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 개청춘 - 대한민국 이십대 사회생활 초년병의 말단노동 잔혹사
유재인 지음 / 이순(웅진)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제목도 적나라하거니와 저자 소개란이 이처럼 적나라한건
내가 책을 읽은 이후로는 아마도 처음이지싶다.

 

기관의 예산에 국민의 세금이 가구당 75원 꼴로 포함되는 모 공사에서 일하는 말단 행정직 사무원.

"해동되는 꼴뚜기 춤" 으로 유명한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의 보컬 장기하 군과 동갑내기로,

그의 사인 CD를 소유하고 있다. 명문대에는 절대 못 간다는 점쟁이의 불길한 예언이 있은 후

1999년 11월 17일에 치른 수능에서 놀라운 찍기 신공을 발휘, 이대 나온 여자가 되었다.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했으나, 3학년까지 신문은 폼으로만 끼고 다녔다. 시종일관 연애만 하는

대학생 언니오빠들이 나오는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을 보고 자란 영향으로 늘 1점대에서 비실거리는

학점을 유지했다. 졸업이 가까워오면서 뒤늦게 현실을 직시, 맹렬히 공부에 돌입했으나 2년에 걸쳐 줄기차게

입사시험에 낙방하였다.

백수 3년차부터 애초의 직업적 이상을 포기, 취업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조건이 맞는 모든 회사에 입사지원을 하지만

지속적으로 취업에 실패, 이유 없이 명랑발랄하던 성격은

회의적 운명론을 신봉하는 침울한 캐릭터로 변모하기에 이른다..................이하 생략

 

어떤 작가가 자기자신을 이렇게까지 적나라하게 얘기할지,ㅎㅎ

생소한 '이순' 이란 출판사,

아하, 내가 좋아하는 웅진씽크빅의 단행본 임프란트란다, 역시 ㅎㅎ

 

이 책은

<가진 것 없는 대한민국 이십대가 어렵게 취업에 성공했으나,

 취직 후에도 더욱 찌질하게 사는 이야기> 를 하고자 했단다.

그랬다.

처음 백수로 사는 얘기를 전할때만해도,

나는 무소속이었다.

직업란에 '학생'도 '회사원'도 아닌 '기타'를 선택해야 하는 사람.

만 15세는 넘은지라 경제활동 능력은 있으되, 오직 용돈을 소비하는 방식으로만

그 능력을 발휘하는 존재.

대통령, 경제부 총리, 나아가 온 사회 구성원의 우환이었던 청년실업자.

그게 바로 나였다.

백수열전에 크게 공감했기에 이 시대를 사는 젊은 청춘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40줄에 막 들어선자로서 스물 두 살의 청춘을 새벽반 영어학원과 하루 왠종일의

아르바이트로 청춘을 불태우는 내 조카를 이해하기 위해서였다.)

 

저자 유재인이 백수생활을 접고 말단 행정 잔혹사를 얘기하고 청춘직딩 생활을 고발하면서

직장 선배, 간부들 이야기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적나라하게 얘기할 수 있는 건

또 다른 자신감이 아닐까 라고 생각해봤다.

그녀는 이대 나온 여자였으며 대학생활을 열정적 학구파로 보냈고, 다양한 독서력을 보이는 것은

이야기 중간중간 그녀의 책 소개에서 알 수 있었다.

미셸 푸코;질병을 통제하여 몸을 지배하고 몸을 지배하여 권력을 행사하는 정치 메커니즘을 밝혀내,

쇼펜하우어:인생론-고뇌, 권태

심리학자:매슬로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소설:예고된 죽음의 연대기

책: 카오산 로드

올리버 색스 :신경정신학자(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리처드 로킨스:이기적 유전자

미국의 철학자 존 롤스-정의론

무라카미 하루키;소설-백수생활백서

커트 보네거트의 소설-타임퀘이크

영화 팀 버틀 감독-빅 피쉬

남재일-존재자본

공감의 심리학-거울유전

영화-타인의 삶

이문열-세게명작산책

에밀 아즈르-자기 앞의 생

제러미 리프킨-육식의 종말

커트 보네 커트-나라 없는 사람(제 5도살장)

 

공사에서 행정업무를 하고 있기에 행정일에 대해서 속시원히 얘기해주는 듯 하면서도

행정일에 대한 일말의 이해를 바라는 것은 그녀가 공사일을 하기 때문이란 생각도 해본다.

 

*그녀가 치과 병원에 있으면서 주치의 교수님의 오케이 한마디에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이 들었다는 33쪽 표현...누구나 다 그러했으리라.

오케이?

많이 아물었단 뜻인가.

봤으니 됐다는 뜻인가.

밥을 씹어 먹을 수 있다는 걸까.

살짝 먹어도 괜찮은 걸까.

아직 상처가 깊어 퇴원하면 안 된다는 뜻인가.

그럼 언제쯤 할 수 있을까.

혹시 재발하는 건 아닌가.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재발하면 암이 되는 걸까.

헉. 난 살 수 있을까.

.......

*그녀는 또한 개를 엄청이나 좋아하나보다,

책 중간중간 귀엽고 앙증맞은 개  그림이 많이 나온다.

책을 읽는내내 지루함을 못 느끼게 하는 또 다른 매력과 맞물려

개를 회사에서 키웠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엉뚱한 생각의 발산, 웃음 나온다,ㅋㅋ

 

*그러나 나는 책의 말미쯤을 접할 때 살짝 속았다는 기분이 들었다.

분명 빠른 82년생이라 하였고 청년 백수를 거친 20대 청춘이라 했지만

그녀는 26살에 이미 결혼을 했고, 남편이 있고 직장생활 관둔다고 수도 없이

내뱉었지만 여전히 직장생활하는 가진자의 느낌 들었다.

저자는 책의 말미에서 결혼을 했고 남편이 있고 결혼해서 명절 보내는 시댁

분위기까지 얘기했고, 에필로그에서 또 다시 밝혔지만 ㅠ ㅠ

 

*아무리 이 시대를 청년 실업이 만연한 대한민국 청춘을

 개청춘으로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생을 더 산 내가 한마디 붙인다면

저자 유재인,

그녀는 대학생활 피터지게 공부 열심히 했고 백수생활 거쳤지만

지금 공사에서 4년차 직장인이다.

청춘들이여,

아무리 개청춘이라해도 정말 열심히 공부하는 대학생활을 보내야하고,

정말 열심히 살아야 한다.

나중 후회하지 않으려면......

우리의 청춘들이여 파이팅이다.

당신들은 개청춘이 아닌 위풍당당해야하는 아름다운 청춘이다.

*책에 너무 빠졌었나?

1. 35쪽 끝에서 4째줄   그러나 세상에 공짜는 업는 법(X)

☞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O)

2.   78쪽 5째줄  얼마 전까지 우리 팀 차장님어서(X) 내가 잘 안다.

☞ 얼마 전까지 우리 팀 차장님이어서(O) 내가 잘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카에게 보내 줄 책 목록에 이 책을 포함해 본다.

 
http://blog.naver.com/pyn7127/
 
네이버블로그 클릭해서 사진첨부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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