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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오퍼
주세페 토르나토레 지음, 이현경 옮김 / 본북스 / 2018년 12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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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천국>의 감독의 영화 <베스트 오퍼>의 원작!
최근 한차례 화제를 몰고 온 연예인 부자지간의 대화에 등장한 영화로 다시 한번 유명세를 치른 영화 <베스트 오퍼>.
나에게는 감명 깊었던 영화 중 한 편이었기에 프라하의 천문 시계를 바라보는 카페에서 영화의 감동과 함께 주인공인 올드먼이 모았던 여성에 초상화 279편의 작품을 찾아보려 했던 기억이 났다.
이 영화의 원작이 오늘 소개할 소설 <베스트 오퍼>이다.
통상의 원작 소설과 다소 차이가 있는 점은 장편 소설을 원작으로 영화를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 소설은 영화의 완성 이후 출판사의 요청으로 대본을 바탕으로 영화감독이 소설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돌이켜보니 <벤자민 버튼의 시간을 거꾸로 간다>, <위대한 개츠비>, 인터스텔라의 <알레프>처럼 단편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도 많이 있었네. 내가 가지고 있는 원작 소설에 대한 편견이었나 보다, 아무튼 이 소설은 영화의 대본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영화를 재미있게 본 사람이라면 영화의 감동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다. 아무래도 영화가 표현하지 못했던 인물 의식의 흐름, 행동과 대사의 묘미를 깊이 있어 조망할 수 있다.
이 영화의 감독인 주세페 토르나토레(1956년생)는 생각보다 상당히 젊다. 그의 첫 번째 영화가 그 유명한 <시네마천국(1990년)>이다. 당시 쥬세페 감독이 34세에 연출한 작품이라니 놀라울 따름이다. 개인적으로 그의 연출작 중 <시네마 천국>, <말레나>, <베스트 오퍼>가 가장 인상적으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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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 ‘베스트 오퍼’는 미술품 경매사 버질 올드먼(제프리 러쉬)의 인생을 조망하는 작품이다. 그는 어려서 부모를 잃었고 몹시 더러운 고아원에서 자랐다. 문제는 거기서 시작되었다. 수녀들이 고아들에게 벌줄 때 미술품 복원사의 작업장에서 강제로 일을 시켰다는 것이었다. 어린 버질은 복원사가 일하는 걸 즐겨 구경했다. 그렇게 예술작품, 그림, 오래된 기계와 가구를 알게 되었고 진품과 위조품을 구별하는 법도 배웠다.
올드먼은 차갑고 이성적이며 세상과 관계를 맺지 않은 채 살아간다. 그는 아름다운 것들, 특히 예술품과 고급스러운 것들을 사랑하며 편집증이 있어서 장갑을 끼지 않고는 아무것도 만지지 않는다. 그는 평생 어떤 여인도 사랑한 적이 없는데 인간관계에서 오는 고통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친구 빌리와 더불어 예술적 가치가 아주 뛰어난 그림을 위작으로 거래해서, 빌리에게 주는 넉넉한 배당금까지 포함해도, 터무니없는 적은 가격을 지불하기도 했다. 심지어 진품 걸작까지 그렇게 손에 넣을 때가 있었다.
경매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지금까지 자신이 수집한 여성의 초상화들과 함께 고요하게 시간을 보냈다. 올드먼의 지하 전시실은 여인의 초상화로 완전히 뒤덮여 있었다.
그는 강박증에 시달려 옷에서 장갑까지 모든 것이 정렬되어 있고, 사업차 머무르는 도시에서 자신의 전용 나이프와 포크가 있는 식당만을 찾아다녔다.
어느 날, 예순세 번째 생일날 고저택의 클레어 이벳슨의 전화를 받고 그의 일상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클레어는 최근 양친을 잃었는데, 처분할 저택의 그림과 고가구들의 값을 평가해달라고 요청했다.
올드먼이 클레어로 만나러 간 날, 그녀는 자동차 사고로 그를 만날 수 없다고 한다. 계약서를 날인하고 일을 시작해야 하지만 그녀와의 약속을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는다. 올드먼의 분노는 켜켜이 쌓여가고 단골 식당의 손재주가 좋은 로버트 라르킨이라는 청년은 천천히 올드먼과 친분을 쌓고 그에게 연애 상담을 해 준다.
소설의 백미는 올드먼의 감정이 변할 때마다 그의 장갑 색깔과 다른 이들과 소통방식의 변화다. 결국 사람을 다른 이와 소통하며 사회생활을 영위한다.
그중 가장 상위의 소통은 ‘사랑’이다.
처음으로 사랑에 빠진 걸 직감한 올드먼은 인생의 ‘베스트 오퍼’를 준비한다.
‘베스트 오퍼’는 경매에서 최고가를 부르는 것을 의미한다.
감독은 타인과의 소통에 극심한 공포를 느껴 집 안에 틀어박혀 지내는 여자와 미술계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남자에 관한 이야기라고 전한다.
작게 바라보면 경매사인 올드먼의 ‘진실과 거칫’으로 점철된 인생무상을 대변하고, 크게 바라보면 지극히 이탈리아 적인 감정을 대변하고 있듯이 느껴진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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