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 개정판
강화길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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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작은 등대 같은 존재가 되어줄 수 있다면... 꽤 근사한 공상을 해본다.. 살아오면서 단 한 사람이라도 나로 인하여 어떤 영향을,,,그러니까 좋은 영향을 받은 사람이 있었다면...이라는 상상을 해볼 정도로 나는 그 어떤 이에게도 작은 등대는 커녕 초라한 불빛 한 점 돼본 적이 없었다..


최은영 작가의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는 비록 겉으로 보기엔 웅장하고 화려한 써치라이트는 아니지만 그대신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등대 같은 존재가 작품의 주인공에겐 존재했었기에 작중 화자의 삶이 보호받고 위로받으며 인생을 살아가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을 받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작은 등대라는 희미한 빛을 통해 아주 오랜 세월 동안 자신의 가슴 속에 품고 살았던 빌어먹을 피해의식과 콤플렉스가 서서히 사라져 가는 것 또한 이 작품을 읽으면서 공감을 할 수 있었다..


지극히 평범하고 밋밋한 소재로도 이렇듯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재주를 가졌으니 우리는 그 사람을 작가,,, 좋은 작가라고 칭한다.. 좋은 작가 최은영은 담담하면서도 조용한 필치로 독자들이 아주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재주를 가졌다.. 나는 이 작품을 읽는 내내 결코 흥분한 적이 없었는데도 다 읽고난 뒤에는 여운이 아주 오래 남는 것을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느끼고 있다.. 내가 어떤 사람으로 인하여 과거의 못난 모습을 탈피하고 새롭게 삶을 살아갈 수 있다면...그래서 나의 그 기운을 또다른 타인에게 심어주고 그 역시 훨씬 좋은 삶을 사는 데 그 희미한 빛이 도움이 되어진다면... 이런 생각을 하면서 우리네 인생살이에 문학이 얼마나 소중하며 그것에 대한 필요성이 작지 않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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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번째 파도
최은미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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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한평생을 통해 겪는 크고 작은 일들이 과연 숫자로 따져보면 얼마나 될까?  그리고 그 사건과 사연을 통해서 우리가 느끼는 감정의 변화들은 과연 얼마나 크고 작을까?  아울러 이 모든 것이 결국은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일로 결론을 맺게 될수만 있다면 그 우여곡절의 일들도 어쩜 겪을만 하다고 스스로 위로해보는 것은 어떨런지...


많은 장애물을 헤치고 이루어내는 위대한 사랑은 언제나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킨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 작품이었다. 그만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는 서로 의지하며 뭔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존재들이라는 것 또한 알게 해준 기회였다고 여겨진다. 또한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일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이 작품을 통해서 접할 수 있어서 매우 의미있는 독서의 시간이었다..

지친 하루의 일과를 마무리하고 잠시 시간을 내서 읽어보는 한 권의 책... 아홉번째 파도는 역설적이게도 파도치는 내 불안한 마음을 조금은 편안하게 다독거려주는 작품이었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쓰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에 문득 무라카미 하루키가 상실의 시대(노르웨이의 숲)을 쓴 뒤 작가의 말에서 했었던 말과 언뜻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도그럴것이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이 어쩜 너무나도 당연한 인간의 최초 본능일진대 우리는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일에 대해서 이토록 숭고함 마저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바로 세상이 그만큼 썩고 문들어져서 사람들끼리 온전하게 순수한 사랑을 하는 데 너무도 많은 방해요소가 존재하기 때문에 그 장애물을 뛰어넘는 사랑이야말로 무척 의미있는 인생의 큰 사건(?)이고 따라서 그만큼 대단한 가치가 있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작품 전반에 펼쳐지는 여러가지 사회 문제들을 대두시키면서 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독자 스스로에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과 아울러 위대한 사랑의 한 모습을 잠시나마 공감할 수 있도록 도와준 작가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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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의 사랑 - 개정판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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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작품 속에는 작가 자신이 세상을 살면서 느낀 작가 특유의 경험과 인상에 남는 그 무엇에 천재적인 글솜씨를 가미하여 하나의 예술을 탄생시키는 결정체가 들어있다.. 그리고 작가 한강의 작품들 속엔 그 특유의 낭만과 자기 주장이 예술의 결정체로서 빼곡히 담겨있다..


