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그래서 나도 고마운 사람이고 싶습니다
원태연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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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원태연을 아는가? 그대가 40대라면 사랑 詩를 쓰는 시인으로 원태연을 기억할 것이고 그대가 20대나 30대라면 히트 작사가로 기억할 것이다. 둘 다 아니라면 아래 글이 답이 될지도.

『넌 가끔가다 내 생각을 하지 난 가끔가다 딴생각을 해』

『손끝으로 원을 그려 봐 니가 그릴 수 있는 한 크게 그걸 뺀 만큼 널 사랑해』

‘얼마나 얼마나 더 너를 이렇게 바라만 보며 혼자 이 바보 같은 사랑 이 거지 같은 사랑’

총 600만부 국내 시집 판매량 1위를 기록한 작가이자, 태연 〈쉿〉, 백지영 〈그 여자〉의 작사가

명함만 해도 시인, 작가, 영화감독, 작사가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원태연 작가

1992년 그의 시 하나로 모든 사람들이 손끝으로 동그라미를 그려봐.

그걸 뺀만큼 널 사랑해라고 말하면 모두 오금저릴 만큼 신선했다.동그라미와 원태연은 항상 같이 따라다니는 복합명사일 정도로 유명했고 더 충격적인것은 그가 22살의 청년이였다는 것이다.

내가 20살에 알던 원태연작가는 이제 51살의 중년의 원태연이 되어 다시 내게로 다가온다.

이번에는 에세이집이다.

내가 이제까지 읽어본 모든 에세이형식을 거부한다. 원태연답다라는 생각이 든다.

제목이 "고맙습니다,그래서 나도 고마운 사람이고 싶습니다 "이다.

제목만 읽으면 고마운 대상이 당연히 3인칭이다.

하지만 책장을 펼치는 순간 완전히 뒤집힌다. 그 대상이 자신인 것이다.

에세이형식의 윤동주의 참회록이나 자화상같은 느낌이랄까?

나는 30년만에 만난 그가 엄청난 사람으로 다가와 소위 문학권력층을 형성하여 꼰대처럼 나 이런 사람이야하며 첫 글자부터 마지막 부호까지 자랑스러움으로 가득할 줄 알았다.

하지만 그는 변하지 않았었다.

여전히 글안에서도 차분하며 다소곳하게 툭툭 웃음을 던질 말을 던지는 그런 중년의 아저씨로 살아가고 있었다.

시같지만 단 몇줄만으로도 자기를 표현하는 핵심을 정확하게 던졌으니 그간 내공의 종합같다.

제목마저도 한 줄의 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에게서 배운다.

하지만 번민하는 모습이 자주 보여졌고 내가 그를 찾지 않는 사이에 무슨일이 있었나하고 찾아본다.

그제서야 내가 원만 열심히 그리느라 찾지 않았던 그가 작사가였고 감독이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시인으로서 고민이 에세이글에서 오버랲된다.

원태연은 ‘국내 시집 판매량 1위’ 타이틀을 거머쥔 시인이자, 태연, 백지영, 성시경, 장나라, 허각 등 당대 최고 발라드 가수들의 노랫말을 쓴 작사가다. 시인이자 작사가로 대중의 큰 사랑을 받던 2002년. 시집 『안녕』을 끝으로 그는 스스로 시인이기를 포기했다. ‘시를 쓰는 일이 더 이상 고통스럽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상했다. 시는 힘들게 쓰여야 했다. 앓아야 했다. 아파야 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기술적으로 시를 쓰는 자신을 발견했다. 시는 너무나 쉽게 쓰였고, 그때부터는 그런 자신을 마주하는 일이 무엇보다 괴로웠다. 독자들 앞에서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그래서 더 이상 시를 쓸 수 없었다.

시를 손에서 놓은 그는 작사가로, 영화감독으로, 웹드라마 작가로 시가 아닌 글을 썼다. 그가 쓴 노래가 어디서나 흘러나올 정도로 큰 성공을 경험했고, 영화감독으로 세상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기뻤다. 행복했지만 세월이 흐르니 자연스럽게 시가 생각났다. 태어난 곳으로 되돌아가는 연어처럼 그도 시인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어느 순간 간절해졌다. 남은 생을 위해 다시 시를 써야만 했다."

