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들이 만든 거대한 세계 - 균이 만드는 지구 생태계의 경이로움
멀린 셸드레이크 지음, 김은영 옮김, 홍승범 감수 / 아날로그(글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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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하나로 작년부터 온 세계가 혼동속에서 지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작은 미물이 모든 일상을 정지하도록 만드니 그 위력은 어마어마하며 인간은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가를 반증해준다.
태초에 인류가 머물기전부터 지구상의 첫 시작은 박테리아고 지구가 멸망해도 남는 것이 박테리아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박테리아와 균은 다른 말인가 하고 찾아본다
박테리아 『생명』 생물체 가운데 가장 미세하고 가장 하등에 속하는 단세포 생활체. 다른 생물체에 기생하여 병을 일으키기도 하고 발효나 부패 작용을 하기도 하여 생태계의 물질 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구조는 엽록체와 미토콘드리아가 없이 세포막과 원형질만으로 간단하게 이루어져 있으며, 육안으로는 볼 수 없다. 공 모양, 막대 모양, 나선 모양 따위가 있다. =세균.

균 『생명』 광합성을 하지 않는 하등 식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 세균ㆍ조균ㆍ자낭균ㆍ담자균ㆍ변형균 따위가 있고, 좁은 뜻으로는 곰팡이ㆍ효모ㆍ버섯류를 가리킨다. 엽록소가 없어 독립생활을 못하므로 기생이나 부생 생활을 한다. =균류
박테리아의 범위내에 균류가 있다는 말일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것이 모든 생명체와 연결 된다는 것일까?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된 단어!
우드와이드웹Wood Wide Web 이는 식물을 긴밀히 연결해주는 곰팡이, 즉 균의 네트워크를 인터넷 연결망인 월드와이드웹에 빗대어 만든 단어다.

식물과 균근 곰팡이 상이의 관계는 생태계가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이해하는 열쇠이다.
작가는 곰팡이 네트워크를 통해 양분이 이동하는 방법을 알고자 연구를 시작한다.
많은 종류의 곰팡이가 나무 한 그루의 뿌리안에서만 살 수 있고, 많은 식물들이 하나의 곰팡이 네트워크와 연결되어 살 수도 있다. 이렇게 해서 곰팡이 네트워크를 통해 식물끼리 영양분, 신호물질 등 여러물질을 주고 받을 수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식물은 곰팡이에 의해 사회적으로 연결된다. 그래서 '우드와이드 웹 wood wide web '이라는 말이 나왔다. p37책의 표지에 나와 있는 것은 열대우림 정글에서 서식하는 용담속 식물인 보이리아이다.
키가 커피잔 높이 정도밖에 안되고,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부러질것 같이 연약한 창백한 꽃자루 끝에 밝은 파란색 꽃을 피운다. 이 꽃은 오래전 광합성을 잃어버렸음에도 불구하고 식물다운 초록색을 내주는 안료인 크로로필, 즉 엽록소를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살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갖는다.
광합성을 하지 않으면 생장에 필요한 에너지원인 당분과지질을 얻을 방법이 없는데 대체 어디서 에너지를 얻는 걸까? 곰팡이 네트워크를 통해 다른 식물로부터 에너지원을 흡수하는 걸까?
만약 이 가정이 사실이라면 보이리아는 곰팡이 파트너에게 대가로 무엇을 주는 걸까?
아니면 단지 기생하는 걸까? 우드와이트웹의 해커로?
보이리아는 복잡한 뿌리시스템을 만들 능력을 잃어버렸다. 지금은 뿌리가 필요하지 않다.
공유 균근 네트워크가 뿌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원래 뿌리가 있던 자리에 손가락처럼 굵은 조직이 생겼다.
그 조직을 잘라보면, 보이리아의 세포안에서 서로단단히 얽혀서 밖으로 터져 나올 것 같은 균사가 드러난다.연구를 위해 보이리아개체를 수집하다면 www의 연결을 끊는데 연결망이 끊어져도 상호유지작용이 가능하다는 것은 균사체 네트워크가 고정적이고 독립적인 '개체'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으로 이루어지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균사체 네트워크가 다른 네트워크와 융합하기도 하고, 자기 네트워크의 일부를 가지 치듯이 차단하기도 하며, 진행 방향을 바꾸기도 하고 화학물질을 방출하기도 하고 반응하기도 한다는 것을 안다.
균근 곰팡이는 식물과의 연결을 형성하기도 하고 재형성하기도 하며, 얽혔다가 풀었다가 다시 읽히기도 한다는 것을 안다. 간단히 말해, 우드와이드웹은 보일 듯 말 듯 변화를 일으키며 뒤집고 뒤집히기를 멈추지 않는 역동적인 시스템이라는 것을 우리는 안다. 290
곰팡이를 다룬 이 책을 쉽게 생각하고 손에 들었다가 그 내용이 무거워서 자주 내려놨다.
어려웠다는 뜻이다. 그래서 가장 쉬운 방법으로 마지막엔 보이리아를 쫓았더니 다시 역주행을 하는 경험을 얻었다.

