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 함께 사는 법 - 오늘을 살리는 과거 청산의 현대사
김지방 지음 / 이야기나무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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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역사라는 말 대신에 과거사라는 말을 쓰는 역사속의 사건들이 있다.

과거사란 피해자가 있고 가해자가 있는 역사적 사건으로써 보통 청산이라는 용어가 함께 사용되는 과거 청산의 현대사이다.

그 과거사를 청산한 국가도 있고, 청산이 진행되고 있는 국가도 있고, 청산한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도 청산이 진행중인 국가도 있다.

이 책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프랑스,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 캄보디아의 과거사 사건에 관한 책이다.

청산해야 할 과거사 사건 속에서 피해자에게는 가해자가 적이고, 가해자에게는 피해자가 적이다.

저자가 말하는 '적과 함께 사는 법'이란 피해자와 가해자가 서로 각자의 입장에서 적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과 공존하기 위한 현명한 과거사 청산 방법을 말한다고 생각되었다.

저자는 이 책의 저술 목적을 '인간과 시대가 빚어내는 드라마, 그 아름다운 결말을 위하여'라고 말한다.

 

이 책의 저자는 신문사 기자이다.

저자는 자신의 의견과 함께 과거사 사건들을 인용과 인터뷰 형식을 이용하여 기술하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는 과거청산의 현대사는 모두 7가지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 갈등 청산, 캄보디아의 좌파 독재 청산, 아르헨티나의 우파 군사정권 청산, 프랑스의 제2차 세계대전 나치 부역자 청산, 미국의 흑인 차별 역사 청산, 한국의 여수·순천사건, 한국의 5·18 광주민주화운동이다.

이 책의 내용은 좌파 관점도 아니고 우파 관점도 아니고, 진보 관점도 아니고 보수 관점도 아니고, 가해자 관점도 아니고 피해자 관점도 아아니다.

대결과 분열을 조장하는 역사가 아니라, 이해와 화합을 빚어내는 역사서를 지향함을 저자는 말하고 있다.

그래서 저자가 말하는 이 책의 주제는 '죄악, 청산, 용서, 화해, 공존' 이다.

 

'화해하고 용서하자는 것은 좋은 것이지만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두고 화해하자는 것인지 주어와 목적어를 찾아 문장을 완성해야 한다.'

화해와 용서에는 주어와 목적어가 분명해야 한다는 말이 참으로 공감이 가고 인상적이다.

 

미국은 한학기 동안 역사 시간에 '피츠버그 전투'만을 공부한다고 한다. 

그 전투에 둘러싼 정치적 논란, 사회경제적 배경, 군사 전략, 무기, 장군과 병사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탐구하며 역사 공부를 한다고 한다.

암기위주의 우리 역사 교육과는 차원이 다른 교육이다.

제대로 된 역사 교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픔을 모르는 사람은 깊이가 없다'

저자에게 선배가 해 준 말이라고 하는데, 공감이 가는 말이다.

내가 회사 후배에게 이 말을 해주었더니 회사 후배는 고개를 끄덕이며 깊은 공감을 하는 반응이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20세기 전반까지 영국과 네덜란드가 식민지 다툼을 벌인 땅인데, 최종 승리는 영국의 것이었다고 한다.

남아공의 인종 차별 청산에는 투투 신부의 활약이 컸다.

투투 신부는 남아공의 흑인 인권운동을 이끌었으면 그 공로를 인정 받아 1983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넬슨 만델라 대통령은 과거 백인의 인종 탄압과 흑인의 폭력적 저항에 면죄부를 주기 위하여 진실과 화해 위원회를 설치하였고, 투투 신부가 위원회 의장으로 선출되었다.

투투 신부는 인종 차별 역사 청산에 식기세척기가 되고 싶어했다고 한다.

진실과 화해 위원회는 청문회를 통해서 사면 대상을 판단하여 사면을 진행하였는데, 사면을 신청한 사람은 7,000여 명이었지만, 실제로 사면을 받은 사람은 1,200여 명이라고 한다.

남아공의 역사 청산 과정을 기술하면서 저자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함께 받아들일 수 있는 진실이 존재하는지, 그리고 과거청산이란 도대체 무엇인지를 질문하고 저자 나름의 의견을 제시한다.

남아공은 인종 차별의 과거 청산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흑인의 삶의 질이 과거에 비해서 월등히 좋아지지는 않았다고 한다.

백인은 여전히 흑인보다 부유하고, 백인이 여전히 사회적으로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고, 인근 국가에서 남아공으로 온 흑인을 남아공 주민들이 폭력적으로 몰아내는 흑흑 갈등도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잘못된 장기간의 역사를 청산이라는 순간의 이벤트로 복구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상적인 공동체 실현은 참으로 어려운 과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투투 신부는 이렇게 말했다.

"나의 인격은 당신의 인격에서 나옵니다.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당신의 인격이 향상되었을 때 나의 인격도 따라서 향상됩니다. 마찬가지로 당신의 인격이 비인간적이고 냉정한 것이 될 때, 나 또한 그렇게 됩니다. 용서는 실제로 자신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최상의 길입니다."

과거 청산에서 용서가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라는 것을 잘 표현한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피해자가 가해자를 용서하는 것이 진실로 과연 가능한 것일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남아공 내용을 읽은 후 맨 마지막 장에 있는 우리나라의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부분을 먼저 읽었다.

