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일드 44 뫼비우스 서재
톰 롭 스미스 지음, 박산호 옮김 / 노블마인 / 201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생각해 보면, 만화책만 읽던 내가 어릴적 읽던 추리소설과 SF에 다시 관심을 갖고 '스릴러'라는 장르의 재미에 빠지게 된 것은 바로 이 책, '차일드44' 덕분이었던 것 같다. 흥미진진한 전개와 사건의 충격성이 정말 엄청난 가독성으로 날 사로잡았고, 또 익숙한 영미권이 무대가 아니라 구소련을 무대로 한 연쇄살인사건이란 점에서 특히나 유니크한 작품으로 기억이 남는다. 

 

 하지만 어느샌가 절판이 되었고, 그 후 여러 좋은 작품들을 읽으면서 그 당시 내가 느꼈던 책의 재미에 대한 감동은 희석되어 있었나보다. 내가 기억하고 있던 것은 작품의 대략적인 얼개와 '히가시노 게이고와 스티븐 킹의 팬이 격찬한 소설'( 이것도 기억이 가물하지만)이라는 조금 우스꽝스럽고 오글거리는 홍보문구였던 걸 보면 말이다. 스릴러 팬들에게 있어서 가장 좋은 입문서가 될 수 있고 독특한 분위기로 기존의 팬들에게 활력을 줄 수 있는 작품이 절판이라니, 정말 아쉬운 일이었다.

 

 

 

 새로운 차일드 44는 달라진 외관과 더 오글거리는 홍보문구로 사실 내게 냉소를 불러 일으켰다. '순백색의 눈에 흩뿌려진 붉은 피' 라는 이미지가 지배하는 작품답지 않게 까만색의 표지를 선택한 점도 맘에 들지 않았고, "너무 힘들게 구했다. 제발 다시 출간해 달라."라는 논리적으로 말이 되지 않을 뿐더러 한층 오바스러움이 더해진 카피를 띠지도 아닌 책 전면에 떡하니 박아넣은 출판사에겐 분노조차 일었었다. 막말로, 힘들게라도 책을 구한 사람이 왜 다시 책을 내달라고 구걸(?)하겠는가. 독자들이 살려낸 스릴러의 걸작! 이란 멘트 앞에는 '출판사가 죽이고' 라는 문구가 들어가 있었어야 한다. 출판사가 죽이고 독자가 살려낸 스릴러의 걸작. 이 말에는 전적으로 찬성하는 바이다.

 

 같은 '스미스'라는 이름을 가진 작가 중 '마틴 크루즈 스미스'의 대표작인 '고리키 파크' 또한 우연하게도 구소련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다. 두 작품의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두 작품의 주인공 모두 부인과의 사랑없는 결혼생활에 뒤통수를 맞는다는 점, 악의적인 살인을 인정하지 않는 체제가 갖는 맹점을 비웃는다는 점이다. 차일드44를 읽은지 오래되고, 얼마전 읽었던 '고리키 파크'에 큰 감명을 받았던 탓인지 차일드44를 그 작품에 대한 아류작 정도로 치부할 뻔 했다. 하지만 차일드44의 개정판을 다시 읽고 난 후에는 그런 생각을 깔끔하게 접을 수 있었다. 차일드 44를 다시 읽을 수 없었다면 평생 이 책을 폄하하면서 지내야 했을 것이다. 우연히 또는 어쩔 수 없이 생겨난 공통점으로 기억한다는 것은 명백한 실수다.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고리키 파크'가 골든대거상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대거 오브 대거즈의 유력한 후보였을만큼 굉장한 작품이라서다.)

 

 

 

 구소련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에서 그 디테일을 내가 논하는 일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 쪽 문화권에 살았던 사람이 아니고서는 차일드44나 고리키 파크가 그렸던 구소련의 사회에 대해서 정확히 집어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예전 '평양에서 온 이방인' 이란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서구의 사람들에게는 먹혔을지도 모를 북한에 대한 묘사가 허접하게 느껴졌던 기억이 있다. 아무리 분단된지 오래된 북한이지만 유사한 문화권의 나라이기에 이런저런 묘사들이 꽤 어색했던 탓이다.