곰팡이로 지구가 아프기도 하지만 지구를 위기에서 구해내기도 하고 앞으로도 구해낼 작은 것들이 자연의 거대한 네트워크를 통해 그들 스스로가 공생적 상호관계를 하며 지구를 이끌어 오듯이 자연에 머물지 않고 인간사회의 www에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마디로 종의 경계를 초월한다는 것이다.
한없이 겸손해지게 만드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아 인용 및 개인적 의견으로 기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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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 교육의 모든 것, 지문으로 리딩하라
한선희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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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유치원 다닐때 지문검사를 한 결과지를 가져왔던 것이 문득 떠올라 신청하게 된 책

내아이 교육의 모든 것 지문으로 리딩하라.

정기문 두형문이라는 단어를 처음 알게 된다.

아이는 내가 예상했던 대로 감성주의자인 기형문의 정기문에 해당하는 지문을 가지고 있었다.

선인들이 자주 하는 말 중 사주팔자도 있지만 자신의 의지에 따라 운명이 바뀐다고 말한다.

우리가 습관을 고치는 시기는 21일이라고 말하듯이 의지에 따라 운명이 바뀌는 시기도 3개월 주기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것이 드러나는 곳이 손금의 변화라는 것이다.

우리가 하는 운동의 효과나 영양제복용후 효과가 몸에 드러나는 것도 3개월을 말하는 것을 보면 일맥상통이다.

작년 가을쯤 친구가 아는 지인이라면서 사주카페를 데리고 간다.

그곳에서는 손금전체를 종이에 찍어 각도를 재어가면서 측정하시던 상담선생님께서 나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점사해주시는데 얼핏 비슷한 것 같았다.



지문은 엄마 배 속에서 13~19주경에 태내의 환경과 염색체의 영향을 받아서 형성된다. 태아가 뇌가 형성되는 시기와 일치한다. 지문의 총수는 DNA에 의해서 결정되고 후천적으로 변화하기 않는다. 그래서 가족검사를 해보면 부모와 아이의 결과가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문적성검사를 통해서 무엇을 알 수 있을까?

아이의 기질과 대인관계를 맺는 방식, 다중지능의 우월순위,학습의 빠르기, 효율적인 학습의 방식, 아이에게 스트레스가 되는 환경, 좋은 관계를 위한 대화방법, 고유한 인격적인 특징을 알 수 있다.

이 결과를 통해 학습상담과 코칭, 고유한 인격적인 특징을 알 수 있다. 이 결과를 통해 학습상담과 코칭, 진로상담과 부부 혹은 가족상담을 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지문을 통하여 아이의 기질과 독서지도 방법을 알 수 있다.