광주 트라우마센터가 소개되고, 센터의 강용주 대표가 소개되었다.

강용주 대표는 고등학생 때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고, 그 당시에 의사들의 헌신적인 의료활동을 보고서 의사가 된 사람이다.

강용주 대표가 5·18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내용과 대학 재학 중 1985년 유학생 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안기부 남산 지하실에서 고문을 받은 내용이 기술되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을 이어오며 지속적으로 과거청산을 해왔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가 결여되어 있었다. 그것은 바로 희생자의 관점으로 보는 것이다.'

5·18 생존자들이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를 강용주 대표는 그렇게 말했다.

5·18 희생자들의 치료를 담당하는 치유팀장과의 인터뷰 내용에서 '다윗과 솔로몬이 시므이를 죽이는 것을 보면 용서와 심판은 따로 있는 것이다' 라는 말이 나온다.

용서와 심판은 다른 것이고, 따로 있는 것이다.

5·18 희생자들의 증언이 인용되고, 전두환 전대통령의 사과문이 나오고, 재판과 사면 과정이 나온다.

5·18 운동에 대한 배경, 탄압과정, 시민군의 저항에 대해서는 이 책에 상세한 내용이 언급되지는 않았다.

아마도 그 부분은 다른 책에 맡기고 이 책에서는 오직 청산과 용서, 화해, 심판 관점에서만 기술을 한 것으로 생각되었는데 그 점이 조금 아쉽게도 느껴졌다.

희생자들이 겪는 트라우마에 대한 설명에 가려서 청산 과정이 다른 국가의 과거사 청산 내용에 비해서 분석과 해석이 상세하지 못하다는 느낌이 약간 들기도 하였다.

 

캄보디아의 좌파 독재 청산 내용은 S-21 이라는 교도소 책임자로 있던 두크의 단죄 과정이 주요 내용으로 다루어졌다.

크메르루주 군인들이 미국의 하수인 정권을 몰아내 캄보디아를 장악하고 크메르루즈 혁명가들은 중국보다 더 빠른 속도로 공산주의 혁명을 완성할 수 있다고 큰소리 쳤다고 한다.

하지만, 완벽한 공산주의의 환상은 곧 무너졌고, 급진적인 크레르루즈 정권은 중국과 소련도 외면했다고 한다.

S-21 교도소에서 처형당한 사람들은 죄가 있어서 처형당한 것이 아니라 처형당하기 위해 죄를 뒤집어썼다고 한다.

두크의 인생 과정을 보면서 인간이 얼마나 잔인한 가를 볼 수 있었고,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얼마나 극도의 경계심을 가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선량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게 됨을 느낄 수 있었다.

캄보디아의 처절했던 과거사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정의와 치유를 혼동해선 안된다. 재판의 목적은 피해자를 치유하는 것이 아니다.(르몽드신문 기사 내용 중)'

과거사의 가해자를 심판하고 재판하는데 필요한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르헨티나의 우파 군사정권 청산 내용에서는 독재시절 실종된 아기를 찾는 오월광장 할머니모임의 활동을 주로 다루고 있다.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우파 군사정권은 반정부 활동, 노조 활동, 대학생, 마르크스 사상에 호의적인 20대와 30대의 젊은이들을 집중적으로 탄압한다.

그 젊은이들 중에는 결혼한 임산부도 있었는데, 출생한 아이들을 빼앗아 다른 군인이나 보안부 관료에게 맡겨 키우도록 하였다. 

출생후 부모에게서 떨어져 성장한 아이들은 아르헨티나의 라푼젤들로 표현하고 있다.

자신들의 정치적인 활동을 위해서 아기를 빼앗는 일을 했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는 비인간적이고 잔인한 행동이었다.

남미의 여러나라가 70년대와 80년대에 군사독재를 겪으며 미국을 지원을 받아 좌파 세력을 숙청하는 작업을 하였는데, 아기를 훔쳐가는 일은 아르헨티나에서만 있었다고 한다.

자신이 입양되어 자랐다는 것을 나중에 안 빅토리아는 원래 부모의 집안 사람들과 가까워지면서 당시의 심정을 이렇게 말했다.

"하나의 과정이었어요. 모든 것을 지우고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한순간 하루아침에 가능하지 않았지요. 사람이 기계처럼 껐다 켜서 다시 시작하게 할 순 없잖아요."

과거사 청산과 화해가 되더라도 피해자는 한순간 그 피해 사실을 잊을 수 없고, 화해와 용서는 마음 깊은 곳에서 진실로 행해지는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르헨티나의 과거사 청산 내용을 읽으면서 타국의 과거사에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우리의 과거사 청산에 참고해야 할 역사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프랑스의 제2차 세계대전 나치 부역자 청산은 냉혹했다.

2년간에 걸쳐 조국을 배반하고 나치에 협력한 1만여 명의 부역자를 처형했다고 한다.

'부역자가 다시 생기지 않도록 부역자를 처벌해야 한다.'

'증오가 아니라 정의의 실현이다.'

일제시대를 경험한 우리나라와는 많이 다른 청산 방식이었고, 프랑스에는 과거청산이라는 말이 없고 숙청만이 있었을 뿐이라고 한다.

알베르 카뮈는 숙청론자였고, 프랑수아 모리아크는 숙청반대론자였다.

