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맛집 579 - 깐깐한 식객 황광해의 줄서는 맛집 전국편
황광해 지음 / 토트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과 대중화로 맛집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이다.

나는 여행을 하면서 음식점을 갈 때 꼭 맛집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서 확인을 하고 간다.

인터넷에서 쉽게 만나는 맛집 정보들은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 쓴 맛집 정보도 있고, 상업성이 가득한 사람이 쓴 맛집 정보도 있다.

맛집 정보에 대한 진정성과 상업성을 분간하는 것도 쉽지는 않다.

상업성이 가득한 사람이 쓴 맛집 정보를 보고서 간 맛집에서는 불만족을 느낄 확률이 크다.

 

30년간 3,500여 음식점을 누비며 찾아낸 한국의 대표맛집들을 집대성한 책을 읽었다.

'한국 맛집 579'이다.

이 책 안에는 한국의 대표맛집 579개가 포함되어 있다.

부제목은 '깐깐한 식객 황광해의 줄서는 맛집, 전국편'이다.


저자는 대학에서 사학을 전공하고 경향신문 기자를 하였다.

깐깐한 식객이라는 별명이 잘 맞을 것 같은 저자의 이력이다.

기자 생활을 하면서 전국을 9바퀴 쯤 돌았다고 하니 이때 전국의 여러 음식점에 다니며 맛집을 실제로 경험했을 것이다.

TV 프로그램 '먹거리 X파일-착한식당', '찾아라 맛있는 TV', '한국인의 밥상'에 출연했다고 하니 맛집에 대한 진정한 전문가라 할 수 있다. 

저자의 이력을 보니 진정성이 있는 탁월한 능력을 가진 맛집 전문가를 만난 느낌이다.

저자의 머리말에서 '내 인생의 세 여자, 어머니, 아내, 딸에게는 늘 미안하다. 같이 밥 먹은 적이 오래 전이다'라는 말에서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

맛집 전문가이지만 실제로 가족들과는 별로 식사를 하지 못한 모양이다.

 

이 책에서 다뤄지는 579곳의 전국 맛집의 메뉴는 다양하다.

국수, 건진국수, 안동국시, 비빔국수, 잔치국수, 칼국수, 팥칼국수, 냉면, 밀면, 막국수, 수제비, 만두, 육사시미, 몽티이 고기, 불고기, 갈비찜, 수육, 곱창, 족발, 육회비빔밥, 떡갈비, 돼지고기 구이, 돼지갈비, 돼지불고기, 돼지수육, 순대, 양고기, 닭튀김, 백숙, 닭찜, 닭육회, 초계탕, 닭불고기, 닭볶음, 닭내장탕, 간장게장, 아귀찜, 곰치국, 곰치찜, 대구탕, 생태탕, 매운탕, 생선회, 막회, 물회, 꾹저구, 뚜거리, 도루묵, 과메기, 굴비, 다금바리, 능성어, 갈치조림, 복어, 장어, 홍어, 민어, 낙지, 백합, 짱뚱어, 호래기, 물메기,탕, 멍게비빔밥, 도다리쑥국, 도다리미역국, 꼬막, 노래미, 추어탕, 털레기탕, 은어, 어죽, 어탕국수, 생선구이, 설렁탕, 곰탕, 선짓국, 콩나물해장국, 콩나무국밥, 따로국밥, 소머리국밥, 북어국, 부대찌개, 감자탕, 육개장, 전주비빔밥, 통영비빔밥, 진주비빔밥, 멍게비빔밥, 황등비빔밥, 곤드레나물밥, 보리밥 비빔밥, 헛제사밥, 김치찌개, 궁중음식, 한정식, 호남밥상, 영남 반가음식, 진주음식, 안동밥상, 서울한식, 백반, 짜장면, 물짜장, 짬뽕, 물만두, 군만두, 깐풍기, 오향장육, 오향장계, 볶음밥, 탕수육...

이 책에 나열된 메뉴에는 우리가 외식을 하면서 즐기는 모든 메뉴가 망라되어 있었다. 

메뉴 이름만 보아도 입안에 군침이 흐른다.

다 먹어보고 싶은 마음이 샘솟는다.

 

이 책에 대표맛집들은 메뉴별로 정리되어 있다.

1장에서는 면류·두부, 2장에서는 육류, 3장에서는 어류, 4장에서는 탕반류, 5장에서는 비빔밥과 김치찌개, 6장에서는 한식 상차림, 7장에서는 중식이 다루어지고 있다.


전북 임실의 백양국수로 맛집 이야기가 시작된다.

'세계화를 이루는 가장 적확한 방법은 철저하게 로컬라이징하는 것이다,(p.19)'

표준화에 길들여진 직장생활 속에서 철저한 로컬라이징이라는 말이 인상적이다.

저자의 로컬라이징이라는 말은 어쩌면 차별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외식산업에서 프랜차이즈화되어 똑같은 인테리어 속에 똑같은 음식을 판매하는 것보다 자기 색깔을 가진 차별화된 음식을 독자적으로 판매하는 것이 오히려 성장력과 생존력을 더 높일 수 있는 방법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단순한 맛집 소개를 다룬 책이 아니다.

맛집 소개 책이만, 이 책에는 사진과 지도는 없다.

사진과 지도 대신에 맛집에 대한 진한 스토리가 압축되어 담겨진 책이다.

그 스토리를 읽다보면 마음은 어느새 그 식당에 가있고,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고 있는 손님의 마음이 되어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는 전국의 대표 맛집들음 모두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한국의 음식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내용들도 많았다.

