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다른 의료는 가능하다 : 한국 의료의 커먼즈 찾기
백영경 외 지음 / 창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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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반드시 누려야 할 권리로서 필수의료란 무엇인가라는 문제부터 시작해서, 어떤 의료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지에 대해서까지 방향이 점점 잡혀나가면 병원의 과잉의료도 줄어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의 대형병원은 오직 수익성을 위해 운영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병원들이 장례식장 같은 부대시설을 운영하여 수익을 챙기는 모습도 익숙하고요. 병원들은 낮은 수가로 인한 손실을 메우려면 어쩔 수 없다고 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을 수익의 대상으로만 본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알라딘 eBook <다른 의료는 가능하다> (백영경 외 지음) 중에서

병원은 인건비로 전체 비용의 절반 이상을 쓸 만큼 무척 노동집약적인 곳이에요. 거꾸로 말하면 인건비에서 줄이는 족족 다 이익이 됩니다. 기계 가격은 아무리 깎아도 한계가 있고, 의료기기는 그 수를 줄이면 티가 납니다. 그런데 사람은 열명 쓰다가 아홉명 쓴다고 당장 어떻게 되지 않아요. 빠진 한명이 할 일을 나머지 아홉명이 나눠서 더 하니까요. 거기서 또 한명을 줄이면? 그 한명의 노동을 또 여덟명이 나눠서 해요. 죽지 않고 버틸 수 있을 만큼만 노동강도를 높이는 거예요. 그런데 병원 일은 공장처럼 예측 가능하지 않고 환자가 확 몰릴 때도 있고 줄어들 때도 있습니다. 같은 수의 환자여도 환자 상태에 따라 노동강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하게 계량화하기 애매하고요. 그래서 환자를 생각하고 의료인들의 정신건강을 생각하면 조금 넉넉하게 운영되어야 하는데 늘 조금 모자라게 굴러가는 거죠.

-알라딘 eBook <다른 의료는 가능하다> (백영경 외 지음) 중에서

자신의 생애주기에 따라 혹은 갑자기 겪게 되는 사고나 질병으로 인해 누구나 병원과 접점이 생깁니다. 인생에서 병원과 만나는 그런 순간들이 불쾌하고 괴로운 기억으로 남지 않기를 바라요. 물론 질병으로 인한 고통은 당연하지만 그 괴로움이 질병 자체가 주는 아픔에서 그쳤으면 좋겠어요. 치료비로 인한 경제적 고통, 어느 병원이 더 좋은 병원인지 스스로 알아봐야 한다는 불안감, 좋은 의사에게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고 있는지에 대한 불신 등 질병 자체의 고통을 넘어서는 괴로움들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알라딘 eBook <다른 의료는 가능하다> (백영경 외 지음) 중에서

코로나19 초반에 의료인 모집할 때부터 지원을 했습니다. 딱히 사심이 있어서 지원한 게 아니라 중환자실 경력이 있고 투석기도 다룰 줄 아니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지원했는데, 병원에서 다른 간호사들을 설득해야 할 만큼 인력이 부족한데 저는 안 보내더라고요. 제가 대외적으로 비판적인 발언을 많이 하다보니 병원에서 꺼리는 것 같아요. 저는 병원을 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문제가 생기기 전에 막아보려는 거예요. 특히 제가 속한 서울대병원이 잘되었으면 좋겠어요. 서울대병원이 환자를 위한 의료를 펼치면서도 살아남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다른 병원들도 그 방향으로 갈 수 있거든요. 노조와 상생하는 모습 등 여러 면에서 선도하는 병원이 되길 바랍니다.

