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으로 읽는 근현대 세계사
이내주 지음 / 채륜서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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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현대사는 논란, 논쟁이 많이 된다. 현재와 시기적으로 가깝고 이념대립이 극심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최근 읽은 지정학책이나 근현대의 역사책도 같은 시대를 다루어도 다른 관점, 태도를 취하던 사실이 떠오른다. 이 책은 시각이 중립적이라 생각되고 현대사에 양과 질에서 비중을 할애했기에 참신함이 더욱 기대되었다. 역사애호가로서 한반도를 둘러싼 세계적 사건을 어떻게 포착해 판단하고 있을지 자못 궁금했다.



  <흐름으로 읽는 근현대 세계사>의 서문이 인상적이다. 일국의 공동체가 존속하도록 정체성, 자긍심을 키우는 기본요건이라 말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역사교육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나또한 세계사교육은 교육과정에서 배제했던 기억이 난다. 세계사라는 영역이 방대하기도 하지만 당시 국사만 전력을 다하기에도 벅찼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세상을 보는 관점을 넓혀보고자 세계사를 읽어나갔는데 이또한 시의적절하게 밝히고 있다. 우리 역사를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글로벌화와 격화하는 현실에서 세계가 작동하는 흐름을 이해하는 국제적 안목을 구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 이내주 육사 교수는 서양역사에 해박하다. 세계 근대역사 이후를 주도하는 서양의 역사를 중점적 설명함으로써 세계역사의 흐름을 살펴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책 목차도 그렇고 일목 요연하게 각 장을 분기하고 있으며, 절도있는 문체로 읽는 맛이 있다. 첨언하자면 제1,2차세계대전과 그 사이의 러시아혁명을 상세히 기술하고 있고 한 마디로 20세기의 역사를 위주로 분량 할애를 하고 있다. 참고로 국방일보에 연재한 내용을 바탕했다고 한다.



  비교적 오랜만에 역사책을 읽었다. 다시금 역사공부의 중요성을 느끼며, 특히 세계사공부의 중요성을 느끼며 우리 역사를 객관적으로 보는 시선, 그리고 역사란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책장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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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텅페이 삼국지 강의 - 역사보다 재미있고 소설보다 깊이 있는
위안텅페이 지음, 심규호 옮김 / 라의눈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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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안텅페이 삼국지강의>는 중국국영 CCTV '백가강단'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위안써sir의 강의다. 삼국지는 어릴 적 필히 읽어야 하는 역사소설 중 하나였다. 삼국지는 최소 세 번은 읽어야 한다했고 읽지 않은 사람과는 대화도 하지 말라는 말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삼국지는 만화책, 소설책, 만화, 영화 등으로 접했다. 예전에 읽은 감동과 함께 책소장 욕구가 더해져 중국소설 삼종세트인 삼국지, 수호지, 초한지를 구입했고 이에 더해 주몽이 첨가됐다.




  백가강단은 이중톈으로 알고 있었다. 중국의 유명 대중교양프로라고 말이다. <위안텅페이 삼국지강의>를 읽으며 우리나라로 칠 것 같으면 역사대중화 강의로 유명한 설민석강사가 떠올랐다. 유쾌하고, 뚜렷한 자기스타일이 있고, 해박한 모습이 말이다. 삼국지 마니아라면 이 책이 매우 유익하리라 생각이 든다. 이 책의 매 장을 읽고 나면 기존 삼국지에 대한 인물, 사건에 대한 지식이 좀 더 보강이 되고 참신해진다는 점이다.




  위안텅페이는 이에 풍자를 더했다. 책이 총 51장의 중요 대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사실상 삼국지를 두껍지만 한 권에 정리할 수 있게 되어있다. 풍자는 기본적으로 삼국지를 어느 정도 아는 이들에게는 또 한번 강조가 될 수 있겠고, 정확히 잘 모르는 이들에게는 흥미롭고 통쾌하게 느껴질 듯하다.



