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는 초연 이래로 레퍼토리목록에서 빠진 적이 없는 최초의 오페라가 되었다. 낭만주의의 대가 베를리오즈와 바그너는 이 오페라를존경하고 모방했는데, 도입부의 코러스를 들어보면 그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글루크는 보다 경제적이고직접적인 새로운 표현을 위해 바로크 오페라의 침착한대칭을 버렸다. 첫 장면에서 오르페오와 코러스는에우리디체의 무덤 앞에 모여 있다. - P47
모차르트가 프리메이슨의 가르침을 매우 진지하게받아들였다는 증거는 많다. 1787년 4월에 아버지에게보낸 편지를 보면 모차르트가 죽음에 대한 프리메이슨의철학에 푹 빠져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죽음은 (정확히 말해서) 우리 삶의 진정한 목적입니다. 몇 년 동안 나는 이러한 진실과 삶의 가장 친한 친구인죽음을 아주 가깝게 알아왔습니다. 죽음의 이미지는이제 내게 더 이상 두려운 것이 아니며 오히려 마음을위로하고 편하게 해줍니다. 그래서 나는 신께 감사합니다.. 내게 그분과 그분의 은총이 우리의 진정한 행복임을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주셨으니까요(이해하시겠죠). - P56
그러나 프리메이슨에 대한 모차르트의 열의를가장 확연하게 드러낸 오페라는 ㅇ <마술피리DieZauberflöte>(1791)이다. <마술피리>는 이탈리아어(궁정오페라가 선호하는 언어)가 아닌 토착 방언(독일어)으로쓰여졌으며, 인공적인 레치타티보 대신 자연스러운대화가 등장하고 스펙터클한 연극적 효과를 풍부하게활용한 작품으로, <피가로>나 <돈 조반니> <코지 판투테>보다 더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오페라였다. 모차르트는 분명히 이런 하층 장르야말로 성스러운프리메이슨의 진실을 전하기에 알맞은 매체라고생각했을 것이다. 음악의 구조 자체가 프리메이슨의상징주의로 가득한데,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서곡을시작하며 풀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3개의 웅장한화음이다(프리메이슨 의식에서는 숫자 3이 특별한 - P57
중요성을 갖는다). 그리고는 밤의 여왕의 시중을 드는3명의 신비한 여인과, 영웅 타미노 왕자가 조직에들어오게 하려고 다양한 고난을 겪도록 북돋우는 3명의소년이 있다. 기본 플롯은 선(자라스트로)과 악(밤의여왕), 즉 남성성과 합리성으로 표현된 ‘선‘과, 여성성과열정에 사로잡힌 상태로 표현된 ‘악‘의 명백한 대조다. 그러나 <마술피리>와 모차르트의 프리메이슨 사이에는더 개인적인 연결 고리들이 있다. 모차르트와 오페라대본 작가 에마누엘 쉬카네더Emanuel Schikaneder(동료프리메이슨)는, 뛰어난 과학자이자 <프리메이슨의신비》 (1784)의 저자이기도 한 로지 마스터, 이그나츠 폰본Ignaz von Born을 모델로 자라스트로라는 인물을 만들었다. 자라스트로의 대사 일부는 본의 책에서 따온 것이다. 우아하고 장중한 아리아 <이 신성한 전당에서는 복수를생각할 수 없어>에서는 프리메이슨의 계율을 설명하는본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이 신성한 전당에서는복수를 생각할 수 없어. 그리고 사람은 사랑이 자신을의무로 이끌도록 해야만 하네." - P58
희극적이어야 할 모차르트의 오페라가 때때로 정치적수사와 <피델리오>의 분출하는 직설적 감정에 가까운것으로 느껴진다고 해도, (E.TA 호프만에게는 미안한말이지만) 모차르트의 음악에는 여전히 베토벤 중기의혁명적 낭만주의나 바그너와는 구분되는 무언가가존재한다. 우선 낭만주의가 강조하는 ‘예술적 독창성‘ 개념은 모차르트의 시대에는 아직 거의 나타나지 않은상태였다. 비평가들이 한 예술가의 작품의 독특한특성, 즉 그만의 요소에 프리미엄을 부과하기 시작한것은 19세기 초에 들어와서부터다. - P83
주제 자체에 있어서 모차르트와 베토벤의유일한 차이는, 베토벤은 마지막에 떨어지는 꼬리 음을약간의 전환과 함께 살짝 확장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주제는 거의 즉각적으로 부서지면서 아주 작은 조각들로나뉘어, 결국 최종적으로 훨씬 확장된 부분에서 휴지부에이른다(07초). 모차르트가 피날레 중간의 중요한 순간을위해 남겨 두었던 극적인 ‘부서짐‘ 효과를, 베토벤은 바로도입부에서 사용한 것이다. 모차르트가 낭만주의를 흘깃쳐다보았다면 베토벤은 낭만주의를 자신의 시작점으로삼았다. - P85
일각에서 고전주의 작품이라고 부르는 베토벤의 초기작품들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새로운 낭만주의정신이 당장이라도 분출될 것 같은 느낌이다. 나폴레옹의군대가 로코코 스타일로 꾸민 빈의 응접실로 밀고 들어올것 같은 느낌말이다. 그리고 베토벤의 나폴레옹 시대걸작인 <교향곡 3번 영웅>(1803-1804)에 가까워질수록, 하이든이 너무나 아름답게 발전시킨 ‘놀람‘의 요소가영웅적이고 혁명적인 면모를 띠며 나타나게 된다. - P88
역사를 통틀어 그렇게 느낀 최초의 작곡가는 아닐지모른다. 그러나 그의 음악을 새롭게 만드는 점은 그의개인적 투쟁이 사상 최초로 음악의 살아 있는 조직이되었다는 점이다. 교향곡 2번이 아마도 ‘하일리겐슈타트유서‘가 작성된 것과 비슷한 시기에 완료되었을 것이라는사실은 그래서 중요하다. 교향곡 피날레의 영적인 투쟁의느낌, 꽉 쥔 주먹을 휘두르는 것(오케스트라 전체의포르티시모)처럼 묘사될 수밖에 없었던, 계속 당당하게나아가리라는 이 결심의 느낌은 운명과 투쟁하려는베토벤의 시도를 직접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아마도 다른모든 것보다 이것이 성숙기의 베토벤을 하이든, 모차르트등 ‘고전주의‘ 선배들로부터 구분하는 요소일 것이다.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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