하지만 글을 읽는 도중에도 책장을 덮는 마지막 까지도 원태연 답다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제목을 바꾸어 지어본다.

나,원태연 고맙다, 그래서 나에게 고마운 사람이고 싶습니다.

나는 호기심이 많은 아이였습니다.

내가 뭘 모르고 있지?

뼈를 때리는 정답:나

나 :내편. 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사람을 찾습니다.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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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버스 특서 청소년문학 20
고정욱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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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재석이 시리즈를 유달리 좋아하는 아들덕에 알게 된 고정욱 작가님의 시간

스토리텔링버스

처음에 제목이 왜 스토리텔링버스일까? 궁금했다.

엄마가 함께 살지 않는 두 주인공 지강과 은지가 함께 여행을 떠난 버스에서 벌어진 일이다.

둘 다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삶을 살아가지만 부모들로 인해 상처가 많다.

더욱더 서로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다.

강원도로 버스를 타고 가는 중 가을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길이 끊어지고 함께 밤을 지내던 승객들 중 한 분이 실화를 이야기하면서 스토리버스의 시동이 걸린다.

처음은 1983년 사우디아라비아로 건너간 김상복이라는 사람으로부터 시작되어 각자가 서로의 이야기를 하다보니

말 그대로 스토리텔링 버스가 된 것이다.

모든 이야기는 동의와 책임에 관한것이다.

누군가를 지켜주는 감정, 책임감.

그것이 당위성으로 그래야 한다고 지도하는 의무로서의 말이 아니라 각자의 스토리 속에서 책임감이 어떻게 삶에 연결이 되는지는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게끔 한다는 것이다.

하룻밤의 이야기를 통해 은지와 지강은 조금 성장한다.

"은지야, 우리, 나중에 더 커서 여행 가자. 아직은.."

"아직은 뭐?"

"아직은 내가 나를 책임질 수 없을 거 같아."

"응 나도 그래." 159
청소년들의 성문제가 코로나로 인해 주춤하지만 심각하다고 한다.

피임 실천율도 58.7%에서 66.8%로 늘었다고 하니 책임의 중요성을 조금씩 인식하는 결과치로 본다면 고무적이다.

책임감도 어쩌면 타고난 것이 아니라 훈련받고 꾸준히 노력해야 하며 지속적인 교육이 있어야 한다.

가장 1차적인 공간인 가족에서부터 학교,지역사회,국가가 함께 어린 청소년들에게 함께 지도해야 할 덕목이다.

하지만 핵가족화, 이기주의,개인주의화등으로 더 이상 의무보다는 권리의 힘이 강해지고, 1차 교육기관인 가정이 무너지며 더군다나 지금과 같은 코로나 시대에 학습만큼 결여되는 것이 책임에 대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스토리텔링버스는 여러가지의 의미를 부여한다면

지도식 교육이 아닌 살아있는 경험을 통한 이야기로서 교훈을 준다는 것

버스 안 처럼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군이 서로의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책임을 이야기한다는 것,

또한 일 대일이 아닌 버스 안처럼 공동체가 함께 이끌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책임이라는 말을 얼마전 수업에서 들은 소명이란 말을 빗대어 생각해 본다.

그것은 자기가 있는 곳에서 소명을 선생님은 선생님답게, 부모는 부모답게, 기업은 기업답게, 학생은 학생답게처럼 ~답게 실천해가는 삶이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청소년들에게 강요보다 스스로 생각하는 책임을 알려주고 싶다면 가정에서 역할을 주고 꾸준히 해나가도록 훈련시키고 격려하며 제대로 되지 않을 때 문제점이 무엇인지 피드백하며 잘된 점과 부합하여 보와점을 꾸준히 이야기했으면 한다. 또한 흔들릴 때 스토리텔링 버스책을 손에 쥐어 준다면 자신의 말과 행동을 바로잡아 노력하는 모습속에서 상대방을 이해하는 배려심 또한 배울 것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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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질문 - 내 안의 두려움을 마주하는 인생의 지혜를 찾아서
다큐멘터리 〈Noble Asks〉 제작팀 외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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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마주하게 되는 오래된 질문들

삶은 왜 괴로운가

나는 누구인가

마음을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이것은 철학과 종교,과학등 모든 분야에서 다루는 공통과제이자 인류가 오랫동안 품어온 근원적 질문이다.

