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채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5
A. J. 크로닌 지음, 이은정 옮김 / 민음사 / 200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후 영국의 가장 중요한 작가 크로닌의 자전적 소설

 

현실과 맞서 이상을 구하는 인간의 싸움을 감동적으로 그린 드라마

이것은 개인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시스템에 대한 공격이다

 

강력 추천하는 흥미 만점의 소설 <성채>

 

[ 작가에 대하여 ]

 

A.J. 크로린 (1896~1981)

 

1896년 스코틀랜드의 덤바튼셔 카드로스에서 태어났다.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고 외가에서 가난하고 고독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914년 스코틀랜드 서남부의 항구 도시인 글래스고 의과대학에 진학한 그는 대학을 졸업하던 해 1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자 영국 해군의 군의관으로 제1차 세계대전에 종군했다.

 

전쟁 후에는 인도행 선박의 촉탁의로 일했다.

 

그 후 1921년부터 약 3년 간 웨일즈에서 개업의로 지낸 그는 광산촌 광부들의 직업병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집중적으로 연구, 그 연구 논문으로 의학 박사 학위를 받고는 1926년에 런던에서 다시 병원을 개업했다. 그러나 그는 곧 병원 문을 닫았다. 건강이 나쁘다는 이유였...으나 사실은 어릴 때부터 꿈꾸어 오던 소설을 쓰기 위해서라고 한다. -

 

이때의 경험은 <성채>를 쓰는 데 많은 영향을 주었다.

 

<성채>는 저자가 전달하는 이야기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이다.

짧은 이야기들은 하나 같이 100년 전 영국의 한 탄광마을에서 벌어지는, 아니 영국 전체의 의료현실과 마을의 위생, 의료인의 자세를 가감없이 소개한다.

 

의료인의 범주는 대단히 다양해서 일반의로 자괴감을 느끼는 천재의사 필립 데니에서, 보조 의사의 급여 일부를 착복해서 왕처럼 행세하는 의사도 있다.

 

주인공 앤드루는 조금씩 성장을 해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며 그곳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수습하는 가운데 명성을 얻는다.

 

사건이 벌어지고, 수습하는 과정과 각 지역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인간의 모습은 소설을 흥미롭게 만든다.

 

시간이 금방 지나가는 몰입감을 가지고 읽을 수 있는 소설 <성채>를 추천합니다.

 

탄광 마을에 관한 이야기는 영화 <빌리 엘리어트>, <런던 프라이드>를 통해서도 알 수 있어요.

 

 

[ 등장인물 ]

 

<블라넬리 에서>

 

앤드루 맨슨 : 24세의 젊은 의사, 의과 대학을 졸업하고 블라넬리라는 마을의 보조 의사로 취임한다.

크리스틴 발로 : 앤드루 맨슨의 연인

에드워드 페이지 : 중풍에 걸린 의사

블로드웬 페이지 : 에드워드의 아내

필립 데니 : 케임브리지 최우수 졸업생. 외과 전문의. 일반의로 자괴감을 느낌

 

<애버럴로 에서>

 

루엘린 박사 : 원장

어거트 : 노인 의사

리처드 본 : 탄광 소유자

챌리스 교수 : 카디프 대학 야금술학 교수

 

 

 

[줄거리] <스포 있음>

 

여기서부터는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으니, 소설의 재미를 위해서는 건너뛰어도 됩니다.

 

블루넬리의 보조 의사가 된 앤드루는 괴짜 천재 의사 필립 데니와 어울리며 마을 주민을 괴롭히고 있는 감염의 원인이 오염된 우물이란 걸 확인한다.

 

데니는 위원회에 새로운 하수 시설을 설치해 달라고 요청하지만, 거절이 반복되어 다이너마이트를 얻어 우물과 하수도를 폭파한다.

 

앤드루가 블루넬리에서 인정을 받는 몇 가지 사건은 모건 부부의 늦둥이 아이를 출산하게 하면서부터이다.

 

태어나면서 호흡을 정지한 태아를 손바닥으로 CPR을 시행하는 방법으로 아이는 다시 호흡을 재개한다.

