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고전시대와의 만남 - 하이든.모차르트.베토벤의 시대 클래식 시대와의 만남 3
스티븐 존슨 지음, 김지량 옮김 / 포노(PHONO) / 201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는 초연 이래로 레퍼토리목록에서 빠진 적이 없는 최초의 오페라가 되었다.
낭만주의의 대가 베를리오즈와 바그너는 이 오페라를존경하고 모방했는데, 도입부의 코러스를 들어보면 그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글루크는 보다 경제적이고직접적인 새로운 표현을 위해 바로크 오페라의 침착한대칭을 버렸다. 첫 장면에서 오르페오와 코러스는에우리디체의 무덤 앞에 모여 있다. - P47

모차르트가 프리메이슨의 가르침을 매우 진지하게받아들였다는 증거는 많다. 1787년 4월에 아버지에게보낸 편지를 보면 모차르트가 죽음에 대한 프리메이슨의철학에 푹 빠져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죽음은 (정확히 말해서) 우리 삶의 진정한 목적입니다.
몇 년 동안 나는 이러한 진실과 삶의 가장 친한 친구인죽음을 아주 가깝게 알아왔습니다. 죽음의 이미지는이제 내게 더 이상 두려운 것이 아니며 오히려 마음을위로하고 편하게 해줍니다. 그래서 나는 신께 감사합니다..
내게 그분과 그분의 은총이 우리의 진정한 행복임을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주셨으니까요(이해하시겠죠). - P56

그러나 프리메이슨에 대한 모차르트의 열의를가장 확연하게 드러낸 오페라는 ㅇ <마술피리DieZauberflöte>(1791)이다. <마술피리>는 이탈리아어(궁정오페라가 선호하는 언어)가 아닌 토착 방언(독일어)으로쓰여졌으며, 인공적인 레치타티보 대신 자연스러운대화가 등장하고 스펙터클한 연극적 효과를 풍부하게활용한 작품으로, <피가로>나 <돈 조반니> <코지 판투테>보다 더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오페라였다.
모차르트는 분명히 이런 하층 장르야말로 성스러운프리메이슨의 진실을 전하기에 알맞은 매체라고생각했을 것이다. 음악의 구조 자체가 프리메이슨의상징주의로 가득한데,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서곡을시작하며 풀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3개의 웅장한화음이다(프리메이슨 의식에서는 숫자 3이 특별한 - P57

중요성을 갖는다). 그리고는 밤의 여왕의 시중을 드는3명의 신비한 여인과, 영웅 타미노 왕자가 조직에들어오게 하려고 다양한 고난을 겪도록 북돋우는 3명의소년이 있다. 기본 플롯은 선(자라스트로)과 악(밤의여왕), 즉 남성성과 합리성으로 표현된 ‘선‘과, 여성성과열정에 사로잡힌 상태로 표현된 ‘악‘의 명백한 대조다.
그러나 <마술피리>와 모차르트의 프리메이슨 사이에는더 개인적인 연결 고리들이 있다. 모차르트와 오페라대본 작가 에마누엘 쉬카네더Emanuel Schikaneder(동료프리메이슨)는, 뛰어난 과학자이자 <프리메이슨의신비》 (1784)의 저자이기도 한 로지 마스터, 이그나츠 폰본Ignaz von Born을 모델로 자라스트로라는 인물을 만들었다.
자라스트로의 대사 일부는 본의 책에서 따온 것이다.
우아하고 장중한 아리아 <이 신성한 전당에서는 복수를생각할 수 없어>에서는 프리메이슨의 계율을 설명하는본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이 신성한 전당에서는복수를 생각할 수 없어. 그리고 사람은 사랑이 자신을의무로 이끌도록 해야만 하네." - P58

희극적이어야 할 모차르트의 오페라가 때때로 정치적수사와 <피델리오>의 분출하는 직설적 감정에 가까운것으로 느껴진다고 해도, (E.TA 호프만에게는 미안한말이지만) 모차르트의 음악에는 여전히 베토벤 중기의혁명적 낭만주의나 바그너와는 구분되는 무언가가존재한다. 우선 낭만주의가 강조하는 ‘예술적 독창성‘
개념은 모차르트의 시대에는 아직 거의 나타나지 않은상태였다. 비평가들이 한 예술가의 작품의 독특한특성, 즉 그만의 요소에 프리미엄을 부과하기 시작한것은 19세기 초에 들어와서부터다. - P83