다큐멘터리 <Noble Asks>제작팀은 세계적 생물학자 데니스 노블에게 한국 사찰 여행을 제안했고 성파,도법,정관,금강,네분의 스님과의 대화를 영상에 담았으나, 미처 다 담지 못한 부분들의 대화를 책으로 정리한다.

모든 대화내용들이 불교신자가 아니고 과학에 대해서 잘 모른다고 해도 읽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지식이나 신앙 유무와 관계없이,괴로움을 떨치고 삶의 지혜를 구하려는 모든 이를 위한 가르침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책초반에 언급된 내용이 맞다.

책을 읽고 이해하는데 어려움없이 읽어나갈수 있었고

모든 귀절이 주옥같아서 밑줄을 치지 않는 곳이 없을만큼 귀했다.

늘 도돌이표같은 삶을 사는 것같다.

그때마다 떠오르는것은 위에서 언급한 4개의 화두가 항상 나를 번민에 휩싸이게 하는때면 흔들리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가라는듯 좋은 책들이 나를 숨쉬게 한다.

알고 있다고 하지만 늘 결정적일때는 내가 나를 감당하지 못하고 갈대처럼 온몸을 바람에 맡기고 흔들리때면 어김없이 동서고금의 선인들이 너만 그런것은 아니고 우리 모두도 그러하며 아주 오래된 인류의 고뇌였다고 어깨짐을 내려주는것 같아 위안이 된다.

고통,무지,생노병사애오욕의 감정들의 출발점이 지금 현재의 나와 삶에서 출발하는 것같다.

그래서 내가 누구인지를 알기 위한 여정속에서 명상과 마음챙김을 통해 나라는 존재 그 자체를 만들어 내는 과정들이 중요하다고 언급한다.


불교에서 깨달음에 관한 십우도 또는 심우도라고 불리는것으로 잃어버린 소를 찾아 떠나는 목동을 다룬 우화가 있다.

전통적으로 이 이야기는 곽암선사가 남긴 열편의 그림과 시로 구성되어있다.

십우도에서 소는 우리가 찾으려는 '자아'혹은 '참된 나'를 의미한다.

즉, 자아를 찾아서 떠나는 여정을 표현한 것이다.

그런데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여덟 번째 단계입니다.

텅 빈원만 덩그러니 그려져 있습니다. 힘겹게 소를 찾아서 집으로 돌아온 목동은 그만 소를 잊고 자기 자신까지도 잊어버리고 나자 무아의 경지에 이릅니다. 비어 있는 원은 어떠한 집착도 없는 완전한 해방을 의미하지요. 즉, 십우도는 마음을 다스리고 궁극적으로 자아에 대한 환상이 사라지는 깨달음의 과정을 보여줍니다. 나를 잊어야 역설적으로 나의 근원에 닿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결국 나는 이 책에서 하나의 결론에 도달한다.

세상의 모습을 빗대어 상징하는인드라망.

인드라망은 산스크리트어로 인드라의 그물이라는 뜻입니다. 고대 인도 신화에 따르면 넓고 화려하고 빛나는 보석 그물이 인드라신이 사는 궁전 위의 드넓은 하늘을 덮고 있었다고 합니다. 인드라의 그물은 그물코와 줄로 연결되어 있는데 그물코마다 각각 구슬이 박혀 있습니다. 모든 구슬은 그물로 연결되어 있고 서로를 비춥니다. 구슬에서 나오는 영롱한 빛들이 무수히 겹쳐지며 신비한 빛을 만들어냅니다. 256

저는 인드라망의 의미를 세상 사람들 누구나 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인드라망 생명평화무늬를 만들었습니다. 제일 밑에 보이는 게 자기 자신, 즉 사람이고 오른쪽이 네 발 달린 동물, 왼쪽이 새와 물고기, 위쪽에는 나무와 풀같은 식물들, 그리고 양쪽에 해와 달이 그려져 있습니다.