  그리고 설민석강사가 조선왕조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보였듯 위안텅페이는 삼국지를 상당부분 현실적으로 파악하고 있고 현재 실정에 맞게 강의해 나간다는 점이 있다. 그래서 역사대중화와 맞물려 중국의 젊은 리더들이 역사멘토로서 위안텅페이의 삼국지강의에 열광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또 하나 첨언하자면 앞서 말한 현재 실정에 맞게 설명하는 점은 다른 말로는 명실상부한 역사고전인 삼국지의 텍스트를 중요 팩트에 초점을 맞추고 가다듬어 먼저 나관중의 <삼국연의>로부터 그 중 검증된 텍스트만 받아들이고 논란이 있는 부분은 현대적 해석 및 현대적 비판을 통해 현대의 성과를 기반해 도출한 결론으로 설명해 많은 중국 젊은이들이 공감하고 관심을 끌어들인다.


  책표지의 표현처럼 딱딱한 역사보다 흥미를 유발하고, 재밌는 소설보다 한층 심도있는 강의이다. 삼국지를 독서한 기억을 되새겨 볼 때, 이런 장면에서 이런 인물을 독자적 해석하는 경우가 있는데 <위안텅페이 삼국지강의>가 딱 그렇다. 실증적 해석의 맛도 있으면서 새로운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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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결이 바람 될 때 - 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순간
폴 칼라니티 지음, 이종인 옮김 / 흐름출판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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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결이 바람될때>는 인생의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고 그 목표를 향해 성실히, 끊임없이 노력해 온 한 신경외과 레지던트(폴 칼라니티)가 목표의 마지막 고비에서 자신 몸 속의 폐암을 알게 되어 삶과 죽음과 자신을 깊이 생각하며 삶의 마지막을 인식하며 써내려 간 에세이이다.



폴 칼라니티는 어릴적 의사집안에서 자랐지만 문학도의 길을 꿈꾸다 스탠퍼드대학에서 영문, 생물학을 공부했고 영문학 석사과정 후 예일대 의과대학원으로 전향했는데 그 계기란 영문학 석사졸업을 앞두고 '영적,생리적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문학가보다 의사가 적합하다는 스스로 얻은 결론이었다.



먼저 가볍게 들릴지 모르지만, 건강의 지고한 가치에 대해서 절감하게 되었다. 폴 칼라니티는 의사로서 건강을 자각하지 못한 건 아니지만 즉 치명적 병은 죽음이라는 것이 어느 한 순간에 닥칠지 모른다는 것을 느끼게 찾아온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했다. 이 책은 일반인이 아닌 의사라는 특정 직업을 가진 이의 암투병기를 다뤘다고 해서 더 숭고하게 느껴졌다거나 하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숨결이 바람될때>는 인생의 목표와 그 정점을 정복하려는 한 인간이 그 꿈에 거의 영원한 장애를 만나게 되지만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 보며 마침내 삶과 죽음을 동시에 생각하여 이내 죽음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심연과 맞닿는 지점에서 사색하고 그럼으로써 죽음을 온전히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에 있다.



책에서 단순히 죽음을 정신적으로 극복했고, 아름답게 삶을 종결짓는 모습을 보여주는 내용일거라 기대하지 않는게 좋으리라... <숨결이 바람될때>는 암투병 중에도 외과수술에 복귀라는 폴 칼라니티의 새 목표 설정과 암투병 환자의 실제 부닥치는 현실의 문제, 병을 잘 아는 의사로서 겪은 어려움 등 죽음을 가까이에 둔 환자의 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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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코너스톤 세계문학 컬렉션 4
헤르만 헤세 지음, 이미영 옮김, 김선형 / 코너스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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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미안>은 유년기, 청소년기 시절 여러 번 읽어볼 기회가 있었다. 유년기에는 내용이 어려워서인지 쉬이 다가오지 못했고, 청소년기에는 당시 교과서적인 소설에는 큰 관심도, 성장과 자아성찰을 다룬 소설은 유익하게도, 흥미있게도 느끼지 못했다. 그러다 나이를 제법 먹고 나서 다시금 책을 손에 잡았을 때, 청소년이 읽기에는 물론 성인이 읽기에도 좋은 내용이라는 글을 보았다. 잠깐 책의 소개를 접하니 인물간의 관계, 자아성찰이 흥미있게 느껴졌고 종교관도 드러나는 소설이라 느껴져 어떤 소설일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주인공 싱클레어는 뭔가 감정이입이 되게 하는 그런 캐릭터였다. 어릴 적 겪는 감당 못하는 사건을 통해 삶의 평화가 깨졌고 데미안을 만나면서 다시 세계의 평화가 찾아온다.
데미안은 신비로운 친구이다. 누구나 유년기를 떠올리면 이러한 친구 한 명 정도는 떠오르지 않을까. 이렇게 내 어릴 적과 비교하며 읽어나가는게 이 <데미안>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한편, 어릴 적 읽는 데미안의 상징적 은유가 조금 난해하긴 하겠지만 성인이 되어서 읽는 이러한 헤르만 헤세의 표현은 나이에 더해 원숙한 의미로 다가온다. 사실 먹은 나이만큼 비례해서 이해되는 건 아니지만 무엇보다 경험과 살아온 세월은 자신의 성장과정을 되돌아 볼 여유를 갖는 속에서 <데미안>에 온전히 근접할 수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싱클레어는 중등학교로 진학하며 데미안과 헤어지고 진학한 김나지움에서 술과 의미없는 공동체에 빠져 자기자신을 잃어간다. 이 대목에선 성장과정에서 필연에 가깝게 겪는 방황과 성장통, 자아탐색의 고통을 느꼈다. 그리고 이 대목 이전에 카인과 아벨의 성경이야기가 나왔었지만 이어서 아브락사스라는 신을 보는 관점 등 새로운 종교관을 접하는 주인공과 그를 통해 <데미안>의 또 다른 특징이었다.



