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의 문장들 - 업의 최고들이 전하는 현장의 인사이트
김지수 지음 / 해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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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불문 업의 최고 18인에게 듣는 일과 성장, 변화의 인사이트

 

달라진 세계에도 한 걸음씩 움직이면 당신의 자리는 있다!

지속 가능한 나를 위한 현장의 무기에 관한 격언을 소개한다.

 

해냄에서 출판한 김지수 기자님의 <일터의 문장들>김지수의 인터스텔라에서 소통한 인터뷰이와의 인터뷰집이다. 저자인 김지수 기자님은 집에서 IPTV로 유플러스를 시청하고 있어 과거 박경림 배우와 진행한 <무비큐>에서 자주 만나 뵈었던 분이다.

 

특유의 부드러운 톤으로 상대방을 배려하는 태도가 인상적이었고 폭넓은 영화 상식과 인문학적 지식을 선보였다. 일전에 보았던 기사에 의하면 김지수 기자님은 어린 시절 부모님의 운영하던 가게를 보며 손님이 없는 시간에는 무료함을 달래려 위인전과 고전을 읽었다고 한다. 그때의 자양분이 기자가 되는 데 도움이 되었고, 패션지 <마리끌레르>, <보그>를 거쳐 지금은 <조선비즈>에서 문화전문 기자로 일하고 있다.

 

뛰어난 글쓰기 실력과 함께 그녀가 역량을 드러낸 분야는 인터뷰이다. 지난 26년 동안 수많은 인물을 인터뷰하며 대담집을 엮어낸 것이다. <김지우의 인터스텔라>는 유명 인사라는 거대한 행성을 탐사한다는 취지로 20157월부터 연재 중인 심층 인터뷰이다.

 

이번 도서 <일터의 문장들>은 인터뷰에 응한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18인의 인터뷰와 함께 그들의 업에서 실감한 격언을 싣고 있다.





<일터의 문장들>은 총 4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환경’, ‘태도’, ‘협업’, ‘자아를 주제로 이야기를 엮어간다.

 

1장의 환경판이 이동할 때는 나의 중심축도 옮겨라를 소제목을 가지고 있다.

 

당장 그리고 소박하게 시작하라라는 김미경 강사님의 외침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는 많은 사람에게 필요한 말이다.

 

그녀는 구독자 116만 명을 보유하고 있는 김미경TV’의 지식 큐레이터이자 MKYU 학장이다.

전 국민의 꿈과 도전, 성장을 북돋우는 대한민국의 인생 강사로 유명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강의가 전면 취소되는 상황에서 누구보다 자신이 먼저 변해야 한다는 것을 절감했다.

 

유명 강사였지만 강연이 취소되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현실에서 변화는 절박한 과제였다. 김미경 강사님은 스스로 강사의 신분에서 지식을 전달하는 매체를 유튜브로 옮겨 지식 전달자로서 새롭게 자리매김했다.

 

그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낯선 세상과 인생을 연결하는 네 가지 끈을 온택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인디펜던트 워커, 세이프티로 정의했다.

김미경 강사는 <김미경의 리부트>를 통해 불안한 개인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다.

 

김미경의 일터의 문장들은 다음과 같다.

 

규칙이 무너지고 혼돈이 가득 찬 지금이 기회다.

무섭다고 몸 사릴 필요 없다. 어차피 사는 것이다.”

 

내 쓸모를 남에게 강요하면 안 된다.

나의 핵심 역량을 강화하고 한 걸음씩

몸으로 움직여서 달라진 세상과 협업해야 한다.”

 

울고 있는 나를 도울 사람은 나밖에 없다.

내가 나를 돕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공부이다.”

 

 

 

더욱 평등해진 세상에서 일할 준비를 하라는 김용섭 날카로운 상상력 연구소 소장은 트렌드 분석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비대면 사회의 변화를 깊이 있게 짚어낸 <언컨텍트>를 통해 코로나로 갑작스럽게 재택근무와 온라인 개학을 실험 중인 한국 사회를 표현한다.