 

모건은 감사의 대가로 5파운드 수표를 주고, 이를 주립은행에 예금하는 앤드루는 블로드웬의 연인인 어나이린 리스 지점장에게 발견된다.

 

블로드웬은 이를 문제 삼아 앤드루를 겁박하고, 앤드루를 사직 의사를 밝힌다.

 

데니의 소개로 더 큰 마을인 애버럴로의 조합 의사를 구한다는 소식을 듣고 애버럴로로 떠나게 된다.

 

애버럴로로 합격하기 위한 조건은 기혼자인데, 앤드루는 크리스틴에게 청혼하지도 않고 자신은 약혼녀가 있다고 하면 합격한다.

 

크리스틴은 앤드루를 사랑하며 애버럴로로 그를 믿고 신혼집을 꾸민다.

 

다른 사건은 광산의 막장에 손이 끼인 광부의 손을 절단하며 그를 구출해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면서이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진단서를 원하는 대로 발급해주지 않고, 약을 원하는 만큼 처방해 주지 않는다고 앤드루를 모함하기 시작한다.

 

앤드루는 폐질환을 연구한 논문으로 의학 박사 학위를 받고, 영국왕립의사협회의 회원이 되어 런던의 광산 조사국으로 떠나며 1권은 마무리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통사람들 - 주변에서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평범하지 않은 어쩌다 보니, 시리즈 2
안지영 외 지음 / 북산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변에서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평범하진 않은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

 

오늘 소개할 책은 육..(6개월 후에 책을 내고 만다) 그룹의 다섯 명 기자단이 모여 책을 펴낸 북산 출판의 <보통사람들>이다.

 

보통사람들에 등장하는 작가는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이다.

 

평범하지만 이들은 방송국 기자단으로 활동하며 운영자와 기자단으로 만나게 된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특징은 기자단 출신답게 자신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펼친다.

 

내 이웃의 근황을 잘 모르고 사는 사람이 다수일 텐데, 첫 번째 안지영 님은 이웃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한다.

 

16년 동안 살던 목동의 두 동짜리 아파트를 떠나 다른 곳으로 이사한 순간, 그들이 공유한 기쁜 일과 경험은 헤어짐을 힘들게 한다.

 

그녀가 들려주는 이웃과의 이야기는 내가 어릴 적 옆집과 사이좋게 지냈던 기억을 떠올린다.

 

이웃사촌이라고 멀리 있는 친척보다 가까이 있는 이웃이 좋다고 했는데 그녀의 글을 읽으며 이웃과 나누는 끈끈한 정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두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인 엄혜령 님은 아이가 어린이집에 등록하기 위해 맞벌이 증명을 위해 출판사를 차린다.

 

질문 하는 것을 생활화하고 있는 저자는 교회의 아는 동생이 다수의 교회 지인들과 다른 의견을 과감하게 표현하는 것을 보고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가족이 거주하는 집에 아버지를 모시게 된다.

아버지가 오시게 되자 불편한 생활이 예상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족들은 새로운 조화를 만들어 가며 생활방식을 찾아간다.

 

방송국 기자단을 하며 출판사도 창업하고 지원 사업에 선정되고 글을 쓰며 상대방과 소통하는 일이 그녀에게 하는 일이 순행하게 만드는 것 같다.

 

 

가장 공감이 가던 저자는 경남에 거주하는 신용민 님이다.

 

중년을 맞이한 남성이고 직장을 그만두고 음악적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피아노 관련 유튜브도 진행하고, 다른 악기를 배우고 곡도 쓰는 생활 속에 방송국 기자단까지 하는 모습을 보인다.

 

바쁜 사람일수록 시간을 알차게 사용해서 더 많은 일은 한다고 하더니 그가 여기에 해당한다.

 

그가 강조하는 여유 있는 중년의 삶을 누린다는 말이 유난이 귀에 맴돈다.

가을이 한창인데 계절이 변하는 모습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어느새 겨울이 다가오는 것 같다.

 

최미영 작가님이 추천하는 도보 전국 일주 여행기 <퇴직하는 날 집 나간 남자>를 찾아서 읽어보고 도보 여행을 계획해야겠다.

 

 

최미영 작가님이 들려주는 주변 이웃과 관계를 쌓아가는 모습은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느끼게 한다.