  이 소설의 출간 당시는 독일이 일으킨 제1차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이다. 전쟁에 대한 인식으로 인해 작품에 대한 일부 비판도 있지만 46년 노벨상 수상까지 작품의 전체적 의의는 퇴색하지 않았다. 작품의 환상적 묘사로 알에서 나오려는 새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라는 말이 인상적이다. 자아성찰의 여로를 그린 세계문학 <데미안>으로 과거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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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사
앙드레 모루아 지음, 신용석 옮김 / 김영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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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수사로 장식되는 유럽의 승전국 프랑스 및 유럽의 역사에 대해 기존보다 좀 더 지식을 쌓을 요량이었다. 프랑스를 집중해서 다루는 개설서가 얼마 없는 상황에서 유럽 제1의 영토대국, 문화대국인 프랑스를 근래 터진 이슈인 브렉시트에 대한 충격에 더해, 독특한 유럽의 역사 그 안에서도 변방이자 중심적 위치를 차지했던 프랑스를 온전히 이해하고 싶어 앙드레 모루아의 <프랑스사>를 읽게 되었다.



  앙드레 모루아의 <프랑스사>는 대체로 갈리아 지방이라는 속지적 관점에서 서두를 시작하며 프랑스의 기원부터 짚어나간다. 왜냐하면 유럽이 오늘날의 유럽으로 형성되는 과정이 그러했고, 대개의 유럽 (국가들의) 역사서가 그렇기 때문이다. 즉 국민에 대한 정의를 미리 내리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프랑스 인종이란 것이 존재했던 적은 없다. 현재 프랑스를 구성하는 지역은 유럽대륙의 서쪽 끝이라 침략을 마무리하거나 침략자가 정착하는 곳이었다"라고 앙드레 모루아가 서술한 대로이다. 이같이 프랑스의 기원은 곧 정체성을 의미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정체성을 넘어 중세, 그리고 문예부흥기를 거쳐 점점 발전하는 서유럽의 강대국 프랑스의 발전양상을 읽으면 역사서가 일국의 흥망사를 단선적으로 적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가를 구심점으로 한데 모으고 단결과 희로애락을 전국민이 엉켜 함께 느끼고 공유하는 대역사 임을 깨닫게 한다.



  이 책은 종래까지 읽은 역사서의 경직성, 조심성 강한 역사서술의 필치와는 확연히 달랐다. 문학평론, 전기작가, 역사가의 길을 걸은 모루아의 생기를 불어넣으려 한 그의 역사부문의 일종 <영국사>, <미국사> 그리고 이 책에 이르는 풍부한 입담, 유려, 지루하지 않은 이야기는 개인적으로 역사 서술의 매력에 흠뻑 도취되게 만든다.



  모루아의 <프랑스사>는 내가 추구하는 독서의 방향과도 잘 부합하는 듯한 서술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내가 프랑스의 자체의 역사를 상당히 알지는 못한다는 점에서 이 책이 프랑스사의 문외한이나 일정 정도 인물, 사건적 지식을 쌓은 이 모두에게 읽기 좋게 쓰여졌다는 점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프랑스의 역사 더 나아가 유럽의 역사가 이 안에 담겨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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