 

김용섭 소장님은 매년 트렌드 분석을 바탕으로 <라이프 트렌드> 시리즈는 선보이고 있다. <라이프 트렌드>는 소비자, 기술 동향과 산업, 소비, 인문, 라이프 스타일 전반에 걸쳐 소개하고, 2018년은 아주 멋진 가짜, 2019년은 젠더 뉴트럴에 이어 2020년엔 느슨한 연대를 키워드로 선정했다.

 

김용섭의 일터의 문장들은 다음과 같다.

 

언컨텍트는 단절하는 게 아니라 연결된 타인을 좀 더 세심하게 선택하는 것이다.”

 

변화는 할지 말지가 아니다. 일단 시작된 변화는 긴 호흡으로 지켜봐야 한다.”

 

 

2장에서는 플레이어로서 일하는 태도를 들여다본다.

 

밥 먹듯 연습하고 숨 쉬듯 연구해 봐라는 옥주현 뮤지컬 배우님의 말은 그녀가 걸어온 삶을 대변하는 말이라 여겨진다. 과거 요정 그룹 핑클의 멤버로 활약할 때 본의 아니게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이야기하는 그녀는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기 위해 많은 공부와 전문가와 의견을 교환하기에 이른다.

 

옥주현 배우는 <레베카> 무대로 관객이 그녀를 따르는 신도와 같은 열기를 불러일으켰는데, 그 이면에는 어떻게 하면 한국어로 소리를 낼 때 가장 정확하게 관객에게 전달할 수 있는지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였다.

 

옥주현 배우는 음성학에 관해 연구했고, 언어의 구조를 파악해 속도까지 조절하면서 소리가 정확히 목구멍 앞에서 떨어지도록 발음하도록 노력했다.

 

옥주현 배우님의 일터의 문장은 다음과 같다.

 

먼저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질문하고 그다음엔 뭘 공부하면 되는지?를 물어야 한다.”

 

오래 한 사람이 보여주는 우주는 깊이가 다르다. 그 시간을 들였기 때문에 찾은 우주이다.”

 



욕심을 버려야 멀리 보인다.”라는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의 말은 그가 평소 보여주고 실천하는 행동을 생각하면 쉽게 수긍할 수 있다. 전 국민이 요리를 즐겁게 할 수 있도록 유튜브를 통해 요리법을 소개하고, 바쁜 사람을 위해 골목식당을 살리기 위한 프로젝트에 진심이 사람이 백종원 대표다.

 

과거 소유진 배우의 남편으로 이름을 알렸다면 이제는 대한민국에서 그 자신이 신뢰받은 브랜드가 되어 집 앞 골목을 걸으면 그의 얼굴을 한 가게를 몇 개나 마주할 수 있다.

 

백종원 대표는 예전엔 외식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목표를 가졌다면 지금은 우리나라의 미래 성장 동력 중 하나인 관광업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몰리는 관광지에는 볼거리와 함께 반드시 먹거리가 있다. 유독 관광객이 다시 찾는 곳인 홍콩, 도쿄, 상하이에는 외국인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무너져 가는 전국의 골목 상권을 살리기 위한 골목식당 수호자인 그가 주도할 한국의 먹거리 산업이 기대되는 이유이다.

 

백종원 대표님의 일터의 문장들은 다음과 같다.

 

욕심 없는 척을 했더니 정말 욕심이 없어졌다.

착한 척, 겸손한 척, 멋진 척.

척이라도 하면 진짜 그렇게 된다.”

 

장사가 안되는 집은 다 이유가 있다.

기회를 잡을지 못 잡을지는 그 사람의 태도에 달려 있다.”

 

이 외에도 3장은 새롭게 발견되는 협업의 가치를 다루었고, 4장에서는 저자가 일터에서 받았던 위로를 담고 있다.