 

 차일드 44의 구소련은 시기적으로 더 고리키 파크보다 이전인 시대를 그리고 있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좀더 억눌려 있는 사회로 그려진다. 스탈린의 공포가 소비에트 연방이라는 '지상낙원'을 유지할 수 있게 만드는 통치 수단이며, 그 안에서 모든 사람들은 서로를 경계하고 배신하며 스스로의 안위를 유지해 나가는 것에만 신경을 써야만 살수 있다. 어쨌든 한국의 독자로서는 그런 무대 설정이 어색함보다는 참신하게 여겨진다고 말할 수 있다. 구소련같은 공산주의 사회- 행동에 대한 제약과 말한마디로 나락에 떨어질 수 있는 사회에서 쫒지 말아야 할 사건을 추적해 나간다는 건 굉장한 스릴을 안겨준다. 예전에 읽었을 때도 마찬가지지만 새삼 읽으면서 느끼는 것은 이 책의 레오는 가장 많은 제약과 스트레스를 받는 스릴러의 주인공이라는 것이었다. 주변에 대한 신뢰를 모두 잃고, 신분이 갖는 이점이나 지원을 포기한 상태에서 '바실리' 라는 끈질긴 악역의 괴롭힘까지 더해졌으니 레오로서는 막막할 따름이다.

 

 고리키파크에서는 서방과 소련을 오가면서 사건을 쫒는 '아카디 렌코'가 굉장히 쓸쓸한 인생을 살기 때문에 독자에게 먹먹함을 안겨준다. 그 탓인지 작품이 무겁고 쓸쓸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차일드 44의 레오 같은 경우는 고생을 하는 것과는 별개로 그 고생하는 모습이 독자에게 짜릿함을 주는 것 같다. 더 오락적인 요소들이 강해서 사건의 잔인함과는 별개로 깔끔하다는 느낌도 받는다. 고리키 파크가 서방의 문화와 소련의 문화가 충돌하는 장면을 넣음으로서 서방작가로서의 시선을 섞는다면, 차일드44의 경우는 영미권 작가 특유의 속도감과 사건전개능력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어필한다.

 

 톰 롭 스미스가 29살에 쓴 이 작품은 데뷔작답지 않게 노련하고 영리한 작품이다. 주인공 레오가 연쇄살인사건을 조사하게 되기까지의 이야기 전개부터 초반부와 결말부를 관통하는 레오의 과거 이야기를 설계하는 모습은 어떠한 서툰 점도 찾기 힘들다. 1980년대의 연쇄살인마를 1950년대로 옮기면서 당시의 시대상황과 믹스해버린 재주부터 꼭 구소련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기괴한 사건을 무대설정을 바꿈으로서 더 극대화 시킨 발상의 담대함이 놀라울 따름이다.

 톰 롭 스미스는 차일드 44 이후에 <더 시크릿 스피치><에이전트 6> 라는 레오 데미도프의 활약을 다룬 후속편을 출시했다. 더 시크릿 스피치는 재미가 조금 떨어진다는 평가지만, 에이전트6에서는 다시 명예회복을 한다는 평을 들어본 것 같다. 다시 재간된만큼 국내 독자들에게 레오3부작 모두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별 다섯에 별 넷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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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환의 심판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26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
마이클 코넬리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구나 거짓말을 한다. 경찰도 거짓말을 하고, 변호사도 거짓말을 하고, 증인도 거짓말을 하고, 피해자도 거짓말을 한다."

 

  죽여주는 도입부와 함께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마이클 할러가 돌아왔다.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를 읽거나, 영화로 접한 독자들은 이미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마이클 할러- 미키 할러라는 변호사는 거짓말에 대한 결벽증이나 정의구현 따위 아주 조금 밖에 관심이 없는 쿨한 남자라는 것을. 따라서, 이 멋진 도입부의 독백은 법정 모독이나 구차한 자기 변호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게임의 룰을 정확히 파악하고 파고드는 제대로 된 선수의 자세라고도 할 수 있다. 어쨌든 누군가의 승리로 게임이 끝난다면 승자는 바로 자신이 되어야 한다는, 뻔뻔하지만 한편으로는 믿음직한 프로의 자세를 진하게 느낄 수 있는 자신감 넘치는 도입부라는 생각이 든다. 그의 표현대로 말하자면 '모두가 거짓말을 하는 곳에서 진실이 되는 것.' 이 소름돋고 짜릿한 좌우명을 들고 돌아온 남자. 얄밉지만 인정하자. 오직 그의 승리만이 진실이라고.

