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우리 몸 연대기 - 유인원에서 도시인까지, 몸과 문명의 진화 이야기
대니얼 리버먼 지음, 김명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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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몸의 전체적인 상태를 보면, 미국뿐 아니라 많은 나라들이 새로운 역설에 직면해 있다. 한편으로 보면 산업혁명 이후 사람들이 더 부유해지고 공공 보건, 위생 시설, 교육이 눈부시게 발전한 덕분에 무엇보다도 선진국에서 수십억 명의 건강이 극적으로 개선되었다.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사실 19세기 전에는 건강을 지키려면 잘 씻어야 한다는 생각조차 없었다. 1840년대에 헝가리의 이그나즈 제멜바이스Ignaz Semmelweis와 미국의 올리버 웬들 홈스Oliver Wendell Holmes 경이 의사와 간호사가 손만 잘 씻어도 산욕열 발생률을 급감시킬 수 있다고 제안했을 때 사람들은 그들을 비웃었다. 다행히 파스퇴르가 미생물을 발견하고 기본적인 위생이 목숨을 구한다는 증거가 축적되면서 이러한 회의적인 시선은 결국 거두어졌다.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왜 예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살이 찌고 있는지에 대한 가장 널리 인정받는 설명은 예전보다 더 먹고 덜 움직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나치게 단순화시킨 설명이지만 어느 정도는 사실이다. 8장에서 말했듯이, 지난 몇십 년간 식품의 산업화로 1인분의 크기는 커졌고 식품의 칼로리는 높아졌다. 노동을 덜어주는 기계와 자동차의 보급 같은 산업적 ‘진보’에 더해,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난 것 같은 생활의 변화는 사람들을 덜 움직이게 만들었다. 사람들이 에너지를 얼마나 더 섭취하고 얼마나 덜 소비하는지를 계산해보면, 잉여 에너지가 많아졌음을 알 수 있다. 이 말인즉슨, 사람들의 몸에 지방이 더 많이 축적되고 있다는 뜻이다.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인슐린은 혈류 속 지방(트라이글리세라이드)이 지방세포로 흡수되게 하는 동시에, 지방세포가 트라이글리세라이드를 다시 혈류로 내보내지 못하게 한다.27 따라서 인슐린은 지방이 탄수화물에서 오든 지방에서 오든 관계없이 우리를 살찌게 만든다.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하지만 그 밖에도 비만을 촉진하는 인자들은 많다. 그중 두 가지가 당과 관계가 있는데, 하나는 음식물을 포도당으로 분해하는 속도다. 그에 따라 인슐린 생산 속도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간접적인 것으로, 과당 섭취량과 과당이 간에 도달하는 속도다.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한마디로, 빠르게 소화되는 포도당이 많이 든 음식은 더 많은 에너지를 제공하고 더 빨리 허기지게 만든다. 단백질과 지방에서 열량을 주로 섭취하는 사람은 당과 녹말 식품에서 주로 열량을 섭취하는 사람보다 더 오랜 시간 배가 고프지 않고, 따라서 전반적으로 적은 양의 음식을 먹는다.30 섬유소가 많이 들어 있는 덜 가공된 식품이 허기를 덜 느끼게 하는 것은 그러한 음식이 위에 더 오래 머물면서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을 분비하기 때문이기도 하다.31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스트레스’라는 말에는 부정적인 의미가 담겨 있지만, 스트레스는 원래 위험한 상황에서 우리를 구해주고 우리가 필요한 순간에 저장된 에너지를 꺼내게 만드는 오래된 적응이다.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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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키의 변화를 살펴보면 사람들이 얼마나 잘 먹는지, 질병 등의 스트레스에 얼마나 시달리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다. 인간의 키에 대한 분석들을 보면, 초기에는 세계 전체는 아니더라도 많은 지역에서 농업이 인간의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하지만 다른 것들은 해결책이라기보다 불일치 질환의 증상만을 치료해주는 임시방편에 불과했다. 그러한 미봉책들은 불일치 질환의 원인은 그냥 두고 증상만을 해결해 때때로 질환을 존속시키거나 더 악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나는 이 현상을 ‘역진화’라고 불렀다. 하지만 이 악순환의 고리를 다루기에 앞서, 우리 몸의 역사에 또 다른 장을 열어젖힌 ‘산업 시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현재 우리 몸의 전체적인 상태를 보면, 미국뿐 아니라 많은 나라들이 새로운 역설에 직면해 있다. 한편으로 보면 산업혁명 이후 사람들이 더 부유해지고 공공 보건, 위생 시설, 교육이 눈부시게 발전한 덕분에 무엇보다도 선진국에서 수십억 명의 건강이 극적으로 개선되었다.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우리 몸은 몇 세대 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문제와 마주했다. 오늘날 우리는 2형 당뇨병, 심장병, 골다공증, 결장암 같은 새로운 불일치 질환에 걸릴 위험이 훨씬 높다. 이 질병들은 농업 시대를 포함해 대부분의 인류 진화사에서 존재하지 않았거나 극히 드물었다.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산업혁명은 자본주의, 의학, 공공 보건과 함께 우리 몸이 성장하고 기능하는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지난 몇백 년 사이의 중요한 사회적, 기술적 변화들이 농업 시대에 발생한 수많은 불일치 질환을 어떻게 완화하고 해결했으며, 그와 동시에 새로운 불일치 질환을 어떻게 유발했을까?