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상상력 공장 - 우주, 그리고 생명과 문명의 미래
권재술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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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살면서 교과서로 배운 과학책 말고는 아주 관심있는 분야가 아니여서 과학서적을 접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 한때 유행하던 코스모스도 그 두께에 혀를 내두르며 쉽게 들 생각도 하지 않았다. 미지의 세계이고 너무나 방대하여 그만큼의 지면도 부족하다는 뜻이겠지? 우주론에 대해선 호기심이나 달토끼에 대한 상상력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언젠가는 한번은 양자역학정도의 지식은 가지고 있어야 되지 않나하고 생각도 들던 때도 있었다. 서평으로 도착한 도서에 우주란 단어를 들고 과연 내가 이 책을 마칠 수 있을까 겁을 먹었다.

하지만....이 책 참 쉽다. 친절하다. 거기다가 재미있다. 옆집아저씨가 어린 꼬마을 지붕위에 데리고 올라가 흑빛보다 까만 하늘에 쏟아질만큼 무수하게 떠 있는 별들을 가리키며 태초부터 태종까지 우리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느낌을 이 책에서 받았다.

나의 과학적 우주론적 사고가 아직도 중등 또는 아마 초등지식일텐데 어렵지 않게 잘 설명되어 있어 이해를 하고 싶으나 어려운 용어에 질려버렸던 과학초보자용으로 아주 적합한 우주서라고 생각이 든다.

이제 조금 더 난이도가 있는 책을 보는 배경지식을 갖는 계기를 만들어준 책이 우주, 상상력 공간인 것 같다.

인문학도인 나는 또 시간을 뜻하는 宇와 공간을 뜻하는 宙인 지구의 또 다른 집에 되어주는 우주라는 곳에서 살아가는 존재로서 더 커다랗게 현세를 바라보는 눈을 갖게 되고 많은 내멸종을 거쳐 탄생하게 된 인간이라는 존재의 가치를 다시 한번 자각하게 되며 미물이나 또 다른 한편으로는 엄청난 존재라는 것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에 대한 더 큰 상상력을 어린아이처럼 상상하게 된다.

평이하고 친절하게 안내해주신 저자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기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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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면하는 마음 - 나날이 바뀌는 플랫폼에 몸을 던져 분투하는 어느 예능PD의 생존기
권성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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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이 없는 곳에서 스스로가 시스템이 되어야 하는 방송업계에서 PD로 살아가는 저자 권성민님의 이야기이다.

브랜드가 되어야 하고 살아남는 자신만의 컨텐츠를 담기위해 많은 사람들이 매일의 삶에 매진하고 있다.

모두들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고 그런 공간을 만들기도 하고 찾기도 한다. 하지만 거기에서 목숨만 부지하는 생명연장뿐인 삶을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은 없다. 자신만의 컨텐츠가 담긴 삶을 살고 싶기에 부던히도 애쓰지만 잘해나고 있는 것인지 맞는 것인지 도통 알 길이 없다.

일년동안 나의 무언가를 찾아보겠다고 애쓰다가 두달동안 주춤하는 사이 그런 애씀조차도 내려놓고 있을때 한 두 사람씩 손을 내밀어 준다. 기존의 모든 내가 만들어 놓았던 스스로 감옥카톡방에서는 여전히 사람들의 살아가는 분투기가 매일 진행되고 있다. 순간 어제의 동행인의 되었다가 오늘은 이방인으로 전락되어 버린다. 잠시 내 갈 길을 잃어버린 아이처럼 이정표에서 헤매고 있다. 이 책이 그 순간에 만난 책이다. 물론 총성없는 전쟁터인 것은 이곳이나 그곳이나 같지만 대중에게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는 현장에서 일하는 방송계에서는 더 숨가쁜 나날일 듯하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꾸준히 자기 마인드를 유지하며 나다운 방법으로 삶을 이끌어가는 작가를 보게 된다. 몇 줄씩 그은 그의 말들이 내 삶에 스며들어 오며 다시 삶의 상수를 만들라고 손을 내미는 것 같다.

애쓰다보니 내가 힘이 너무 들어갔나보다. 새로운 것이 익숙해지려면 꾸준히 하는 상수가 필요하고 그러다보면 뭔가 나올 거고 그것으로 인해 또 다른 새로움을 얻을 뭔가를 만들어내다보면 내 길을 가고 있을지 모르니깐 말이다. 오히려 당위적인 말이나 나 잘났어요이야기로 진행되었다면 그들이 노는 판을 보는 관객모드를 취했을 것인데 오히려 반대여서 흡수력이 좋았던 글들이다.

담백하고 깔끔하고 당위적이지 않은 그의 말투들이 좋다. 나는 여자피디인줄 알았다. 너무 곱게 생기셔서 말이다.

애쓰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편하게 길을 걸어가라고 던져주는 아스피린 같은 책이다.