저는 이 무늬를 보면서 비로소 부처님의 가르침인 불교가 아주 단순명료하게 지금 여기 내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습니다. 온 우주의 모든 존재가 다 그물의 그물코처럼 연결된 채 존재한다는 것을 상징하는 그림입니다. 그중에 어떤 하나라도 없으면 불완전한 상태가 됩니다. 그중에 어떤 하나라도 함부로 취급당하면 모든 생명이 일제히 영향을 받게 됩니다.257

원효대사는 그런 것을 한마디로 일심동체라고 했습니다. 바로 원효 사상의 핵심인 일심(一心)입니다. “나 혼자 평화로워질수 없고 우리끼리만 평화로워질 수 없고 전체가 조화를 이룬상태여야 가능하다. 그러려면 인간과 자연, 이 나라 저 나라, 이종교 저 종교, 너와 나 모두가 두루두루 어울려서 공존해야만평화로운 삶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모두 한 마음으로 가야 한다" 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지금 현대사회는 거꾸로 가고 있죠.


내가 관계 맺거나 상대하고 있는 어떤 대상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존중하고 배려하고 또는 도우면서 살아야만 우리가 희망하는 아름다운 삶이, 자유로운 삶이, 평화로운 삶이, 행복한삶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어느 하나도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고 함부로 취급해도 괜찮은 것은 없습니다. 그것이 우주의 존재 법칙이고 생명의 질서입니다.258


걸어가는 길에 두려워 말자.

진짜 인생이 무엇인지 잘 파악하고 이해하면서 지금의 삶에서 누릴 수 있는 능력을 길러가는 것이 잘 나이 드는, 진짜 어른이 되는 길이다.

인간이나 된장이나 마찬가지로 자기 스스로 익어가는거다.

마지막으로 금강스님의 말씀으로 정리해본다

모든 것은생애단 한 번

나의 이 생명은 어디로부터왔을까요. 내 부모님에게 받은 생명의 한 줄기에 자연의 것들을 먹고 나의 에너지를 보태어 변화하고 성장한 끝에 현재의몸이 됐잖아요. 그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나의 생명은 부모님에게서 받았고 부모님은 또 그 위의 부모님에게서 받았고그들은 또 그 위의 부모님에게서 받았고 그런 식으로 생명은수만 년을 거쳐 아주 오랫동안 한 번도 끊어지지 않고 지금 현재의 나에게까지 이어져왔습니다.

?

제가 살고 있는 미황사는 1200년 된 천년 고찰입니다. 하지만 '나의 생명에 비하면 그 역사는 아무것도 아니다. 내 생명의 역사는 정말 대단한 역사다. 수천 년, 수만 년을 이어져 내려왔고 그 시간을 살아온 까마득히 많은 사람의 에너지도 함께 이어져 내려와 현재의 나한테 있는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나의 생명의 역사는 유일무이한, 나에게만 있는 것이죠. 사람의 삶, 다시는 없다. 이걸 일기일회(一期一會)라고 합니다. 평생단 한 번의 만남, 생애 단 한 번의 기회'를 뜻합니다.

?

지금 이 만남이 세상에서 단 한 번의 인연입니다. 지금 이 순간이 세상에서 단 한 번의 기회입니다. 우리가 만나는 때가 모두 기회이니 그것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일기일회의 마음으로 바라본다면 항상 새롭고, 잘해보고 싶은 의지가 생겨납니다. 언제 어떤 일이든, 어느 사람이건, 나에게 다가오는 모든 것들을 당당하게 맞을 수 있어요.

인생에서 좋은 때라는 건 따로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을 온전하게 살아내는 것이 바로 가장 좋은 때이자 좋은 삶입니다.245

내가 넘긴 모든 페이지가 밑줄이였고 공부였던책

오래된 질문?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

#오랜된질문

#장원재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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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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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다큐멘터리Nobleasks제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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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 식당 2 : 저세상 오디션 (청소년판) 특서 청소년문학 18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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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살 나일호는 하루하루 별일없이 지내기가 인생목표이다.