 

 <탄환의 심판>은 전작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로부터 2년 후를 다루고 있다. 미키 할러는 전작의 사건 이후 몸이 회복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일을 하다가 몸을 더 망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 치료과정에서 진통제 중독에 빠져 전처와 딸에게 점수를 많이 잃은 상태다. 그의 성격을 생각해보면 무리하게 변호사 일을 한 것은 이해가 간다. 자신의 떨어진 명성을 회복하고 여전히 잘 나가는 남자로 남고 싶었을 테니까. 그렇지만 약물 중독으로 자신의 인생을 망쳐버린 것은 조금 의외였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이기적인 모습 뒤에 의외로 허술하고 쉽게 무너져 버리는 약한 남자가 숨어있다는 것일까. 자신의 허영과 출세를 위해 승리를 얻으려 무슨 일이든지 하는 속물 변호사의 이면엔 그를 방해하는 약한 마음이 숨어있다. 하긴 그런 점이 없었다면 이 캐릭터가 사랑받을 구석은 보다 적었을 것이다.



 

 

 The Brass Verdict-<탄환의 심판>이라는 책이 유명한-볼만한- 또 다른 이유 중의 하나는 다름 아닌 그의 이복형제 '해리 보슈' 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기자님은 그 활약이 너무 미미하여 그냥 까메오 출연이라 해도 무방하지만 이쪽 분은 다르시다.) 작가 마이클 코넬리의 대표시리즈의 주인공 해리 보슈의 실로 존재감은 대단하다. 분명 주된 줄기가 미키 할러의 이야기임에도 해리 보슈가 등장한다는 소리에 많은 팬들이 이 시리즈의 분류에 혼란을 겪었을 정도다. 아니 분명히 책에 등장하는 부분부터 그가 뿜어대는 아우라, 포스는 지나치게 멋있다. 해리 보슈 시리즈로 취급하지 않으면 이야기가 성립이 안될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하지만 이 책을 읽은 후에는 <탄환의 심판>이 미키 할러 시리즈 2 라는 확신을 하게 된다. 폐인 생활에서 벗어나볼까 하던 차에 살해당한 동료의 굵직한 사건을 고스란히 맡게 된 미키 할러가 이 책의 알파요 오메가- 전체를 지배하는 확실한 주인공이다. 해리 보슈의 활약과 스토리에 기여하는 바는 그야말로 확실한 서포터. 마이클 코넬리는 영리한 역할 배분으로 자신의 가장 오래된 친구인 해리 보슈의 자존심을 세워주면서도 이 스토리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확실히 보여준다.

 

 죽은 동료의 죽음에 대한 찝찝함과 너무나도 탐나는 대박 건수 사이에서 일말의 고민도 없이 수상한 의뢰인을 품는 미키 할러의 모습은 전작의 속물 변호사 그대로이며,  판사와 검사, 해리 보슈 같은 성가신 형사, 귀찮은 증인과 배심원들, 위험한 의뢰인 사이에서 오직 자신의 승리만을 위해 카드를 고르는 모습은 그 특유의 짜릿함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굳이 이 책에서 아쉬웠던 점을 꼽으라면 운전사가 바뀌었다는 것 밖에는 없었다. 미키 할러에게 힙합음악을 들려줄 멋진 DJ이기도 했는데...

 

  2년 간의 삽질에서 복귀하려는 미키 할러는 그 여전한 속물 근성 외에 많은 면에서 약해졌고 여유가 없어졌지만 대신 그만큼 필사적이고 끈질긴 모습을 보여준다. 코너에 몰린 후 반격을 해나가는 모습은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와 비교해 봤을 때 더 드라마틱하고 아슬아슬하다. 전작의 성공에 짓눌리지 않고 성공적으로 복귀에 성공한 이 작품에 속편 징크스 같은 것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원제 The Brass Verdict 라는 조금 생소한 제목에 대해서는 후반부 해리 보슈가 친절하게 설명을 해준다. 국내 제목인 '탄환의 심판' 은원래의 의미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그 맛을 잘 살린 제목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키 할러 같은 속물 변호사에 의해 거짓말쟁이들은 진실을 말하는 자들로 다시 생명을 얻지만, 법정의 부조리가 법정 밖에서까지 그들을 보호해 주지는 않는다. 일단 그들의 유능한 변호사는 너무나 바쁘고 애초에 그들에 대한 애정으로 일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의 소설 주인공 미키 할러에게는 그 법정에서 진실이 되는 것만이 가장 큰 목표이므로... 의뢰인의 에필로그 따위에는 관심이 별로 없을 것이다. 물론 그 자신의 명성에 흠집을 낸다고 한다면 약간의 에프터 서비스 정도는 해줄 수 있겠지. 