카뮈와 모리아크의 논쟁이 기술되었는데, 카뮈가 모리아크에게 패배한 것으로 결론이 지어진다.

저자는 프랑스에서 일어난 숙청은 인류의 공존과 평화를 보장할 수 있는 태도와 거리가 멀었고, 드골이 권력 장악을 위해서 반대 세력을 제압하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고 말하며, 우리가 프랑스의 과거 청산을 같은 시기 우리가 경험한 친일파 청산의 실패에 인용하는 것은 잘못을 되풀이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정말 저자의 의견이 맞는 것인지 그리고 우리나라에 합당한 의견인지는 판단이 서지를 않는다.

 

미국의 흑인 차별 역사 청산에서는 마틴 루터 킹 목사와 말콤 엑스를 비교하면서 기술하였다.

마틴 루터 킹의 인권 운동 활동에 대해서는 여러 책에서 보았는데, 말콤 엑스에 대해서는 이 책에서 처음 접해본 내용이었다.

두 사람은 흑인 인권 운동에 있어서 매우 반대적인 입장이었다.

킹 목사는 비폭력을 지향했고, 말콤 엑스는 폭력을 지향했다.

말콤은 사우디에 방문하여 사우디 왕자의 국빈으로 대접을 받으면서 이들이 백인인 듯한 태도를 보이지 않고, 흑인을 대하듯 하지도 않으며 같은 무슬림이라는 이유만으로 형제로 대한다는 것을 체험하며 많이 놀랐다고 한다. 

말콤은 흑인 민족주의에서 출발했지만 이슬람을 통해 인류가 피부색에 상관없이 형제애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고 '자신들의 유익을 위해 타인에게 폭력을 쓰는 것이 미국의 죄악'이라며 자신의 생각을 변경한다.

 

우리나라의 여수·순천 사건에서는 두 아들을 죽인 좌익 학생을 양자로 삼은 손양원 목사의 삶이 주요 내용이다.

김구 선생이 나오고, 이승박 대통령 나오고, 박정희 소령이 나온다.

잘 몰랐던 해방 이후의 한국 현대사를 볼 수 있었다.

손양원 목사는 좌익 학생에 의해 죽은 두 아들을 순교의 자식으로 생각하고 죽인 좌익 학생을 양자로 삼아 용서했다.

하지만, 두 오빠를 잃은 여동생에게 이러한 일은 큰 상처였다.

내가 생각할 때 과연 이것인 용서인지 그리고 현명한 행동인지는 판단이 되질 않았다.

저자는 손 목사의 딸이 좌익 학생을 용서한 것은 조용했지만 진심이 담긴 행동이었고, 용서와 화해를 실천하는 것이 역사의 희생자가 진실로 승리하는 방법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이 책의 제목은 '적과 함께 사는 법'이다.

과거청산의 현대사에서 가해자에게 피해자는 적이었고, 피해자에게 가해자는 적이었다.

이 책에서 좌파가 가해지인 경우와 우파가 가해자인 경우를 6개 나라의 7개 현대사를 통해서 기술하였다.

저자는 '적과 함께 사는 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지는 않고 있다.

판단은 독자에게 맡기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현대사에 대해서 더 공부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느낌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과거청산 현대사들은 집단간의 갈등이 극에 달한 역사의 사건들이다.

지금 발생하고 있는 갈등의 현대사도 언젠가는 또 청산해야 할 과거사가 될 수도 있다.

현대사에 대한 공부의 필요성, 그리고 그 공부를 통해서 현재를 파악하고 미래를 예측해야 하는 것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준 책이다.

그리고, 현대사 속에서 화해와 용서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보는 계기를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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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의 정석 - 행복한 인생을 만드는 직업 관리 노하우
조주연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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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직업관리와 이직에 대한 책을 읽었다.

한동안 이직을 계획하고 진행하다가 뜻하는 대로 잘 진행이 되질 않아서 직장을 옮기는 것 보다는 내 직업을 찾는 과정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지금은 잠시 이직 진행을 중단하였다.

이직을 중단했다기 보다는 이직이 중단되었다고 하는 것이 더 맞은 표현일 수도 있겠다.

성공적인 이직을 하기에는 내가 아직 부족함이 많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평소에 생각했던 평생직업에 대한 개념을 다시 확인하고 다질 수 있었다.

저자는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광고회사에서 10여년을 근무하고 지금은 다국적 서치펌 회사에서 헤드헌팅과 커리어 컨설팅 일을 하고 있다.

저자의 이력을 보니 3개 이상의 광고 회사를 다녔는데 저자도 직장 생활에 대해서 상당한 고민을 하며 몇 번의 이직을 하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저자의 이력은 책에 잘 드러나 있었고, 저자의  삶에서 직접 겪은 직장 생활에 대한 고민의 흔적들이 공감이 되었고 저자의 기술 내용에 대한 설득력을 뒷받침해주었다.

 

저자는 평생 직업의 시대에 직업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직업관리!

경력관리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았고 비슷한 개념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직업관리라는 말을 들으니 경력관리보다 직업관리가 한단계 더 고차원적인 용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력관리는 단순히 직장 생활을 위한 목적이지만, 직업관리라는 말은 평생 직업 생활을 위한 목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을 소모시키는 인생에서 벗어나라.(p.10)'

'당신은 어떻게 해서든지 일에서 벗어나 살고 싶은 인큐베이터 인생이길 원하는가? 아니면 일을 통해 자신을 알아가고 세상을 발견하며, 자기가 하는 일이 세상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알게 되는 무지개빛 경험을 하며 살기를 원하는가?(p.13)'

 

내가 지금까지 한 직장 생활은 약 15년정도이다.