 

 

인터뷰집의 매력적인 부분은 저자와 평소 궁금했던 사람의 인터뷰를 모아두었기 때문에 인터뷰이의 생각을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는 점이다.

 

<일터의 문장들>은 힘들 때 생각나는 격언을 한가득 담고 있어 멘토의 용기어린 말이 필요한 사람에게 힘을 전해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 부사장, 구글 혁신 마이스터 알레르토 사보이아, 영화 <경주>에 신민아 배우의 상대역으로 나왔던 무경계 예술가 백현진 예술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정구호, 뮤지션 장기하의 인터뷰를 볼 수 있다.

 

 

협업과 관련해 경영저술가 대니얼 코일, 카카오 조수용 공동대표, 봉준호 영화감독, 장영규 이날치 밴드, 사브리나 코헨 해턴 영국 소방대장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자아와 관련해 데이브 알레드 스포트 코치, 오타 하지메 조직경영학자, 데이비드 데스테노 사회심리학자, 전미경 정신과 의사의 인터뷰도 다루고 있으니 관심이 있는 분이 있다면 글쓰기 장인으로 잘 알려진 김지수 기자님의 <일터의 문장들>을 통해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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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의 문장들 - 업의 최고들이 전하는 현장의 인사이트
김지수 지음 / 해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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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의 인터스텔라’에서 소통한 18인의 인터뷰이와의 인터뷰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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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르의 마지막 숨 - 우리를 둘러싼 공기의 비밀
샘 킨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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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둘러싼 공기의 비밀

 

베스트셀러 <사라진 스푼>의 저자 샘 킨의 후속작.

 

알쓸신잡에서 정재승 교수의 통영 수학여행 이야기 중 대단히 인상적인 이야기가 떠올랐다. 수학여행을 왔던 정재승과 친구들은 이순신 장군의 숨결을 느껴보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버스 안에서 친구들과 과연 오래전에 숨진 이순신 장관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지 과학적인 접근을 했다고 한다. 과학고 학생들이 보인 지적 호기심이 결국 현재의 정 교수를 만든 힘이기도 했을 것 같다.

이순신 장군이 53년을 지구에서 살았고 그가 내뿜었던 숨결 일부는 대류권에 남아 현재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론이었다.

 

지금부터 600여 년 전 인물이 이순신 장군을 소환할 때 정재승 교수의 지적 호기심에 놀랐던 터라, 이번 <카이사르의 마지막 숨>은 기원전 인물로 지금으로부터 2,000여 년 전 인물인 카이사르의 숨결을 우리가 느낄 수 있다는 과학적 담론은 샘 킨을 펼친다.

 

충분한 지적 호기심을 유발하는 <카이사르의 마지막 숨>은 공기에 관한 이야기이다.

 

샘 킨은 베스트셀러 <사라진 스푼Disappearing Spoon>, <바이올리니스트의 엄지The Violinist’s Thumb>, <뇌과학자들The Tale of the Dueling Neurosurgeons>, <배스터드 브리게이드The Bastard Brigade>, <얼음송곳 의사The Icepick Surgeon>의 저자이다. 미국 워싱턴 D.C.에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미네소타 대학에서 물리학과 영문학을 전공했으며, 뉴욕 타임스 매거진New York Times Magazine〉 〈슬레이트Slate〉 〈뉴 사이언티스트New Scientist에 글을 썼다. 미국과학작가협회 특별상(2009)을 수상했다.

[ 카이사르의 마지막 숨 책날개 중 ]

 

 

샘 킨은 이 책에서 우리가 들이마시는 모든종류의 기체에 얽힌 기묘하고도 흥미진진한 과학과 때로는 비극적이고 때로는 익살맞은 인간의 이야기를 특유의 화려한 입담으로 박진감 넘치게 그려낸다.

 

그의 박진감 넘치고 과학 지식을 기반으로 한 지식과 과학자 집단의 발명과 관계된 흥망성쇠는 마치 빌 브라이슨의 과학 저작물을 보는 듯하다.

