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손바닥 수필
최민자 지음 / 연암서가 / 201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2/0405/pimg_747940194750015.jpg)
<손바닥 수필>
이랍니다.
제목에서 풍기는 궁금증이 나를 자극해
휘리릭 책을 넘겨보니 나의 시선을 머물게하는
예쁜 이미지 사진이 더 한층 마음을
푸근하게 해 주더군요.
오늘같이 바람 많은 날, <손바닥
수필>과 함께 했습니다.
책머리에서 작가는 일상의
틈새를 비집고 호시탐탐 가격해 들어오는, 정체불명의 허무에
대한 전면전 같은 글도
삶도 손바닥 크기를 넘지 못해서 <손바닥 수필> 이라 하네요.
한가지 주제를 가지고
어쩜 그렇게 풀어놓을 말들이 많은 것인지,
가지에 가지를 치고 풀어
헤쳐놓는 그 예쁘고도 아름다운 언어의 유희들이 마냥 부럽기만
했습니다. 아니
존경스럽기 그지 없었습니다.
(가르침을 배우고 인생을
배우고 삶을 이야기했습니다.)
작가가 아니면 그
누가
잘팍 엎질러져, 언틀먼틀, 얼쯤하게,
지르퉁하게,무저갱,그루잠,혼전만전하던, 나달나달해지고,
썽둥썽둥,고샅,사붓사붓,압통점,돌쩌귀,
자분자분,토르소,해끗한,퇴기,아마포,나풋나풋, 날깃날깃,
헝겊별,빈지문,사시랑이,더펄거린다,자우룩이,생게망게,곤고했을지라도,해조음,중씨리한,시난고난
부룩송아지,아슴아슴,곰비임비,각다귀떼,.,,,,,,,,,,,,
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을까요?
(전자사전을 옆에 끼고
재미있는 낱말, 어려운 낱말, 긴가민가 하는 낱말들 찾아 보는 재미와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답니다^^)
또한
한자성어도 배우고
익히며(불문곡직,성주괴공,심심파적,교언영색,심물상응,...)
조팝나무,맥문동,조수미,신영옥,강수진,김영갑
선생,김승희 시인,사진작가 배병우,
인도 철학자 오쇼
라즈니쉬,
차라투스트라,조르바,샤갈,브람스, 사회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
문정희 시인의 '한계령을 위한 연가', 피천득의
'생명', 이순의 나이에 고비사막을 횡단한 라인홀트 메스너,
니체,아치볼드 매클리시의 '눈은
리얼리스트고 귀는 시인', 나다니엘 호손의 '데이비드 스완;,
프랑스 디자이너 루이 레아가 비키니를
처음 선보였던 제2차 세계대전, 트리움비라트의 For you,
코코 샤넬의 '여자에게 가장 강력한
무기는 립스틱'
노무라 소지로의 오카리나
연주(오카리나:이탈리아 말로 새끼 오리)라는 것도 배웁니다.
특히
'돝을볕' 이 처음으로 솟아오르는 햇빛 이라는 순 우리말도
'째마리'가 사람이나
물건 중에서 가장 못된 찌꺼기 라는 것도
'윤똑똑' 이 저만 혼자
잘났다고 영악한 체하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라는 것도 배웁니다.
*세상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스카이라인(지평선)이 맞을까요?
길은 애초 바다에서 태어났고 하늘로 치솟는 용의
형상이라는 향나무가 죽어야 냄새가 나는 나무라는 것도
냉이 꽃들은 어제 떠난 새들이 흩뿌린
눈물이라고 작가는 말했는데 과연
그럴까요?
손톱은 슬플 때 자라고 발톱은 기쁠 때
자란다-(시인 김경환-손톱은 슬플 때 자라고) 라고 인용했는데
정말 그런거 같아요.
작가는 시인이란 눈 너머 눈을 가진
사람이라 했는데 내가 이 책과 함께하면서 느낀 마음 또한
수필이지만 한 가지를 보고도 깊고 깊은
사색을 하며, 형언할수도 없는 수많은 지혜와 배움을 주는 작가 또한
눈 너머 눈을 가진 사람인 듯
합니다.
이 책과 함께하면서 절로 고개
끄덕여지며 공감하는 마음의 글들이 너무도 많았거든요.
*마음을 매어두는 고삐도 마음이요
마음을 움직이는 지렛대도 마음이지만
마음만큼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것도
없다. 고이고 흐르고 출렁이고 쏟아지고,
뜨겁게 끓어올랐다 차갑게 얼어버리기도
하는 마음은 엎질러지고 나면 주워 담기도 어렵지만 비우고
싶다 하여 비워지는 것도 아닐
것이다.(64~65쪽)
*세상은 본시 인간의 무대가 아닌
걱정들의 우주였다.
우주 공간을 부유하던 걱정 입자들은
수억 광년 동안 희박한 대기 속을 떠다니면서
정착할 대지를 찾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그러다 마침내 생육에 적합한 최적의 영토를 찾아내었으니
지구라는 행성에 속한 인간이라는
숙주였다.(138쪽)
*강물에 안긴 달이 바람에 들썩인다.
들썩이는 것은 달그림자뿐,
달은 여전히 하늘 가운데 냉랭하게 박혀
있다. 차고 기울고 다시 차는 시간을 품어 안으며
시간과 공간, 산자와 죽은 자를
네트워킹하는, 달은 가장 오래된 서버, 눈으로 클릭하는 첨단의 윈도우이다.(145쪽)
*작가의 글에는 인생을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이 들어 있고,
흔들리면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유연성이
돋보였습니다.
세상을 꿰뚫어보는 날카로운예지도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날카로움은 남을 찌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연과 인생, 사물의 이치에 대한 깊은 통찰에서 오는 것이며,
작가의 글은 정적이면서도
또한 지적이라고 피천득 님이 칭찬 하셨습니다.
떠나간 것들이 다 돌아와 숨는, 사람의 안뜰이 가장
넓은 우주며 가장 깊은 블랙홀일까요?
http://blog.naver.com/pyn7127/
네이버블로그도 클릭해서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