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 복제 시대는 사진술과 함께 시작된다. 사진술의 발명은 산업혁명을 대변하는 가장 중요한 사건 가운데 하나이며, 사진은 최초의아날로그analog 매체를 대표하기도 한다.
-알라딘 eBook <롤랑 바르트의 사진> (낸시 쇼크로스 지음, 조주연 옮김) 중에서 - P9
은유는 상상 속 닮음이라는 측면에서 어떤 주제와의 연결을 모색하지만, 사진은 이와 달리 환유처럼 기능한다. 즉, 비유적 표현을 그 대상으로부터 직접, 통상 그 대상의 물리적 특성 중에서 끌어낸다.
-알라딘 eBook <롤랑 바르트의 사진> (낸시 쇼크로스 지음, 조주연 옮김) 중에서 - P9
사진가나 비평가는 인화된 사진에 "예술"의 수사학을 접목하기도 하지만, 어떤 수사학을 갖다 붙인들 사진이 현실과 그야말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은 결코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다.
-알라딘 eBook <롤랑 바르트의 사진> (낸시 쇼크로스 지음, 조주연 옮김) 중에서 - P9
realism’은 애매하고 복잡한 용어다. 철학에서는 실재론이라는 입장을, 예술에서는 사실주의라는 양식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알라딘 eBook <롤랑 바르트의 사진> (낸시 쇼크로스 지음, 조주연 옮김) 중에서 - P9
바르트가 발전시킨 기호학과 구조주의에 대한 생각은 원래, 스위스 언어학자 페르디낭 드 소쉬르Ferdinand de Saussure, 1857~1913의 작업과 프랑스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Claude Levi-Strauss, 1908~2009의 작업에 주로 바탕을 둔 것이었다.
-알라딘 eBook <롤랑 바르트의 사진> (낸시 쇼크로스 지음, 조주연 옮김) 중에서 - P12
상호텍스트성이라는 좀더 애매한 체계는 비교적 소홀히 한다. 그런데 상호텍스트성은 실상 바르트가 자신의 텍스트에 가져다 넣은 "인용"의 진정한 의미를 대변할 수도 있는 것이다.
-알라딘 eBook <롤랑 바르트의 사진> (낸시 쇼크로스 지음, 조주연 옮김) 중에서 - P15
이 책은 사진에 대해 바르트가 쓴 마지막 글 『밝은 방』을 분석하면서, 이를 통해 사진에 대한 바르트의 생각들을 해명한다. 『밝은 방』은 사진 매체를 다룬 글을 읽고자 하는 이들에게 복잡하고 역설적이며 알기 힘든 텍스트로 머물러 있다. 그러나 사진에 관한 바르트의 초기 저술들은 광범위한 평가를 거쳐 사진 매체에 대한 비평의 담론으로 통합되었다.
-알라딘 eBook <롤랑 바르트의 사진> (낸시 쇼크로스 지음, 조주연 옮김) 중에서 - P15
상호텍스트성 개념은 『밝은 방』에서 바르트가 사진에 대한 글을 쓰며 견지한 방법론적 접근의 토대다
-알라딘 eBook <롤랑 바르트의 사진> (낸시 쇼크로스 지음, 조주연 옮김) 중에서 - P16
『밝은 방』에서 작용하는 상호텍스트 또는 상상계는 다음과 같다.(1) 바르트 자신의 텍스트 내에서 발견되는 유산. 그중 일부는 사진 매체와 명시적으로 관계가 있지만, 일부는 간접적으로만 관계가 있다.
-알라딘 eBook <롤랑 바르트의 사진> (낸시 쇼크로스 지음, 조주연 옮김) 중에서 - P16
(5) 시간이 사진의 푼크툼punctum이라는 점을 시간과 빛에 대한 현대 물리학의 논의를 통해 이해하는 작업. 사진이라는 매체를 바라본 바르트의 독특한 시각은 『밝은 방』이라는 창문의 틀을 통해 완전하게 포괄된다. 덧붙여, 사진에 대한 바르트의 관점은 이 매체에 대한 역사적 논쟁의 초점을 재조정한다.
