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별아 소설을 다시금 만났다.
미실을 읽었고, 채홍을 읽었었다.
그때도 읽으면서 김별아의
역사를 다시금 해석하고 상상력을 동원하는 그의 필력에
감탄사를 연발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다시금 김별아의 <불의 꽃>을 읽게 되었을때 이 책에 대한 느낌을 알기전에
나 스스로가 깨달은것은 <불의 꽃> 이라는 책 제목이었다.
불의 꽃, 불의 꽃,,,,,
음 그래 대충 책 제목에 담긴 뜻을 이해했다.
역시나 김별아 저자는
조선 왕조 동성애 스캔들을 다룬 <채홍> 에 이어 사랑으로 단죄당한
여성 잔혹사, 사랑 이야기 두 번쨰라고 했다.
숨죽일 듯 함축적인 의미가 <사랑>의 느낌,
그랬다.
이 책의 주인공 녹주와 역사의 인물 조서로의 사랑에 얽힌 이야기였다.
(나는 조서로에 대해 검색해봤고)
저자는 한 줄의 기록에서 시작된 끝없는 상상력으로 탄생했다했다.
"사람이 있다면 어김없이 사랑이 있었을 것입니다"
가
저자 김별아가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이었을 지 모른다.
모름지기 때는 고려를 넘어 조선의 시대에 그때에도
신분의 벽을 넘어서는 '사랑' 도 있었을터이고
'사랑'에 목숨 건 이도 있었을 거란 생각이렸다.
(그랬다. 역사속에서도 간통은 있었고, 사랑은 있었다.)
그 시대 그 사랑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하면서 나는 고개 갸우뚱하기도 했고
진정 '사랑' 앞에서는 인간의 도덕적인것은 무시될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사랑이 아닌 결혼이라는 테두리속에서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 과의 애틋함은 잊을 수 없는 것일까,
처자식이 있고, 지아비가 있어도
옛사랑을 그리워하며 모든것을 내려 놓을 수 있을까,
때는 조선의 세종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이 소설과 함께하면서 옛 흔적을 따라 흐리기에 쉽고 빨리 이해하기 어려운 한자어도
있었고 너무도 아름다운 문장도 있었다.
다 이해하고 넘어갈수가 없어 때때로 혼자 검색해보고 이해하는 시간도 가졌고
아름다운 문장들은 밑줄도 긋고 따로 기록도 해 보았다.
그 시대의 흐름을 따라 가다보니 나에겐 우리 역사공부도 다시금 하는 계기도 되었고,
조선이라는 배경에서 내가 사는 현 시점의 이야기라면 과연 어떨까,
내가 조선시대 주인공의 입장이었으면 진심으로 제대로된 판단을 내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봤다.
나는 솔직히 조서로의 엄마 입장도 될 수 있고, 조서로의 부인 입장도 될 수 있고,
조서로의 단 하나의 사랑, 녹주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조서로를, 녹주를 완전히 이해할 순 없다.
단 하나의 사랑을 찾아 사랑만을 선택할 수 없는
엄마며, 아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 지금의 시대가 아닌 조선시대라 해도
신분의 벽을 넘어 사랑하는 이와 함께할 수 없고, 헤어져 살아야만 하는,
사랑하는 사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아비로 섬기며 살아야 하는
'녹주' 의 인생이었다면 나는 과연,,,,,
그때 그 시절,
조서로가 녹주에게 한 말처럼
조서로의 신분으로는 죄가 있어도 큰 죄값을 치르지않고 살 것이며,
똑같은 죄를 지었어도 녹주는 죄값을 톡톡히 치르야 한다는 것,
그것은 예나 지금이나
돈이있고 권력이 있으면 죄가 있어도 쉬이 처벌받고
똑같은 죄를 지어도 권력과 돈이 없으면 죄가 되는 세상인 지금도 그러하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녹주는 죽으면서도
'남들이 죄라 부르는 것을 나는 추억이라 부른다.' 라고 했다.
'사랑' 그것 때문에....
-솔직히 김별아 저자의 '사랑' 이야기 세 번째 책에서는 어떤 사랑을 다룰지 궁금하다.
역사의 기록에서 출발하는 무한한 상상력과
저자 김별아의 강렬하면서도 함축적이면서도 아련함이 있는 필력에
이미 매료되었기에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초들초들, 날큰하게,어깻부들기,모지락스레, 짓시늉하는,엉두덜댔다, 반편스레, 난분분했다,
달곰새금한, 뇌꼴스러워하자,몽몽한, 아슴아슴한, 시시풍덩한, 잔드근하게, 다팔거리는,
연삭삭하게, 옹송그린 채, 모다깃매, 깃기바람,
뽀얗게 피어오른 먼지가 쏟아져 내리는 햇살과 뒤엉켰다,,,,,
대체 작가들은 이런 예쁜말들을 어떻게 하는지,,,,
작가들만이 할 수 있는 표현 능력이겠지만,,,
아무튼, 작가들은 역시 존경스럽다,,,)
***역시 김별아다, 역시 해냄 출판이다,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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