이 책에는 지금의 나에게 참 유익한 말들이 많이 있었다.

나의 직장 생활과 직업 관리의 잘못된 점을 뒤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주었다.

 

'직업을 사랑하면 인생도 성공한다.(p.15)'

'떠밀리듯이 결정하지 마라.(p.35)'

'계산되지 않는 혜택과 비용도 계산해야 한다.(p.41)'

'작은 기회에 연연하지 마라. 기회를 보내야 진정한 기회를 잡을 수 있다.(p.53)'

'연차와 경력을 구분하라. 연차가 아닌 경력을 쌓아라.(p.70)'

'당신만의 브랜드를 개발하라. 그리고 전략적으로 포장하라.(p.206)'

'긍정의 커뮤니케이션을 하라.(p.234)'

 

내가 두 번의 이직을 하면서 실수했고 간과했던 내용들이 이 책에 고스란히 나와 있었다.

이직을 하면서 떠밀리듯이 결정했고, 계산되지 않은 혜택을 잘 몰랐고, 작은 기회에 연연했고, 나 스스로를 전략적으로 포장하지도 못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경력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나만의 브랜드가 지금도 없다.

 

지금까지 나는 내 직장 생활을 그냥 월급을 받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수단이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내 직업을 내스스로 사랑한 적은 거의 없었고, 항상 막연한 파랑새를 꿈꾸며 직장 생활은 대충 하는 식이었던 것 같다.

 

연봉 협상에 대한 노하우 내용도 매우 유익했다.

회사마다 연봉 구성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접근하고, 예전 회사에서 받았던 금액을 모두 말하고, 협상 시기를 알고 입사하라는 것이다.

이직하면서 연봉 협상을 제대로 못했던 내 실패한 이직의 과거가 또 생각났다. 

 

저자가 헤드헌팅을 하면서 만났던 사람들의 성공과 실패에 대한 내용은 많은 도움이 되었다.

'직업 안에서 성공하는 기본은 스스로의 결정에 책임을 다하는 마음가짐이다.(p.40)'

 

실제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들과의 인터뷰 기사는 현실감이 있는 사례로서 매우 인상적이었다.

정치학과 전공자의 쇼핑몰 패션제품 MD가 되기 위한 비전공자로서의 일관된 취업 준비와 성공 이야기, 다수의 이직 횟수가 단점이지만 단점을 극복하고 네트워크의 힘으로 이직에 성공한 마케팅 매니저의 성공 이야기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 책을 통해서 '콜드콜(cold call)'에 대한 개념을 처음 알았다.

'콜드콜은 모르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거나, 직접 방문해서 판매를 이끌어내는 방법을 말한다.(p.222)'

수많은 거절과 뼈아픈 말도 각오해야하고 단기적으로 성과를 끌어내겠다는 생각은 금물이나 힘든 만큼 보상도 큰 것이 콜드콜을 통한 영업이라고 한다.

콜드콜이라는 개념을 알은 것은 내게 큰 수확이다.

 

책을 읽으면서 참 진솔한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저자의 조언이 매우 현실적이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책 내용 전반에 깊은 공감이 되었다.

저자로부터 또는 저자가 있는 회사로부터 헤드헌팅과 커리어 컨설팅 서비스를 받고 싶다는 마음이 생길 정도로 이 책이 내용은 내게 매우 유익했다.

어려운 이론이나 이상적이고 이론에만 치우친 내용이 아니라 직업 현장에서 즉시 적용이 가능한 현실감이 묻어나는 내용들이 참 좋은 책이었다.

이제 다시 이직을 할 때는 이 책의 저자가 말해준 조언대로 실행을 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 다니는 직장에서도 직장생활에 임하는 마음을 바꿔서 성공적인 직업관리가 되는 직장 생활을 진행해나가야겠다.

 

앞으로도 이직을 준비하고 진행할 때 정석으로 활용할 만한 직업관리의 정석이라 할 수 있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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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피는 돼지
송현승 지음, 서하늘 그림 / 아롬주니어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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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참 특이한 동화책이다.

꽃을 좋아하는 돼지 또는 꽃을 먹는 돼지라고 한다면 무슨 의미인지 예상이 될 것 같은데, 제목은 꽃이 피는 돼지이다.

 


책 표지 그림을 보았을 때 도대체 제목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꽃 피는 돼지가 도대체 무엇일까?

표지 그림을 보니 심술궃어 보이는 어린이와 난폭해 보이는 돼지가 보일 뿐이다.

호기심을 갖고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주인공 돼지는 흑두이다.

흑두는 다른 돼지들과는 다르다.

털이 검고, 목덜미에 사자의 갈기와 같이 털이 나있다.

흑두는 해미네 집에서 길러지는데 같이 있는 흰돼지와 닭들에게 공격을 당하고 괴롭힘을 받는다.

흑두가 닭의 우두머리인 수탉에게 공격을 해보기도 하지만 수탉은 만만치 않은 상대이다.

 

흑두는 꽃을 좋아하고 꽃을 먹기도 한다.

특이한 돼지다.