-알라딘 eBook <롤랑 바르트의 사진> (낸시 쇼크로스 지음, 조주연 옮김) 중에서 - P17
과거에 바르트는 "즐거움/주이상스" "에크리튀르eciture/에크리방스ecrivance"6 또는 "외시/내포" 같은 대립 쌍들을 의도적인 인공물이라고 했는데, 이제 그는 양자의 차이가 상당히 실재적이라고 주장한다.
-알라딘 eBook <롤랑 바르트의 사진> (낸시 쇼크로스 지음, 조주연 옮김) 중에서 - P38
바르트의 선언이 선포되었다. "이 새로운 푼크툼은 더 이상 형태가 아니라 강도에서 나오는 것인데, 바로시간, 노에마(‘그것은-존재-했음’)의 통렬한 부각, 노에마의 순수한 표상이다."(CC 39/148: CL 96) 표면상 이 선언은 단순하고 직설적으로 보인다(바르트에 따르면 진부해 보이기까지 한다).
-알라딘 eBook <롤랑 바르트의 사진> (낸시 쇼크로스 지음, 조주연 옮김) 중에서 - P188
아우구스티누스의 딜레마란 시간의 존재beingness에 대한 당혹스러움이다
-알라딘 eBook <롤랑 바르트의 사진> (낸시 쇼크로스 지음, 조주연 옮김) 중에서 - P188
시간은 무한히 이어지는 "현재들" 속에서 인간에게 다가오고 지나가는 것인가? 아니면 시간은 모두 한꺼번에 주어져 있고, 그 안에서 인간은 정해진 궤도 위를 따라가는 것인가? 인간은 흐르는 물속의 바위인가, 아니면 무한한 수의 바위들 주위로 흐르는 물인가? 그렇다면, 아인슈타인을 본받아 반드시 결정되어야 하는 것은 『밝은 방』에서 시간이 어떤 의미인가 하는 점이다.
-알라딘 eBook <롤랑 바르트의 사진> (낸시 쇼크로스 지음, 조주연 옮김) 중에서 - P188
시간은 알고 보면 서구 사상에서 대단히 당혹스러운 논점들 가운데 하나였다. 바르트가 푼크툼?쏘임, 베임, 또는 찌르고 멍들게 하는 사건?과 시간을 연결하는 것은, 복잡한 사태가 잠재되어 있는 결합은 물론이고, 의심할 나위 없이 골치 아프고 정신을 돌아버리게 할 결합의 조짐이기도 하다.
-알라딘 eBook <롤랑 바르트의 사진> (낸시 쇼크로스 지음, 조주연 옮김) 중에서 - P189
『밝은 방』을 돋보이게 하는 것은 시간의 철학적 복잡성이지만, 바르트가 일차적으로 논의하는 시간은 형이상학적인 시간이 아니라 물리적 시간에 머문다. 즉, 20세기 과학에서 주목받은 시간, 되돌릴 수 없는 물리적 사건들의 시간, 이 특정한 세계관에 의해 형성되고 또 거기 뿌리박은 인간 의식의 시간이다.
-알라딘 eBook <롤랑 바르트의 사진> (낸시 쇼크로스 지음, 조주연 옮김) 중에서 - P190
시간이란 골칫덩이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그리고 훨씬 이전에, 세계란 곧 우발적인 사건들의 세계라고 본 헤라클레이토스)에 따르면, 시간은 반드시 직시해야 하는 것인데, 왜냐하면 세계는 바로 그 본질상 시간적이고, 세계가 생성됨은 실재이기 때문이다.
-알라딘 eBook <롤랑 바르트의 사진> (낸시 쇼크로스 지음, 조주연 옮김) 중에서 - P192
바로 이런 시각을 철저하게 비판한 이가 앙리 베르그송Henri Bergson, 1859~1941이다.
-알라딘 eBook <롤랑 바르트의 사진> (낸시 쇼크로스 지음, 조주연 옮김) 중에서 - P192
뉴턴(그리고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 1564~1642)이 남긴 가장 큰 유산 중 하나는 시간을 계산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
-알라딘 eBook <롤랑 바르트의 사진> (낸시 쇼크로스 지음, 조주연 옮김) 중에서 - P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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