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하는 벽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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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탈진 음지>에 이어 조정래 소설을 다시금 읽게 되었다.

그때 그 감흥을 잊지 않았기에 다시금 만난 <외면하는 벽> 에 대한 기대감도 컸었다.

그만큼 조정래의 소설은 우리 대한민국을 대변하기에 어찌 조정래에 대한 믿음을 저버릴 수가 있을까싶다.

아무튼

이 책은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조정래만의 감흥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나를 파고 들었다.

(엄청난 필력, 조정래가 아니면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힘이다.)

이번 소설에도 역시나 시대의 아픔과 우리네 인생이 녹아있었다.

그 첫번째 감흥은 <비둘기> 를 읽을때부터 시작되었다.

<비둘기> 의 말미에 가서 놀랐던것은 짧은 단편이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이 글이 조정래 작가의

1977년 서른두 살때 작품이었다는 사실이다.

또한

우리들의 흔적, 진화론, 한, 그 그늘의 자리, 마술의 손, 외면하는 벽, 미운 오리 새끼, 두 개의 얼굴

처럼 8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었다.

그 어떤 이야기를 읽더라도 조정래 특유의 문학작품을 대하는 듯 해서 읽는 내내 나 자신이

뿌듯해지는 기분이 들었다는 것이다.

작가가 아니면 어떤 이들이,

아슴해 보이는 , 비칠비칠, 비척비척.....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있을까싶다.

문학 작품 곳곳에 숨어있는 많은 필력들이 나를 끌었었지만 특히나,

*사람이 사는 세상살이란 항시 상상을 비웃는다는 사실을 상기했다.(47쪽)

*재수 없는 놈은 비행기 타도 독사 물린다는 말(175쪽)

*생활의 비참한 잔인성은 언제나 상상을 비웃게 마련이었다.(205족)

표현들이 어쩜 그리도 가슴에 와 닿는지,

또한 382~383쪽

사실 엄밀하게 따지고 보면 이 땅의 사라믈치고 중국이나 일본 혼혈 아닌 사람이 단 한명인들 있는가.

다만 표가 나지 않을 뿐인데 자기들은 무척 순종들처럼 뽐내는 것이다. 역사 시간에 두 눈 똑바로 뜨고

본 사실이지만 삼국 시대에 당나라가 부린 횡표, 고려 시대에 거란이나 몽골이 남긴 오물, 조선 시대에 일본이

만든 난장판 속에서 혼혈아가 얼마나 제멋대로 불거져나왔을 것인가. 그런데 역사 선생은 이런 걸 다 가르치고

나서도 연상 이 민족은 이 지구상에서 유일한 단일 민족이라고 얼빠진 소리를 씨부려댔던 것이다.

그렇다.

나 역시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가 한 번 더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아닌가.

우리가 진정 단일 민족인지,

<미운 오리 새끼>의 글들이 특히나 인상 적이었다.

지금은 다문화가족들도 우리네 아이들과 똑같은 아이들이며 우리 주변의 이웃 친구들인 것이다.

이처럼 이 책의 많은 작품들이 자본주의적 근대화의 허구성에 대한 비판, 유신 체제에 의한

우회적 비판, 밑바닥 민중에 대한 깊은 관심, 민중의 소외된 삶들의 이야기가 함께했다.

이 책의 말미에 있는 작가 조정래 연보는 읽는것만으로도 우리 문학사를 보는 듯 할것이다.

***해냄 출판사 책을 읽으면 언제나 읽는이들을 대접하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하는 행복감이 느껴집니다.

(출판의 명가다운 느낌이 듭니다.)

<외면하는 벽> 수록이 고교 모의고사(2010년) 출제작이라고 합니다.

*함께 읽으면 더 좋은 조정래의 비탈진 음지

http://pyn7127.blog.me/12013662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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