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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차일드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3-1 ㅣ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3
존 하트 지음, 박산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아주 굉장한 책을 읽었습니다.
조금은 더디게,
그렇게 3월을 마무리 할 즈음에 제가 내려놓는 책은 <라스트 차일드> 였습니다.
아이들 관련 이야기인데....과연 어떤 내용일까, 무지 궁금했습니다.
솔직히 책의 두께에 놀라움이 있었지만,
<누구를, 무엇을 위한 살인인가?> 라는 글이 눈에 들어오면서,
(조금은 무서웠던게 사실입니다.책 표지에서 느껴지는 아이의 눈과 함께..)
2010년 에드거 상, 최우수 소설 상, 이언 플레밍 스틸 대거 상, 배리 상 등
무수한 수식어와 작가 존 하트에 대한 찬사가 가득한 추천인들의 이야기는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을 불어 넣더군요.
'이야기 중심의 소년이 허클베리 핀이 되살아난 것처럼 멋지다,언어와 속도감, 배경과 인간에 대한 묘사에 주목하길 바라며, 인상적인
스토리텔링과 유려한 문체의 완벽한 조화가 돋보인다' 하였습니다.
우리집 둘째도 13살인데, 엄마인 제가 이 책을 읽는걸 보더니 '와, 진짜 두껍다, 엄마 어떤 내용이야?'
하는 거예요. 그리고는
13살 어린 소년 조니가 잃어버린 쌍둥이 여동생을 찾아 떠나는 슬픈 여행이라하니까,
무섭기도 하겠지만 나처럼 어린 아이에게 얼마나 많은 두려움과 공포가 몰려올지 상상만 해도 겁난다 하더군요.
그리고는 얼마전 엄마인 제가 읽던 책도 어린 소년의 살기위한 목숨을 건 여행이더니, 엄만 요즘 어린 소년들 책을 많이 읽네, 하면서
자기는 요즘 학교생활이 너무 바빠 그렇게 두꺼운 책읽기는 엄두를 못 내겠다며 두께 얇은 책이라도 읽어야겠다며 말하더군요.
(그래도 엄마가 읽는 책에 관심을 가지는 아들이 마냥 사랑스러웠답니다. 기회 되면 언젠가 우리 승민이도 이 책을 집어
들겠지요?ㅎㅎ)
아무튼 이 책은
1년 전 이란성 쌍둥이
여동생 앨리사가 실종된 후 마을 지도를 들고 혼자서 납치범을 찾으러 다니는 조니의 이야기였습니다.
앨리사가 사라진 후 조니의 아빠가 집을 나가고, 충격에 넋을 잃고 마약에 빠진 엄마와 그녀에게 접근하는 남자들, 손가락질하는
이웃들의 모습에 조니는 진저리를 낸다. 어느 날 동네 다리 밑을 지나던 조니는 굉음과 함께 한 남자가 다리에서 오토바이와 떨어지는 것을
목격하고, 죽기 직전에 그 남자가 조니를 향해 “내가 그녀를 찾았어.”라고 말하는 것을 듣는다. ‘그녀’가 바로 앨리사이며 남자가 죽은 게
우연한 사고가 아님을 조니가 직감하는 순간, 거대한 흑인이 그늘 속에서 튀어나와 조니를 붙잡으려 하는데…. 한편 그날 앨리사와 같은 학교, 같은
나이의 여자아이가 실종되고, 마을은 다시 한 번 발칵 뒤집힌다. 앨리사 실종 당시 담당 형사였던 헌트는 1년 후 같은 패턴의 사건이 발생하자
앨리사를 찾지 못한 죄책감과 조니 가족을 향한 연민, 책임감, 분노를 느끼면서 사라진 소녀를 찾기 위해 나선다. 다리에서 죽은 남자와 그를 죽인
남자, 그리고 갑자기 조니에게 나타났던 흑인 남자 중에 범인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범위를 좁혀가는 헌트와 자신에게 갑자기 나타난 흑인 남자가
무엇인가를 알고 있을 거라고 믿는 조니. 사건의 핵심에 점점 다가갈수록 이들은 더더욱 엄청난 진실, 그리고 그것을 은폐하려는 사람들의 추악한
악행과 맞닥뜨리게 되더군요.
열세 살 어린 소년 조니가 사라진 여동생을 찾는 여정 속에서 겪게 되는 일련의 사건들이
주축이 되는 라스트 차일드.
우리는 이 책과 함께하면서 다양한 용의자(혹은 범죄자)를 만나게 되더군요.
사연도 제각각, 방식도 제각각인 이들을 통해 존 하트가 던지는 질문은 한 가지.
‘그래서, 왜 그들은 그렇게 한 것인가? 이유가 무엇인가?’ 부당과 비극,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로 수치스러운 일에 맞서야 하는 소년은 슬픈 여정의 끝에서
결국 나쁜 일에는 아무런 이유도 목표도 없다는 씁쓸한 깨달음을 얻게
된다.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고도 슬프게 이끌어가는 다양한 캐릭터들이다.
주인공 조니와 그의 친구 잭은 담배와 술에 탐닉하며 어른 행세를 하지만 결국 어떤 거짓도 만들어내지 못하는 어린 영혼 그
자체이다.어른들 대신 부조리와 맞서 싸우고, 어른들이 가지 못하는 길에 스스로 뛰어들고,
성숙하지 못한 어른들과 너무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아이들의 뒤바뀐 시선은 우리가 얼마나 위선에 둘러싸인 세상에 살고 있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참으로 많이 안타까운 생각 또한 들더군요.)
오랫동안 조니의 엄마를 연모했던 감정이 확산되어 애틋하게 조니를 감싸주려 하는
헌트 형사는
이 작품에서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자기감정에 충실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성숙과 미숙, 죄와 사랑, 이성과 감성의 미묘한 대립을 돋보이게 함으로써 존 하트는 인간이 얼마나 다양한 면을 가지고 있는지,
관념에서 탈피하면 얼마나 넓은 스펙트럼 안에서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지 말해주고 있다.
*상처받은 조니 가족과 그들을 죽음으로까지 몰고갈 수 있는 비밀들에 관한 이야기이자, 다양한
캐릭터들이 공존하고
냉혹한 인간, 비열한 세상에 둘러싸인 악몽 같은 시간과 절망들이 함께하는 열세 살 감당하기 어린 나이의 조니 모습이 깊이깊이 제 가슴에
새겨 드는 듯 하네요.
*정말이지 대단한 저자 존 하트를 만나 보세요.
http://johnhartficti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