 

 고상한 옷을 입고 신사의 탈을 쓴 늑대들의 법정.

 어떻게 하면 서로를 찢어 발겨 놓을지 흉악한 궁리를 하면서도, 겉으로는 으르렁대는 모습조차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 애쓰는 배덕의 싸움터로.  마이클 코넬리의 손 끝을 통해, 해리 보슈의 부축을 받으며 <론 레인져-마이클 할러>가 돌아왔다.

 

 별 다섯에 별 다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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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kesky1004 2012-05-20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렇게 감상평 잘 쓰시는 분들 신기해요ㅎ 마이클 코넬리는 늘 옳지만!(아니다. 콘크리트 블론드는 심히 실망;) 탄환의 심판은 진정 끝판왕!! 인듯해요ㅋ 어떻게 이런 글을 쓰는지,,진짜 born writer라는 말이 딱 맞는 작가. rhk출판에서 코넬리의 new 작품을 내놓기까지 어떻게 기다리나요;; 이 작가,이 책을 좋아하시는 분이시라 괜히 반가워서 주절주절 적고가요^^

이박사 2012-05-21 13:33   좋아요 0 | URL
RHK 출판사는 번역만 들어오면 바로 낼 자세가 되어 있는... 독자보다 더한 코넬리빠로 알고 있습니다. 미키 할러는 정말 멋있다는 표현을 쓰면 좀 맛이 덜하고 속된 말로 간지가 자르르~ 한 것 같습니다.
 
개의 힘 2 밀리언셀러 클럽 125
돈 윈슬로 지음, 김경숙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 알아, 아단? 난 지옥이 존재하기를 바라지. 너 때문에."

 

 

 

 2006년  12월, 멕시코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래, 4만 5천명이 넘는 사람이 죽어나갔다. 이렇게 많은 사람의 피를 필요로 했음에도, 이 전쟁은 실패로 돌아가기 직전이다. 사람들은 마약 카르텔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피해야 할 정도로 두려움 속에서 살고 있으며, 실제로 그들의 반대편에 서는 것으로 간주되는 언론인, 경찰, 심지어 외국의 네티즌까지도 이들에 의해 희생당했다. 이미 카르텔의 손은 정부의 고위층부터 말단 경찰, 민간인들에게 뻗어 있으며 전쟁이 길어질수록 더 많은 이가 위험에서 벗어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카르텔의 편에 서고 있는 현실이다.

 

  돈 윈슬로의 <개의 힘>은 2006년의 마약과의 전쟁 이전의 멕시코, 서서히 곪아가는 마약의 시대를 다루고 있다. 냉전시대의 이념전쟁에서 공산주의 확산을 막기 위해 중남미에 암암리에 군사적인 지원을 한 미국과 NAFTA 발효로 인해 시작되는 경제난의 덕을 보며 세계 제일의 마약 중개상으로 발전한 멕시코 마약 카르텔. 그 시작과 진화를 소설 속에 녹여냈다. 읽으면 읽을수록 소설과 현실의 경계가 불분명해지는 것은 실제의 사건이라 보기에는 드라마틱하고, 소설로만 치부하기에는 너무 사실적이기 때문이다. 실제인물들과 혹은 실제 인물을 모델로 한 등장인물들이 굵직굵직한 사건의 주체가 되고 혹은 휘말리는 것을 지켜보고 있자면 그 이야기의 치밀함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아트는 생각했다.

...

그들이 서로를 파괴하게 만들겠어.

