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에리히 프롬 지음, 라이너 풍크 엮음, 장혜경 옮김 / 김영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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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대한 최소한의 사랑이 없다면 어떤 인간과 문화도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그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최소한의 사랑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미치거나 자살하고, 희망이라고는 없는 알코올중독자나 마약중독자가 된다. - P24

삶에 대한 사랑을 이야기하려면 먼저 우리가 삶을 무엇이라 생각하는지부터 이야기해야 한다. - P25

삶이란 항상 하나가 되고 완전해지려는 성향이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달리 표현하면 삶이란 어쩔 수 없이 성장과 변화의 과정이다. 성장과 변화가 멈추면 죽음이 닥친다. - P25

그러므로 단순히 사랑만 하는 것으로는, 다른생명체가 ‘잘되기를 바라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식물이, 동물이, 아이가 남편이 아내가 뭘 필요로 하는지모르고 무엇이 상대에게 최선인지 정한 내 선입견과 상대를 통제하려는 욕망을 버릴 수 없다면 내 사랑은 파괴적이다. 내 사랑은 죽음의 키스인 것이다. - P28

실제로 자기 자신을 더 강하게 만들려는 노력은 전혀 하지 않는다. 자신의 정신, 사랑, 생명력을 키우려는 노력은 전혀 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수단의 힘을 키우는 데 모든 에너지를 투자한다. 그러면 폭력수단의 잠재력은 커질지 몰라도 자기 자신은 더욱 약해진다. - P33

사랑의 길은 폭력 행사의 길과 반대다. 사랑은 이해하고 설득하며 생명력을 불어넣으려 애쓴다. 이런 이유로사랑하는 사람은 쉬지 않고 자신을 변화시킨다. 더 많이느끼고 관찰하며 더 생산적이고 자기 자신과 더욱 가까워진다. - P33

사랑은 감상도 나약함도 아니다. 사랑은 폭력처럼위험한 부작용을 낳지 않고도 영향을 미치며 변화시키는방법이다. 폭력과 달리 사랑은 인내를 전제로 한다. 내적노력을, 무엇보다 용기를 전제로 한다. 사랑으로 문제를해결하겠다고 결심한 사람은 실망을 참고 견딜 용기, 일이 잘못되어도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겠다는 용기를 지녀야 한다. 그 사람은 자신의 강인함만 믿으면 되기 때문에그 힘의 왜곡된 형태인 폭력을 믿을 필요가 없다. - P34

사랑은 항상 성장을 향한 적극적 관심을 담고 있다. 우리가 사랑하는 것의 생명력을 향한 관심을 담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사랑이란 되는 과정, 하나 되고 온전하게 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생명력 넘치는 모든 것을향한 사랑은 이런 성장을 촉진하고픈 열정적 욕망으로 표현된다. 앞에서도 말했듯 통제하고 폭력을 행사하고픈 욕망은 사랑의 본성에 위배되며 사랑의 발전과 실현을 방해한다. - P36

고요를 좋아하지 않으면 사랑은없다. 사랑은 행동, 소유, 사용이 아니라 존재에 만족하는능력이다. - P41

삶을 사랑하기 힘든 또 다른 이유는 행동의 관료화가심해지기 때문이다. ‘팀워크‘니 ‘집단정신‘이니 하는 듣기좋은 명칭을 아무리 가져다 붙여도 최대의 경제성을 목표로 개인을 재단해 적절한 집단 구성원 형식에 맞추려 한다는 사실은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다. 그러면 개인은능력 있고 규율을 잘 지키지만 더 이상 그 자신이 아니며온전히 생명력을 발휘하지 못하기에 삶을 사랑하는 그의능력은 마비되고 만다. - P43

진정한 사랑에는타인과의 연관성과 자신의 온전함이 보존된다.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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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참한 날엔 스피노자 필로테라피 1
발타자르 토마스 지음, 이지영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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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우리 자신을 어떻게바꿀 것인가라는 점이 아니다. 본성을 표현할 수 있도록 어떻게외부 환경을 바꿀 것인가라는 점이 중요하다. 이것은 우리 본성에 적합한 외부 환경을 발견하는 문제이자 이미 존재하는 환경- 변형시키는 문제일 수도 있다. - P101

진정한 자유의 요체는 우리가 우리의 내적 필연성과 연결시킬 수 있는 제약을 인식하는 것이다.
모든 과학과 기술의 발전은 이런 원리에 충실하게 따른다. 교량, 비행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중력의 제약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건강을 살피고 더 오래 살기 위해서는 생물학적 유기 구조를 알아야 한다. 우리가 그런 제약을 무시하고 거부하기를 좋아한다면 첫 비행의 시도에서 이카루스처럼 날개를 불태우고 추락하게 될 것이고 병에 감염되어서는 살아나지 못하고 죽고 말것이다. - P103