'광양식 불고기는 화로를 피우고 석쇠를 이용하여 고기를 굽는 방식이다.(p.87)'

'떡갈비의 근원을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떡갈비는 질긴 부위, 구워서 먹기 힘든 부위를 잘게 다진다. 이가 약한 노인들을 위한 음식에서 출발했다는 이야기는 엉터리이다. 굳이 질긴 부위를 다져서 내놓을 이유가 없다. 떡갈비를 담양을 출발지로 보는 것은 담양에서 상업적으로 시작했다는 뜻이다.(p.97∼98)'

'착한 게장의 기준은 간단하다. 신선한 게를 사용할 것, 조선간장을 사용할 것, 게와 간장이 조화를 이루어 맑고 깔끔한 맛을 보여줄 것이다.(p.128)'

'짱뚱어는 표준말로 망둥어다. 호남 사투리로 짱뚱이, 짱둥이라고도 한다. 짱둥어라 부르는 경우도 있지만 틀린 말이다.(p.164)' 

 

사진과 지도는 없지만, 다행히 맛집 주소와 전화번호는 나와 있다.

전화번호가 기재된 것도 감사한 일이다.

종종 맛집을 가보면 영업 시간이 생각보다 일찍 끝나는 곳들이 있어서 전화로 영업시간을 확인하고 갈 필요가 있다.

내가 갔던 속초 어느 맛집은 7시면 영업을 종료하고, 또 어떤 맛집은 준비한 음식 재료가 소진되면 영업을 종료한다.

자신이 판매하는 음식에 자신감이 충만한 맛집들은 매출 보다는 맛과 질 좋은 음식 제공에 더 열성을 가진다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맛집 리스트 중 저자가 추천하는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맛집에는 별표(*)가 표시되어 있다. 

500여 곳의 맛집 중에서 내가 가본 적이 있는 곳이 몇 곳 보였다.

서울 양재동 소호정(국수), 전주 베테랑분식(국수), 전주 삼백집(탕반류), 전주 고궁(비빔밥), 영월 청산회관(비빔밥), 서울 채근담(한식 상차림), 안성 솔리(한시 상차림) 정도이다.

나름 여행을 다니면서 여러 맛집들을 다녀보았는데 이 책 맛집 리스트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얼만전 다녀온 음성의 두부전골 맛집도 이 책 맛집 리스트에는 없었다. 

 

블로거들이 추천하는 맛집들과는 차원이 다른 맛집 정보들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었다.

전국의 맛집들을 방문하여 실제로 맛을 보고, 그 맛집의 역사와 스토리를 찾아내 이렇게 책으로 만들어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게 해 준 저자의 정성과 노력이 감사했다.

 

꼭 가보고 싶은 맛집들이 정말 많았다.

너무나 많아서 포스트로 정리할 수가 없을 정도이다.

앞으로 여행을 할 때 반드시 참고할 책이다.

이 책에섯 조금 아쉬운 점은 지역별로 정리가 되어있지 않다는 것이다.

메뉴별로 정리되어 있어서 어느 지역에 여행을 하면서 필요한 지역 맛집 정보는 읽는 사람이 이 책 이곳저곳을 순례하는 마음으로 살펴보면서 직접 정리해야하는 몫으로 남겨져 있다.

책 후반부에 지역별로 정리된 요약 페이지가 있었으면 정말 좋았을 것 같다.


저자가 말한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맛집에는 꼭 가보고 싶다.

이 책으로 우리나라 대표 맛집에 대한 정보는 모두 소유하게 된 기분이 든다.

정말 마음에 드는 책을 소장하게 되었다.

여행을 다니며 한 곳 한 곳 맛집을 순례하며 우리나라 음식의 맛과 멋을 느끼고 싶다.

 

※ 한국 맛집 579 독서 후기 포스트는 책과콩나무카페 그리고 토트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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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하늘에 날벼락 치는 변덕쟁이 날씨 - 날씨 씨앗 톡톡 과학 그림책 1
안느 클레르 레베크 글, 제롬 페라 그림, 이정주 옮김 / 개암나무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요즘은 기상정보에 접근하는 방법이 과거에 비해서 많이 편해졌고, 그래서 일상생활에서 기상 정보가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여행을 갈 때도, 업무 출장을 갈 때도, 주말을 맞이할 때도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기상정보를 확인한다.
 

아이들은 날씨를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아이들에게 날씨에 대해 물어보니 여행을 갈 때 날씨 정보가 중요하다는데 아이들도 공감을 하고 있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치는 변덕쟁이 날씨'라는 그림책을 아이들과 읽었다.

프랑스에 사는 외국인 작가가 쓴 책이다.


내가 읽어보니 초등 중학년 수준에 적합한 책이라 생각되었다.
글자와 그림이 적절히 있었고, 내용이 아주 어렵지는 않았고 초등 중학년 정도에게 적합한 내용이었다.

그림을 통한 설명보다는 글을 통한 설명이 주요 내용이기 때문에 부모가 아이들에게 읽어주면서 그림을 함께 설명해주기에 좋은 책이었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뜬구름을 잡다, 마른하늘에 날벼락...' 이라는 글로 책이 시작되었다.

가랑비, 마파람, 뜬구름 등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말에는 날씨에 관한 단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정확한 의미는 모르고 어림짐작하여 뜻을 떠오르는 단어들도 자주 사용하는 것 같다.

마파람은 무슨 의미일까?

네이버 사전을 찾아보니 마파람은 남쪽 바람을 말한다고 한다.

'마'는 뱃사람의 말로 남쪽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 책은 아주 깊이 있거나 과학적인 내용을 알려주기 보다는 날씨에 대한 개념과 여러 의미들을 살짝 알려주는 책이다.

그래도 날씨라는 과학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유익한 내용은 상당히 있었다.

내가 오래전에 배웠던 과학 내용을 다시 상기하고 다시 알게 되었다.

 

'고기압은 차고 건조한 공기 덩어리가 아래로 내려와 기압이 높아진 것, 고기압은 구름을 몰아내서 하늘이 맑아진다.'