선목원에서 아이들의 독서논술을 지도하시는 한선희 선생님의 글을 보면 지문을 활용해서 통합적이고 획일적인 교육이 아니라 무지개 빛깔같은 다양한 아이들의 개별적인 특징을 파악하여 아이별로 독서를 진행하시는 점이 좋았다. 이론이 실전에서 어떻게 구현되는가를 몸으로 체득하니 아이들도 행복하고 선생님도 행복한 수업일까 싶다.

지금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현실화하는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과 시행착오가 있었을 텐데 지문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교육과 연계를 위해 지속적인 추진도 멋져 보이고 그를 믿고 신뢰를 보내 주신 아이들과 부모님들도 대단하다. 선목원 체육대회 사진에서 모두가 행복한 표정을 보면 충분히 알 수 있다.

솔직히 부럽다.

나 조차도 교육을 하지만 이렇게 하기 까지 너무 많은 에너지가 들기 때문이다.

지문인식은 도구이고 우리 모두가 원하는 것은 행복하자는 이야기일 것이다.

결국은 지문알기는 서로가 행복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각자의 행복을 위해 꿈을 이뤄나간다라고 하면 너무 비약적일까?

모두가 5분이면 확인 가능한 지문검사를 하고 가족의 특성을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선목원에 광주에 있다고 하는데 찾아봐도 어디인지 지도검색이 안된다.

왜냐하면 아이를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내 아이가 독서를 통해 삶이 행복하다는 맛이라도 봤으면 하는 바램때문이다.

솔직하게 말한다면 내가 하는 일에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되는 방법을 배우고 싶다.

나도 아이들도 행복한 교실을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작가님이 혹시나 보신다면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 ㅎㅎㅎ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기술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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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러브레터
야도노 카호루 지음, 김소연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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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번의 러브레터 중 마지막 러브레터가 주는 결말은 완전히 판을 뒤엎는다.
30년전 결혼식 당일 사라진 신부는 행방을 찾을길이없다. 우연히 페북을 통해 페북주인을 제외하고 나머지 친구들은 흐릿하게 처리했지만 남자는 이미지를 확대하여 목걸이를 통해 그녀일것이라는 생각에 메세지를 보낸다.
3번만에 여자에게서 답장이 온다.
이미 52세인 남자가 페북을 시작된지 안되지만 이렇게 연결되는것이 신기하다면서 시작된다.
편지초반에서는 사라진 신부를 잊지 못하는 지고지순한 남자의 이야기가 진행되는듯하다.
중반쯤 넘어서는 찌질한 남자이야기다라는 느낌마저 들면서 굳이 이것이 이야기거리가 될까싶었다.
하지만 마지막에 가서는 나를 쫒아오는 도둑을 피해서 겨우 숨었다가 이제 갔겠지하면 반신반의하고 모퉁이를 나왔는데 도둑이 내 앞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그러니깐 내가 꼭꼭 숨으라고 했지?'하는 말을 들을 것 처럼 숨이 막힌다.
대학시절 연극단원에서 만났던 그들의 진짜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전부 다 삶이 연극이였을까?
이 남자는 어떡하다가 연쇄유아살인범이 되었을까?
어디부터 그 남자의 삶이 연극의 각본을 쓰는 사람이 되었을까?
부모님의 갑작스런 사망, 아무도 책임지려하지 않은 15살 고아가 된 상황, 고모의 전남편인 고모부와 이복형제의 배신, 그리고 사라진 신부의 이중생활.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모든 이들의 이중적인 삶.

모두가 페르소나라는 가면을 쓰며 살아가지만
어떤 부분에서 이 남자에게 들어나지 않는 악마적 가면을 쓰게 한 것일까?
마지막 반전에 모든 독자가 허를 찌렸다는 표현을 쓸듯한 기묘한 러브레터이다.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적으로 기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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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를 삼킨 소년 - 제10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84
부연정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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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서 책이 다시 재미있다라고 느낀건 아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면서였다. 어릴때 봤던 만화영화를 상상하며 목소리를 바꿔가며 영웅도 되었다가 악당도 되었다가 말괄량이도 되었다가 요조숙녀로 변신하면 아이는 그에 따라 리액션을 해준다.

