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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라면 어떻게 할까? - 위대한 철학자들에게서 듣는 일상 속 고민 해결법!
마커스 윅스 지음, 임소연 옮김 / 시그마북스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외국인이 쓴 책들을 읽다보면 가끔은 아주 독특한 구성과 내용의 책을 만나는 일이 있다.
'니체라면 어떻게 할까?'라는 책도 내가 그동안 읽었던 책들 중 매우 독특한 구성과 내용을 가지고 있는 책이다.
매우 작은 글자체로 많은 내용을 담고 있으면서 그림과 요약으로 보충 설명을 충분히 해주고 있다.
글자체가 이렇게 작은 책은 아마도 처음 보는 것 같다.
한 권의 책에 많은 내용을 담으면서 독자에게 충분히 전달하고자 하는 작가의 애정이 물씬 느껴지는 책이다.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철학자 니체가 세상 속 고민에 답을 제시해주는 책으로 생각했다.
살면서 만나게 되는 고민들의 니체식 실존주의적 해법을 기대하면서 첫 페이지를 읽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조언을 해주는 철학자는 니체만이 아니다.
여러 철학자들이 일상 속 삶의 고민들에 대한 대답을 말해주고 있다.
내가 아는 철학자도 있지만, 처음 이름을 들어보는 철학자도 매우 많다.
총 5개의 카테고리로 나누어져서 일상속 고민과 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관계 / 일 / 라이프스타일 / 여가시간 / 정치
현실감 있는 고민들을 문제로 던지고, 이에 대해서 여러 철학자들이 조언을 하고 답을 준다.
아니, 어쩌면 답은 독자인 내가 찾아야 할 것 같다.
철학자들의 조언은 참고사항일 뿐이다.
일상 속 고민이라고 하기에는 어떤 고민은 너무 독특하다.
첫번째 챕터인 관계에서는 8개의 고민이 제시되는데, 그중 절반 이상이 평범한 고민이 아니다.
친구의 애인이 바람을 피우고 있는 사실을 알았는데 이 사실을 친구에게 말할까요?
사람들이 그러는데 우리 아빠가 진짜 제 친아빠가 아니라는데 어쩌면 좋죠?
남자친구가 대부분의 시간을 컴퓨터게임과 SNS에 허비하는데 어쩌면 좋을까요?
남자친구가 생일선물로 신발을 사줬는데, 제 마음에 들지도 않고 예쁘지가 않아요.
새 애인이 육체관계에 너무 집착하는 것 같은데, 이렇게 느끼는 제가 잘못된 것일까요?
이 책에서 조언을 주는 철학자들은 정말 많다.
니체를 비롯하여 칸트, 벤담, 보에티우스, 보부아르, 제논, 부처, 쇼펜하우어, 플라톤, 프로타고라스, 아리스토텔레스, 아퀴나스, 장자, 밀, 쇼펜하우어, 마르크스, 샤르트르...
많아도 너무 많다.
이 많은 철학자들의 사상과 철학을 공부하고 습득해서 일상 속 고민의 해답으로 풀어나가는 저자의 학습력과 표현력이 진정 대단한 것 같다.
고민이 독특하기는 하지만, 어쩌면 간단한 질문인데 철학자들의 대답은 매우 복잡하다.
일상의 고민이 간단해보이지만, 그에 대한 해답을 찾는 길은 난해함을 보여준다.
간단해 보이는 고민 속에도 철학이 있고, 그 철학은 철학자에 따라 해석이 나뉘기 때문에 해답은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살아가는 하루하루의 모습들이 간단치만은 않다는 것이 새삼 느껴진다.
철학자들의 조언을 다각도에서 보여주지만, 이를 토대로 저자가 명쾌한 결론을 내리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 철학자는 이렇고, 저 철학자는 저런데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라는 질문을 던진다.
철학자의 조언은 조언일 뿐 결정은 역시 본인이 내려야 한다.
"절대적인 참은 없고, 모든 참은 그저 상대적인 것이라 주장하는 사람은 그를 믿지 말라고 말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니 그를 믿지 마라.(로저 스크루톤)"
"우리는 가장 모르는 것을 가장 잘 믿는다.(미셀 몽테뉴)"
"당신이 진정 진리를 추구한다면 가능한 모든 것에 대해 최소 한 번은 의심을 품어야 한다.(르네 데카르트)"
책을 읽으면서 공감이 가는 명언들이 참 많다.