다른 원리를 따라 우리 개인의 삶을 인도해서는 안 된다. 우리 욕망인 내적 필연성 혹은 사회적이고 물리적인 세계의 제약으로서 외적 필연성을 인식하는 데 우리의 진정한 자유가 달려 있다. 구원으로 가는 길은 필연성의 인식을 통해 그 필연성에 대한 진정한 사랑으로 우리 자신을 인도하는 것에 있다고 스피노자는 주장한다. 그것은 신에 대한 지적인 사랑 혹은 지복이다. 스피노자의 『에티카』는 바로 이 주제에서 마무리된다. - P103

오늘 우리에게 나쁜 선택으로 보이는 것이었을지라도 그런 선택은 본성, 상황, 그 순간의 인식의 결과였다.
그때 우리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없었다. 과거에 우리가 한 행동과 운명은 그런 상황과 인식, 본성 등의 필연적 결과물이다. - P107

스피노자의 대답은 계속 이어진다. 악은 사물 자체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악은 다만 다른 것과 맺는 관계 속에 존재할 뿐이다. 그 자체로 악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른 것을 해치는상황에 놓이고 다른 것을 파괴할 때 어떤 것이든 악하게 되는것이다. 스피노자는 중독의 모델을 통해 악을 설명한다. - P130

악의 존재는 따라서 우리의 무지와 직접적으로 비례한다. 사물이 가진 해를 끼칠 능력에 대해 우리가 모를 때 그 사물은 위험한 것이 된다. 그것을 인식한다면 우리는 그런 위험을 어떻게피할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이롭게 사용할지를 알 수 있게 된다. - P132

"악에 대한 인식은 부적합한 인식이다."(『에티카』, 4부, 명제 64) - P133

진정한 문제는 자신들이 중독된 ‘쾌락‘보다 더 큰 욕망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그보다 더 큰 즐거움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결국은중독된 대상, 편협하고 해로운 대상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다. - P158

우리가 지닌 악과 싸우거나 판단하지 말고 그 악과 대면해야한다. 스피노자와 함께 부정적 감정, 유약함, 악을 선으로 바꿀수 있는 것은 인식이라는 사실을 믿어보라. 적합한 인식은 정념, 즉 수동적 정서를 능동적 정서로, 악을 덕으로, 유약함을 강인함으로 바꿀 수 있다는 사실에 기대를 걸어보자. - P159

완전한 정신과 신체의 평행론에 주목하자.정신의 능동 상태는 신체를 적합하게 이해하는 방식이며 신체의 능동 상태와 동일한 것이다. 정신과 신체는 서로 다른 하나없이 존재할 수 없다. 정신이 더 많이 이해할수록 신체는 더 많이 행동하고, 신체가 더 많이 행동할수록 정신은 더 많이 이해한다. - P164

진정한 앎은 우리의 진정한 필요에 부적합하게 사물의 어떤 측면을 자의적으로 이해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진정한 앎은 우리 자신의 진정한 본성과 해당 사물의 적합한 관계를 아는것이다. - P172

진정한 앎이란 곧 사랑하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 다시 우리가 던진 질문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어떻게 정서를 지성적으로 이해할 수있는가? 어떻게 지성적인 정서를 가질 수 있는가? 그리고 어떻게 정서적 이성, 즉 정서의 힘을 가지고 있는 지성을 획득할 수있는가? - P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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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참한 날엔 스피노자 필로테라피 1
발타자르 토마스 지음, 이지영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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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목적은 세계와 그 안에서 내가 차지하는 위치에 대한 총체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전망 없이는 규정할 수 없다. - P12

우리는 정서적 삶에서 결코 도망칠 수 없다. 중립적이며 초연한 이성과 지성만 가지고는 우리 삶에서 판단을 내릴 수 없으며 나를 넘어서는 세계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없다. 그런 이성과 지성 또한 정서이기 때문이다. - P18

감정은 때로 우리를 잘못 인도하고 방황하게 하지만 가장 분명한 좌표와 안내원이 되어 우리를 이끌기도 한다. 즉 가장 지성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서라도 감정을 외면할 수는 없는 것이다. 바보 같고 미성숙하며 지나치게 넘쳐나는 정서라고 할지라도 우리는 "자,
지금부터 감정이 아니라 이성으로 살자"라고 간단하게 말하면서 지성만으로 감정의 자리를 채울 수는 없는 것이다. - P19

스피노자를 다른 여타 철학자들과 구분하게 해주는 것은 바로 정서에 대한 이런 견해다. 스피노자에게 감정은 배제할 수없는 원리 중 하나다. 오히려 감정은 우리 자신을 참되게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가장 먼저 고려해야만 하는 요소다. - P19

사랑한다는 것은 우리 내부에 그 원인을 두지 않은 기쁨을느끼는 것이다. 즉 사랑은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그것은 어떤사람, 사물, 관념, 외부의 존재가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 P25