감동적인 부분에선 목이 메여서 읽기를 중단하기도 했다. 훌륭한 작품을 볼때면 어른인 나도 전율을 느낀다.

서평책으로 마주하는 청소년문학집은 아이의 성장만큼 나를 성장케한다.

<소리를 삼킨 소년>을 마주하고 갑자기 아몬드가 떠오른건 나 뿐만은 아니니라.

주인공 이태의는 15살 중2인데 경증의 아스퍼스증후군과 10년전 어머니로 인한 트라우마로 말을 못하는 함묵증까지 가지고 있지만 말을 못하는게 아니라 하지 않을 뿐이다.

아버지와 할머니의 보호아래 일반학교를 다니며 왠만한 의사소통을 핸드폰의 문자로 소통한다.

어느날밤 우연히 별을 보러간 공원에서 본 살인사건을 직접 목격한 사람이 태의다.

하지만 말을 못할 뿐이지 장점이 많은 아이다.

아버지와 우유로 맺어진 공원벤취의 전직형사였다는 할아버지 그리고 반장의 도움으로 범인을 스스로 찾아간다.

범인을 찾는 과정에서 특유의 집중력과 관찰력,끈기는 여느 청소년 이상의 과감성이 보인다.

처음부터 마지막쪽까지 짠내보다는 담백하게 태의가 잘 헤쳐나가길 응원하게 된다.

아니다

응원하지 않아도 태의는 마지막엔 오히려 전직형사할아버지의 아들에게 사랑의 메신저탐정역할을 해준다.

이런류의 책을 읽으면 완벽한 신체와 평범한 일상을 사는 우리가 그들보다 더 용기가 없음을 자각한다.

어쩌면 살아간다는게 완벽하지 않다.

그저 필요한것은 사랑과 용기,그리고 일관성있는 함께함일지도 모른다.

아참..중요한게 있다.

인사는 무척중요하다.

인간관계에서는 인사만 잘해도 반은 먹고 들어간다고 했다.ㅋㅋ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개인적소견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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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구문 특서 청소년문학 19
지혜진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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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엄마는 뭐가 어려워?

오늘이 어려워.

오늘이 왜 어려워?

오늘을 넘겨야 하니까 어려워.

오늘은 넘긴다는 것은 뭐야?

오늘을 견디는 것이지.

오늘을 견딘다는 것은 뭐야?

그건 오늘은 사라지지 않겠다는 거야.

오늘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은 뭐야?

내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거지.

내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건 뭐야?

내일은 사라질 수도 있다는 거야.

내일은 사라질 수 있다는 건 뭐야?

내일은 못 견딘다는 것이지.

내일은 못 견디면 어떻게 되는데?

내일을 넘길 수 없게 되지.

내일을 넘길 수 없으면 어떻게 해?

그러면... 쉬어질 수도 있다는 거야.

경애의 마음이란 책 속에서 상수라는 인물이 그의 엄마와 나눴던 대화 장면에서 열심히 타자를 치다가 멈춤 상태인 커서처럼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깜빡거리고 있다.

내가 2년 전 나눴던 엄마의 대화와 일치한다.

태어나서 수없이 엄마를 불러봤다.

하지만 화장실에 쓰러져 밤새 내내 몸부림친 흔적이 전전한 축축하고 뻣뻣한 엄마를 붙들고 하늘을 찌를 듯 가장 처절하게 엄마를 불러본 건 아마 처음이었을 것이다.

어쩌면 엄마는 쉬워지는 내일을 선택하였을까?

나 또한 그렇게 일 처리하듯이 119를 부르고 경찰서에서 사건 경위를 조사받듯이 쉽게 해결해갔다.