한겨레출판으로부터 도서를 무상제공받아 주관적으로 기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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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만 모르는 진실 특서 청소년문학 29
김하연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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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죽은 얼마뒤 학교옥상에서 자살한 제갈윤으로 부터 같은 동아리 친구들 4명고 학교에 편지와 제보가 들어온다.

"내 죽음에 책임이 있는 너희들에게"

왜 윤이가 죽었는지, 편지를 전달하고 학교 오픈채팅방과 교장선생님께 글을 올린 사람은 누구인지 아무것도 모른채 서로 쉬쉬하다가 담임과의 대화에서 하나씩 실마리가 잡혀나간것은 책의 마지막 부분이다.

윤이가 죽은 것은 아마도 엄마의 죽음이 아니라 가장 가깝다고 생각한 사람들로부터 자신의 존재를 이해 받지 못하는 것이였을 것이다.

그런 그녀의 죽음이 안타까워 하기보다는 모두가 죽은 윤이를 탓하고 발뺌하는 비겁한 태도로 일관되는 모습을 본다.

그 과정에서 엄격한 규율만을 주장하던 교장선생님도, 바쁜 업무로 인하여 잘 들어주지 못한 담임샘도 다시 한번 고민을 한다.

너희에게는 너무나 많은 시간과 기회가 있다는 희망, 길을 잃은 아이에게 언젠가는 네 인생이 뒤집히고, 너만의 빛을 내뿜을 수 있을 거라고 속삭여주고 싶은 뒤늦은 후회들뿐이다. 그래서 두번 더 후회하고 싶지 않은지도 모른다.

어떤 거지 같은 상황속에서도 나에게는 선택의 기회가 있다고, 그 기회만큼은 누구도 빼앗지 못한다고. 하지만 올바른 서택이 무엇인지 안다고 해도 그걸 행동으로 옮기는 데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다....남자의 선택이 옳았는지 아닌지 다른 사람은 판단할 자격이 없다고. 오로지 그 남자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본문중 137쪽)

본의아니게 피해자가 나오고 가해자가 다시 피해자가 되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늘 선택과 결정 그리고 행동간에는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늘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포기하고 싶은 오늘을 버티게 하는 건 그저 약간의 다정함일 뿐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서 편지의 내용으로 보아 그것이 법과 도덕에 어디만큼 저촉이 되는지는 몰라 잠깐의 혼선은 있었지만 친구의 죽음앞에 모두 관련된 친구들은 마음이 결코 편하지 않았다. 그것을 터뜨린 사람도 어쩌면 자기 나름대로 죽은 윤이에 대한 최소한의 용기를 냈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죽은 자도 살아나는 자도 다정함이 필요한 순간일지 모른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지원받아 주관적으로 기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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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땅의 야수들
김주혜 지음, 박소현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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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속 주인공들의 긴 삶의 시간과 질긴 인연만큼 한번 책을 잡으면 놓칠 수 없을 만큼 부드럽게 이어지고 읽기에 부담이 없다.

전쟁과 굶주림 그리고 반복되는 재회와 헤어짐 속에서도 사랑이 있고 삶이 있고 정치와 이념이 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사람들은 버티고 살아간다.

누군가는 가슴속 유품을 만지면서, 누군가는 독립이라는 신념으로, 또 누군가는 나를 알아줄 상대를 위해, 그리고 그저 자신의 출세와 안위를 위해 살아간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독립투사들과 기생들의 이야기, 뒷골목 거지촌의 왕초이야기, 사냥꾼과 사업가 그리고 혁명가의 이야기가 모두 담겨있어 여러편의 드라마를 보는 기분이다. 그 속에는 각자가 자기가 속한 곳에서 살아내가고 사회적 문제나 고찰이 꽤 섬세한 고증을 통해 이뤄졌다는 것이 모든 곳에서 등장한다.

보통 내가 이런 소설을 보면 철저히 애국주의자 입장으로 본다.

빌어먹을 전쟁따위고, 외로운 같은 것도, 다 엿이나 먹으라고 해. 계속 살아남아.

삶이 참 끈질기고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낸다.

소설속의 인물들의 삶을 함께 넘기다보니 진이 다 빠진다.

살아낸다는 것이 이토록 힘이 들다는 것을 소설속에서 경험하기는 또 처음인 것 같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인생을 그렇게 빡빡하게 살 필요가 없다는 생각마저 드게 한다.

살려고 몸부림쳤던 순간들을 벗어던지고 눈밭에서 떨어지는 눈을 보며 누워 삶을 편안하게 마무리하는 느낌이 어떤 느낌인지도 짐짓 이해가 가는 모습이다. 진부한 사랑이야기만 했다면, 피튀기는 암투의 이야기였다면,꼭 이루어야 하는 당위적인 혁명의 이야기만였다면 아마 이 책을 부여잡고 있는 시간이 힘겨웠을 지도 모른다. 적절하게 섞이고 살아남은 자들의 이야기처럼 물흐르듯 진행되는 스토리가 오히려 더 삶을 무겁게 바라보게 하는 책이였다고 생각한다.

