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 개정판
강화길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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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작은 등대 같은 존재가 되어줄 수 있다면... 꽤 근사한 공상을 해본다.. 살아오면서 단 한 사람이라도 나로 인하여 어떤 영향을,,,그러니까 좋은 영향을 받은 사람이 있었다면...이라는 상상을 해볼 정도로 나는 그 어떤 이에게도 작은 등대는 커녕 초라한 불빛 한 점 돼본 적이 없었다..


최은영 작가의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는 비록 겉으로 보기엔 웅장하고 화려한 써치라이트는 아니지만 그대신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등대 같은 존재가 작품의 주인공에겐 존재했었기에 작중 화자의 삶이 보호받고 위로받으며 인생을 살아가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을 받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작은 등대라는 희미한 빛을 통해 아주 오랜 세월 동안 자신의 가슴 속에 품고 살았던 빌어먹을 피해의식과 콤플렉스가 서서히 사라져 가는 것 또한 이 작품을 읽으면서 공감을 할 수 있었다..


지극히 평범하고 밋밋한 소재로도 이렇듯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재주를 가졌으니 우리는 그 사람을 작가,,, 좋은 작가라고 칭한다.. 좋은 작가 최은영은 담담하면서도 조용한 필치로 독자들이 아주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재주를 가졌다.. 나는 이 작품을 읽는 내내 결코 흥분한 적이 없었는데도 다 읽고난 뒤에는 여운이 아주 오래 남는 것을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느끼고 있다.. 내가 어떤 사람으로 인하여 과거의 못난 모습을 탈피하고 새롭게 삶을 살아갈 수 있다면...그래서 나의 그 기운을 또다른 타인에게 심어주고 그 역시 훨씬 좋은 삶을 사는 데 그 희미한 빛이 도움이 되어진다면... 이런 생각을 하면서 우리네 인생살이에 문학이 얼마나 소중하며 그것에 대한 필요성이 작지 않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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