 

 <개의 힘>은 '국경의 왕' 이라 불리는 마약수사요원 '아트 켈러'와 '하늘의 군주' 라 불리며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을 지배하는 마양왕 '아단 바레라'의 30년에 걸친 악연을 통해 멕시코의 피로 피를 씻는 처절한 싸움을 이야기한다. 그들이 가장 친한 친구에서 가장 증오하는 적이 되기까지 가장 큰 도움을 주는 것은 통칭 '티오'라고 불리우는 바레라 가문의 우두머리 '미겔 앙헬 바레라'다. 기존의 아편을 지배하던 라이벌을 마약소탕작전을 통해 제거하기 위해 아트 켈러를 이용하고 마약카르텔을 조직하여 콜롬비아의 코카인을 중개하기 시작하면서 그는 자신들의 아이들의 마음 속 '개의 힘'을 끌어내고야 만다.

 

 이 책에서 언급되고 있는 '개의 힘' 이란 단어는 성경의 시편에서 나오는 말로, 인간 본성의 사악함 또는 인간이 빠져들기 쉬운 광기의 세력을 뜻한다. 신의 길에서 벗어난 인간이 노출되기 가장 쉬운 것. 생명을 빼앗는 칼과 나를 위협하는 사자의 입, 들소의 뿔처럼 호시탐탐 인간을 넘보는 개의 세력. 그것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마魔'에 씌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이용되었음을 알고 자신의 커리어와 가족을 포기하면서까지 마약 카르텔에 도전하는 성난 꼭두각시 '아트 켈러'와 왜 그렇게까지 마약사업에 매달리는지 동기조차 불분명한 마약왕 '아단 바레라'의 싸움은 '개의 힘'이라는 말이 없다면 좀처럼 이해하기 힘들다. 그리고 수많은 잔인한 사건들은 그 이유에서 더더욱 비극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의지가 있는 사람들은 능력이 없었다.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의지가 없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 책, 혹은 지금의 멕시코가 처한 현실은 국제정세와 각 나라의 부패한 정부들이 더욱 악화시킨 면이 있다. 공산주의의 확산을 막고자 수많은 돈과 무기를 중남미에 고스란히 갖다바친 미국과 그를 토대로 멕시코를 장악해 나가는 카르텔, 그와 결탁한 정부들은 서로 얽히고 섥혀 결국에는 풀리지 않는 매듭으로 서로를 옭아맨다. 그 돈과 마약, 무기가 만들어낸 거대한 구덩이는 하나의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사람의 피와 생명을 빨아들인다.

 

 <개의 힘>은 현실의 많은 부분에서 신세를 진 소설임에는 틀림없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민간인 희생자를 훌쩍 넘어서는 가장 비극적인 장소의 가장 참혹한 전쟁인 '멕시코 마약전쟁'을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이 저널리즘이 아닌 소설로 머물수 있는 이유는 바로 캐릭터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때문이다. 양대 축이 되는 아트와 아단을 제외하고 주요 등장인물인 티오, 노라, 후안, 칼란 등의 인물들의 말과 생각, 행동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리고 이들의 말과 행동이 익히 알려진 사건들의 색을 바꾸고 그 이면을 재해석하게 만들고 있다. 따라서 현실의 많은 부분을 토대로 새로운 경지의 재미를 가진 세공품을 독자에게 선물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돈 윈슬로가 보여주는 이야기의 완급조절과 적재적소에서 터져주는 폭발력은 그야말로 압도적이며 절대적인 재미를 느끼게 한다.

 

 

 사실 <지하에 부는 서늘한 바람>, 닐 캐리 시리즈로 처음 접했던 돈 윈슬로와 <개의 힘>을 쓴 돈 윈슬로가 동일 인물인지 의심이 갈 정도로 이 책은 유머러스함과는 거리가 멀고 철저하게 처절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무엇이 인기의 안전가도를 달리고 있던 작가의 펜을 쉬게하고 6년 동안이나 취재와 집필에 매달리게 했던 것일까. 돈 윈슬로는 멕시코의 참혹한 전쟁에서 인간이 어쩔 수 없는 힘에 의해 파괴되어 가는 것을 두려움과 호기심이 담긴 눈으로 발견했을지도 모른다.