'저기압은 덥고 습한 공기 덩어리가 하늘로 올라가 기압이 낮아진 것, 저기압 속 수증기들은 하늘 높이 올라가면서 차가워져 구름이 된다.'

'고기압과 저기압은 서로 맞서면 바람을 일으킨다. 바람은 항상 고기압 지역에서 저기압 지역으로 분다.'

'여름에 부는 바람은 두 공기 덩어리의 온도차가 비교적 적어서 시원하게 느껴지고, 겨울에 부는 바람은 두 공기 덩어리의 온도차가 커서 더욱 춥게 느껴진다.'


구름은 높이와 모양으로 날씨를 미리 알려준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구름 모양과 이름을 보면서 날씨를 떠오르는 것은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는 또 하나의 재미라 생각되었다.

 

눈의 결정은 정마 아름답다.

이 책에도 눈의 여러 결정 모양들이 그림으로 그려져 있다.

'구름의 온도가 더 낮아지면 구름 속 얼음 알갱이에 수증기가 달라붙어 예쁜 레이스 조각이 생기고 이 레이스 조각들이 서로 뭉쳐서 눈송이가 된다. 온도가 0도에 가까워지면 눈송이들은 그대로 눈이 되어 내린다.'

 

무지개, 일기예보, 일조시간, 강우량, 기후, 우기, 건기, 지구 온난화, 이상 기후에 대한 설명과 그림이 더해지면서 아이들에게 날씨에 대한 여러 유익한 지식과 정보를 주는 책이다.

 

지구를 둘러싼 대기는 지구를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지구에 대기층이 없으면 지구의 온도는 밤에는 영하 150도까지 내려가고, 낮에는 100도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한다.

대기층은 지구에 정말 고맙고 소중한 존재이다.


바람의 이름도 나라에 따라 다양한데, 프랑스에서는 거센 북풍을 '미스트랄', 튀니지에서는 뜨겁고 건조한 사막 바랍을 '시로코', 미국에서는 폭설 폭풍을 '블리자드', 남아프리카에서는 여름 동남풍르 '케이프탁터'라고 부른다고 한다.

게임 이름으로 익숙한 블리자드라는 단어가 미국의 폭설 폭풍 이름이었다는 것이 재미있었다.

 

태풍이 발생하는 원리도 설명되어 있고, 어린이가 할 수 있는 지구 온난화 예방법도 설명이 되어 있다.

 

이 책은 아이들 눈높이에 잘 맞춰져 있으면서도 심화된 다음 학습 내용에 대한 가이드 역할을 해주는 날씨 그림책으로 생각된다.

 

기상청에 근무하며 날씨와 관련된 일을 하는 것도 참 좋은 직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날씨에 대해 알려주고, 아이들의 날씨에 대한 관심을 좀 더 높여주고 싶어서 이 책을 아이들에게 주었다.

아이들에게 여러 직업을 알려주는 것이 부모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진로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개암나무 출판사에서 씨앗톡톡과학그림책 시리즈의 첫번째 책으로 짧은 시간에 가볍게 읽으며 날씨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책이었다.

 

※ 마른하늘에 날벼락치는 변덕쟁이 날씨 독서후기 포스트는 책과콩나무카페 그리고 개암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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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깜장봉지 푸른숲 작은 나무 3
최영희 지음, 김유대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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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깜장봉지'라는 제목과 책 표지 그림에서 신나는 내용과 재밌는 이야기가 기대가 되는 책이다.

책 제목에 슈퍼라는 단어가 있고, 책 표지에 있는 오른손을 앞으로 쭉 펴고 슈퍼맨처럼 하늘을 나는 주인공의 그림에서 초능력 울투라 파워를 가진 슈퍼 소년의 이야기가 나오리는 기대감이 자연스럽게 생겼다. 

책을 읽어보니 책속의 이야기는 등장인물로 나오는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여러 이야기가 잘 버무려진 재미난 동화였다.

이 책은 아픔, 소심, 용기, 대결, 우정이 이야기의 주요 소재이며, 심약한 아이가 용기 있는 아이로 성장하는 한 편의 성장 동화이다.  

물론, 슈퍼 초능력에 대한 이야기가 주요 이야기로 등장한다.


주인공 아로는 초등 3학년 학생으로 통닭집을 운영하는 엄마와 함께 살고 있다.

아로의 아빠는 돌아가셨다.

 

책 처음 부분에서 아로의 어뚱한 부분이 나온다.

아로는 수업시간에 영웅들을 써가면서 선생님의 설명을 듣지 않고 다른 생각을 한다.

그러다가 갑자기 선생님이 아로에게 "4분의 1 피자, 3분의 1 피자, 2분의 1 피자 중에 뭐가 가장 크지?" 질문을 하자 아로는 엉뚱하게도 패밀리 피자 사이즈라고 말한다. 
아로의 엉뚱한 대답은 개그 프로그램에 나올만 한 이야기이다.
아로는 수업시간에 왜 영웅을 생각하고 있었을까?


아로는 학교에서는 소심쟁이 친구로 친구들에게 인식되어 있다.

아로는 어느 순간 호흡 조절이 안되는 과다 호흡 증후군을 앓고 있다.

과다 호흡이 시작되면 비닐봉지를 입에 대고 자기가 내뱉은 날숨을 다시 들이마셔야 한다.

그래서, 아로는 항상 검정 비닐봉지를 가지고 다니는데, 그래서 아로의 별명은 깜장봉지이다.

 

어느날 아로는 자신이 슈퍼 영웅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아로가 학교 체육 물품 창고에 있을 때 어디선가 "벤지 요원, 벤지 요원, 응답하라, 벤지 요원"이란 말이 들렸다.