꽃을 먹은 흑두의 등에서 꽃들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운다.

책 제목에서 말하는 꽃 피는 돼지는 바로 꽃돼지 흑두이다.

 

장마철 비오는 어느날에 흑두는 수탉과의 결투에서 수탉을 이기게 된다.

흑두의 용맹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흑두는 일반 돼지가 아니라 흑멧돼지이다. 

흑두는 꽃산의 흑멧돼지 우두머리의 후손이었다.

 

흑두의 등에서 꽃이 피는 신기함 때문에 흑두는 동물원으로 옮겨지고 거기서 같은 꽃돼지들을 만나는데, 그들은 흑두의 아빠와 엄마였다.

가족간의 상봉이 동물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그리고, 세 흑멧돼지는 동물원을 탈출하고 꽃산으로 간다.

 

다시 찾아 간 꽃산에는 왕초라는 뿔 달린 멧돼지가 우두머리가 되어 있었다.

흑두의 아빠는 왕초와 싸워서 이기고 왕초를 꽃산에서 쫓아낸다.

 

동물원에서 보낸 포수들의 공격으로 흑두 엄마가 다치고, 흑두 아빠도 왕초의 싸움에서 다치게 된다.

흑두는 아빠를 이어서 꽃산의 왕이 된다는 해피엔딩의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에서 흑두는 남과 다름이라는 자신의 한계에 굴하지 않고, 이를 극복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된다.

흰돼지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심지어는 자기보다 작은 수탉에게도 괴롭힘을 당하지만 그것으로 절망하지 않았다.

그리고, 수탉의 싸움 기술을 배워서 왕초와의 싸움에서 그 기술을 적용하기도 했다.

흑두가 자신의 터전으로 다시 가서 우두머리가 되는데는 흑두의 강인한 정신이 그 바탕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떠한 여건에서도 굴하지 않고 생존하고 난관을 극복하는 정신을 흑두를 통해서 배울 수 있는 동화였다.

 

흑두 멧돼지 무리는 착한 멧돼지 집단이다.

사람이 심어놓은 채소는 건드리지 않고, 구해온 먹이는 공평하게 나누어 먹었다.

나중에는 수탉이 닭들을 데리고 꽃산으로 와서 흑두와 함께 살게 된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른인 나는 돼지의 몸에서 꽃이 핀다는 것이 조금은 징그럽고 이상하게 느껴졌다.

마치 무슨 돌연변이를 보는 것 같았고, 이런 이상한 돌연변이가 동화책의 소재로 쓰인다는 것이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아마도 꽃으로 주인공의 특징을 아름답고 특이하게 표현하려 한 것 같은데, 내게는 너무 어색하게 느껴졌다.

아이들도 이런 생각을 할까?

함께 읽은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는 내 반응이 이상하다고 했다.

재밌는 동화인데 아빠가 이상하다는 반응이다.

사람마다 생각이 이렇게 다루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어른이 읽기에는 작은 교훈이 있고, 아이가 읽기에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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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개선 심리술 - 단숨에 마음을 가볍게 하는 기술
구리하라 마사나오 지음, 신주혜 옮김 / 지식여행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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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1930년생으로 일본 도쿄대 의대를 졸업한 정신과 의사이다.

24년 이상을 정신과 의사로 살아온 저자가 주는 자기개선에 대한 조언집이다.

제목은 자기개선 심리술이고, 부제목은 단숨에 마음을 가볍게 하는 기술이다.

그러나, 제목과 부제목이 이 책의 제목으로 충분히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정신과 의사가 자신이 살아온 과정을 바탕으로 들려주는 개인 생활에 대한 정신의학적 작은 조언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 두께가 그리 두껍지 않고, 글의 양도 많지 않고, 내용도 학술적이거나 어렵거나 심오하지 않아서 술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책 제목에서 보여주는 심리술이라는 단어보다는 심리노트가 더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 다루는 분야는 상당히 많다.

마음, 수면, 직장생활, 도박, 건강, 성희롱, 콜레스테롤, 전자파 등 그리고 정신과 의사의 생활에 대한 내용도 있다.


'병에는 자연스러운 시간적인 흐름이 있다. 회복될 때까지 감기는 2∼3일, 편도선염은 1주일, 폐결핵은 수년의 기간이 필요하다.(p.13)'

'너무 강력한 치료나 빠른 치료보다는 반걸음 정도 늦은 것이 좋다. 좋은 세공은 약간 무딘칼에서 나온다.(p.44)' 

과학을 전공한 의사이지만 저자는 자연스러운 치료를 강조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저자는 빠른 것과 속전속결만을 높게 평가하는 것은 일본 문화의 병폐라고 지적하였다. 

우리 역사를 뒤돌아보면 우리 문화는 느림의 문화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빠름과 1등이 문화의 중심이 되었는데, 이것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얻게된 일본 문화의 영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몸이 불편한 이유에는 마음의 불편함이 많이 작용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우울증의 증상은 그다지 심하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마음을 잡지 못해 회사에 회사에 출근하는 것마저 기분 내키는 대로 한다. 몸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에 쉴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환자에게 있어서 사실일지도 모르지만 객관적으로는 일에 대해 집착이나 긴장감, 노력을 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이 결근의 주된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p.15)'

저자는 요즘 마음을 잡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말하고 있다.

