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그래서 나도 고마운 사람이고 싶습니다
원태연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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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원태연을 아는가? 그대가 40대라면 사랑 詩를 쓰는 시인으로 원태연을 기억할 것이고 그대가 20대나 30대라면 히트 작사가로 기억할 것이다. 둘 다 아니라면 아래 글이 답이 될지도.

『넌 가끔가다 내 생각을 하지 난 가끔가다 딴생각을 해』

『손끝으로 원을 그려 봐 니가 그릴 수 있는 한 크게 그걸 뺀 만큼 널 사랑해』

‘얼마나 얼마나 더 너를 이렇게 바라만 보며 혼자 이 바보 같은 사랑 이 거지 같은 사랑’

총 600만부 국내 시집 판매량 1위를 기록한 작가이자, 태연 〈쉿〉, 백지영 〈그 여자〉의 작사가

명함만 해도 시인, 작가, 영화감독, 작사가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원태연 작가

1992년 그의 시 하나로 모든 사람들이 손끝으로 동그라미를 그려봐.

그걸 뺀만큼 널 사랑해라고 말하면 모두 오금저릴 만큼 신선했다.동그라미와 원태연은 항상 같이 따라다니는 복합명사일 정도로 유명했고 더 충격적인것은 그가 22살의 청년이였다는 것이다.

내가 20살에 알던 원태연작가는 이제 51살의 중년의 원태연이 되어 다시 내게로 다가온다.

이번에는 에세이집이다.

내가 이제까지 읽어본 모든 에세이형식을 거부한다. 원태연답다라는 생각이 든다.

제목이 "고맙습니다,그래서 나도 고마운 사람이고 싶습니다 "이다.

제목만 읽으면 고마운 대상이 당연히 3인칭이다.

하지만 책장을 펼치는 순간 완전히 뒤집힌다. 그 대상이 자신인 것이다.

에세이형식의 윤동주의 참회록이나 자화상같은 느낌이랄까?

나는 30년만에 만난 그가 엄청난 사람으로 다가와 소위 문학권력층을 형성하여 꼰대처럼 나 이런 사람이야하며 첫 글자부터 마지막 부호까지 자랑스러움으로 가득할 줄 알았다.

하지만 그는 변하지 않았었다.

여전히 글안에서도 차분하며 다소곳하게 툭툭 웃음을 던질 말을 던지는 그런 중년의 아저씨로 살아가고 있었다.

시같지만 단 몇줄만으로도 자기를 표현하는 핵심을 정확하게 던졌으니 그간 내공의 종합같다.

제목마저도 한 줄의 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에게서 배운다.

하지만 번민하는 모습이 자주 보여졌고 내가 그를 찾지 않는 사이에 무슨일이 있었나하고 찾아본다.

그제서야 내가 원만 열심히 그리느라 찾지 않았던 그가 작사가였고 감독이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시인으로서 고민이 에세이글에서 오버랲된다.

원태연은 ‘국내 시집 판매량 1위’ 타이틀을 거머쥔 시인이자, 태연, 백지영, 성시경, 장나라, 허각 등 당대 최고 발라드 가수들의 노랫말을 쓴 작사가다. 시인이자 작사가로 대중의 큰 사랑을 받던 2002년. 시집 『안녕』을 끝으로 그는 스스로 시인이기를 포기했다. ‘시를 쓰는 일이 더 이상 고통스럽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상했다. 시는 힘들게 쓰여야 했다. 앓아야 했다. 아파야 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기술적으로 시를 쓰는 자신을 발견했다. 시는 너무나 쉽게 쓰였고, 그때부터는 그런 자신을 마주하는 일이 무엇보다 괴로웠다. 독자들 앞에서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그래서 더 이상 시를 쓸 수 없었다.

시를 손에서 놓은 그는 작사가로, 영화감독으로, 웹드라마 작가로 시가 아닌 글을 썼다. 그가 쓴 노래가 어디서나 흘러나올 정도로 큰 성공을 경험했고, 영화감독으로 세상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기뻤다. 행복했지만 세월이 흐르니 자연스럽게 시가 생각났다. 태어난 곳으로 되돌아가는 연어처럼 그도 시인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어느 순간 간절해졌다. 남은 생을 위해 다시 시를 써야만 했다."

하지만 글을 읽는 도중에도 책장을 덮는 마지막 까지도 원태연 답다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제목을 바꾸어 지어본다.

나,원태연 고맙다, 그래서 나에게 고마운 사람이고 싶습니다.

나는 호기심이 많은 아이였습니다.

내가 뭘 모르고 있지?

뼈를 때리는 정답:나

나 :내편. 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사람을 찾습니다.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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