그리고 나서 '벤지 요원 자네는 이 행성의 평화를 지킬 슈퍼 영웅이네. 나는 이 행성을 도우러 온 엑스라네" 라는 말이 들렸다.

이 날 이후 아로는 자신을 슈퍼 깜장봉지라고 생각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자신이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아로는 소심쟁이가 아니라 슈퍼 영웅의 삶을 살아가기 시작한다.

아로의 학급에는 기태라는 힘으로 아이들을 괴롭히는 아이가 있었다.

자칭 슈퍼영웅이 된 아로는 기태를 악당으로 간주하고 기태에게 아이들을 괴롭히지 말 것을 요청하며 대항한다.

과연 아로가 기태를 이길 수 있을까?

그것은 결코 쉽지 않다.

아로보다 키가 크고 힘이 센 기태를 아로가 이긴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아로는 슈퍼영웅으로서 교실의 평화를 지키기 위하여 기태에게 계속 대항한다.

약한 아로가 자신이 슈퍼영웅이라고 착각하며 친구들을 위해 기태에게 대항하는 모습은 안스럽기도 하고 대견스럽기도 하다.

마음이 행동을 만들어내는 것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행동은 상대방을 쉽게 이겨내지는 못하는 것을 보여준다.

아로가 기태를 이기면 좋겠는데, 아직은 아로에게 힘이 부족하다.

아로가 기태에게 대항을 계속되는 가운데 아로와 기태는 결투를 하게 된다.

결투가 있는 날 아침 아로는 평소보다 밥을 많이 먹고, 긴장하며 결투를 준비한다.

아로의 모습에서 착하고 순수한 어린이의 모습이 느껴진다.


아로는 기태와의 결투에서 두려워하면서도 용감하게 기태에게 큰 소리를 친다.
아로가 그 동안 보여준 용기있는 행동들은 친구들에게 전파되어 기태 때문에 고통을 받았던 아이들이 아로와 한편이 되어 아로가 기태에게 지게 되면 그 다음엔 자신이 기태와 싸우겠다고 줄을 서기 시작한다.

이런 상황에서 아로가 신발주머니를 기태 얼굴에 던져 맞혀서 기태를 흥분시켰을 때 구세주가 나타난다.

아로의 엄마가 나타나 싸우지 말고 말로 하라며 싸움을 못하게 한다.

아로의 승리라고 해야할까?

기태에게는 비밀이 있었는데, 그것은 기태는 형이랑 놀고 싶은데, 형은 놀아주질 않는다는 것이다.

기태가 놀아주지 않는 기태 형에게 대들다가 두들겨 맞을 상황에서 아로는 기태를 구해준다.

기태의 비밀을 알게 된 아로는 기태를 다시 보게 되고, 기태에게는 같이 놀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기태는 마음이 외로운 아이였다.

아로와 기태는 친해지게 되고, 기태가 아이들을 툭툭 치는 것은 나랑 놀자라는 뜻이라고 해석한다.

 

뮤지컬 배우 지망생인 다은이가 슈퍼 깜장봉지가 탄생한 비밀을 알려준다.

다은이는 아로에게 함께 뮤지컬을 보러가자고 하는데, 그 뮤지컬 제목은 '무쇠 이빨 슈퍼 벤지'이다.

다은이가 학교 체육 물품 창고 근처에서 혼자서 뮤지컬 연습을 할 때 '벤지 요원 응답하라'라는 대사를 말하는데, 학교 체육 물품 창고에 있던 아로는 이것을 자신에게 엑스가 하는 말이라고 착각하며 자신이 슈퍼 영웅 벤지가 되었다고 생각한 것이다.

정말 아로의 슈퍼 영웅 탄샌 이야기는 한 편의 에피소드였던 것이다.

그래도 아로는 이것을 계기로 장치 슈퍼 영웅이 되어서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된다.

어쩌면 다은이가 아로의 내면의 용기를 불러일으켜 준 은인이다.


아로를 치료하는 의사 선생님은 아로에게 "아로야, 아빠 얘기를 해야 돼. 그래야 이겨 낼 수 있어. 아빠가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엄마랑 친구들한테 아빠가 보고 싶다고 얘기해. 참지 말고 털어놔. 그러면 과다 호흡 증후군도 사라질거야"라고 말한다.

의사 선생님은 과다 호흡 증후군은 스트레스나 불안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아로는 어느 날 자신에게 아빠가 없다는 것을 친구에게 말한다.

그 뒤 신기하게도 아로의 과다 호흡 증후군은 아로에게서 없어지기 시작한다.

 

아로는 다은이를 통해서 자신이 슈퍼영웅이 된 것의 진실을 알게 되지만 아로는 진정 슈퍼 영웅이 이미 되어 있었다.

꿈꾸면 이루어지고 마음 먹으면 현실로 다가온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이들이 이것을 이해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로의 모습에서 용기 있는 모습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어린이 동화이지만, 이야기를 서술해나가면서 아이들에게 살며시 교훈을 주기도 한다.
아로가 과다 호흡 증후군으로 아플 때 아로의 엄마는 아로에게 홍길동과 슈퍼맨 이야기를 들려주며 "너도 나중에 위대하고 멋진 사람이 되려고 이렇게 힘들게 크는 거야"라는 말을 했다. 

'달에 첫걸음을 내딛던 닐 암스트롱은 이것은 한 인간에게는 작은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큰 도약이다라고 말했다.'

'유명한 영웅 홍길동에게도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해 혼자 울던 시절이 있었다.'

 

아로는 자신이 적어 놓은 영웅들의 이름을 모두 지우고, 깜장봉지 네 글자만 남긴다.