십수년을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나로서도 나와 주변 사람들을 생각해보았을 때 마음을 잡지 못하는 사람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의 병이 몸의 병이 된다는 말처럼 마음가짐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직장생활도 정말 그렇다.

직장생활을 즐기지 못하는 것이 과연 직장일이 힘들어서인지 아니면 내가 그 일에 대한 관심과 집착이 없어서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정신과 의사와 일반 의사의 가장 큰 차이점은 환자가 무슨(what) 말을 하는지보다 어떻게(how) 말을 하는지를 중시한다는 것이다. 혹은what 과 how 를 모두 의식하면서 진찰한다는 점이다.(p.26)' 

일상 생활에서도, 직장 생활에서도, 자녀와 대화를 할 때도 정신과 의사적인 진찰 대화법이 필요하다는 공감을 하였다.

보통 what 과 why 에 집중을 하며 대화를 하는데 상대방이 어떻게 말하는지를 살피면서 대화를 한다면 소통의 효과가 더 늘어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말해주는 명의 판단 방법이다.

명의는 매너가 좋고, 기본에 충실하고, 스스로를 선전하지 않는다.

스스로를 선전하는 명의를 경계해야 한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수면, 기상, 수면제, 술, 도박에 대한 내용은 지금의 내 생활과는 별로 연관이 없어서 내게 크게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자기 전에 술을 마시면 수분이 몸에 쌓이기 대문에 그것이 순환하는 혈액 속으로 들어가 혈액의 총량이 늘어나게 된다. 일정한 공간 안에서 여분의 물질이 들어가니 혈압이 상승한다.(p.77)'

자기 전에 술과 물을 마시면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정보를 얻게 되었다.

 

'감정이 불안정할 때에는 값싼 술을 많이 마시지 말고 되도록 좋은 술을 조금만 마시자(p.78)'

 

아마도 앞으로는 술을 마시면서 자기 전에 마시지 말라는 것과 좋은 술을 조금만 마시라는 저자의 조언이 생각날 것 같다.

 

직장에서의 인간 관계 개선을 위한 조언은 직장생활을 하는 나에게 매우 유익한 내용이었다.

 

부하를 괴롭히는 상사의 심리(p.101)는 공감이 가면서 인상적이었다.

자기 평가가 너무 높고, 괴롭히기 쉬운 상대를 선택하고, 반응이 없으면 괴롭히는 정도가 심해지고, 죄의식이 없고, 윗사람에게는 아양을 떨고, 상대방의 인간성을 무시하고, 일을 할 때 배려가 없다고 한다.

특히, 약해 보이고 괴롭혀도 반격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은 괴롭힘을 당하기 쉽기 때문에 강해보임, 말대답과 난투도 불사할 것 같은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직장 상사의 유형에 대한 대처법도 흥미롭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재미있어 하고 유익하게 느낀 부분 중의 하나이다.

 

부하의 제안을 묵살하는 상사 → 상사가 공을 세울 수 있도록 제안서의 일부를 남겨두고 우리라는 입장을 강조한다.

위험을 싫어하는 상사 → 전에 비슷한 사례가 있었음을 강조해서 이번에는 위험부담이 없다고 설득한다.

논의를 싫어하는 상사 → 개인적으로 친해진 후 타당한 이유 없이 할 수 있는 일은 세상에 없다는 것을 인식시킨다.

전략적이지 못한 상사 → 하나하나의 전략을 언어화시켜 언질을 잡아두는 태도가 필요하다.

결과만 중시하는 상사 → 결과만 낼 수 있으면 과정은 묻지 않는 상사는 불상사를 일으키기 쉽기 때문에 이직을 고려해야 한다.

신경질적이고 완벽주의인 상사 → 칭찬을 많이 해준다. 그리고, 고독을 쉽게 느끼기 때문에 자주 함께하는 것이 좋다.

피해망상에 사로잡힌 상사 → 정신과 진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상사에게 좋은 일을 주어 공을 세우도록 만들어준다.

의욕이 없는 상사 → 가까이 하지 않는다. 

조령모개라는 말이 어울리는 상사 → 그가 하는 모든 말을 메모한 후 서로 그 내용을 확인해가면서 일을 진행한다.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보수적인 상사 → 너무 몰아붙이지 말고 상사의 장점을 보려는 태도를 취한다.

 

특정 스타일의 상사에 대한 솔루션이라기 보다는 저자가 제시하는 솔루션 모두를 마음에 품고 일을 한다면 좀 더 원만한 직장생활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세상이라는 것은 어딘가가 극단적으로 똑바르면 어딘가가 왜곡된다. 지식으로만 행하려면 모가 나게 된다.(p.124)'

환경에 대한 적응과 융통성을 강조한 말로 느껴진다.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이 너무 반듯하면 삶이 힘들어진다는 말을 많이 듣느데, 적당한 휘어짐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실제 건강에 대한 내용 중에서도 나에게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다.

'콜레스테롤이 높으면 동맥경화가 진행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지만, 콜레스테롤이 낮으면 수명이 짧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p.170)' 

'콜레스테롤이 300mg/dl을 넘는 경우에는 약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 이외의 경우에는 적당히 활성산소를 없앨 수 있는 식생활을 하면서 즐겁게 살면 오래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p.173)'

'과학적으로 잘 설명할 수 있는 지식이라도 TPO(Time, Place, Occasion)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확실히 검증되지 않은 지식이 거리낌 없이 통용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의사가 하는 말에는 적당한 거리를 두면서 때로는 신용하고, 때로는 의심해보는 것이 필요하다.(p.169)'

 

저자는 전자파가 확실히 몸에 좋지 않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저자가 인버터 형광등 스탠드를 잠자리에서 자주 사용하면서 몸이 안 좋아졌다는 사례를 언급하기도 하였다.