 

1공기의 탄생 : 최초의 네 가지 대기는 자연에 존재하는 기체를 다룬다. 세인트헬렌스산 인근에 사는 해리 트루먼은 1926년 산기슭에 숨어들어 평생을 산 근처에 살기를 희망한다. 세인트헬렌스산 아래의 화산은 약 45억 년 전에 가까운 우주 공간에서 초신성이 폭발하면서 충격파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이 충격파는 근처에 있던 수소 가스 바다를 훑고 지나갔는데, 이 여파로 수소 가스 바다에 파도가 일렁이면서 그 중심부위에 소용돌이가 생겨났다. 결국에는 중력이 가스 물질의 99.9%를 한 덩어리로 뭉치게 하면서 새로운 별이 태어났는데, 이 별이 바로 태양이다.

 

나머지 가스 물질 중 대부분은 막 태어난 태양계에서 가장자리 지역으로 밀려났고, 그곳에서 목성과 토성 같은 거대 기체 행성을 만들었다.

 

한편, 소량의 가스 물질이 태양과 거대 기체 행성들 사이에 놓였는데, 이 구름 속의 원소들인 산소, 탄소, 규소, 철 등이 서로 뭉치기 시작했다. 그것은 중력에 의해 단단한 고체처럼 만들어졌다. 우리의 전생은 기체이다.

 

45억 년 전에 우주 공간의 가스 구름에서 지구가 탄생했고, 화산들을 통해 지구 내부의 기체들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하면서 적절한 대기가 생겨났다.

 

2부에서 소개하는 공기의 이용 :인간과 공기의 관계는 인간이 지난 수백 년 동안 다양한 기체의 특별한 능력을 어떻게 이용해왔는지 소개한다. 저자는 <사라진 스푼>을 통해 우리가 지금까지 밝혀낸 주기율표상의 원소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놓은 것처럼, 우리가 숨을 한 번 들이마실 때마다 질소와 산소 이외에도 추가로 100여 가지 기체가 들어오는데, 이 기체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살펴본다.

 

저자의 탁월한 이야기 능력이 발휘하는 순간이다.

 

토마스 베도스의 공기 연구소를 시작으로 마취제를 개발한 선구자이자 불운한 사업가인 호러스 웰스와 마취제를 개발한 선구자이자 성공한 사기꾼인 윌리엄 모턴의 인생을 대조해서 보여준다.

 

방귀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얼마나 많은 양의 가스가 하루에 우리 몸 밖으로 배출되는지 소개한다. 항문으로 노래를 부르고 여러 가지 소리를 흉내낼 수 있었던 르 페토만은 자신의 쇼를 저속하게 만들지 않기 위해 배설물과 관련한 유모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한다.

 

마그데부르크의 반구 실험과 노벨의 다이너마이트 발명에 이어 드디어 공기가 우리 생활을 변혁적인 결과를 가져다주는 와트의 증기 기관이 출현하고 사람은 마침내 공기를 이용한 열기구를 이용해 하늘을 날아올랐다.

 

3프런티어 : 새로운 하늘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와 공기의 관계가 어떻게 진화했는지 살펴본다. 우리가 숨 쉬는 대기는 과거 우리 조부모와 부모가 들이마시던 공기와 같지 않으며, 인류는 태양계 밖 행성들의 대기를 탐구하고 후손들이 지구를 떠나 사는 방안을 찾고 있다.

 

물론 공기의 연구와 분석을 바탕으로 인간이 살 수 있는 공기를 만들고,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우리는 특히 봄, 가을에 이전에는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푸른 하늘, 맑은 공기를 더는 당연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

 

<카이사르의 마지막 숨>은 당연하게 생각하는 공기의 소중함과 공기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우리에게 전해졌는지 탐사한 결과물이다.

 

뛰어난 과학 저널리스트 샘 킨의 <카이사르의 마지막 숨>으로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시길 추천합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카이사르의마지막숨 #샘킨 #이충호 #해나무 #베스트셀러 #사라진스푼 #공기 #과학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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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지내요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정소영 옮김 / 엘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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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필요한 건 나와 함께 있어 줄 사람이야.”