그리고, 자신이 슈퍼 깜장봉지가 아닌 깜장봉지여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심약해 보였던 아로에게 이 책의 이야기의 결론은 해피엔딩이다.
초등학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심약한 아이의 소심한 생활이 용기 있는 생활로 변화되는 것을 보여주는 한 편의 성장 동화이다.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의 아로의 성장 속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고 생각되었다.

자신의 현실을 인정하고 감추지 않는 모습, 착각이긴 하지만 자신이 영웅이 되었다고 생각하며 용기있는 모습, 친구를 생각하고 이해하는 모습이 작은 감동과 교훈을 주는 동화였다.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아로처럼 역경을 이겨내고 용기를 얻어서서 자신있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이들뿐 만 아니라 나도 아로처럼 현실에서 만나는 역경을 이겨내고 행복하게 자신있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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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브 2014-11-03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빠가 보고 싶다는 그 한마디가 필요했군요. 아로에게는...
리뷰 잘 보았습니다^^
 
하버드 피드백의 기술 - 밀어붙이는 피드백에서 끌어당기는 피드백으로
더글러스 스톤 & 쉴라 힌 지음, 김현정 옮김 / 21세기북스 / 201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하버드 법학대학 교수들이 쓴 피드백에 관한 책이다.

피드백 분야에 대한 책은 처음 읽어본다.

이 책의 부제목은 '밀어붙이는 피드백에서 끌어당기는 피드백으로!'이다.

피드백을 받는 사람을 위한 책이라고 한다.


피드백이란 무엇일까?

저자는 피드백이란 우리의 경험과 다른 사람들을 통해서 우리 자신에 대해서 알아가는 방식, 즉 인생을 배워가는 방식이라고 말한다.

이해하기 어려운 설명이었다.

옮긴이가 쉽게 설명한 피드백의 정의는 '나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의견'으로 옮긴기 말한 정의가 이해하기가 더 쉬웠다.

대학시절에 동아리 사람들과 MT를 가면 종이에 각각 한 사람의 이름을 쓴 후 그 종이를 돌려가며 다른 사람들이 그 사람에 대한 의견을 종이에 쓰는 피드백이라는 것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 종이에 적힌 사람의 이름을 보고서 그 사람에 대한 의견을 적는 것이 피드백이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피드백도 나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직장이든 가정이든 사회이든 어디에서나 항상 피드백을 주고 받는다.

피드백에 항상 신경쓰며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은 우리와 함께 공존하는 피드백을 우리에게 유리하고 유익하게 받아들이도록 하는 방법을 조언해주는 책이다.

'불편을 초래하는 자극은 장애물인 동시에 정보다.(p.26)'

저자는 자극에 대한 반응을 관리하고 대화에 노련하게 참여하려면 자극을 이해하고 자극을 주는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피드백도 장애물인 동시에 정보이고, 피드백을 이해하고 피드백의 원인을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피드백을 잘 받는다는 것은 피드백을 적절히 분류하고 걸러내는 것이라고 한다.(p.28)

역시 자신을 불편하게 하는 자극이나 스트레스를 원천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잘 걸러내어 수용할 것과 수용하지 않을 것을 선택하는 것이 자신의 몫이고 그것이 바로 자신의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방법인 모양이다.

하지만, 자극과 스트레스를 잘 걸러낸다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은 아니다.


피드백을 자극하는 세 가지는 진실 자극, 관계 자극, 정체성 자극으로 나누고 있다.

세 가지로 나눈 피드백 자극의 분류는 매우 공감이 가는 내용들이었다.

진실 자극의 경우 "피드백이 잘못됐어, 부당해, 도움이 되지 않아"와 같은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관계 자극의 경우 "당신한테 이런 피드백을 듣고 싶지 않아"와 같은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정체성 자극의 경우 "그 피드백은 위협적이야. 나는 균형을 잃어버렸어"와 같은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세 가지 자극의 경우에 대해 이를 극복하는 방안을 저자는 설명해주고 있다.

진실 자극 극복 방안에서 피드백이 인정(고마움), 조언(더 나은 방법을 제시하는 것), 평가(자신의 현재 위치를 알려주는 것) 중 어느 것인지를 구분하고, 피드백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궁리하기 전에 먼저 피드백을 이해하라는 내용이 공감이 되었다.

이 책에는 여러 사례들이 나오는데 그 사례의 등장인물의 이름은 가명이지만 사례들은 실제 사람들이 경험한 내용이라고 한다.

이론 설명에 여러 사례를 덧붙여 보충 설명을 해주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라 느껴진다.


'에이프릴은 인정을 원했지만 조언을 얻었고, 코비는 조언을 원했지만 평가를 얻었으며, 이블린은 평가를 원했지만 인정을 받았다.(p.64)'

상대에게 엉뚱한 피드백을 건넨 사례이다.

피드백에는 상대방 맞춤형 피드백이 필요하고, 그래야 불편을 주는 자극을 제거할 수 있다.


책을 읽다보면 피드백에 대해서 생각할 것이 참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선로변경, 라벨, 데이터, 해석, 사각지대, 격차 지도, 암묵적인 규칙, 관계, 뇌 배선, 왜곡, ... 

이 책은 하버드 법대 교수들이 저술한 책답게 내용이 매우 학구적이어서 언뜻 읽으면 내용이 이해되는 것 같지만,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집중을 하면서 읽어야 하는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사람 간의 대화에 대한 사례 분석 보고서를 읽는 기분이랄까? 

아무튼, 그냥 가볍게 읽을 수 없는 상당한 집중을 요하는 조금은 어렵게 느껴지는 책이다.


각 챕터마다 기억해야 할 포인트를 구성하여 앞 내용 중 주요 내용을 요약해주는 점은 어려운 내용을 다룬 책으로써는 매우 친절한 구성이다.

관계 자극은 피드백 제공자로 인해서 느끼는 자극으로 관계 자극은 선로 변경 대화로 이어지고 두 개의 주제가 동시에 등장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한다.