하지만 징크스가 있다. '아침기분'

그날 아침에 아무일없이 지나가면 그날 하루가 편한 아이이다.

6월 12일 그날도 별일없을 줄 알았는데 여동생 나일주의 시비로 기분이 나빠져 집을 나선 후 담배를 피던중 아빠에게 들키고 학교에서도 자기가 하지도 않은 일에 오해를 받고 집으로 돌아오던중 유명한 래퍼인 나도희가 건물옥상에서 자살하려는 것을 막다가 광오시에 죽게된다. 하지만 자신의 삶을 다 살지 못하고 죽은 자들의 길을 마천과 사비가 막는다.

원래는 자살귀들은 중간세상을 떠돌아야 하는데 오디션을 보고 자신만의 심사위원들이 눈물을 흘리면 합격을 하면 천명을 다한 이들의 저 세상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자격권을 갖는다. 오디션여부도 자유의사고 내용도 자유이지만 10번의 오디션 중 통과해야만 가능하다. 이제까지 그 오디션을 통과하지 못했다는 말을 듣고 함께 온 13명의 자살귀들은 당황한다.

각자의 사연들을 공유하면서 '오죽하면'죽었을까 토로한다.

"이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았다면 그냥 살아 있을 걸 괜히 죽었다고요. 낙타를 줄이고 바늘구멍을 늘릴 재주가 어디있어요? 이렇게 복잡하고 까다로운 절차가 기다리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

"죽으면 끝인 줄 알았지. 다 끝일 줄 알았다고요. 나도 내 선택을 마지막으로 모든게 다 끝나는 건 줄 알았어. 이런 일이 기다리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해봤다고."

하지만 오죽하다면 이라는 단어에 사비와 마천은 역정을 낸다.

"오죽하면 이라는 말을 함부로 쓰지 마라.

세상에 나가는 선별에서 탈락한 수많은 영혼은 언제 올지 모를 기회를 기다리며 한 번씩 통곡하기도 하지. 그림날이면 통곡 소리로 세상이 흔들리고 나는 아무 일도 할 수 없어 손 놓고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 하지만 그들을 말리지는 않는다. 통곡을 멈추라는 말을 못 한다.

오죽하면, 오죽하면 저리 슬프게 통곡을 할까, 이해하고 미안해한다.

생명을 얻어 세상에 나가지 못하면 그들은 형체도 없이 수천 년, 수억 년을 떠돌며 살아야 한다. 형체가 없으면 하고 싶은 일도 못하지. 자신의 존재를 눈으로 볼 수도, 나타낼 수도 없다는 말이다. 영혼은 있는데 형체가 없다는 것, 그게 얼마나 비극적인 일인지 아느냐. '오죽하면'이란 그 영혼들에게 어울리는말이지. 36

하지만 나일호는 억울하다. 다른 이들보다 추위를 1/3만 느끼고 ,마른 울음소리를 내지 않는 자신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지 않은채 이들과 함께하는 것은 분명한 오류라고 인식하고 도진도아저씨의 충고에 따라 최선의 방어인 공격을 하기로 한다.

첫번째, 여기에 있는 사람들 전부 오디션ㅇ 상관없이 이 길을 통과하게 해주는것

둘째, 나일호 자신을 집으로 보내주는것,

셋째, 이 길을 통과하는 사람들 중에서 나도희를 빼는 것

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마지막 오디션을 앞두고 오디션에 대한 힌트를 듣게 된다.

그 심사위원은 자기자신이라는 것.

자신들이 두고 온 시간의 미래를 상상해보라.

그러면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거라고.

이런 저런 이유를 가져다 붙여도 결국은 거기에 모인 사람들은 다른 사람때문에 그런 선택을 한 것이다. 연인이든 동료든 그리고 아들이든,결국은 자신이 아닌 타인이다.

또한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며 스트레스로 인해 너무 생각을 복잡하게 하고 살았던 것이다.

그 순간 나일호는 깨닫는다.

나일호는 어린시절의 동생과 자신에게 일어났던 일들을 통해서 왜 그토록 자신이 아침기분을 신경쓰며 별일없이 지내게 된것을 깨닫게 된다.

