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경계성 성격장애입니다
민지 지음, 임현성 그림 / 뜰book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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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신청기대평에 그렇게 적었다.

"덤덤하게 적어내려간듯 하지만 잠깐 본 내용만으로도 아픔이 느껴집니다.

정상인 범주에 속한다고 자부하는 우리가 어쩌면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감해보려고 한다면 너무 무례할까요?"

책이 도착하고 표지와 연필로 그려진 인물삽화들을 보고 겉으면 그저 청순한 한 소녀의 이미지가 민지일까 생각해본다.

표지안쪽 민지의 글에서 봄이지만 봉오리조차 없는 그녀에게도 봉오리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말에 그녀의 아픔이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을 느낀다.

[그녀가 공식적으로 받은 진단명]

반사회적 성격장애

연극성 성격장애

우울증

대인기피증

섭식장애

경계성 성격장애

공황장애

불안장애 .....

이 책은 병증을 치료하는 경험담을 담은 책이 아니다.
정신병을 기겨낼 수 있다며 가르치는 책도 아니다.
그저 그동안 이해받지 못했던 한명의 경계성 성격장애 환자가 자신의 삶을 담담하고 솔직하게 적어내리는 고백담이다. (출판사평)

맞다.

솔직하게 모든것을 드러낸 그녀를 보면서 깜짝 놀란다.

마치 과거의 모든 것을 오늘부터 다 털어내고 나는 앞으로를 살아가고픈 평범한 한 사람이다라고 부르짖고 있는 듯하다.

역으로 생각해본다.

내가 나의 모든것을 그녀만큼 솔직하게 다 꺼내 놓을 수 있을까?

어쩌면 오히려 내가 더 비겁하고 내가 더 아픈 사람일 거란 생각이 책을 덮을 때까지 든다.

과연 그녀가 처음부터 우리가 정신적인 병이라고 일컫는 병을 갖게 되었을까?

내가 봤을 때는 깨지기 쉬운 유리같은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였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이른 나이에 겪지 말아야 할 첫 경험등 자기 존재를 부정하고픈 사건들이 그녀를 점점 좀 먹게 했다고 본다.

분명 그녀도 도움을 요청하고 싶었겠지만 자신으로 인하여 주변인들이 아파할 것을 걱정하여 혼자 짊어지는 삶을 살았다고 본다. 하지만 그것을 극복하기에는 그녀는 약한 존재였던 것같다.

리스트컷증후군으로 수많은 자해를 하고, 과도한 약물 과다복용을 하면서 본인의 신체를 고통으로 몰아가면서

자학을 하지만 그래도 그녀가 결코 삶을 포기했다고 읽지 않는다.

우리가 우리 삶의 굴곡의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살아가듯이 그녀도 삶의 롤러코스터를 타며 즐기기를 원했고 행복한 삶을 살고픈 일이이였다고 읽는다.

그녀는 아직도 자신이 겪고 있는 병이 완전히 낫지 않았다고 말한다.

아마도 이 글을 쓰면서 상처받고 아팠던 그녀의 과거와 현재의 글자들을 부여잡고 얼마나 울었을까 짐작이 간다.

하지만 아픔을 겪은 사람이 아픔을 이해하듯이 같은 고통을 받는 이들에게 말하고 싶어한다.

"아무도 없는 틈을 타 욕조에 기운 물을 받으며 홈쩌거리고 있을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다.

아프다고, 나 아프다고, 나는 상처받았으며, 그 상처를 준 사람은 누구인지에 대해 소리처야 한다.

죽음은 잠시 미뤄 둬도 괜찮다.
가족이든 친구이든 가까운 지인이든 아무도 없다면 대중에게라도, 나라에라도 소리쳐야 한다. 가해자를 찾아 가해자가 엄벌을 당하는 모습을 당신은 반드시 두 눈으로 확인해야만 한다.

그러니 당신은 아직 죽어서는 안 된다. 당신의 잘못은 없다.

당신은 당신의 상처를 돌보고 당신 스스로를 보살펴주고 당신 자신을 안아 주어야만 한다.

무엇보다 먼저 할 일은 '나는 아프다.'라고 소리쳐 말해 널리 알리는 것.192

아픈 건 죄가 아니다.아픔을 참지 마라.
나는 쓸데없이 아픔을 잘 참는 아이였다.나 하나만 아프면 된다고, 내 가족까지 상처받고 아파선 안 된다는 바보 같은 생각을 한 아이였다.

그러나 결국 그것은 독이 되어 돌아왔고, 내가 기대했듯 내 가족이 아프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누군가 당신을 아프게 했다면, 당장 비명을 질러라.

그러지 않으면 당신은 20여 년 혹은 그 이상 오랜 세월을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생을 살게 될지 모른다." 193


나는 민지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어쩌면 우리 모두가 격차는 있을지라도 경게성 성격장애를 조금씩 겪고 있다고 본다.

단치 수치상의 차이로 범주에 포함되는가 그렇지 않는가 아니면 회복탄력성의 차이만 있을 뿐 같은 삶을 살고 같은 고통을 살고 있다고 본다.

오히려 이 책을 통해 나는 조금 더 솔직함을 배우는 계기가 된다.

나는 경계성 성격장애입니다.

소통부재? 이해 부재!

경계성 성격장애를 가진 작가가 담담히 적어내리는

이해받지 못했던 솔직한 이야기

이제 민지가 봄이 오면 예쁜 꽃봉오리가 생기는 더 멋진 여성으로 성장할 거라 믿습니다.

독자로서 그녀에게 마음의 꽃봉오리 한송이를 띄웁니다.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개인적의견을 기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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