물을 참지 마. 소리를 질러. 노래를 불러. 북을 두드려. 글을 써. 네 안의 슬픔을 끌어내. 온몸이 슬픔으로 전염되어 사그라지지 않도록. (331쪽)

 죽음은 내 안에서도 끊임없이 피었다 사그라진다. 죽음 뒤에는 위로하듯 다른 세상이 있다.  겸허히 죽음을 인정한 후 완전히 소멸
되었을 때 우리는 새 생명을 잉태할 준비가 된 것이다. 완전한 소멸만이 다시 산다. 다시 살고 다시 죽고, 다시 낳고 다시 산다. 어떤
방식으로든 죽음을 목도하게 되면 아이러니하게도 삶의 욕구는 더 커지는 법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삶을 더욱 아끼고 사랑하겠지.
순환적 삶, 계절이 바뀌듯 죽고 태어나는 것은 어쩌면 하나의 삶 속에서도 계속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까. 그러니 죽음에 대해 말하라,
나누라, 어떻게 죽을 것인지 고민하라. 여행은 잠시 머뭇거리며 죽음으로 향하는 내 삶을 돌아보기에 좋은 순간이다. (2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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