"나는 왜 내 시간을 멋지게 살아가는 그 상상의 마법을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을까.

그걸 잊지 않았다면 미래의 시간이 마냥 불안하게 느껴지지만은 않았을 텐데.

불안하기는 커녕 하나하나 이루어나가는게 신났을텐데."

그러면서 두고 온 58년이 그립고 아깝다는 생각을 하자 눈물이 나고 심사위원인 자신이 우는 것을 목도하고 오디션에 통과하게 된다.

"돌아간다면서?"
이수종은 시계를 내게 내밀었다.
"여기에 와서 곰곰이 생각해봤다. 내가 왜 하필 마지막에 그 많고 많은 시계 중에서 이 시계를 찼을까? 그날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기로 마음먹고 집에서 나올 때, 나도 모르게 이 시계를 집어 들었거든. 이제야비로소 그 답을 알아냈어. 내가 가진 많은 것 중에서 진심으로 기쁘게 산 건 바로 이 시계뿐이었지. 직접 이 시계를 선택하고 샀던 그날처럼 내게 주어진 모든 것들을 직접 고민하고 선택하며 진지하게 살았더라면 내 시간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나는 노래를 하고 싶었지. 그러면 정말 행복할 거 같았거든. 그래서 노래를 부르게 되었지만, 차츰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고 말았어. 호화스럽게 사는 것에 푹 빠져 내가 어떻게 살고 싶었는지조차 다 잊고 말았다. 그걸 이 지경이 되어서야 깨달았다. 자, 이 시계, 이제 나보다는 너에게 더 필요한 물건인 거 같구나. 삶이 시시하다고 여겨질 때, 뭐 이런 개 같은 삶이 다 있나 짜증이 밀려올 때, 이 시계를 보고 마음을 다지렴, 꼭 네게 남은 시간들을 잘 쓰길 진심으로 바란다.”
나는 시계를 받으며 이수종의 눈을 바라봤다. 핏빛으로 변해가는 눈이 나를 향해 웃고 있었다.
"고맙습니다."
나는 진심으로 말했다."
219

이 책은 자살방지용 책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고 한다.

자살귀들은 이승도 저승도 가지 못하고 구천을 떠돈다고 한다.

우리가 가보지 않아서 모르지만 아마도 이런 무시무시한 말들이 계속되는 이유는 더 살고 싶어도 살지 못하는 자들의 시간과 현재의 작은 고민으로 찬란한 미래의 자신의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는 말로도 들리고 타인으로 인해 자신을 함부로 던지지 마라는 애틋한 충고인듯하다.

"세상에 의미없는 시간은일분이초도 없다. 모두 살아야 할 이유가 있는 시간들이다"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기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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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경계성 성격장애입니다
민지 지음, 임현성 그림 / 뜰book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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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신청기대평에 그렇게 적었다.

"덤덤하게 적어내려간듯 하지만 잠깐 본 내용만으로도 아픔이 느껴집니다.

정상인 범주에 속한다고 자부하는 우리가 어쩌면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감해보려고 한다면 너무 무례할까요?"

책이 도착하고 표지와 연필로 그려진 인물삽화들을 보고 겉으면 그저 청순한 한 소녀의 이미지가 민지일까 생각해본다.

표지안쪽 민지의 글에서 봄이지만 봉오리조차 없는 그녀에게도 봉오리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말에 그녀의 아픔이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을 느낀다.

[그녀가 공식적으로 받은 진단명]

반사회적 성격장애

연극성 성격장애

우울증

대인기피증

섭식장애

경계성 성격장애

공황장애

불안장애 .....

이 책은 병증을 치료하는 경험담을 담은 책이 아니다.
정신병을 기겨낼 수 있다며 가르치는 책도 아니다.
그저 그동안 이해받지 못했던 한명의 경계성 성격장애 환자가 자신의 삶을 담담하고 솔직하게 적어내리는 고백담이다. (출판사평)

맞다.

솔직하게 모든것을 드러낸 그녀를 보면서 깜짝 놀란다.

마치 과거의 모든 것을 오늘부터 다 털어내고 나는 앞으로를 살아가고픈 평범한 한 사람이다라고 부르짖고 있는 듯하다.

