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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의 힘 - 최고의 성과를 만드는 습관
권동칠 지음 / 성림원북스 / 2020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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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발에 맞은 등산화는 너무나 소중한 장비가 된다.
마치 나의 발처럼 여겨지고, 애착이 가는 것이다.
오랜 시간 등산을 다녀 헤지고 새로운 등산화를 사도 한번 발에 맞은 이전 등산화에 먼저 손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오늘 소개할 성림원북스에서 출판한 권동칠 대표님의 <관찰의 힘>은 등산화 분야에서 세계 정상의 길을 걷고 있는 트렉스타와 권 동칠 대표에 관한 이야기이다.
권 동칠 회장은 공무원 시험을 합격해서 부산 서구청에서 공무원생활을 하지만 좀 더 적극적인 일을 하고 싶어 당시에는 해외여행 자유화가 되지 않았지만, 해외영업을 통해 세계로 나아가길 희망한다.
그는 공무원에서 세원에서 새롭게 직장생활을 하게 된다.
세원이 어떤 회사인가?
부산은 과거 해방이후 국제상사(왕자표), 태화고무(말표), 삼화고무(범표), 동양고무(기차표)등은 검정고무신을 생산하여 신발 산업이 생겨났고, 70~80년대에는 나이키 주문자 생산방식 (OEM) 으로 대규모 신발 공장이 부산에 자리 잡고 생산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당시 부산의 500여개의 신발 회사를 축으로 하는 신발 산업은 국내 수출의 한 축이었고, 세계 신발 생산의 70%를 부산에서 생산했다고 하니 그 규모를 짐작할 만하다.
그런 대규모 신발 회사 중에 세원, 삼호, 태광실업, 동양, 국제상사는 특히 두각을 나타냈고, 세원의 경우 거대한 공장으로 인해 ‘세원사거리‘ 라는 지명이 있을 정도이다.
1981년 권 회장은 ㈜세원에서 해외영업을 하며, 특유의 열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바이어에게 찾아가 의견을 개진해, 심지어 어떤 바이어는 권 회장이 오지 못하도록 호텔을 부탁한 경우가 있다고 하니 그의 열정의 어떠했는지는 이해가 된다.
한마디로 신발에 미친 사나이였다.
그의 적극적인 모습과 열정에 바이어 중 한 업체인 하이텍은 권 회장이 독립해서 신발 회사를 창업할 것을 권하며, 당시 돈으로 30만 달러의 창업자금을 지원하겠다고 한다.
그는 다니고 있는 세원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며 거절하지만, 마침내 세원의 회장과의 면담으로 독립을 하게 된다.
1988년 성호실업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성호실업은 OEM방식으로 계약이 늘어나지만, OEM 방식의 가장 큰 문제는 주문자가 생산량을 조절하기에 다른 생산 계약자를 찾게 되면 사업에 지장이 있다는 점이다.
그는 당시 주문자인 K2가 다른 생산자를 물색한다는 말에 그는 자체브랜드를 가져야겠다는 평소의 소신을 실행해서 자체 개발상품을 준비한다.
이를 알아차린 K2에서 그와 면담을 통해 성호실업과의 계약을 유지하고, 자체 브랜드를 묵인하는 합의에 도달한다.
드디어 트렉스타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그는 매 순간 관찰을 하고 메모하고 공유하려고 한다.
트렉스타 초장기, 당시 그는 자주 산을 다니며 등산하는 사람들의 신발을 유심히 본다. 하루는 등산화를 신지 않고, 가벼운 신발로 등산하는 무리를 보고 번득이는 생각이 떠오른다. 가벼운 등산화를 만들기로 결심한 것이다.
당시 등산화의 무게가 400g~600g 이기에 그는 300g보다 가벼운 290g의 등산화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이는 당시에는 획기적인 생각이었고, 트렉스타의 매출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계기가 된다.
일본 출장 당시 도쿄미술관에 있는 거대한 8미터에 이르는 거미를 보고, 그는 거미는 어떻게 벽에 오르는지 스파이더맨은 어떻게 벽을 타는지 생각한 결과 거미 신발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연구 기간을 거쳐 생산을 앞둔 시점, 부산교도서의 신창원이 거미인간처럼 벽을 타고 다녔다는 소식에 그의 생산계획은 취소하게 된다.
그는 공장이 3차례나 화재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지만, 가족과 직원들의 노력으로 끝없이 일어서서 오늘날 세계 아웃도어 신발 2위인 트렉스타를 만들게 된다.
노무현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자체브랜드를 강조하는 모습과 히말라야의 박무택 대장과 엄홍길 대장의 이야기는 산 사나이의 우정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권 동칠 회장은 한국신발협회 회장으로 오랜 시간 역임한 걸로 기억하는데, 과거 대규모 신발회사들은 90년대 들어서며, 상승한 인건비와 OEM 방식의 한계로 인해 공장들이 대부분 베트남, 인도네시아와 같은 동남아로 많이 이전하고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가 성공한 이면에는 관찰과 메모, 독서 경영 문화가 있다.
출장을 다녀올 때 좋은 책을 사서 직원들에게 나눠주고, 이는 직원들의 개인적 성장과 창의성과 생산성에도 도움이 된다.
<관찰의 힘>을 읽는 동안 권 동칠 회장의 노고와 다른 신발 산업을 이끌었던 분들이 떠올라 마음이 무거웠다.
이제 부산의 신발 산업은 과거의 영광과 하락을 기반으로 신발융합허브센터의 개소와 함께 또 다시 재기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트렉스타를 비롯한 다른 신발 회사들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해 주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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