사는게 버겁다고 생각하는 분들께 권하고 싶다.

사는것 보다 살아내는 것이 어쩌면 더 버겁다는 것을 경험하며 사는게 덜 힘들수도 있을 것이다.

서평도서를 출판사로부터 무상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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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생존자입니다 - 삶을 가두는 트라우마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한 31가지 연습
허심양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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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가두는 트라우마에서 자유러워지기 위한 31가지 연습

책을 읽기전에는 우리가 병이라고 읽힐만한 트라우마가 얼마나 될까? 이 책은 읽는 것이 도움이 될까? 심리학 책에서 봐왔던 일종의 것들의 또 다른 책일까 싶었다. 하지만 읽어나가면서 형태는 다르지만 우리모두는 어떤 식으로든 한가지 이상의 트라우마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오늘을 살아내기 위해 그것들을 긍정이라는 틀안에 가둬놓고 나는 왜 그럴까하는 자책들을 해왔다고 본다.

어쩌면 우리가 말하는 작은 슬픔조각들로 만들어낸 트라우마들이 오늘을 버티고 살아가는 채찍이 되기도 하고 좌절하게 하는 무언의 마력같은 일들을 겪고 산다. 나는 그런것들과 싸워 이겼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것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방법을 위해 스스로가 매일의 싸움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왜냐고? 살아야 하니까이다. 그런 의미에서 책의 제목이 주는 의미가 상당히 크게 울림이 되어 다시 돌아온다.

<우리는 모두 생존자입니다> 맞다. 우리는 생존자이다.

나도 이 사례 중간에 있는 미친 듯이 바빠야 내 마음에 뭐가 일어나는지 모르는 척할 수 있다는 글이 들어왔다.

왜 나를 늘 채찍질하고 스스로에게 끊임없는 책임을 물을까?

아무도 강요하지 않는 일들에 혼자 발을 구르고 그것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왜 자책을 하며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을까?

가정폭력은 없었지만 아무래도 어린 시절 아빠의 사고로 인하여 모두가 무언의 부채의식을 갖고 있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아빠의 희생어린 삶에 조금의 생채기를 내지 말아야 한다고 모든 형제들이 약속을 한듯이 우리는 허튼짓을 하지 않기 위해 무던히도 애썼다고 생각한다. 그건 부모가 한번도 강요하지 않았던 책임들이지만 삶이 우리를 그렇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것이 어김없이 드러나던 것은 내가 누군가의 엄마라는 호칭을 듣고 나로 살기 위해 몸부림치던 때 답을 얻었다. 그것을 알아챘을 때 오히려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른채 살았다면 아마 나는 영원히 자책감에 휘둘려 나를 태웠을 거니깐 말이다.

"많은 트라우마 생존자들이 자신이 택했던 대처 방식에 대해 자책합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매일을 살아내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진 전략으로 스스로를 지켜낼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과거 위기 상황에서도, 현재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생존전략에 대해서도 수용과 변화의 시소타기를 해보는 겁니다. 우리의 생존 반응이 도움이 되었고 나를 살려주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합니다. 동시에 현재 내 삶에 효과적인 새로운 전략을 배우고 연습해야 합니다. 존중한 이후에야, 우리는 비로소 다른 전략으로 바꿀 힘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79쪽

이 책에서 가장 신선했던 부분은 수용과 변화의 변증법이다.

"수용은 과거의 사실과 현재의 사실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사실이라는 건 평가나 왜곡이 아닙니다.폭력적인 아버지 때문에 오랫동안 불안에 떨어야만 했던 사실, 그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상대에게 맞춰주는 대처 방식을 사용했다는 사실, 그런 방식이 자신을 보호했다는 사실, 지금은 그런 방시이 대인관계에서 자신을 힘들게 하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는 겁니다. 인정하고 수용하는 건 용서나 체념과는 다릅니다. 말 그대로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수용하고, 그렇다면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무언인지에 초점을 맞춥니다.....고통스러운 감정이 자꾸 찾아올 때, 원하는 삶을 사는데 방해가 될때, 이 변증법 태도를 떠올려보면 무엇부터 시작하는게 좋을지 찾게 될 것입니다.69쪽"



저자 또한 운전미숙으로 사고를 당한 후 트라우마로 인해 다시 운전대를 잡는데 2년여의 시간이 걸린 경험을 이야기하며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사람에게 천천히,천천히 자신을 어루만지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그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공감과 연대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모두 여러 어려움 속에서 목숨을 잃지 않은, 목숨을 포기하지 않은 '생존자'입니다. '살아남은''우리는, 이제 '살아가는'방법도 배울 수 있습니다."

혼자만의 문제라고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가만히 연대의 권유를 해볼만한 책으로 추천합니다.

우리 모두는 함께 생존해야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한겨례출판으로부터 도서를 무상제공받아 주관적으로 기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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