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기 좋은 날이 따로 있느냐 - 영원의 숲으로 떠나는 아주 오래 기다린 여행
정휴 지음, 백종하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책 제목이 참으로 가슴에 와 닿는다.

책 제목을 보는 것만으로도, 한번 읊조리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행복이 전해지는 기분이다.

영원의 숲으로 떠나는 아주 오래 기다린 여행이라~

참 자유, 영혼의 안식을 주는 책에는 어떤 귀한 말씀이 숨겨져 있을까?

라는 행복한 기분으로 책을 펼쳐 보았다.

정휴 스님이 내 고향 하동 옆 남해 태생이라는 반가움도 있었지만 백종하~

와우! 입이 귀에 걸린다.

최인호의 '인연' 이란 책을 읽으면서 마음까지 행복으로 물들여주는 백종하 님의

사진 이미지를 접하고 얼마나 행복해 했든가

(백종하 님의 사진을 만날 수 있는 또 다른 책: 최인호의 '인연'

http://blog.naver.com/pyn7127/120098384328 ☜ 클릭)

참 자유를 느끼고 마음까지 행복해지는 자연을 접할 수 있다니, 기분 최고다!

(사실 나의 습관 중 하나는  내 주변의 사물에 무관심했던게 사실이었다.

무한한 자연의 힘을 느끼며, 작은 들꽃 하나에도 감동을 받고 눈물까지 흘릴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갖게 된것도 오래되지 않은 일이지만...

자연이 이렇게도 경이로움으로 다가온다는 사실, 새삼 느끼고 배우고 깨닫고  산다.)

백종하 님이 앵글에 담아 온 자연의 모습,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이 물결 칠 것이다.

 

이 책은

정휴 스님이 2000년에 열 권의 전집을 출간하면서 쓴 글 가운데 맨 마지막에 쓴 작품이라한다.

그리고 이 작품을 쓰고 난 후 글 쓰는 일을 포기하고 말았다한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고 삶의 일몰 日沒이 시작되고 있음을 알았기 때문에,

이 세상에 머물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죽음이라는 생에 가장 절실한 화두를 들고

명상하고 고민하다가 쓴 책이라한다.

(이 글을 쓰고 다시  십 년 만에 제출간 하게 되었다고 한다.)

 

나는 불교 신자가 아니지만

가슴 깊이 저며오는 마음 하나로 이 책을 읽어 내려갔다.

책의 내용 대부분이 생사를  초월해 열반의 참 자유를 얻은

중국과 한국 선사들의 입적 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지만

죽음에 관한 화두를 버리고 비워야 비로소 본처가 드러나고 근원과 만나며

종교를 초월한 김수환 추기경은 두 눈을 기증하여 죽어서도

다른 사람의 눈을 통해 세상을 보고 있고

영문학자 장영희 교수는 신체적 장애를 극복하고 외국에서 영문학을 전공하였으며

고국으로 돌아와 대학 강단에 섰으며 제자들에게 고통을 극복하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읽는

방법을 일깨워 주웠으며,유방암과 척추암으로 고통 받는 와중에도

'신은 다시 일어서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나를 넘어뜨린다' 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임종에 다다라 자신의 장례식 때문에 수고할  제자들을 위해

수고비를 맡겨 놓고 자신의 퇴직금과 인세를 모두 장학금으로 내놓고 세상을 떠났다.

 

*가슴에 남는 구절

*바람은 한 군데 머물지 않고 산과 들을 배회한다. 그래서 바람은 천년을 사는 걸까.

그리고 걸림이 없어 집착을 만들지 않아 무애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14쪽)

*많은 것에 집착해 있었다. 그렇다고 특별히 소유하고 싶은 것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러나 집착 때문에 나 자신이 더럽혀져 있었고 그것은 끝내 허물이 되었다.

이제 그 허물을 벗어버리고 본체로 돌아가는 일만 남아 있다(24쪽)

* "몸에 병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다.

병으로 인해 일어난 고통으로 화두를 삼으라." (25쪽)

* <신심명 信心銘.> 31쪽

밖으로 인연을 좇지 말며

안으로 헛것 속에 머물지 말지니라

사물과 하나 되어 생각이 평온해지면

장애는 물 잦듯이 사라질지니라.

 

*육신에 욕망을 담지 않고 오직 무소유를 실천하신 분들

*법지선사

"내가 죽거든 시체를 소나무 밑에 드러내놓아 새와 짐승들의 먹이가 되도록 하라."

*일선스님

"내가 죽거든 산에 내다버려 짐승들이 뜯어먹게 하라"

*고한희언선사의 임종게

공연히 이 세상에 와서

지옥의 찌꺼기만 남겨 놓고 가네

니 뼈와 살을 저 숲속에 버려 두어

산 짐승들 먹이가 되도록 하라

*조선조 부휴선사의 임종게

칠십 년 꿈과 같은 바다에 놀다가

오늘 이 몸을 벗고 근원으로 돌아가네

원래 본성에 걸림이 없으니

어찌 깨달음과 나고 죽음이 따로 있겠는가

*로마 교황 요한 23세의 임종

"어느 날이고 태어나기 좋은 날이고 죽기 좋은 날이다"

"힘을 내! 울 때가 아니야. 지금은 기쁨과 영광의 순간이야"

"걱정할 것 없습니다. 여행 가방은 이미 꾸려 놓았습니다.

떠날 순간이 오면 지체하고 싶지 않습니다"

 

*사람이 죽었을 때 절망에 빠져드는 것은 삶의 종말이 있기 때문에 슬픔에 잠기는  것이다.

만약 죽음이 삶의 종말이 아닌 새로운 삶의 시작이란 깨침과 정신적 훈련이 있었다면

애도의 감도는 훨씬 작아질 것이다.

유한한 삶이 죽음의 문턱에 이르렀을 때 사람들은 더 갈 곳이 없는 절벽을 만나기 때문에

그리고 새처럼 날 수 없기 때문에 슬퍼하는 것이다.

선사들의 입적은 세속적 죽음에 비해 엄숙하며 절망감을 제거하고 슬픔을 쫓아버린다.

죽음이 자유스러워지는 지혜는 감사하고 자연과 하나 될 때

죽음은 더 이상 낯설고 두려운 대상이 아니라 삶의 한 부분으로 다가온다.

자연과 함께 지내려면 지혜와 안목이 있어야 하다고 한다.

볼 줄 아는 안목이 필요하고 즐길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 책은 생사를 초월해  열반의 참 자유를 얻은 중국과 한국 선사들의 입적 과정이 담겨 있다.

나처럼 불교신자가 아니지만 이 책을 읽는 이들도 분명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주석을 달아 이해를 도왔으면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한자어도 표기되어 있어서 이해도 하고 옥편도 뒤져 보았지만, 아쉬운 마음  든다)

*164쪽 5째줄 버스는 잠간(X)  멈추었고 ☞버스는 잠깐(O) 멈추었고

*279쪽 끝줄 얽혀 있는 사물과 등물(X) ☞얽혀 있는 사물과 동물(O)

 

*죽음을 준비한 사람만이 죽음의 노예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깊이 깨닫자

http://blog.naver.com/pyn7127

네이버블로그 클릭해서 사진첨부도 꼭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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