영국에서는 아이들이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을 법률로 금하고 있다고 한다.

 

정신병은 감염성 질환이라고 할 정도로 상대의 정신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정신과 의사였다가 정신분열증에 걸린 사람도 꽤 많이 있다고 한다.

환경과 만나는 사람이 왜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것 같다.

 

책에는 정신과 의사에게 말해주는 내용도 있다.

진찰할 때 자신의 시점으로 보면 안된다는 것, 시야를 넓게 하여 주변 정보를 잘 느껴야 한다는 것, 환자가 말하는 것에 공감하면서 환자가 말한 것을 자연스럽게 망각하라는 것이다.

환자의 말을 기억하려고 너무 심하게 노력하면 환자의 불안이 감염되어 머리가 이상해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

내가 정신과 의사는 아니지만, 정신과 의사에게 주는 조언도 달리 생각하면 직장생활과 일상생활에서도 조금은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때로는 망각이 필요하다는 말에는 깊은 공감이 느껴졌다.

 

아주 깊이 있는 내용은 아니었지만, 내가 살면서 필요한 지식과 지혜들을 마음 속에 살짝 담을 수 있는 친절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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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의 생각법
하노 벡 지음, 배명자 옮김 / 갤리온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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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13년 독일 최우수 경제경영 도서상을 만장일치로 수상한 책이라고 한다.

읽어보니 그럴만한 대단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투자와 재테크를 행동경제학 관점에서 기술한 책이다.

언제부터인가 행동경제학 책이 많이 출간되면서 관심을 끌고 있고 나도 몇 권의 책을 읽어보았는데 인간의 경제적인 활동을 심리학적으로 해석한 것에 큰 매력과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저자는 자본시장에서 이론이란 마치 머리카락이 둥둥 떠다니는 수프와 같고, 문제는 그 수프를 먹으려면 머리카락을 건저내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저자는 자본시장에서 생기는 이론과 현실 시장의 괴리를 심리학과 경제학을 합친 행동경제학에서 찾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저자의 이력사항은 매우 이채롭다.

경제학 학사 → 은행 입사 → 경제학 박사 → 경제전문기자 → 경제학과 교수.


이 책에는 투자와 관련하여 설명되는 행동경제학 용어가 참으로 많이 나열되어 있다.

투자에 관한 책, 행동경제학에 관한 책, 심리학에 관한 책 그리고 부자가 되기 위한 재테크 책이 혼합되어 있는 느낌을 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투자에 대한 현실의 모습과 이면의 모습에 대한 저자의 해석은 매우 탁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아마도 저자가 경제학을 공부하고, 은행에서도 일하고, 경제일간지에서 경제전문기자로 일한 배경에서 우러나오는 섬세하고 예리한 관찰력과 분석력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말해주는 증권업계, 투자회사, 경제현상에 대한 해석은 정말 흥미롭고 유익했다.


투자와 관련하여 설명해주는 행동경제학 용어들이 너무나 흥미롭다.
내가 소비자행동론과 심리학에서 들었던 용어들이 나오기도 했는데, 이 책을 통해서 보니 훨씬 흥미롭게 느껴졌다.
저자는 어려울 수 있는 행동경제학적 설명을 실험 사례와 친절하고 쉬운 설명으로 잘 기술하여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용이 어렵다는 생각보다는 내용이 일반인에게 적합하게 잘 쓰여져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한국의 실정과도 참 잘 맞게 책이 잘 번역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흥미롭게 다가온 용어들이다.
나그네쥐(p.99), 편승효과(p.30), 인지부조화(p.33), 거리두기전략(p.39), 휴리스틱(p.45), 대표성 휴리스틱(p.46), 핫핸드(p.66), 기대효용이론(p.79), 전망이론(p,80), 매몰비용의 오류(p.83), 손실회피심리(p.93), 처분효과(p.94), 평균으로의 회귀(p.95), 베버-페히너의 법칙(p.113), 기대효용이론(p.129), 정박효과(p.146), 프레이밍효과(p.153), 심적회계(p.166), 소요효과(p.192), 사후가정사고(p.210), 기회비용(p.210), 통제의 환상(p.221), 자기위주편향(p.222), 사후확신편향(p.238), 평균으로의 회귀(p.263), 큰 수의 법칙과 작은 수의 법칙(p.265), 기저효과(p.266), 확증편향(p.271), 착각상관(p.275), 허위진단성편향(p.276), 잠재변수(p.276), 류저(p.284), 행동장치(p.298), 마코위츠 이론(p.304).     
이 책을 읽으면서 배운 용어들을 정리해보니 정말 많다.
정말 내 머리에 잘 기억해 놓고 살아가면서 활용하고 응용하고 싶은 용어들이다.

대다수의 사람은 자신의 생각과 실제 상황이 일치하기를 원한다. 그래서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 모순되는 정보를 접하면 이를 제거하려고 하는데 이를 심리학에서는 인지부조화라고 한다. 한 생각에 꽂히면 다른 의견이나 정보에는 귀를 닫게 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휴리스틱은 복잡한 문제를 단순한 근거만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쉽게 말해 어림잡아 추론하는 인식 방법이다. 