 

저자들의 특징은 바쁜 와중에도 방송국 기자단이라는 활동을 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블로그 글쓰기를 시작으로 체험단 생활을 하게 되고, 다음으로 기자단 생활을 통해 책을 출판하는 과정을 겪었다.

 

나는 방송국 기자단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이들의 글을 통해 알게 되었고, 기자단 활동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새로운 장소를 알게 되며 자신의 인생을 풍부하게 만드는 것이 부러웠다.

 

다섯 명의 공저자들의 이야기는 우리 이웃에 사는 사람이 들려주는 온전한 인생 경험이다.

 

그들의 들려주는 소소하지만,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이야기가 궁금한 분은 <보통사람들>을 읽어보길 추천합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보통사람들 #안지영 #엄혜령 #신용민 #최미영 #박세미 #북산 #에세이 #책과콩나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재의 등산가 - 산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김영도 지음 / 리리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산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산을 좋아하는 나는 시간을 내어 집 뒤편의 낙동정맥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산을 둘레를 걸었다.

 

태양은 정점을 지나 서서히 아래를 내달리고 있었고,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시간 약속을 하고 나온 터라 등산로를 벗어나 아랫길로 내달렸다.

 

아무리 동네 산이라도 등산로를 벗어나는 순간, 진정한 산과 오롯이 마주하게 된다.

높게 자랐으나 태풍으로 쓰러져 길을 막고 있는 나무는 넘어가기 곤란한 지경이었다.

 

때마침 넓은 공터에서 재빠르게 지나가는 고라니는 나에게 무덤으로 이어진 또 다른 길이 있음을 알려주었다.

 

산은 언제나 새로운 경험을 우리에게 전달한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한국 산악계 전설인 김영도 대장의 <서재의 등산가>를 읽었다.

 

 

산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1977년 한국에베레스트 원정대의 대장이고, 여러 산악인의 저작물을 번역한 김영도 대장님은 한국산서회 고문을 맡으면서 국내외 다양한 산악문학을 소개하고 있다.

 

책 속에 담겨있는 그가 전하는 믿기 힘든 이야기는 한둘이 아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조 심슨의 <허공으로 떨어지다>이다.

처음 나왔던 제목은 <친구의 자일을 끊어라>인데, 자극적인 제목만큼이나 놀라운 점은 크레바스에 내려가는 조 심슨과 친구가 추락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다리에 부상을 입은 그는 크레바스를 올라갈 수 없었고, 끝없는 크레바스의 아래로 내려갔다.

 

눈과 얼음과 돌탑이 이어지는 그곳을 조는 사흘 동안 기어가서 탈출구를 찾는다.

 

우리는 폭풍 소리를 들으며 침낭 속에 들어가 나란히 누웠다. 양초 불빛은 텐트 벽 색깔을 따라 빨간색과 녹색으로 변했다. 조의 물건들이 텐트 구석에 아무렇게나 밀쳐져 있는 것이 보였다. 나는 전날 밤의 폭풍을 생각하고 몸을 떨었다. 그때의 영상은 내가 잠들 때까지 남아 있었다. 저 위는 얼마나 추울까. 눈사태가 쏟아져 얼음 절벽 밑의 크레바스를 채우고 있을 것이다. 조를 묻으면서……. 나는 꿈도 꾸지 않고 깊은 잠 속으로 빠져 들었다.

- 150쪽 언제나 산과 연결되는 삶 중에서

 

1800년대에 괴테는 <파우스트>에서 개발은 무덤을 파는 것이다.”라고 했다. 알피니즘이 서구 근대화와 때를 같이한 것까지는 좋으나 문명에 끌려갈 수는 없다. - 76쪽 산은 멋지다 중에서

 

산악인에게 있어 산은 그들의 인생 그 자체이다. 오늘날 세계의 거의 모든 산이 정복되고 고산 등반의 세계가 투어리즘으로 변해가고 있지만, 산악인은 산이 그 자리에 있어 등반하는 것이다.

산에 가는 사람은 많지만 산서가 많이 없는 것을 저자는 아쉬워한다.

 

<서재의 등산가>를 읽은 후, 산서에 대해 새롭게 알았다. 등산기와 산악인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작품이 산서인데, 나는 산을 좋아하지만 산서를 많이 읽어보진 못했다.