 

전미도서상 수상작가 시그리드 누네즈의 최신작 <어떻게 지내요>의 영문 제목은 ‘What are you going through’이다. 무슨 일이 있는지 물어보는 말이다. 지금 무슨 일을 겪고 경험하고 이겨내고 있는지 물어보는 인사말이다.

 

 

저자인 시그리드 누네즈는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1995년 장편소설 <A Feather on the Breath of God>을 시작으로 여덟 편의 장편소설을 비롯해, 수전 손택을 회고한 산문 <우리가 사는 방식>을 펴냈다. 2018<친구>로 전미도서상을 수상했다.

 

<어떻게 지내요>는 누네즈의 최신작으로, 그의 문학적 성취를 다시 한번 확장해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죽음을 앞둔 친구와의 여행이라는 소재를 통해 죽음, 타인에 대한 공감과 연민, 여성의 삶 등 무거운 주제들을 감상적이지도 않게, 가볍지도 않게 다룬다. 책은 그 여정을 함께하는 두 여성의 우정, 유대감, 서로를 이해하고 지탱해주는 모습을 그려내는 동시에 우리를 둘러싼 삶의 미묘한 단면들을 세심하게 포착해낸다.

[ 어떻게 지내요 책날개 중 ]

 

저자의 이력에서 우리나라 <파친코>의 저자인 이민진 작가님이 여러모로 겹쳐서 떠오른다. 소설 속 주인공의 심리묘사가 건조하지만 통찰력 있게 전개된다. 많은 경험을 통해 자신이 느낀 점으로 글로써 풀어내는 실력을 수상 작가라는 명성에 어울린다.

두 친구의 우정을 다루는 로드 무비와 같은 소설이라 알고 있어 영화 델마와 루이스를 떠올리며 소설을 읽게 되었다.

 

이야기의 핵심은 화자인 주인공과 친구를 두 축으로 전개된다. 주인공은 친구의 병문안으로 찾아간 지역에서 열리는 전 애인의 강연을 듣고 있는 청중의 반응에 놀란다. 다수의 인간이 머무르는 지구는 기후변화로 고통이 커지고, 인구가 줄어야 한다는 지극히도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를 설파하는 전 애인은 주인공의 친구가 말기 암으로 치료를 중단하려 한다는 이야기에 당연한 듯 찬성한다.

 

두 사람은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한 출판사에서 만난 사이로 아는 사이지만 서로 자주 만나는 사이는 아니었기에 이별 여행을 떠나자는 말에 주인공은 놀라지만 서로 함께 있을 때 과거의 행복했던 시절을 회상하며 주인공은 친구의 제안을 수락한다.

 

말기 암 진단을 받은 친구의 연락을 받고 병문안하러 다녀온 주인공은 뜻밖의 제안을 받는다. 안락사 약을 구했고, 어딘가 적당한 곳에서 평온하게 끝을 맞고 싶다는 친구의 바람과 함께 있어달라는 친구의 부탁을 수락하고, 주인공과 친구는 마지막을 향한 여정을 떠난다.

 

친구의 암이 발병한 원인은 아무래도 가족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주요한 원인으로 보인다. 부유하고 평온한 가정에서 사랑스러운 부모님에게 자란 친구는 남자친구의 동의 없이 딸을 낳으며 지옥 같은 인생이 시작된다. 친구의 딸은 주위에 모든 사람이 아버지가 있는데 자신은 그 아버지가 엄마의 고집스러운 성격으로 처음부터 자기는 가질 수 없었기에 엄마에 대해 분노가 쌓이고 주변인에게 표출한다.

 

이는 시간이 갈수록 심각해져 주인공의 친구가 새로운 남자친구를 사귀려 할 때마다 두 사람의 관계를 망치려 들고, 패악질하고 심지어 친구의 남자친구를 유혹하기에 이른다. 친구는 결국 암을 진단받고 치료에 나서지만, 암세포는 갈수록 퍼져간다.