선로 변경 대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두 개의 주제을 찾아내어 각 주제에 대해 별도의 대화를 해야한다고 한다.

그리고, 세 걸음 뒤로 물러서서 세 가지 관점에서 관계 시스템을 바라보라고 조언한다.

한 걸음 뒤로 너와 내가 교차하는 지점, 두 걸음 뒤로 역할 충돌, 세 걸음 뒤로 큰 그림을 바라보라는 것이다.


저자들은 스스로 받아들여야 할 세가지로 당신도 실수를 저지른다. 당신에게는 복잡한 의도가 있다, 당신이 문제에 기여했다라고 한다.

이 세가지를 받아들이면 피드백을 받아들이기가 훨씬 수월해진다고 한다.

우리는 누군가가 우리의 실수를 지적하면 인정하기 보다는 먼저 스스로 방어하거나 해명하려 든다고 한다.

인간은 누구나가 어느 정도 사리사욕을 추구하기 때문에 복잡한 의도를 가지고 있다.

우리 스스로가 문제에 기여했고, 우리 스스로는 줄곧 복잡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책 후반부에서 피드백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솔루션과 성곡적인 조직을 위한 피드백 시스템이 제시되고 있다.

성공적인 피드백 대화를 위한 다섯 가지 원칙을 말한다.

1.중요한 것에 집중하라 

2.작은 실험을 시도하라 - 피드백을 테스트해본다.

3.J 커브를 견뎌내라

4.코치를 코치하라

5.경계선 안으로 초대하라


이 책은 저자들이 전작으로 저술한 '대화의 심리학'에 이은 후속 책으로 느껴진다.

결국 피드백은 사람과 사람간의 대화이다.

불편과 자극이 존재하는 피드백을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고 반감을 가지고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하여 끌어당기라는 의미로 느껴진다.
책 두께도 두껍고 450여 페이지에 달하는 텍스트 내용이 상당히 많아서 어려운 책으로 느끼며 읽었다. 
피드백에 대한 내용과 그 내용들을 설명해주고 보완해주는 사례들을 읽으면서 결국 피드백이란 것은 피드백을 받는 사람 자신이 해석하기 나름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피드백을 받는 입장에서는 해석에 대한 긍정적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피드백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간에 견해 차이가 아주 심하다는 것을 여러 사례를 통해서 배울 수 있었고, 사람간에 소통과 대화를 할 때 서로 다른 배경과 해석 속에 피드백을 주고 받는다는 것을 알고 대화에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화 기술, 인간 관계, 조직 관리를 위한 긍정적 피드백 구축을 위해서 진지하게 다시 읽어봐야 할 책이다.

꼭 다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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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수업 - 나를 넘어 나를 만나다
박찬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살다보면 항상 궁금한 것이 '과연 인생이란 무엇인가?'이다.

내가 사는 방식이 결코 정답에 가깝지 않아 보이고, 어떻게 사는 것이 성공이고 실패인지 혼란스럽고, 지금 나의 인생이 최선인지 차선인지 아니면 최악인지 정말 궁금하다.

세상에 많은 책들이 이러한 궁금증을 가진 이들에게 정답을 보여주고자 노력하고 있고, 사람들은 그러한 책들을 읽으면서 인생의 정답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나도 여러 자기계발 책을 읽어 보았고, 심리학 책도 읽어보았고, 역사 책도 읽어보았다.
하지만, 아직은 그 책의 내용은 책일 뿐 내 삶에 완벽하게 반영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인생에 대한 이런저런 고민 속에 또 하나의 책을 읽었다.

박찬국 서울대 철학과 교수가 쓴 '초인수업' 라는 책이다.

 

이 책의 부제목은 '니체 씨, 인생이란 무엇인가요'이다.

 

니체라는 철학자의 이름은 많이 들어보았다.

실존주의 철학자,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신은 죽었다...

 

이 책은 저자가 니체의 철학을 기반으로 인생이란 무엇인가를 기술한 책이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니체가 주창하는 정신은 '약한 자들에 대한 사랑과 동정을 주창하는 경건한 정신으로, 고통과 험난한 운명을 자신의 고양과 강화를 위해 오히려 요청하는 패기에 찬 정신이다.'라고 말하며, 이 책의 니체와의 대화를 통해서 어떻게 살아가야하는 지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발견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각 챕터마다 철학자 니체에게 인생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정답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니체에게 던져지는 질문은 총 10개이다. 

 

1) 니체 씨, 제 인생은 왜 이렇게 힘들기만 한가요?

2) 니체 씨, 사는 데 아무런 의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과연 삶에 의미가 있을까요?

3) 니체 씨, 저는 왜 이렇게 운이 없을까요? 이 세상은 너무 불공평한 것 같아요.

4) 니체 씨, 사람들은 왜 싸우는 것일까요? 싸움 없는 세상은 과연 이루어질 수 없나요?

5) 니체 씨, 저는 한때 신을 믿었지만 점점 회의가 듭니다. 우리 삶에 종교는 필요한 걸까요?

6) 니체 씨, 우리에게 삶의 의미와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는 절대적인 진리 체계는 없을까요?

7) 니체 씨, 저는 예술가를 꿈꾼 적이 있습니다. 예술은 우리 삶에 어떤 의미가 있나요?

8) 니체 씨, 저는 가끔 삶의 끈을 놓아버리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제가 잘못된 것일까요?

9) 니체 씨, 당신은 '그대 자신이 돼라'라고 말합니다. 우리 자신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10) 니체 씨, 당신은 '그대 자신이 돼라'라고 말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기를 극복하라'라고도 이야기합니다. '자기극복'이라는 말로 당신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지요?