 

저자가 소개하는 산악인과 그들이 남기거나 그들에 관한 책은 다음에 찾아볼 생각이다.

 

에베레스트에서 한쪽 손가락을 모두 잃은 곽정혜는 “2006518, 나는 죽었다.”라고 선언했다. 나는 <선택>의 첫 문장인 이 한마디에 압도됐다. 그녀는 죽지 못해 내려오다 자기 한계에 부딪혀 추락했다. 그리고 이름도 죽음의 지대인 8,000미터 고소에서 의식을 잃었고 마침 에베레스트를 오르던 우리나라 중동고 원정대 일행의 눈에 띄었다.

- 29쪽 산은 멋지다 중에서

 

 

내가 가장 최근에 읽었던 라인홀트 매스너의 <에베레스트 솔로>를 기억하며 그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거라 내심 기대하며 읽었다.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무산소 등정한 등반가답게 라인홀트 매스너의 이야기는 하이라이트로 다루고 있었다.

 

저자는 그의 작품을 여러 차례 번역한 경험이 있고, 매스너가 울주 산악축제에 다녀간 적이 있어 그와 만남은 특별한 경험이 될 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대장과 매스너의 만남은 기대에 미치지는 못해 아쉬웠다.

 

매스너는 에베레스트 무산소 등정에 성공하고, 바로 그해 동생과 낭가파르바트에 등정하던 중 동생을 잃게 된다.

 

한국전쟁 당시 북한에서 거주했던 대장이 전쟁통에 동생을 잃었던 이야기는 그가 지니고 살았던 아픔을 공감하게 되었다.

 

철학적 사유와 함께 우리나라 산악 문화 전반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다른 나라의 산악 문화를 알게 된 것은 즐거움이었다.

 

주문진 방향으로 해안선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매스너의 책을 번역한 <검은 고독 흰 고독>을 찬사를 보낸 고독이라는 카페가 있다고 한다.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김영도 대장의 <서재의 등산가>에 등장하는 이야기를 공감하며 읽을 수 있다. 나는 이 책을 시작으로 다른 산서를 읽어보리라 다짐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서재의등산가 #김영도 #리리퍼블리셔 #등산 #책과콩나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설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 나쁜남자 편
최문정 지음 / 창해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설적 상상력을 통해 생생하게 만나는 역사 속 나쁜 남자

 

조선왕조의 가장 큰 특징은 방대한 역사 저작물인 조선왕조실록을 편찬한 일이다. 너무나 방대한 분량이고 대략 18938885천 만자에 이른다.

 

가장 훌륭한 역사서 중 하나로 알려진 사마천의 <사기>526천 자 정도이니, 사기의 백배에 근접하는 분량이다.

 

이는 대단히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고 이를 통해 우리는 당시 상황을 비교적 자세히 알 수 있다. 아직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숨겨진 인물들의 기록이 많이 존재할 것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최문정 작가님의 <소설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나쁜 남자 편>은 실록의 주인공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조선왕조실록과 관련해서는 다들 한 가지씩 추억이 있을 것이다.

 

신봉승 작가님의 <조선왕조 500>을 보고 자라, 근래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과 팟캐스트를 즐겨듣기도 했다.

 

지난 시절, 박영규 님의 <조선왕조실록>은 역사 열풍을 불러일으켰고, 설민석 님과 이덕일 님의 <조선왕조실록>은 많은 이들에게 편하게 볼 수 있도록 집필되었다.

 

노회찬 님의 <조선왕조실록>은 실록에 담긴 일화 중, 흥미로운 사건 위주로 서술되었다.

 

이번 기회에 만나게 되는 최문정 작가님의 <조선왕조실록 나쁜 남자 편>은 소설의 형식을 빌려 주인공으로 빙의해서 이야기를 풀어가지만, 기본적으로 실록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또한, 인물과 관련한 야사나 소문 역시 같이 소개하고 있어 흥미를 더한다.