 

 

소설을 읽는 동안 말기 암 환자를 대하는 태도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미국과 한국의 암 환자를 대하는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마지막까지 치료하는 시점이다. 김범석 의사의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에서는 이 점을 강조한다. 미국의 경우 말기 암 환자의 마지막 치료가 통계적으로 사망 6개월 전이고, 이로써 환자는 자신의 인생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6개월가량 가지게 된다. 한국의 경우 사망 1개월 전까지 치료를 계속하고, 심지어 병원에서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한다.

 

소설 속 주인공의 친구도 암 환자 모임에서 암은 신이 우리에게 믿음을 가지고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치료에 경주하라고 조언한다. 실재 암 환자의 받는 항암치료는 대단히 힘들다. 경험하지 못한 내가 이런 말을 적는다는 게 가당치 않지만 얼마나 힘든지 집 인근의 대학병원의 암 병동의 환자 이야기를 지속해서 들어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소설 속 주인공의 친구 역시 항암치료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지속해서 속을 매스껍고 토악질은 끊임없이 나를 고통의 극단으로 몰아넣는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항암치료를 좀 더 쉽게 받을 수 있는 약물 치료나 처치가 있지만 잘 모르는 환자는 이를 이용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실재 인근 암 병동의 환자들 대부분도 이를 알지 못했다. 행여 항암치료를 앞둔 본인이나 지인이 있다면 항암치료를 약간은 더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반드시 환우회를 통해 알아보시길 권유한다.

 

주인공의 친구도 부모님의 잃고 하나뿐인 원수보다 못한 딸은 어머니의 항암치료 중단에 태연하게 긍정할 따름이다.

 

어떻게 지내요? 이렇게 물을 수 있는 것이 곧 이웃에 대한 사랑의 진정한 의미라고 썼을 때 시몬 베유는 자신의 모어인 프랑스어를 사용했다. 그리고 프랑스어로는 그 위대한 질문이 사뭇 다르게 다가온다.

무엇을 고통받고 있나요? Quel est ton tourment? (122)

 

주인공은 주변의 노인에 대한 단편을 소개하며 노화가 인간에게 가져오는 의미를 재조명한다. 또한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조르주 심농과 같은 수많은 작가와 사랑에 얽힌 리턴 스트레이치와 도라 캐링턴의 사연을 알아보는 것도 인상적이다.

 

예순이 넘어 새로운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는 두 여성의 우정어린 이별 여행을 확인하고 싶은 분에게 <어떻게 지내요>를 추천합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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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오퍼
주세페 토르나토레 지음, 이현경 옮김 / 본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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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천국>의 감독의 영화 <베스트 오퍼>의 원작!

 

최근 한차례 화제를 몰고 온 연예인 부자지간의 대화에 등장한 영화로 다시 한번 유명세를 치른 영화 <베스트 오퍼>.

 

나에게는 감명 깊었던 영화 중 한 편이었기에 프라하의 천문 시계를 바라보는 카페에서 영화의 감동과 함께 주인공인 올드먼이 모았던 여성에 초상화 279편의 작품을 찾아보려 했던 기억이 났다.

 

이 영화의 원작이 오늘 소개할 소설 <베스트 오퍼>이다.

 

통상의 원작 소설과 다소 차이가 있는 점은 장편 소설을 원작으로 영화를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 소설은 영화의 완성 이후 출판사의 요청으로 대본을 바탕으로 영화감독이 소설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돌이켜보니 <벤자민 버튼의 시간을 거꾸로 간다>, <위대한 개츠비>, 인터스텔라의 <알레프>처럼 단편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도 많이 있었네. 내가 가지고 있는 원작 소설에 대한 편견이었나 보다, 아무튼 이 소설은 영화의 대본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영화를 재미있게 본 사람이라면 영화의 감동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다. 아무래도 영화가 표현하지 못했던 인물 의식의 흐름, 행동과 대사의 묘미를 깊이 있어 조망할 수 있다.