 

 1천 페이지가 넘는 책에서, 마약에 찌들어 비참하게 무너져 가는 인간은 나오지 않는다. 이 책은 마약을 다루고 있지만 그 초점이 마약 중독자에 대한 것, 마약의 해로움에 대한 것에 닿아있지 않다. 사업이란 이름으로 마약을 미국에 운반하고 돈과 권력을 손에 넣은 자와 그를 무너뜨리려는 자가 서로의 목덜미만을 물어뜯기 위해 으르렁 대면서 그 화를 삭히지 못해 자신의 살점을 쥐어 뜯는 이야기이다. 돈 윈슬로는 구구절절히 그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단 한번의 연민도 허락하지 않는다. 위선과 배신, 그에 대한 분노로 그들이 부서져 가는 모습을 합당한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개의 힘'처럼 에필로그가 긴 소설이 있을까. 문득 생각을 한다.

 이 책이 끝나는 지점인 2003년 이후, 아단 바레라가 없는 멕시코는 이제 누구도 손댈 수 없는 지옥이 되어 버렸으니까.

 시편의 화자가 필사적으로 기도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신이란 어쩌면 존재하지 않거나 혹은 신조차 건드릴 수 없는 존재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 그러나 현실의 씁쓸함과는 별개로, 이 책은 정말 압도적으로 재미있다. 끝나지 않는 전쟁이 불멸의 스릴러를 낳았다.

 

 별 다섯이라는 한계가 무색한, 별 다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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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힘 1 밀리언셀러 클럽 124
돈 윈슬로 지음, 김경숙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 알아, 아단? 난 지옥이 존재하기를 바라지. 너 때문에."

 

 

 

 2006년  12월, 멕시코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래, 4만 5천명이 넘는 사람이 죽어나갔다. 이렇게 많은 사람의 피를 필요로 했음에도, 이 전쟁은 실패로 돌아가기 직전이다. 사람들은 마약 카르텔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피해야 할 정도로 두려움 속에서 살고 있으며, 실제로 그들의 반대편에 서는 것으로 간주되는 언론인, 경찰, 심지어 외국의 네티즌까지도 이들에 의해 희생당했다. 이미 카르텔의 손은 정부의 고위층부터 말단 경찰, 민간인들에게 뻗어 있으며 전쟁이 길어질수록 더 많은 이가 위험에서 벗어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카르텔의 편에 서고 있는 현실이다.

 

  돈 윈슬로의 <개의 힘>은 2006년의 마약과의 전쟁 이전의 멕시코, 서서히 곪아가는 마약의 시대를 다루고 있다. 냉전시대의 이념전쟁에서 공산주의 확산을 막기 위해 중남미에 암암리에 군사적인 지원을 한 미국과 NAFTA 발효로 인해 시작되는 경제난의 덕을 보며 세계 제일의 마약 중개상으로 발전한 멕시코 마약 카르텔. 그 시작과 진화를 소설 속에 녹여냈다. 읽으면 읽을수록 소설과 현실의 경계가 불분명해지는 것은 실제의 사건이라 보기에는 드라마틱하고, 소설로만 치부하기에는 너무 사실적이기 때문이다. 실제인물들과 혹은 실제 인물을 모델로 한 등장인물들이 굵직굵직한 사건의 주체가 되고 혹은 휘말리는 것을 지켜보고 있자면 그 이야기의 치밀함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아트는 생각했다.

...

그들이 서로를 파괴하게 만들겠어.

 

 <개의 힘>은 '국경의 왕' 이라 불리는 마약수사요원 '아트 켈러'와 '하늘의 군주' 라 불리며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을 지배하는 마양왕 '아단 바레라'의 30년에 걸친 악연을 통해 멕시코의 피로 피를 씻는 처절한 싸움을 이야기한다. 그들이 가장 친한 친구에서 가장 증오하는 적이 되기까지 가장 큰 도움을 주는 것은 통칭 '티오'라고 불리우는 바레라 가문의 우두머리 '미겔 앙헬 바레라'다. 기존의 아편을 지배하던 라이벌을 마약소탕작전을 통해 제거하기 위해 아트 켈러를 이용하고 마약카르텔을 조직하여 콜롬비아의 코카인을 중개하기 시작하면서 그는 자신들의 아이들의 마음 속 '개의 힘'을 끌어내고야 만다.