맞다. 한 사람의 죽음도 어찌 보면 일 처리하는 듯 영수 막내딸답게 야무지게 일 처리했다.

장례를 치르고 나니 나도 쉬워졌다.

아니 사실은 익숙함이 사라진 나날의 연속이었다.

매일 세네 차례 엄마의 안부를 묻던 내가 만든 익숙함이 엄마의 부재로 인해 지금은 주인 없는 전화에 습관적으로 번호를 누른다. 사람이 죽으면 몸무게 차이가 21그램이라고 한다. 내 엄마의 21그램의 영혼이 어딘가에 있을 것 같다.

그 뒤로 모든 스치는 것이 엄마였다.

담양 거리에 그늘에 쉬고 있던 한 할머니의 싸디싼 옷을 보고 우리 엄마랑 옷이 똑같다고 하니 시장에서 파는 싸디싼 옷이라서 그런가 보다는 할머니 말에 싸디싼 옷이라 너무 흔해 눈에 잘 띄어서 비싼 옷 못 사준 것에 한숨 쉬고,

어머니가 해주신 패물을 팔아 새로운 것으로 하면서 어머니 반지를 하나 해줄 때도 내 어미 굵은 손에 한 번도 금가락지 못해준 것이 안타까워 흩날리는 눈 속에 실어 날리고, 어머니 생신날 커다란 꽃다발과 주변 분들과 나눠드시라고 주문한 따뜻한 떡시루를 보듬고도, 마지막 담근 김장김치를 쭉 찢어 먹으며 고개를 젖힐 때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그래 이 맛이야 하며 엄마 맛을 볼 때도, 경연에서 한 가수가 부른 살다 보면 살아진다를 들으면서도 우는 모든 순간에 모든 것이 엄마였다.


낮 동안 못다 흘린 눈물은 밤이 되면 베개를 홀로 적셨다.

밤마다 변하는 달처럼, 내 마음도 모양을 바꾸어가며 꽤 오랜 시간 엄마를 지키지 못했다는 괴로움이 나를 붙들고 괴롭혔다.

한 번도 누군가를 떠나보낸 경험이 없는 신랑이 이 마음을 이해하기엔 아직도 그가 겪어야 할 인생이 나보다 짧기에 이 아픔은 오로지 나의 것이었다.

서울에 가면 시구문이 있단다.

죽은 자를 내어 가는 문. 죽은 자만이 통과하는 문을 통과한다는 문

죽음이 육체에서 끝나는 것인지 영혼이 계속되는지의 물리적 존재와 비물질적인 존재인지에 대해서 논쟁이 있지만 내 생각에는 엄마의 영혼이 이미 저 시구문을 넘어섰다는 것을 나는 안다.

우리는 사는 동안 많은 문 앞에 서게 된다.

기쁨이, 또는 두려움과 호기심이 또는 절대 열고 싶지 않지만 열고 나가야 하는 문들을 수없이 마주하게 된다.

엄마의 시구문을 쳐다보면서 나는 생각했다.

노인 한 명이 죽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없어지는 것과 똑같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내 인생에 가장 훌륭한 인생 도서관으로 사라졌다.

눈에 보이는 엄마라는 실체는 사라졌지만 사는 동안 나에게 몸소 보여줬던 엄마의 사랑과 가르침이 나에게 남겨있다. 어쩌면 엄마의 시구문은 단절과 이별의 의미가 아니었다.

엄마의 죽음을 통해서 또 다른 시작을 이겨내고 나아갈 수 힘을 배운다.


내일을 넘길 수 없으면 어떻게 해?

그러면... 쉬어질 수도 있다는 거야.


나는 이 대화 뒷부분을 이어가고 싶다.

쉬어질 수 있다는 게 뭐야?

살아진다는 거야.

살아진다는 게 뭐야?

기억한다는 거야...


내가 엄마를 기억하면 된다.

내가 곧 엄마니깐.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제공받아 개인적인 느낌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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