역으로 생각해본다.

내가 나의 모든것을 그녀만큼 솔직하게 다 꺼내 놓을 수 있을까?

어쩌면 오히려 내가 더 비겁하고 내가 더 아픈 사람일 거란 생각이 책을 덮을 때까지 든다.

과연 그녀가 처음부터 우리가 정신적인 병이라고 일컫는 병을 갖게 되었을까?

내가 봤을 때는 깨지기 쉬운 유리같은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였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이른 나이에 겪지 말아야 할 첫 경험등 자기 존재를 부정하고픈 사건들이 그녀를 점점 좀 먹게 했다고 본다.

분명 그녀도 도움을 요청하고 싶었겠지만 자신으로 인하여 주변인들이 아파할 것을 걱정하여 혼자 짊어지는 삶을 살았다고 본다. 하지만 그것을 극복하기에는 그녀는 약한 존재였던 것같다.

리스트컷증후군으로 수많은 자해를 하고, 과도한 약물 과다복용을 하면서 본인의 신체를 고통으로 몰아가면서

자학을 하지만 그래도 그녀가 결코 삶을 포기했다고 읽지 않는다.

우리가 우리 삶의 굴곡의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살아가듯이 그녀도 삶의 롤러코스터를 타며 즐기기를 원했고 행복한 삶을 살고픈 일이이였다고 읽는다.

그녀는 아직도 자신이 겪고 있는 병이 완전히 낫지 않았다고 말한다.

아마도 이 글을 쓰면서 상처받고 아팠던 그녀의 과거와 현재의 글자들을 부여잡고 얼마나 울었을까 짐작이 간다.

하지만 아픔을 겪은 사람이 아픔을 이해하듯이 같은 고통을 받는 이들에게 말하고 싶어한다.

"아무도 없는 틈을 타 욕조에 기운 물을 받으며 홈쩌거리고 있을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다.

아프다고, 나 아프다고, 나는 상처받았으며, 그 상처를 준 사람은 누구인지에 대해 소리처야 한다.

죽음은 잠시 미뤄 둬도 괜찮다.
가족이든 친구이든 가까운 지인이든 아무도 없다면 대중에게라도, 나라에라도 소리쳐야 한다. 가해자를 찾아 가해자가 엄벌을 당하는 모습을 당신은 반드시 두 눈으로 확인해야만 한다.

그러니 당신은 아직 죽어서는 안 된다. 당신의 잘못은 없다.

당신은 당신의 상처를 돌보고 당신 스스로를 보살펴주고 당신 자신을 안아 주어야만 한다.

무엇보다 먼저 할 일은 '나는 아프다.'라고 소리쳐 말해 널리 알리는 것.192

아픈 건 죄가 아니다.아픔을 참지 마라.
나는 쓸데없이 아픔을 잘 참는 아이였다.나 하나만 아프면 된다고, 내 가족까지 상처받고 아파선 안 된다는 바보 같은 생각을 한 아이였다.

그러나 결국 그것은 독이 되어 돌아왔고, 내가 기대했듯 내 가족이 아프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누군가 당신을 아프게 했다면, 당장 비명을 질러라.

그러지 않으면 당신은 20여 년 혹은 그 이상 오랜 세월을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생을 살게 될지 모른다." 193


나는 민지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어쩌면 우리 모두가 격차는 있을지라도 경게성 성격장애를 조금씩 겪고 있다고 본다.

단치 수치상의 차이로 범주에 포함되는가 그렇지 않는가 아니면 회복탄력성의 차이만 있을 뿐 같은 삶을 살고 같은 고통을 살고 있다고 본다.

오히려 이 책을 통해 나는 조금 더 솔직함을 배우는 계기가 된다.

나는 경계성 성격장애입니다.

소통부재? 이해 부재!

경계성 성격장애를 가진 작가가 담담히 적어내리는

이해받지 못했던 솔직한 이야기

이제 민지가 봄이 오면 예쁜 꽃봉오리가 생기는 더 멋진 여성으로 성장할 거라 믿습니다.

독자로서 그녀에게 마음의 꽃봉오리 한송이를 띄웁니다.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개인적의견을 기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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