-알라딘 eBook <다른 의료는 가능하다> (백영경 외 지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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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문학이란 무엇인가 - 의학과 인문학의 경계 넘기
황임경 지음 / 동아시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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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보통 증상과 징후는 의사에 의해 공식적인 질병으로 확정된다.
학 지식과 기술만 충분하다면 질병을 판정하는 것은 자명한 일처럼보인다. 하지만 질병이라는 말의 의미 변화나 차이만 살펴보아도 중상과 징후 못지않게 질병도 다양한 주관적 맥락과 사회문화적·역사적 조건의 자장 아래 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질병은 증상과 징후에 대한 대답이라기보다는 차라리 그 의미에 대한 물음에더 가까울지 모른다. - P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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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문학이란 무엇인가 - 의학과 인문학의 경계 넘기
황임경 지음 / 동아시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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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그 쓰디쓴 약을 삼킬 때마다 정신이 번쩍 드는 경험을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에 우리는 건강해져 있을 것이다. -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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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문학이란 무엇인가 - 의학과 인문학의 경계 넘기
황임경 지음 / 동아시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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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철학이라는 학문의 성격을 살펴보면 ‘의철학’이 성립할 수없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쉽게 알 수 있다. 철학을 뜻하는 ‘philo-sophy‘의 어원인 ‘philosophia‘는 ‘philo(사랑함)‘와 ‘sophia(지식, 지혜)가 결합한 말로서 ‘지식에 대한 사랑, 지혜의 추구, 체계적인 탐구‘라는 뜻을 갖고 있다. 철학은 삶에 대한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질문을 하는 학문이며, 모든 학문의 토대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학문이다.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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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우리 몸이 세계라면 - 분투하고 경합하며 전복되는 우리 몸을 둘러싼 지식의 사회사
김승섭 지음 / 동아시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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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를 영어와 한국어로 모두 공유할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해 두 가지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먼저 영어로 출판하지만 원할 경우 부록으로 한국어판을 함께 출판해주는 《한국역학회지》에 논문을 출판했습니다.15 한국어판으로 논문 심사를 받고 출판이 확정된 이후, 영어 초벌 번역을 학술지에서 도와주었지만, 저희 연구팀은 모든 영어 문장을 수정해야 했습니다.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지만, 연구 실적은 한 편으로만 계산됩니다. 또 하나는 트랜스젠더 건강 연구를 진행하며 배우고 고민했던 내용을 묶어, 연구실에서 함께 공부하는 학생들과 『오롯한 당신』이라는 제목의 단행본으로 출판한 것입니다. 기존의 출판 논문을 모은 게 아니라 글을 새로 써서 책을 출판하는 작업이었기에 논문을 쓰는 일보다 몇 배의 노력이 들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16 하지만 이러한 단행본 작업은 대학 순위 평가에 항목조차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학이 지금과 같은 지식 생태계를 가지게 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 시스템으로 인해 어떤 연구자와 어떤 연구가 배제당하고 있는지는 고민이 필요합니다. 한국사회의 고유한 문제를 한국어로 고민하고 쓰는 연구자들이 오늘날 대학에서는 가장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은 특히 한국사회의 사회적 약자에 관해 연구하는 경우 더욱 도드라집니다. 전 세계 지식 시장에서 한국이 ‘변방’이기에 생겨나는 지식 생산과 유통의 문제점이 한국사회 내부에서도 발생합니다. 한국에서 권력과 자본에 소외된 이들의 삶을 연구할 때에도 비슷한 문제점이 반복되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알라딘 eBook <우리 몸이 세계라면> (김승섭 지음) 중에서

한국에 돌아와 대학에서 일하며, 어떤 연구를 어떻게 할지 매 순간 선택해야 했습니다. 연구주제를 정하고 논문을 쓰고 그 지식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무엇이 가장 나은 선택인지 판단하는 일이 제게는 항상 어렵습니다. 단기적인 성과만을 주목하는 오늘날 대학에서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 사회적 약자의 몸과 질병에 대한 연구는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는 일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부조리한 사회로 상처받은 사람들의 고통을 과학의 언어로 세상에 내놓는 것은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계속해보겠습니다.

-알라딘 eBook <우리 몸이 세계라면> (김승섭 지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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