주제별로 여러 고민이 하나하나 독립개체로서 제시되고 있어서 이 책은 읽고 싶을 때 마음이 가는 고민의 페이지를 찾아서 읽으면 된다.
책을 처음부터 읽다가 지금의 내 현실에 딱 와닿는 고민들을 몇 개 찾아서 먼저 읽어보았다.
Q.[일] 거의 아무일도 안 하면서 부유하게 사는 사람들도 있는데, 왜 저는 먹고 살기 위해 야근을 밥 먹듯 해야 할까요?
불공평에 대한 자신의 생각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서 문제의 핵심을 파악해야 한다고 한다. 이는 소크라테스의 방식이다.
빈부 격차에 대한 문제는 그리스 시대부터 철학자들이 고심했던 문제라고 한다.
불공평을 이야기할 때 거론되는 키워드는 평등, 정의이다.
고소득자는 저소득자가 외치는 평등을 시기라고 외면하고, 저소득자는 불평등 문제를 탐욕이라 비난한다.
서로 상대적인 것이다.
그리고, 부의 축적에는 무엇인가 이유가 있기 때문에 불평등을 단순한 재분배만으로 해결하는 것은 또 하나의 불공정이라고 말한다.
결론을 한마디로 내리기는 어려운 것 같다.
Q.[라이프스타일] 저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알아야 할 것은 우선 덕이라고 한다.
선함, 정의, 용기, 관용, 관대함 등이 덕의 하나이다.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좋은 사람이라 생각하는 사람을 찾고, 그들의 선한 행동을 흉내 냄으로써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좋은 사람이 되려는 사람을 위해서 니체의 조언을 마음에 새기라고 한다.
"타의 모범이 되고자 하는 자는 자신의 미덕에 어리석음 한 방울을 더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다른 사람이 그를 모방하는 동시에 그를 넘어설 수 있고, 사람들은 지나치게 완벽한 사람보다는 이런 사람을 좋아한다.(니체)"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덕을 알고, 선행을 실천하면서 조금은 어리석음도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느껴진다.
Q.[라이프스타일] 이 세상은 악으로 가득 찼습니다. 이런 세상에서 어떻게 신의 존재를 믿을 수 있나요?
이 질문은 수많은 사람이 한 질문이라고 한다.
왜 아무런 잘못도 없이 고통을 당하고 죽는 사람들이 있는 것인가는 오래된 질문이라고 한다.
에피쿠로스는 전지전능하고 자비로운 신이 존재한다면 세상에 악은 없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기 때문에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독교 철학자들은 신이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주었고, 그 인간이 신처럼 완벽한 존재가 아니기에 악한 일을 저지른다고 설명을 한다.
신은 과연 있는 것일까?
칸트는 신은 인간의 영역 밖에 있기 때문에 신을 믿고 안믿고는 신앙의 문제이지 논리적인 증명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무신론자들은 신은 인간의 희망과 두려움을 반영해 만든 발명품이고, 종교는 위안이라기보다는 아픈 사회의 증상이라고 말한다.
신이 있고 신을 믿는다면 천국에 가고, 신을 믿지 않는다면 지옥으로 가는데,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얻는 것도 잃을 것도 없다고 파스칼은 말했다.
진정 복잡하고 난해한 질문과 해석이다.
하나의 고민에 대한 여러 철학자들의 대답과 조언을 읽다보면 여러가지 생각이 머리 속에서 교차한다.
일방통행식의 조언이 아닌 다각적인 여러 방향의 조언을 보여주기 때문에 한가지 질문에서 떠오르고 느껴지는 생각들도 다양해진다.
사고의 폭을 넓혀주는 철학책이라는 생각이 감히 든다.
이 책의 제목은 "철학자들은 어떻게 할까?"가 더 적합한 제목이다.
니체를 포함한 여러 철학자들이 조언을 해주기 때문이다.
각기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철학자들이 보여주는 삶에 대한 해답과 조언을 이 책에서 가벼우면서도 진중하게 만날 수 있다.
침대 머리맡에 두고서 잠자기 전에 한 편씩 읽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하루의 일상을 보내고 정리하면서 그 날 마주친 여러 고민들이 철학적으로 해석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 같다.
※ 니체라면 어떻게 할까? 독서후기 포스트는 책과콩나무카페 그리고 시그마북스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