 

이 영화의 감독인 주세페 토르나토레(1956년생)는 생각보다 상당히 젊다. 그의 첫 번째 영화가 그 유명한 <시네마천국(1990)>이다. 당시 쥬세페 감독이 34세에 연출한 작품이라니 놀라울 따름이다. 개인적으로 그의 연출작 중 <시네마 천국>, <말레나>, <베스트 오퍼>가 가장 인상적으로 보았다.

 

 


이번 작품 베스트 오퍼는 미술품 경매사 버질 올드먼(제프리 러쉬)의 인생을 조망하는 작품이다. 그는 어려서 부모를 잃었고 몹시 더러운 고아원에서 자랐다. 문제는 거기서 시작되었다. 수녀들이 고아들에게 벌줄 때 미술품 복원사의 작업장에서 강제로 일을 시켰다는 것이었다. 어린 버질은 복원사가 일하는 걸 즐겨 구경했다. 그렇게 예술작품, 그림, 오래된 기계와 가구를 알게 되었고 진품과 위조품을 구별하는 법도 배웠다.

올드먼은 차갑고 이성적이며 세상과 관계를 맺지 않은 채 살아간다. 그는 아름다운 것들, 특히 예술품과 고급스러운 것들을 사랑하며 편집증이 있어서 장갑을 끼지 않고는 아무것도 만지지 않는다. 그는 평생 어떤 여인도 사랑한 적이 없는데 인간관계에서 오는 고통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친구 빌리와 더불어 예술적 가치가 아주 뛰어난 그림을 위작으로 거래해서, 빌리에게 주는 넉넉한 배당금까지 포함해도, 터무니없는 적은 가격을 지불하기도 했다. 심지어 진품 걸작까지 그렇게 손에 넣을 때가 있었다.

 

경매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지금까지 자신이 수집한 여성의 초상화들과 함께 고요하게 시간을 보냈다. 올드먼의 지하 전시실은 여인의 초상화로 완전히 뒤덮여 있었다.

 

그는 강박증에 시달려 옷에서 장갑까지 모든 것이 정렬되어 있고, 사업차 머무르는 도시에서 자신의 전용 나이프와 포크가 있는 식당만을 찾아다녔다.

 

어느 날, 예순세 번째 생일날 고저택의 클레어 이벳슨의 전화를 받고 그의 일상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클레어는 최근 양친을 잃었는데, 처분할 저택의 그림과 고가구들의 값을 평가해달라고 요청했다.

 

올드먼이 클레어로 만나러 간 날, 그녀는 자동차 사고로 그를 만날 수 없다고 한다. 계약서를 날인하고 일을 시작해야 하지만 그녀와의 약속을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는다. 올드먼의 분노는 켜켜이 쌓여가고 단골 식당의 손재주가 좋은 로버트 라르킨이라는 청년은 천천히 올드먼과 친분을 쌓고 그에게 연애 상담을 해 준다.

 

소설의 백미는 올드먼의 감정이 변할 때마다 그의 장갑 색깔과 다른 이들과 소통방식의 변화다. 결국 사람을 다른 이와 소통하며 사회생활을 영위한다.

그중 가장 상위의 소통은 사랑이다.

 

처음으로 사랑에 빠진 걸 직감한 올드먼은 인생의 베스트 오퍼를 준비한다.

 

베스트 오퍼는 경매에서 최고가를 부르는 것을 의미한다.

 

감독은 타인과의 소통에 극심한 공포를 느껴 집 안에 틀어박혀 지내는 여자와 미술계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남자에 관한 이야기라고 전한다.

작게 바라보면 경매사인 올드먼의 진실과 거칫으로 점철된 인생무상을 대변하고, 크게 바라보면 지극히 이탈리아 적인 감정을 대변하고 있듯이 느껴진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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