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하고 사교적인 사람들은 대개 ‘남들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자신이 관심을기울인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한다. 그리고 이런 관심이 자기가 어떤 사람이며 어떻게행동할지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극구 부정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착각이다. 만약 실패나 치욕을 경험하면, 예전과 달리 자신을 대하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친절과 경의 대신 냉담이나 멸시가 드러난다면, 단단한 땅이 우리를 어떻게 떠받치고 있는지를 의식하지 않은 채 매일 땅 위를 걷듯이 부지불식간에 남들의 마음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다는 사실을 충격과 공포, 따돌림과 무력감 속에서 지각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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