 

저자가 니체에게 던지는 열 개의 질문은 일반인들이 살면서 고민하고 겪게되는 질문들이다.

내게 깊이 와닿는 질문은 열 개 모두는 아니지만, 지금의 나에게 정말 공감되는 질문들이 몇 개가 있다.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여섯 번째, 아홉 번째 질문들이다.

내게 공감이 가는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기대하며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책 시작에서는 인생을 니체의 말이 아닌 쇼펜하우어의 말로 정의하며 시작한다.

'인생은 욕망과 권태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시계추와 같다.(p.24)'

욕망을 충족시키지 못할 때는 결핍감으로 괴로워하고, 욕망이 충족되면 그 만족감이나 행복은 오래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감이 가는 말이다.

인간은 끊임없이 만족하고, 어느새 그 만족을 잊고 다시 새로운 것을 갈망하고, 또 새로운 욕망이 채워지면 만족하고, 또다시 새로운 것을 찾아 갈망하는 것 같다.

또한, 쇼펜하우어의 재미난 이야기 하나가 더 기술된다.

'만약에 날아가는 새가 똥을 싸고 그 똥이 새 양복에 떨어졌다면 이 세계는 악한 세계라 할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이 세계는 그래도 괜찮은 세계이다. 만약 새가 아니라 소가 하늘을 날아다닌다고 생각해보면 그렇다.(p.34)'

하지만, 저자는 쇼펜하우어의 인생관이 전부가 아니라며 니체의 철학을 소개하기 시작한다.

 

니체가 말하는 행복은 '힘이 증가하고 있다는 느낌, 저항을 초극했다는 느낌, 만족이 아니라 보다 많은 힘, 평화가 아닌 전쟁' 이라고 한다.

사는 것이 힘들다고 느껴지면 세상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의지와 생명력이 약해진 것은 아닌지를 돌아봐야 한다고 니체는 말했다고 한다.(p.39)

 

니체는 기품 있고 강한 사람에게는 단연코 세계가 아름답게 보이고, 자그마한 불편에도 짜증을 내고 어떻게든 안락함만을 추구하는 사람에게는 자신과 세계를 아름답고 풍요롭게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자존과 자력을 강조한 말로 느껴진다.

그리고, 세상은 내가 가진 능력에 비례하여 아름다움과 풍요로움이 보인다는 말로 느껴진다.

후회와 불만이 많은 내 삶을 뒤돌아보니 내 자아의 자존과 자력이 약해서 세상을 잘못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

'행복한 인간은 고난과 고통이 없기를 바라지 않고, 그런 것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정신적인 평정과 충일함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다. 이런 의미에서 행복의 반대는 비애나 고통이 아니라 내적으로 빈곤해지고 생명력이 쇠퇴한 결과로 나타나게 되는 우울증이다.(p.44)'

얼마전 중국고전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깊이 공감하였던 '자강불식(自强不息​)'이라는 사자성어가 생각이 났다.

  

'인간의 정신은 낙타의 정신에서 사자의 정신으로, 그리고 사자의 정신에서 아이의 정신으로 발전해간다.(p.49)'

니체는 낙타를 사막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인내와 순종의 대명사라 말하고, 사자는 기존의 가치를 파괴하지만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지 못하면서 니힐리즘에 빠져있는 상태라 말하고, 니힐리즘을을 극복하면서 새로운 활력을 회복한 정신의 단계를 아이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아이처럼 산다는 것은 인생을 유희처럼 사는 상태를 가리킨다. 아이는 왜 이 놀이를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을 제기하지 않는다. 그냥 그 놀이가 재미있어서 놀 뿐이다.(p.60)'

니체는 아이의 정신으로 살 때 삶은 아름답고 충만해진다고 말한다.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는 없다는 말이 생각나면서 전후관계를 복잡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닌 대상 그 자체를 그냥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었다.

 

니체가 말하는 초인은 자신의 운명을 사랑한 사람이라고 하지만, 니체의 운명은 그렇게 좋지만은 않았으며 오히려 매우 험난하였다고 한다.

니체는 어려서 아버지를 잃었고, 26세에 교수가 되었지만 병으로 교수직을 사퇴하였고, 가난하게 살면서 평생을 독신으로 보냈고, 그가 출간한 책들은 그다지 인기를 얻지 못했고, 나중에는 병석에서 10년을 식물인간처럼 지내다가 죽었다고 한다.

니체의 인생 이력을 보니 참으로 험난한 삶을 살았다.

이렇게 험난한 인생을 살았던 니체는 운명을 긍정하면서 사랑하는 사람만이 세계에 감사하면서 진정한 행복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세상을 아름답게 볼 수 있는 사람을 기품 있고 강한 사람이라고 정의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는 생각이 든다.

운명을 받아들이고 어떠한 운명이든 이를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는 강한 사람만이 행복을 볼 수 있다는 말로 이해가 되었다.

운명에 대한 이야기에서 저자가 재미나면서 공감가는 이야기를 해준다.

'내 사전에 불가능이란 없다라고 나폴레옹이 외쳤지만 우리 인간에게 불가능한 것들이 왜 없겠습니까. 나폴레옹만 해도 모든 것이 가능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는 위대한 정치가나 장군은 될 수 있었지만 위대한 화가나 음악가가 될 수는 없었습니다. 또 그 역시 권력을 잃지 않고 오래도록 살고 싶었겠지만 종내에는 권좌에서 물러나 유배지에서 쓸쓸하게 죽었습니다. 누구나 이왕이면 모든 면에서 탁월한 인간이 되고 싶지만 실제로는 한두 가지의 특별한 재능만을 가지는 것이 현실입니다.(p.75)'

세상에 불가능이란 당연히 있는 것이고, 내가 진정으로 잘 할 수 있는 재능은 한두 가지인 것이다를 새삼 다시 느끼게 해주었다.