주제 자체에 있어서 모차르트와 베토벤의유일한 차이는, 베토벤은 마지막에 떨어지는 꼬리 음을약간의 전환과 함께 살짝 확장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주제는 거의 즉각적으로 부서지면서 아주 작은 조각들로나뉘어, 결국 최종적으로 훨씬 확장된 부분에서 휴지부에이른다(07초). 모차르트가 피날레 중간의 중요한 순간을위해 남겨 두었던 극적인 ‘부서짐‘ 효과를, 베토벤은 바로도입부에서 사용한 것이다. 모차르트가 낭만주의를 흘깃쳐다보았다면 베토벤은 낭만주의를 자신의 시작점으로삼았다. - P85

일각에서 고전주의 작품이라고 부르는 베토벤의 초기작품들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새로운 낭만주의정신이 당장이라도 분출될 것 같은 느낌이다. 나폴레옹의군대가 로코코 스타일로 꾸민 빈의 응접실로 밀고 들어올것 같은 느낌말이다. 그리고 베토벤의 나폴레옹 시대걸작인 <교향곡 3번 영웅>(1803-1804)에 가까워질수록,
하이든이 너무나 아름답게 발전시킨 ‘놀람‘의 요소가영웅적이고 혁명적인 면모를 띠며 나타나게 된다. - P88

역사를 통틀어 그렇게 느낀 최초의 작곡가는 아닐지모른다. 그러나 그의 음악을 새롭게 만드는 점은 그의개인적 투쟁이 사상 최초로 음악의 살아 있는 조직이되었다는 점이다. 교향곡 2번이 아마도 ‘하일리겐슈타트유서‘가 작성된 것과 비슷한 시기에 완료되었을 것이라는사실은 그래서 중요하다. 교향곡 피날레의 영적인 투쟁의느낌, 꽉 쥔 주먹을 휘두르는 것(오케스트라 전체의포르티시모)처럼 묘사될 수밖에 없었던, 계속 당당하게나아가리라는 이 결심의 느낌은 운명과 투쟁하려는베토벤의 시도를 직접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아마도 다른모든 것보다 이것이 성숙기의 베토벤을 하이든, 모차르트등 ‘고전주의‘ 선배들로부터 구분하는 요소일 것이다. - P9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자책] 바깥에서 - 모리스 블랑쇼와 그 누구인가의 목소리
박준상 지음 / 그린비 / 201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외존, 즉 엑스포지시옹exposition은 타인과의 관계를 중요한 주제로 삼은 몇몇 현대 프랑스 철학자들(에마뉘엘 레비나스Emmanuel Levinas와 더불어 블랑쇼, 특히 장-뤽 낭시Jean-LucNancy이 쓰고 있는 말이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22

모리스 블랑쇼의 작품에서 끊임없이 나타나는 하나의 주제가 있다. ‘바깥Dehors’, 이 주제는 거기에서 여러 다른 표현으로 조명되고 있기는 하지만 언제나 그의 사유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28

여기서 우리는 죽음에 대해 그것이 죽는다는, 삶을 떠난다는 사실이 아니라 바깥의 경험 그 자체로 보고 묻고 있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3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자책] 인간의 조건 한길그레이트북스 11
한나 아렌트 지음, 이진우 옮김 / 한길사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https://m.blog.naver.com/syeong21/223635211805

한나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을 만나야 했나보다. 이제 나는 ‘자기 긍정의 철학’을 시작해보고 싶다. 그 과정에서 한나 아렌트의 ‘호모 파베르’ 개념을 떠올려본다. 호모 파베르(Homo Faber)는 라틴어로 ‘제작하는 인간‘ 또는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이라는 뜻이다. 이 개념은 원래 베르그손의 『창조적 진화』에서도 언급되었지만, 한나 아렌트가 호모 파베르의 위험성을 비판하면서 이 개념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부각시켰다. ‘제작하는 인간’으로서의 호모 파베르는 부정의 철학을 통해 생존에 눈뜬 자아가 자신의 삶을 재건할 때 필요한 능력을 상징하는 듯하다. 나는 단순한 낙관에 머무르지 않고, 호모 파베르로서 자기 긍정을 삶을 재건하는 지속적이고 능동적인 작업으로 삼고자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자책] 바깥에서 - 모리스 블랑쇼와 그 누구인가의 목소리
박준상 지음 / 그린비 / 201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것은 우리 사이의 관계 자체 또는 우리의 만남과 소통이라는 사건 자체(‘내’가 타인을 향해 있다는 사건, 그리고 타인이 ‘나’를 향해 다가온다는 사건, 한마디로 외존), 그리고 우리가 세계 내에 존재한다는 것과 더불어 세계의 한계에서 존재한다는 것, 즉 모두가 사라져 감 또는 죽음과 함께 시간성·유한성finitude 내에서 존재한다는 사건(탈존) 자체이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12