 

작가님은 기존의 역사 속에서 조명을 받았던 인물 위주가 아니라, 주변인을 중심으로 그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소개하는 면면을 보면

 

왕위를 버린 남자 : 양녕대군

기도 : 소헌왕후

나만 몰랐던 사랑 : 문종

붉은 적삼 : 연산군

다홍치마 : 단경왕후

장옥정전 : 궁녀 김원미

첫사랑 : 봉이

 

첫 번째 등장하는 인물은 양녕대군이다.

 

세종대왕의 큰 형으로 유명한 양녕대군이 폐세자되는 과정을 실감 나게 소개한다.

자신이 어렸을 때 보살펴주던 외삼촌들이 차례로 아버지에게 죽임을 당하는 모습을 보고 그는 왕이라는 자리를 차지하고 싶은 바람이 없어진다.

 

부모님이 동생 충녕대군을 세자로 염두에 둔 사실을 알고 그는 더욱 비행을 저지른다.

아버지가 했던 비행은 자신도 똑같이 하려 하고, 어리와의 사랑과 폐세자된 비교적 편안하게 일생을 보내게 된다.

 

 

두 번째 소개하는 인물을 세종대왕의 부인인 소헌왕후이다.

시아버지인 태종은 외척을 억눌러야 왕권을 강화할 수 있다고 믿었다.

자신이 12차 왕자의 난을 진압하고 승리를 도왔던 민씨 가문을 초토화하는 것도 그런 이유이다.

충녕대군의 배필인 소헌왕후 심씨의 아버지인 심온과 그의 식솔들 역시 태종의 손아귀를 벗어날 수 없다.

 

예전에 중전마마의 친정아버지 심온이 영의정을 한사코 거절한 것은 좌의정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좌의정은 다른 관직을 겸할 수 있으니 심온은 병권을 장악하기 위해 병조참판을 겸직하고 싶어 했던 것입니다.”

좌의정 박은의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믿으셨던 태종대왕께서는 단호하였습니다. - 68

 

소헌왕후 처지에서 가문의 원수를 등용하는 남편이 미웠을 법도 한데, 그녀는 이를 참았고 태종의 병시중까지 한다.

 

세 번째 등장하는 문종의 극적인 사랑 이야기다.

왕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세자를 생산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문종은

첫 번째 세자빈 휘빈 김씨가 시간이 지나면서 본색을 드러내고 자신을 유혹해 잠자리에 끌어들이려 하자 점점 그녀를 멀리한다.

 

그녀는 남자를 유혹하기 위한 주술인 압승술을 사용하다 세종대왕의 귀에 들어가 폐세자빈이 된다.

 

두 번째 세자빈인 순빈 봉씨는 적극적이고 활달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사랑을 표현해달라고 갈구한다.

문종이 세자 시절 그녀를 피하자 순빈 봉씨는 술주정과 다른 궁녀와 동성애를 가진다.

다시 한번 폐세자 빈이 되고, 문종은 자신이 사랑한 순임과 혼례를 치르게 된다.

 

시종일관 문종만 바라보고 참는 생활을 하는 순임을 문종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 가례를 올리지 않는다.

단종을 출산한 후, 출산열로 사망한 순임을 잊지 못하는 문종은 왕비 없이 왕위로 오른다.

평소 건강에 이상이 있었던 그는 왕비를 선택하지 않고, 순임과의 가례를 올리지 않고 왕위를 오래 가져가지 못해 계유정난이 일어나는 원인을 제공한다.

 

순임에게 못다한 사랑을 지키기 위해 혼례를 미룬 것이 안타까운 결과로 되돌아온 것이다.

 

다음으로 가장 인상적인 인물은 궁녀 김원미이다.

 

인현왕후는 현모양처고 장희빈인 사악하고 독살스러운 인물로 종종 묘사되곤 한다. 기존의 역사물과 드라마에서 이들의 관계를 이런 구도로 설정해서 이야기를 펼쳐간다.

 

이 책에서는 이들의 관계를 서인과 남인의 권력다툼 구조로 해석한다.

김원미의 동료이자 매설가 궁녀인 민서가 <왕후 민씨 덕행록>을 통해 희빈을 희대의 악녀로 묘사한다.

 

김원미는 <장옥정전>을 써서 김상궁에게 발각되고 희빈 장씨와 만나게 된다.