완벽해지려 하지 말고 완벽한 척 하지 말고 아이처럼 즐기면서 살아야 한다.

 

책 후반부로 가면서 니체의 종교관에 깊은 공감이 되었다.

동네마다 수 많은 종교 시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도덕과 윤리가 바로 서지 않은 한국 사회에 사는 사람으로서 이 책의 종교 부분 내용은 매우 흥미로웠다. 

니체는 종교를 두 가지로 나누었는데, 하나는 사람들에게 죄책감을 강요하지 않고 오히려 사람들의 힘을 강화시키고 고양시키는 종교이고, 또 하나는 지상의 힘이나 쾌락을 죄악시하고 끊임없는 회개를 강요하는 종교이다.

니체는 종교를 인간들이 만들어낸 허구라고 하였다.

에리히 프롬은 니체의 종교관과 비슷하게 종교를 인본주의적 종교와 권위주의적 종교로 나누었다.

인본주의적 종교는 종교를 믿을수록 사람들은 사랑과 성숙한 지혜에 가득 찬 존재가 되게 한다고 말한다.

반면에 권위주의적 종교는 그 종교만을 믿어야 구원을 받을 수 있으며, 자신들만이 절대적 진리를 믿고 있다고 생각하는 오만한 인간이 되며, 다른 종교는 모두 허위라 배격하고, 배타적이고 독선적이며 편협한 인간이 된다고 말한다.

니체와 에리히 프롬이 생각하는 종교관의 공통점은 종교는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고 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인간을 위한 것이 되어야 하며, 인간을 성숙시키고 발전시키는 데 기여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라고 한다.(p.129)

현재 우리 나라 사회에 일반화되어 있는 종교는 인본주의적 종교가 아닌 권위주의적 종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니체와 에리히 프롬이 말하는 인본주의적 종교가 참 종교라 생각된다.

 

니체는 우리에게 나무처럼 살 것을 요구한다. 나무는 대지에 뿌리를 박고 있으면서도 끊임없이 위를 향한다. 그들은 확실한 균형감을 표명하고 있다. 그들은 그들을 낳아준 대지 속으로 더욱 깊이깊이 빠져 들어가는 저들의 뿌리를 포기하지 않고서도 끊임없이 위를 향해 뻗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한다.(p.144)

나무처럼...

자신의 타고난 기본은 지키면서 끝없이 도전하고 성취하는 삶을 말하는 것 같다.

 

이 책에는 니체의 철학만이 아니라 여러가지 책과 사상에 대한 내용이 언급된다.

노인과 바다, 쇼펜하우어, 에리히 프롬, 키르케고르, 마쓰시타 고노스케... 

니체의 철학만을 강조하지 않고 다양한 이야기들을 함께 기술해주어서 이 책의 내용을 받아들이기가 오히려 더 편하고 쉽게 느껴졌다.

그래서, 책을 읽는데 어렵게 느껴지지 않고, 철학서적이라기 보다는 에세이와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철학 내용을 어렵게 설명하기 보다는 편안한 목소리로 쉽게 대화하 듯이 들려주는 것 같다.

실존주의 철학자인 니체의 철학을 이해하고 느끼기 편하게 기술하였다.

아마도 저자의 엄청난 학습과 고민의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렇게 편안하게 철학자 니체를 이해하게 해 준 저자의 필력에 감사함이 느껴졌다.

 

어렵게 느껴지던 철학자 니체를 이 책을 통해서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서 느낀 철학자 니체는 매우 이성적이고 현실적이고 솔직했던 철학자이며, 그리고 긍정적이고 열정적이며 낙관적인 철학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현대 시대에 필요한 정신적인 멘토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한 번 읽고서 니체의 철학 모두를 이해하기는 어렵고, 또한 인생의 정답을 찾기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한 번 두 번 반복해서 읽는다면 철학자 니체가 사람들에게 말해 준 인생의 정답을 조금은 찾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 언급된 열 개의 질문과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이 책 목차의 소제목에 어느 정도 그 정답이 들어있는 것 같다.

인생은 욕망과 권태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시계추.

삶에 대한 가치평가는 불가능하다.

행복이란 저항을 극복하면서 자신의 고양된 힘을 느끼는 것.

낙타에서 사자의 정신으로.

사자에서 아이의 정신으로.

아이의 정신으로 살 때 삶은 아름답고 충만해진다.

니체의 운명도 평탄하지는 않았다.

투쟁과 갈등은 불가피하다.

경쟁과 투쟁은 문화 발전의 원동력이다.

열정의 거세는 삶을 근절하는 것과 같다.

예수의 가르침은 제도화된 교회의 교리와 다르다.

니체는 예수도 데카당으로 본다.

대지에 뿌리를 내리고 초인의 이상을 추구하라.

절대적 진리 체계란 하나의 독단적 이론 체계에 불과하다.

위대한 지성인들은 모두 회의가였다.

진리 추구의 가장 큰 장애는 특정 이념에 대한 독단적 확신이다.

근대 과학은 결국 염세주의로 귀착된다.

삶은 예술을 통해서만 정당화된다.

오직 인간만이 아름답다.

연민은 인간을 나약하게 만든다.

자유롭고 의식적인 죽음을 선택하라.

인간의 다양성을 인정해야.

의식의 이면에 있는 진정한 자기를 찾아라.

자신을 극복한 자의 아름다움.

건강한 본능이 건강한 행동을 낳는다.

보고, 생각하고, 쓰는 법을 배워라.

 

저자는 '위험하게 살아라' 라고 말했다.

아직은 그 조언의 의미를 충분히 알지는 못하겠다.

세상에 순응하지 말고, 아이의 정신으로, 나무처럼, 강하고 열정적으로 살아가라는 의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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