‘내’가 결국 ‘나’ 아닌 것과의 관계하에 ‘나’ 바깥에서의 필연적인 타자화를 전제로 존재한다는 사건 자체이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12

침묵이 떠받치고 있다는 의미에서, 침묵을 통해서만 밑바닥으로부터 드러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침묵의 사건이다. 그 사건을 블랑쇼는 보여주었다. 그는 침묵을 말로 규정했다기보다는 침묵으로 하여금 말하게 했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12

그 빈 곳은 ‘내’가 ‘나’ 아닌 것(세계, 세계의 한계 또는 바깥, 그리고 타인)과 만나는 사건이, 즉 탈존과 외존의 사건이 침묵을 통해 전개되는 장소이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13

어떤 점에서 본다면, 모든 철학과 모든 담론은 그 사건을 언어의 틀 내에 한정시키려는 노력이고, 따라서 그 사건의 무한성(만남의, 관계의 무한성)을 변질시키는 시도이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13

어느 순간 우리는 침묵에 들어가야만 한다. 왜냐하면 신과는 달리 언어 내에 한계 지어진 우리에게 사건의 무한성에 스스로를 침묵 가운데 가져다 놓는 것, 거기에 스스로를 끊임없이 침묵을 통해 여는 것이 궁극적 과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14

블랑쇼에게 고유의 휴머니즘이 있다면, 그것은 인간의 자신에 대한 자기 결정력에 대한 믿음에서 비롯된 인간의 본질(예컨대 ‘기독교의 본질’로서의 인간의 본질)에 정초되어 있지 않다. 그가 말하는 휴머니즘은 자기 결정력 바깥의, 즉 자아·주체 바깥의 인간의 영역을 가리키는 단수성單數性singularite에 대한 탐색이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19

결국 그 사실에서 블랑쇼의 문학적 사유와 정치적 사유의 교차점이 발견되며, 그 사실로부터 우리는 그에게서 발견되는 휴머니즘과 ‘정치적인 것’에 대해 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20

블랑쇼의 성찰은 심미주의 바깥으로 향해 있으며, 그에게 작품과 문학적 언어의 핵심은 예술적 양식이나 문체의 문제에, 작품 내부에 있다고 여겨지는 형식상의 미의 문제에 있지 않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20

그 움직임은 문자로 씌어진 책 내부에서 발견되고 분석될 수 있는 내용과 형식의 결합을 넘어서, ‘책 바깥에서’,쓰는 자와 읽는 자의 소통을 통해, 다시 말해쓰는 자와 읽는 자의 작품의 공동구성co-constitution de l’œuvre을 통해 전개된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20

여기서 이미지는 작가가 의도적으로 만들어내고 작품에 주어져 고정된 가시적 이미지가 아니라, 어떤 역동적 이미지, 즉 독서라는 행위의 순간에 살아나는 이미지이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2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클래식, 고전시대와의 만남 - 하이든.모차르트.베토벤의 시대 클래식 시대와의 만남 3
스티븐 존슨 지음, 김지량 옮김 / 포노(PHONO) / 201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전시대가 어느 시기를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음악사학자들의 의견이 대체로 일치한다. 고전시대는독일어권 작곡가들이 지배했던 보기 드문 창의성의시대로, 프란츠 요제프 하이든Franz Joseph Haydn (1732-1809)과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Mozart (1756-1791)의 걸작들, 그리고 루트비히 판베토벤Ludiwig; van Beethoven (1770-1827)의 원숙한 첫작품이 탄생한 시대였다. 즉, 고전시대는 18세기 중반에서19세기 첫 10년에 이르는 기간이다. - P7

"음악의 정수는 선율이다. 선율에 뛰어난 작곡가를생각하면 좋은 경주마가 떠오른다. 대위법에 능한작곡가는 파발마에 불과하다."
-모차르트가 마이클 켈리에게 보낸 편지에서(1786) - P8

"친구들은 내가 천재성을 가졌다고 종종 칭찬해주지만,
모차르트는 나보다 훨씬 위에 있다."
-프란츠 요제프 하이든 - P10

낭만주의가마치 파괴에 몰두하는 사조처럼 느껴질 때가 있는데,
이는 우리가 질서와 균형, 우아함을 너무나 잘 인식하고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느껴지는 순간에 우리는 18세기가합리성과 과학적 방식의 우위를 강조했던 ‘계몽‘ 운동의시대였다는 사실을 기억하게 된다. - P11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음악에 있어 최고의목표라는 생각은 새로운 것이 아니었다. - P1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