 

 이 책에서 언급되고 있는 '개의 힘' 이란 단어는 성경의 시편에서 나오는 말로, 인간 본성의 사악함 또는 인간이 빠져들기 쉬운 광기의 세력을 뜻한다. 신의 길에서 벗어난 인간이 노출되기 가장 쉬운 것. 생명을 빼앗는 칼과 나를 위협하는 사자의 입, 들소의 뿔처럼 호시탐탐 인간을 넘보는 개의 세력. 그것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마魔'에 씌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이용되었음을 알고 자신의 커리어와 가족을 포기하면서까지 마약 카르텔에 도전하는 성난 꼭두각시 '아트 켈러'와 왜 그렇게까지 마약사업에 매달리는지 동기조차 불분명한 마약왕 '아단 바레라'의 싸움은 '개의 힘'이라는 말이 없다면 좀처럼 이해하기 힘들다. 그리고 수많은 잔인한 사건들은 그 이유에서 더더욱 비극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의지가 있는 사람들은 능력이 없었다.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의지가 없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 책, 혹은 지금의 멕시코가 처한 현실은 국제정세와 각 나라의 부패한 정부들이 더욱 악화시킨 면이 있다. 공산주의의 확산을 막고자 수많은 돈과 무기를 중남미에 고스란히 갖다바친 미국과 그를 토대로 멕시코를 장악해 나가는 카르텔, 그와 결탁한 정부들은 서로 얽히고 섥혀 결국에는 풀리지 않는 매듭으로 서로를 옭아맨다. 그 돈과 마약, 무기가 만들어낸 거대한 구덩이는 하나의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사람의 피와 생명을 빨아들인다.

 

 <개의 힘>은 현실의 많은 부분에서 신세를 진 소설임에는 틀림없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민간인 희생자를 훌쩍 넘어서는 가장 비극적인 장소의 가장 참혹한 전쟁인 '멕시코 마약전쟁'을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이 저널리즘이 아닌 소설로 머물수 있는 이유는 바로 캐릭터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때문이다. 양대 축이 되는 아트와 아단을 제외하고 주요 등장인물인 티오, 노라, 후안, 칼란 등의 인물들의 말과 생각, 행동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리고 이들의 말과 행동이 익히 알려진 사건들의 색을 바꾸고 그 이면을 재해석하게 만들고 있다. 따라서 현실의 많은 부분을 토대로 새로운 경지의 재미를 가진 세공품을 독자에게 선물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돈 윈슬로가 보여주는 이야기의 완급조절과 적재적소에서 터져주는 폭발력은 그야말로 압도적이며 절대적인 재미를 느끼게 한다.

 

 

 사실 <지하에 부는 서늘한 바람>, 닐 캐리 시리즈로 처음 접했던 돈 윈슬로와 <개의 힘>을 쓴 돈 윈슬로가 동일 인물인지 의심이 갈 정도로 이 책은 유머러스함과는 거리가 멀고 철저하게 처절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무엇이 인기의 안전가도를 달리고 있던 작가의 펜을 쉬게하고 6년 동안이나 취재와 집필에 매달리게 했던 것일까. 돈 윈슬로는 멕시코의 참혹한 전쟁에서 인간이 어쩔 수 없는 힘에 의해 파괴되어 가는 것을 두려움과 호기심이 담긴 눈으로 발견했을지도 모른다.

 

 1천 페이지가 넘는 책에서, 마약에 찌들어 비참하게 무너져 가는 인간은 나오지 않는다. 이 책은 마약을 다루고 있지만 그 초점이 마약 중독자에 대한 것, 마약의 해로움에 대한 것에 닿아있지 않다. 사업이란 이름으로 마약을 미국에 운반하고 돈과 권력을 손에 넣은 자와 그를 무너뜨리려는 자가 서로의 목덜미만을 물어뜯기 위해 으르렁 대면서 그 화를 삭히지 못해 자신의 살점을 쥐어 뜯는 이야기이다. 돈 윈슬로는 구구절절히 그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단 한번의 연민도 허락하지 않는다. 위선과 배신, 그에 대한 분노로 그들이 부서져 가는 모습을 합당한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개의 힘'처럼 에필로그가 긴 소설이 있을까. 문득 생각을 한다.

 이 책이 끝나는 지점인 2003년 이후, 아단 바레라가 없는 멕시코는 이제 누구도 손댈 수 없는 지옥이 되어 버렸으니까.

 시편의 화자가 필사적으로 기도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신이란 어쩌면 존재하지 않거나 혹은 신조차 건드릴 수 없는 존재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 그러나 현실의 씁쓸함과는 별개로, 이 책은 정말 압도적으로 재미있다. 끝나지 않는 전쟁이 불멸의 스릴러를 낳았다.