매몰비용의 오류는 어떤 일 또는 행위에 투자한 비용, 시간, 능력 등이 아쉬워서 더 큰 손해를 입을 확률이 커도 포기하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오른 주식과 내린 주식을 보유했을 때 내린 주식은 언젠가 다시 오르게 되고 오른 주식은 언젠가 다시 떨어지게 되리라 생각하고 오른 주식을 파는 심리 속의 기대를 평균으로의 회귀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기대라고 말한다. 멀쩡한 배와 파손된 배 중 무엇을 먼저 버릴 것인가를 생각하라고 저자는 말한다.

베퍼-페히너의 법칙은 자극의 강도와 사람의 감각 사이에는 일정한 비례 관계가 존재하고, 자극이 강할수록 자극의 변화를 느끼려면 변화의 차이가 커야한다는 것이다. 양초 10개가 켜졌을 때 1개를 더 켜면 환해지는 것을 느끼지만, 양초 100개가 켜졌을 때 1개를 더 켜면 환해지는 것을 느끼지 못한다. 돈에 대한 감각에서 이 법칙이 적용되어 우리를 부자가 되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걸림돌 중의 하나라고 저자는 말한다. 사람들이 작은 돈을 쓸 때는 작은 돈을 아끼지만, 큰 돈을 쓸 때는 작은 돈에 대한 감각이 무디어진다는 것이다.

프레이밍 효과는 상대방에게 정보를 제시하는 방법에 따라 받아들이는 의미가 달라지는 효과를 말한다. 80%는 무지방고기가 20% 지방함유고기보다는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심적회계를 설명하면서 더스틴 호프만의 돈 담은 유리병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어떤 돈이든 절대 금액은 같다는 것을 명심하고 푼돈을 더 주의해서 관리하라고 저자는 조언한다.

원금보장상품에 투자하는 사람의 머리 속에는 하나의 회계장부만 존재한다. 그 회계 장부에는 자신의 투자가 무조건 적자로 마감할 것이라는 두려움으로 가득해서 원금보장을 중요시한다.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하지 않은 일에 대해 더 후회한다.(p.210)

기회비용은 여러가지 가능성 중 하나를 선택했을 때 그 선택으로 포기해야 하는 것을 가치로 매긴 비용이다. 주저하느라 놓친 수익이다.(p.210)

구루(Guru)는 불교의 종교적 스승을 일컫는 말로 일종의 숭배의 대상이다. 흔히 전문가적인 기술과 지식을 갖춘 훌륭한 사람에게 구루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증권시장에서 구루로 불리우는 사람에게 "그래서 얼마나 버셨어요?"라고 질문하라.

상대성이 만드는 착각을 설명하면서 집을 팔 때 구매가격, 시세 가격, 구매희망자의 제시가격 사이에서 이익이냐 손해이냐 라는 심리적인 갈등을 한다는 설명도 현실적인 사실을 명쾌하게 설명해주었다.

하나의 사실과 현상에 대하여 심리적인 차이에 따라 서로 다른 선택하는 결과를 보는 것이 행동경제학 실험의 묘미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을 통해서 사람의 심리를 해석하고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참 흥미로웠다. 

읽을수록 흥미롭고 유익한 책이다.
주장과 논리 그리고 증명이 매우 체계적이고 설득력이 높다고 느껴졌다.

기술적 분석에 대한 비판도 참 흥미롭고 설득력이 있었다.
저자는 기술적 분석에서 패턴을 규칙이라고 파악하는 순간 우리는 우연이 파 놓은 함정에 빠진다고 말한다.

저자는 운에 의해서 투자 결과가 좌지우지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금융상품이 과거에 경쟁사보다 뛰어난 실적을 냈다는 사실에는 큰 의미가 없는데 실력보다 운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금융상품과 광고에 대해서도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좋은 내용이 많았다.
펀드 선택법에 대한 내용도 있다.(p.258)

저자는 주식 투자시 계좌를 자주 확인하지 말라고 한다. 손실 회피 심리의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저자는 장기적으로 투자할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주식 거래시 자동 주문을 활용하라고 말한다. 손실 회피 심리 때문에 판단력이 흐려져 매매타이밍을 놓치는 경우를 방지하는 강력한 위험 관리 기법이라고 말한다.
손실이 발생한 주식을 추가 매수하기 전에 '이 주식을 오늘 알게 되었다면 내가 투자를 했을까'를 한번 더 생각하고 매수할 것을 조언한다.
신용카드는 올바른 소비를 망치는 최고의 파괴자라고 말한다.

이 책은 '부자의 생각법' 이라는 제목에 적합하게 투자를 통해서 부작 되기 위한 방법을 제안해주고 있다.
하지만, 그 생각법이란 '부자들이 이렇게 이렇게 생각하더라' 가 아니고 행동경제학 입장에서 현상을 현명하게 판단하여 효율적인 투자를 하는 방법을 생각하고 실행하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고 느껴진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이 책에서 내가 인상 깊게 느꼈던 여러 용어들이 친절하게 해설되어 있어서 이 책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하고 있었다.
투자와 행동경제학에 대해서 잘 정리된 참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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