 

<희빈 장씨전>이 아니라 <장옥정전>이라고 지었느냐는 물음에 그녀는 실록에는 왕비일지라도 여자의 이름을 남기지 않고 성씨만 남긴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마마의 존함을 후세에 널리 알리고 싶었나이다. 그래서 희빈이라는 직첩을 쓰기 싫었나이다.”라 대답합니다.

 

이날 이후로 희빈마마는 아무도 모르는 자신의 이야기를 김원미에게 들려주기 시작한다.

 

김원미는 희빈마마의 입으로 직접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장옥정전>을 쓸 수 있다는 생각에 신나는 한편, 그녀의 음성에 가득한 체념과 후회, 죽음을 준비하며 담담하게 자신의 인생을 읊으시는 감정을 느낀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 했던가?

 

지금까지 악녀 장희빈과 현모양처 인현왕후가 숙종을 놓고 벌이는 대결 구도에서 조금은 다른 관점으로 당시의 권력 관계를 바라보게 되어 더 많은 자료를 찾아보고 싶었다.

 

최문정 작가는 <조선왕조실록 나쁜남자편>에 이어 나쁜 여자, 좋은 남자, 좋은 여자도 출판할 예정이라 한다.

 

조선왕조실록 속에 숨 쉬고 있는 더 많은 인물을 발굴해서 우리에게 소개해 주길 바란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조선왕조실록 #나쁜남자 #최문정 #역사소설 #창해 #책과콩나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수의 눈물
백시종 지음, 이준섭 그림 / 문예바다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순반란사건에서 여순사건으로

 

여러분, 이승만은 결코 훌륭한 정치인은 아니오. 너무나 결함이 많은, 어쩌면 비열한 독재자인지도 모르오. 그러나 그 같은 이승만이지만, 뒤집어 놓고 보면 긍정적인, 그 시대에 꼭 필요했던 영웅의 역할을 다했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6할이 타도 대상의 정치인이라면, 적어도 4할은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건국에 있어서 가장 공이 많은 인물 중에 으뜸일 수 있다 그 말이오.

 

여러분, 입은 삐둘어졌어도 말은 바로 합시다! 그때 이승만이 없었으면 지금 우리가 발을 딛고 서 있는 대한민국이 세계에 유례없는 자랑스러운 경제대국으로, 민주국가로, 기독교 국가로 우뚝 설 수 있었겠습니까? 천만의 말씀이오. 대한민국은 김일성의 아가리에 통째로 먹혔을 것이고, 소련 중공으로부터 남하하기 시작한 붉은 깃발이 강원도 경기도 충청도 경상도 식으로 순식간에 휘덮였을 것이고, 이내 아리까리한 사회주의가 아닌 일당 세습독재 공산주의로 물들고 말았을 것이오.

 

우리 다시 한번 가슴에 손을 얹고 눈을 감아 봅시다. 나를 돌아봅시다. 온갖 비방과 욕설을 마다하지 않으며 이승만이 대한민국을 지켰을 때 나는 뭘 했는지, 자성의 시간을 가져 봅시다.”

[ 303쪽 여수의 눈물 중에서 ]

 

 

<누란의 미녀>로 알게 된 백시종 작가님의 <여수의 눈물>은 기존에 막연히 알고 있던 여순민중항쟁에 관한 일대기를 주인공 서병수 가족의 이야기로 풀어간다.

 

서병수는 사립대학의 미술학과 교수로 퇴직 후 고향 여수 근교의 수지중학교로 작업실을 마련하고자 한다.

 

수지중학교 교장으로 퇴직한 친구 김귀석은 평생 역사바로세우기 운동을 하고 여순반란사건을 여순민중항쟁으로 바꾼 인물이다.

 

여순민중항쟁이 일어난 사연은 다음과 같다.

 

1945년 해방을 맞이하고 나라는 온갖 이념과 찬탁 반탁운동과 토지개혁 문제로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

 

1947313.1절 기념행사가 벌어지던 제주 관덕정 광장에서 기념행사를 마치고 해산하는 과정에서 기마 경찰이 탄 말의 발굽에 어린아이가 다치는 사고가 벌어진다.