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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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일치 질환을 구별하기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질병을 직접 유발하거나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인자들을 정확하게 집어낼 만큼 우리가 잘 아는 질병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폐증은 과거에는 드물었지만 최근에 흔해지고 있으며(진단 기준이 바뀌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개발도상국에서 주로 발생한다는 점에서 불일치 질환으로 볼 수 있다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요즘에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먹지 않는 사람들에서조차 괴혈병이 드문 이유는 가공식품에 비타민 C를 첨가하는 방법으로 이 병을 쉽게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충치는 괴혈병처럼 인과관계가 잘 밝혀진 불일치 질환이지만 아직도 기승을 떨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우리가 충치의 근본 원인을 해소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 대신 우리는 문화적 진화를 통해 사후에 충치를 치료하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치과의사는 충치를 갈아내고 그곳을 충전재로 때운다. 그뿐 아니라 우리는 충치가 더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몇 가지 효과적인 방법들도 알아냈다. 오늘날 우리는 이를 닦고, 치실을 사용하고, 치아의 홈을 메우고, 매년 한두 번씩 치과에서 가서 치석을 제거한다. 이러한 조치가 없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충치로 고생했을 것이다. 물론 충치를 정말로 예방하고 싶다면 당과 녹말의 섭취를 대폭 줄여야 한다. 하지만 농업을 시작한 뒤로 전 세계 사람들 대부분이 필요 에너지를 곡물에 의존하고 있어서, 그런 식생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충치는 값싼 에너지를 얻는 대가인 셈이다. 대부분의 부모처럼 나도 딸이 충치를 일으키는 음식을 먹어도 말리지 않고, 그 대신 양치질을 시키고 치과에 데려간다. 이 자리를 빌려 딸에게 용서를 구한다.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고혈압은 비만을 야기하는 고칼로리 식단, 염분 과다 섭취, 신체 활동 부족, 지나친 음주로 인한 것이다. 고혈압 치료제가 많이 나와 있지만 최선의 치료는 예방이다. 정답은 옛날의 건강한 식생활과 규칙적인 운동이다.34 유병률을 줄이는 방법을 알고 있으면서도 질병을 야기하는 환경 인자들을 고스란히 후대에 전달한다는 점에서 고혈압도 충치처럼 역진화의 사례다.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그런 불일치 질환들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첫째, 그것들은 원인을 치료하거나 예방하기 어려운 비감염성 만성질환이라는 것이다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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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을 읽지 않은 사람들은 소로가 이 기간에 은둔자처럼 지냈다고 오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가 실제로 추구한 것은 단순하고 자족적이고 자연적 삶, 그리고 일시적인 고독이었다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뇌가 더 크면 더 많이 배울 수 있고 언어와 협력 같은 복잡한 인지 활동과 사회적 행동을 할 수 있으므로, 자식들은 더 나은 수렵채집인이 되어 생존하고 번식할 확률을 높인다.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수천 명의 유전자 데이터를 이용한 수백 개 연구들은 모든 살아 있는 사람들의 뿌리를 추적하면 약 30만~20만 년 전 아프리카에 살았던 한 집단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으며 그 작은 집단이 약 10만~8만 년 전부터 아프리카 밖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는 것을 일관되게 보여준다.2 다시 말해, 아주 최근까지 모든 인간은 아프리카인이었다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하지만 진화가 의학과 무관하다는 생각은 언뜻 보기에 논리적인 것 같아도 사실은 매우 근시안적이고 잘못된 사고방식이다. 우리 몸은 자동차처럼 설계된 것이 아니라 ‘변형을 동반한 상속descent with modification’을 통해 진화했다. 그러므로 몸의 진화사를 알면 왜 우리 몸이 지금과 같은 모습이고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왜 우리가 그것 때문에 병에 걸리는지 알 수 있다. 생리학과 생화학 같은 분야는 질병의 근접 메커니즘proximate mechanism(발생 원인을 파악하는 것—옮긴이)을 이해하려고 하지만, 진화의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는 왜 애초에 그 질병이 생겨났는지를 이해하려고 한다.14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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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가 단지 과거에 대한 연구이기만 할까? 예전엔 나도 그렇다고 생각했다. 사전에도 그렇게 나온다. 사전에서 ‘진화’를 찾아보면 "과거 지구의 생물들이 이전 형태에서 발전해 갈라져 나온 과정"이라고 나와 있다. 나는 이 정의가 만족스럽지 않은데, 진화(나는 진화를 시간의 경과에 따른 변화라고 정의하고 싶다.)는 오늘날에도 일어나고 있는 역동적인 과정이기 때문이다.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한 가지 좋은 방법이 오래달리기였다. 아마 처음에는 초기 호모속이 유능한 청소동물이 될 수 있도록 달리기에 대한 선택이 일어났을 것이다. 오늘날의 수렵채집인은 그 아래 죽은 동물이 있다는 확실한 증거인, 하늘을 빙빙 도는 독수리를 보면 사체 사냥을 준비한다. 그들은 사체 쪽으로 달려가서, 사자를 비롯한 육식동물들을 용감하게 쫓아내고 남은 것을 먹는다.33 또는 한밤중에 사자들의 사냥 소리에 유심히 귀를 기울인다. 그러고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다른 청소동물들이 도착하기 전에 죽은 동물이 있는 곳으로 달려간다. 어떤 식으로 사체를 찾든 수렵채집인에게는 장거리 달리기가 필요하다. 게다가 일단 고기를 획득하면, 다른 청소동물들로부터 아직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있을 때 최대한 챙겨 도망치는 것이 좋다.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뇌가 쓰는 그 엄청난 에너지를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큰 뇌를 가진 어머니와 자식이 직면한 또 하나의 에너지 문제였다.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불행히도 지방은 화석 기록으로 보존되지 않으므로, 우리 조상들이 언제부터 다른 영장류에 비해 통통해졌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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