다른 대상에 우리의 감각을 연결시키는 가운데 사랑은 분명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감정이다. 사랑은 우리를 인간답게 행동하게끔 해준다. 개성을 형성하고 어떤 사람이라는 규정을 가능하게끔 하는 것도 감정이다. 스피노자가 살았던 당시의 사람들은 어떠했다고 설명하듯이 오직 사랑하는 대상은 무엇인가의방정식을 통해 인간 성격에 대한 유형학을 만들 수도 있으리라. - P28

"사랑하는 대상만이 고통을 불러일으킨다.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것이 사라진다 해도 슬픔을 느끼지 않을 것이고, 다른이의 수중에 떨어졌다고 해도 질투하지 않을 것이다. 한마디로말하자면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면 고통, 미움, 혼란도 생기지않는다." - P29

사랑은 정서의 핵심이자 우리 정서를 구체적으로 드러내주는 대상을 둘러싸고 있는 것이다. 실존의 문제가 드러나는 곳은 바로 사랑이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 P29

"사랑은 외부 원인에 대한 관념을 수반하는 기쁨이다." - P30

확실히 타인에 대한 헌신이나 희생이 사랑이라는생각은 포기해야만 한다. 어떤 의미에서 보자면 사랑은 끝내 확실히 이기적인 것이다. 사랑을 느낄 때 사실 그 사랑이 상대방에게 해가 되는가 그렇지 않은가는 중요하지 않다. 사랑이란 앞서 말했듯이 우리가 타자 안에서 찾는 기쁨이기 때문이다. 타자의 존재가 우리를 기쁘게 한다는 것이 앞선다. - P32

그러나 실제로는 우리는 우리 자신인 존재가 되도록해주는 것, 다시 말해 우리 본성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것을 욕망할 뿐이다. - P41

우리에게 기쁨을 가져와서 우리가 자아실현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능력 혹은 우리 역량을 증대시켜주기 때문에 우리는 어떤사물을 원하는 것이다. 욕망을 탐구해보면 우리가 다만 소유하길 원하는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우리가 소유하기 원하는 것을 통해 존재하기를 원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P42

욕망은결핍이 아니라 바로 역량이다. 욕망은 우리가 실존 안에서 지속하고자 하는 노력이 가지는 힘, 즉 우리 역량을 말한다. 반대로결핍은 이런 역량의 감소를 의미한다. - P43

우리 인간은 자신의 행동을 선택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자의적으로 그 어떤 선택이라도 할 수 있으며, 이성이 우리에게 명령한 것이라면 그 어떤 결정도 따를 수있는 의지의 힘을 부여받았다고 믿는다. 인간의 위대함은 바로 이런 힘에 있다. - P85

신은 무에서 세계를 창조했듯이 인간은 자신의 의도, 영감, 가치에 따라 자신의 삶을 창조한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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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에리히 프롬 지음, 라이너 풍크 엮음, 장혜경 옮김 / 김영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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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살아 있는 것을 향한 이런 사랑이 특별한 이유는 무엇인가? 프롬이 생각하는 사랑은 "항상 성장을 향한 적극적 관심을 담고 있다. 우리가 사랑하는 것의 생명력을 향한 관심을 담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사랑이란 하나가 되고 온전하게 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생명력 넘치는 모든 것을 향한 사랑은 이런 성장을 촉진하고픈 열정적 욕망으로 표현된다. - P6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활력과 체험을 제공하는 온갖 서비스로 인해 우리는 자신이 얼마나 활력과내적 활동성을 잃어버렸는지 깨닫지 못한다. 자극이 있을때만 활력과 생기를 억지로 불어넣을 때만 살아 있다고느낄 위험이 커져간다. 하지만 진정으로 살아 있다고 실감하려면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고 활동적일 수 있는 자기나름의 힘과 멀어지지 말아야 한다. - P8

삶과 공생의 복잡한 문제에서도 알고리즘과 인공지능 프로그램에 의존하는 것이 매우 매력적인 듯 보이지만 인간이 생존하기위해서는 정신적, 심리적 자력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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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량의 창조 - 인간다운 삶에는 무엇이 필요한가?
마사 누스바움 지음, 한상연 옮김, 이양수 감수.해제 / 돌베개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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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말이지만 모든 정치적 견해는 도덕적 문제를 바라보는 태도가 분명해야 하고 공정함, 인간존엄성의 동등한 존중 같은 명확한가치를 정치적 원리의 기초로 삼아야 한다. - P112

역량 이행에 관한 심층적 권고는 상당 정도 맥락의존적contextspecific이다. 시민더러 무언가를 선택하라고 하면서 선택의 이면에 놓인 문화적·정치적·역사적 맥락을 자세히 밝히지 않는다면, 그들의 핵심역량을 최저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처방은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나는 『여성과 인간개발』을 쓰면서 전 세계 여성이 아니라 인도의 특정 지역 여성이 무엇을 원하는지 설명했다. 그래도 일반적인 문제에관한 결론을 이끌어내는 데 아무 지장이 없었다). - 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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