 

기마 경찰은 사과와 아무런 조치 없이 그냥 가버리자 군중들은 흥분하기 시작한다. 이에 경찰이 그들을 향해 총을 발포하고 6명이 희생되고 6명이 다친다.

 

남조선로동당은 제주도의 좌파세력을 결집하고, 경찰 만행을 규탄하는 운동을 한다. 경찰의 과잉진압을 조사하겠다던 미 군정은 남조선로동당의 선동에 제주도가 놀아난다고 판단해서 서북청년회를 투입해 진압한다.

 

194843일을 기점으로 제주도에서는 무장반란이 일어난다.

 

19481019일 국방경비대 제14연대는 제주도로 출발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14연대는 제주도 출신의 군인도 있었고, 그들의 출항하여 제주도에서 작전한다는 것은 가족이나 친척들에게 총을 겨누게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10여 명은 배를 타지 않고 탄약고를 점령하고 군인들은 선동하여 제주도로 출항하지 않고 오히려 경찰서를 습격한다.

여수 순천을 순식간에 장악한 이들은 여수에서 200, 순천에서 400명을 죽인다. 이들은 국군에서 반란군으로 바뀌게 된다.

 

이를 진압하기 위해 여수에 들어온 부대는 반란군에 동조한 여수 시민 15,000명을 추려내서 사살하게 된다.

 

이 소설은 당시 현장의 기억을 가진 백시종 작가의 기억을 소환해서 <여수의 눈물>로 생생하게 풀어놓는다.

 

2012년 여수 박람회에서 보고 감탄했던 바로 그곳에서 72년 전 엄청난 살육이 벌어진 현장이란 걸 뒤늦게 알게 되었다.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최능진, 김종원이라는 그동안 몰랐던 인물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었다.

 

가장 인상적인 내용은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공과 과에 대한 부분이다.

 

그동안 역사 서적이나 다른 소설에서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여순항쟁에 대해 가장 세세하게 알게 된 소설이었다.

 

[ 등장인물 ]

 

서병수 : 사립대학 미술학과 교수

서병걸 () : 서병수의 이복형

서병희 : 서병수의 여동생

 

서창만 : 서병수의 아버지, 독립운동가

김숙경 : 서병수의 어머니. 양조장집 딸, 꼬막 공장 운영 및 계를 하다 야반도주함

 

김귀석 : 서병수의 친구

황말암 : 여순항쟁 당시 가해자, 김종원의 부하

김종원 : 백두산 호랑이

김찬구 : 김귀석의 숙부, 고아인 그를 키운다.

최능진 : 김찬구의 상사

 

서병수 일가는 어느 날 밤, 가족 모두가 야반도주해서 서울로 간다.

어린 시절 극장 옆의 작은 집에 살았던 병수는 극장에서 몰래 보는 영화 속 게리 쿠퍼를 우상으로 여긴다.

 

서병수는 아버지를 죽인 박상돈을 찾고 싶다.

서창만을 죽인 박상돈은 미전향장기수로 감옥에서 60년 동안 투옥되었다가 북한으로 이송된다.

서병수의 아버지는 박상돈이라는 공비 출신에게 살해당했다.

 

서창만의 어머니 김숙경은 장군의 딸이었고, 부정 축재하는 과정에서 군납업자가 된다.

 

수지중학교 교장으로 퇴직한 김귀석은 전교조 교사 출신으로 여순반란사건을 여순민중항쟁으로 바꾼 당사자이다.

 

빨치산에서 부상당한 소년을 치료해준 일로 인해 마을 전체가 불 질러지고 김귀석의 가족은 몰살당한다.

 

김귀석을 데려다 키운 사람은 숙부인 김찬구였다. 그는 서울에 근무하는 경찰이었고, 여순사건이 이승만 대통령이 저지른 일이라는 것을 알았고, 신한청년당을 만든 몽양 여운형을 만나고자 한다.

해방과 함께 조선건국준비위원회를 구성한 그는 99일 미국의 하지 장군 일행이 들어오게 되어 기회를 놓친다.

 

이때 기독교 전체 신도가 야비한 행동을 하지는 않지만, 기독교를 빙자한 몇몇 지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꾸민 음모가 '한민당'이라는 창당이었다.