 

 별 다섯이라는 한계가 무색한, 별 다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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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 세컨즈 1 - 생과 사를 결정짓는 마지막 3초 그렌스 형사 시리즈
안데슈 루슬룬드.버리에 헬스트럼 지음, 이승재 옮김 / 검은숲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까? 그 친구, 덮어버려야 한다고요." 

 



 

 2011 인터네셔널 대거상이다. 이 상에 대한 해석은 좀 분분한 편이다. 골든 대거상 수상작과 후보작에 비영미권 작가들의 작품 비율이 많아지자 비영미권 작품은 골든 대거상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만든 상이기 때문이다. 좋게 생각해 보면 인터네셔널 대거상이 그 해의 진정한 대거상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을 홀대하고 프랑스 출신의 작가들에게 조금 후하다는 비판도 있기 때문에 역시 읽어보고 판단하는 게 가장 정확할 것이다. (2011년 골든 대거상 수상작인 Crooked letter, Crooked letter는 RHK에서 계약했다는 소식이 있으니 곧 비교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상의 공신력이 어떻든간에, 대거라는 이름은 역사가 깊고 나름의 재미는 보장하기 때문에 이 책에 기대를 할 수 밖에는 없었다.

 

 이 시리즈의 주인공은 '에베트 그렌스' 라는 형사는 60에 가까운 나이에 분노가 힘의 원천인 남자로 투견. 핏불테리어나 흉폭한 롯드와일러를 연상시킨다. 어떻게 하면 일개 경정이 한 나라의 장관급까지 벌벌 떨게 만드는 포스를 갖게 되었는지는 의문이지만 그의 거침없는 행보와 끈질김은 과연 그럴만도 하겠구나 싶을 정도로 광신도적인 면이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의 진정한 백미이자 주인공은 경찰의 비밀정보원으로 마약조직에 잠입해 교도소 마약판매루트를 뚫어야 하는 ' 피에트 호프만' 이다. 보통사람으로서의 삶과 마약조직의 엘리트 조직원, 경찰의 유능한 비밀정보원 역할 모두를 완벽하게 해내야하는 스트레스를 견디는 강인함과, 모든 상황을 예측하고 통제해 나가며 자신의 최후마저도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만들어 나가는 치밀함은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절반의 스포일러를 흘려보자면, 이 책은 피에트 호프만이 마약조직과 그렌스 경정의 손을 피해 자신의 임무를 수행해 나가는 내용이 아니다. 그렌스 경정의 추적을 두려워한 경찰 고위급들이 호프만을 잘라내 버린 후, 그 상황에서 벗어나야 하는 혹은 최소한 그들이 바라는 결말은 피해야 하는 호프만의 필사적인 싸움을 그린 이야기다. 그 과정은 처절할 정도로 어둡고 독자로 하여금 울분이 터지게 만든다. 작가 콤비가 조금은 정부나 사회에 대한 불만이 과한 정도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호프만의 싸움은 처절하고 그로 인한 에베트 그렌스의 분노는 대단하다.

 

 물론 이 책이 지닌 단점도 있다. 호프만이 이야기의 주가 되는 초중반의 에너지가 너무 강하기 때문에 중후반부는 다소 힘이 떨어지는 느낌이 든다거나 (에베트 그렌스의 폭주에도 불구하고!) 어떤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인지는 몰라도 인물들의 설정이 너무 작가 편한대로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정부관료나 경찰 고위급, 교도소장 같은 인물들은 나약하고 비열한 인물들로 그려지고 말단 교도관이나 말단 경찰들, 젊은 경찰들은 또 반대로 너무 정 붙일 곳이 많다. 불법정보원 시스템과 부패한 사회를 비판하기 위한 메시지는 괜찮지만 그게 너무 노골적이라 쿨하지 못해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이 책 <쓰리 세컨즈>는 조금은 덜 다듬어진 느낌이지만 그 투박함이 고스란히 에너지로 분출되는 어둡고 강한 스릴러이며, 상반기 대작들에게 전혀 꿀리지 않는 재미를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독성과 주인공 캐릭터, 그리고 피에트 호프만의 스트레스 가득한 원맨쇼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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