삶의 고단함이 내면에 잔뜩 묻어있는 사람들의 미소가 실은 그 미소 이상의 얼마나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는지를 이 작품들 속에서 찾아낼 수 있다면 진정한(?) 독자라고 칭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이 책은 세상을 살아오면서 나름 고통을 겪어왔던 많은 이들에게 공감의 손짓을 보내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예전에 읽었던 한강 작가의 작품 중에서 <몽고반점>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작품을 통해 작가를 처음 접하게 됐었 다.  2005년 이상문학상 그랑프리를 수상한 작품이라서 당시에 챙겨 읽은 적이 있는데 무척 기억에 남는 강렬한 스토리가 늘 이 작가를 생각할 때마다 같이 들게 해 준 연상된 감회가 아닐까 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서 채식주의자 같은 류의 작품을 보면서 작가 특유의 기존의 구속에 대한 반발과 함께 자유를 부르짖는 사상을 꾸준히 작품들을 보며 느껴왔었다. 이 작품집 <여수의 사랑>은 삶의 본질적인 외로움과 고단함을 섬세하게 살피며 존재의 상실과 방황을 그려냈다는 책 소개란의 글처럼 인간의 삶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여수라는 도시가 이토록 어딘가 상처 입고 병든 이들이 마침내 다다를 서러운 마음의 이름처럼 느껴진 적이 없다.. 그만큼 이 작품들의 고독하고 고립된 등장인물들은 떠나고, 버리고, 방황하고, 추락하지만 죽음 가까이에서 존재의 살아 있음을 일깨우면서 그래도 삶에 대한 애착을 간직하면서 어떻게든 현실을 극복해 나가는 게 현명한 생각이 아닐까 내 나름대로 결론을 내려본다..  왜냐하면 삶이란 그래도 살아볼 가치가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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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사람과 눈사람
임솔아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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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지 않던 눈사람을 어쩔 수 없이 만들어야 하는 고통이라는 것도 그 비열하고 저속하고 기회주의적인 편법의 이면 속에 들어있다는 걸 우리는 핑계 삼을 수밖에 없다.. 그만큼 세상 살아가기가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호수 위에 백조인지 오리인지들은 겉으로 보기엔 우아하고 평온하게 쉬고 있는 듯 보이지만 그 물 속에서는 사정없이 발을 놀려야한다는 걸 사람들은 미처 깨닫지 못한다. 우리는 모두 그 오리와 백조가 되기 위해서 오늘도 원하지 않는 눈사람을 만드는 데 동참하는 건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런 눈사람은 차라리 녹아없어지는 게 진정코 아름다운 이 세상을 위해 좋은 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서걱거리는 모래알들이 시간이 흐른 뒤에는 찰지고 단단한 눈으로 승화될 수도 있다는 작가의 의견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이렇듯 책 한 권을 읽으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조금의 변화가 생김을 감지한다.. 좀 자세히 표현한다면 기존의 부정마인드가 긍정의 마인드로 바뀔 수도 있다는 느낌 같은 거.. 그래서 책이 사람을 만든다는 흔한(?) 표현이 존재하는 건 아닐런지...

 

처음에는 청운의 푸른 꿈을 갖고 세상의 모든 오염으로부터 나 혼자만은 꿋꿋하고 깨끗하게 삶을 살아가리라 다짐하며 하루하루를 신중하게 살아가려고 노력하지만, 결국엔 높고 험하디 험한 세상의 큰 장벽에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굴복을 하면서 타협에 나서고만다. 살기 위해선 나도 어쩔 수 없이 녹아버리는 눈사람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극장에서 영화를 볼 때,, 주위에 사람들이 영화를 보면서 막 웃으면 나도 따라 웃는다. 그러다가 또 슬픈 장면이 나오면 사람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찡찡거리고 그러면 나도 따라서 괜히 훌쩍거리는 척(?)한다..

정말 큰 맘먹고 클래식 연주회를 보러갔는데 주위의 사람들이 부라보를 외치면서 환호를 하면 나도 어쩔 수 없이(?) 환성을 지르고 박수를 쳐야만 한다. 솔직히 그러고 싶지 않은데, 결코 감동 따위도 없고 당췌 저 음악이 뭔지도 모르겠는데도 나는 소리를 지르며 난리를 쳐야한다. 그럼 내가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볼까? 그건 바로 내가 이 세상을 온전히 살아가기 위해서이다. 주위에서 열심히 박수를 처대는데 나혼자 감흥이 안 생긴다는 이유로 시큰둥하게 가만히 있는다면 비록 그 솔직함에는 남들이 내게 찬사를 보내줄 지는 몰라도 사회생활은 꽝이 돼버리는 것이다.


잠시나마 현실을 등지고 책 속에서 위로를 받을 수 있다는 것에 자그마한 행복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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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생각하면 온 힘을 다해 어려움을 헤쳐 나가던 때일지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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