하지 장군은 민족을 강조하는 '건국준비위원회'보다 자기와 교감이 잘 되는 한민당원들이 훨씬 편하게 느껴졌다.

서울에 입성해 패전국 일본의 총독 아베 노부유키와 항복 문서를 조인하고 일장기가 내려가고 올라간 국기는 태극기가 아니라 성조기였다.

 

미 군정과 한민당은 치안 공백을 우려해 일본강점기 경찰조직을 재건하고 친일경찰은 다시 독립운동가를 잡아들이고 건국준비위원회 조직을 와해하려 한다.

 

이때 가장 적극적인 조직은 서북청년단이다.

북한에서 김일성이 종교의 자유와 개인의 재산을 인정하지 않고 탄압하는 과정에서 평양을 주축으로 하는 주민 50여만 명이 남한으로 온다.

 

젊은 기독교인들은 서울에 자리 잡기 무섭게 영락교회로 개명된 베다니 전도교회가 본산이다.

이들은 북쪽의 정치집단에서 방출된 사람이므로 공산당을 원수로 삼는 사람이었다.

 

이들의 반공정신은 너무도 투철하여 공산당과 빨갱이라 하면 눈이 충혈되고, 주먹이 날아가고 안되면 총이건 칼이건 집어 들었다.

 

당시 한국 사회를 장악하고 있던 건국준비위원회 세력을 몰아낸 방법으로 이승만은 서북청년단을 생각한다.

 

미 군정과 조율을 마친 이승만 정권은 서북청년단을 이용해 건국준비위원회세력을 공산당 세력이라는 프레임을 씌운다.

더하여 '건국준비위원회'세력을 불법단체로 규정하고 미 군정의 최대의 적으로 간주 소탕령을 비공식적으로 내린다.

 

여운형도 12번째 시도한 테러에서 결국 목숨을 잃는다.

이때 김찬구는 신문기자에서 경찰 간부 최능진을 만나고 경찰로 변모한다.

최능진은 이승만의 꼬붕인 이범석과 이승만의 오른팔 장택상에게 도전장을 내고 노덕술 일파의 복권은 몰상식하고 반민족적인 저주라고 질타했지만, 되레 상처 입고 밀려난 쪽은 최능진 자신이었다.

 

최능진은 제헌국회 의회 선거에 이승만이 동대문구에 나오는 것을 알고 자신도 출마한다. 하지만 그를 믿어주는 사람은 김찬구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출마서류를 제출하러 가는 도중 서북청년단은 서류를 탈취하고 추천장을 써준 사람들을 보복한다.

 

선거 유세과정에서 이승만에서 최능진으로 민심이 돌아서고 선거에서 낙선을 걱정하던 이승만은 추천인 서류가 위조되었다는 작전으로 그의 입후보가 취소된다.

 

서병수의 꿈에 나타나는 게리 쿠퍼는 자신의 사촌 동생이 이승만의 비서이고, 그가 독립자금을 유용해서 상행의 호텔에서 백인 여자와 놀아났다는 죄목으로 지금 탄원서를 제출해야 하므로 게리 쿠퍼가 도장을 찍어 주었다고 한다.

 

서병수는 여순사건의 기록화를 그리는 황말암을 소개받고 그를 만나 당시 상황을 전해 듣는다.

 

황말암의 상사인 김종원 대위는 이승만 대통령에게 접근하여 사적인 만남을 가지고 그 배경을 믿고 안하무인으로 행동한다.

 

전투능력은 미천하지만, 자신의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잔인한 보복을 일삼는 자였다.

 

황말암 노인은 김종원 대위가 여순 사건은 진압하는 과정에서 중고등학생으로 이루어진 정찰대를 쉽게 돌파하지 못하고 마침내 상륙한 여수에서 살육을 벌인다.

 

자신 역시 그 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평생을 고통받으며 지내다 어느 날 밤 그림을 그려 당시 상황을 남기라는 꿈속 여인의 말을 듣고 기록화를 그린다.

 

4부와 5부에서는 이들이 가지고 있는 비밀과 함께 충격적인 사실들이 하나씩 공개된다.

 

여순 사건에 관해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백시종 님의 <여수의 눈물>을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여수의눈물 #백시종 #문예바다 #여순사건 #책과콩나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