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전일 37세의 사건부 1
아마기 세이마루 지음, 사토 후미야 그림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올 때마다 살테니 다음 권도 얼른 내주세요ㅠ 범인들의 사건부도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자와 나오키 1 - 당한 만큼 갚아준다 한자와 나오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벌써 [한자와나오키 3권]이 나왔는데 나는 이제야 겨우 1권을 읽었다. 2권이 나왔을 때만해도 그렇게 초조하지 않았는데 '인플루엔셜'이라는 출판사, 책을 정말 순식간에 내는 것 같다. 일본에서 굉장한 인기 드라마의 원작 소설이라고 하는데 확실히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있는 듯, 내가 이 책을 읽는 것을 본 친구가 드라마 이야기를 꺼냈다.(정작 나는 드라마를 전혀 모름) 다 읽고난 후 확실히 드라마로 만들기 좋은 스토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승전결이 확실하고 '당한 만큼 갚아준다'는 캐치프레이즈에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의 카타르시스도 보장한다. 볼륨은 400페이지 정도로 적지 않지만, 가독성이 좋아 이틀 만에 다 읽을 수 있었다.

 

아직 일본 경제가 호황이고, 은행이라고 하면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던 시절, 주인공 한자와 나오키는 은행에 취업을 한다. 여러 동기들과 꿈을 나누던 희망 넘치던 시절은 오래지 않고, 은행은 그저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으로 색이 바래게 된다. 그래도 자신의 입지를 다지며 융자과장의 자리까지 오른 한자와는 지점장의 막무가내식 강압으로 융자를 해준 기업이 도산을 하게 되면서 궁지에 몰린다. 모든 책임은 당사자인 지점장이 아닌 융자과장인 한자와에게 집중되고 은행원에게는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인 '파견' 이야기까지 오르내리게 된다.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자신을 궁지로 몰아간 지점장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한자와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대출금 회수 작전을 펼치게 된다.

 

 

은행에 대해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어서 읽으며 내내 '혹시 작가가 은행에서 일하기라도 했나!? 왜 이렇게 생생하지??' 했는데 역시나 작가 소개를 보니 대학 졸업 후 대형 은행에 근무했다고 한다. 그런 만큼 작가가 묘사하는 은행은 정말로 현실적인데 작가는 이러한 은행에 '촌철살인'급의 표현을 아낌없이 선사한다. 운용상품에 대해 본인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혹은 의도적으로 부실고지를 해서 판매를 한 후 모든 책임은 고객 -혹은 기업- 에게 돌려버리는 은행원의 모습이라든지, 거품경제 때 은행이 어떤 '짓'들로 세간의 신뢰를 잃고 단순히 '기업'으로 전락했는지 읽다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일본의 이야기이지만 비단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다. 어차피 은행도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일종이라는 것은 의외로 간과하기 쉬운 이야기이고, 그로 인해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한 일들도 이제는 신문과 뉴스에서 자주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까운 예로 어느 노인의 자산 대부분이 노인은 전혀 모르는 운용상품들에 가입되어 있고 수많은 손실이 났지만 결국 그 손실은 그대로 노인의 책임이 되었던 사건도 있다)

 

어쨌든 소설 속에서 한자와는 지점장의 강압에 못이겨 융자 결재를 한 건의 기업이 도산을 하며 위기를 맞이한다. 그렇지만 이 기업의 도산에 미심쩍은 점을 발견하고, 역시 이 기업의 도산에 의해 연쇄도산하게 된 다른 기업의 사장과 힘을 합해 대출금을 회수하기 위해 애를 쓴다. 그 과정에서 지점장은 모든 책임을 한자와에게 떠넘긴 채 그를 전근보내기 위해 주변의 인맥을 총동원해 그를 깎아내리고, 감사를 통해 인사고과에 불이익을 남기려고 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일반 복수 소설과 크게 다를 바가 없어보이는데 사실 이 소설에는 다른 소설과 크게 다른 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일단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순서로 주인공이 지금의 자리까지 힘겹게 올라가고, 그 때 위기가 발생하지만 결국 극복한다는 식이 되면서 이 '발단-전개-위기-절정'이 고구마 백 개를 먹은 듯이 묘사되다 결말에서 겨우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것이 보통의 소설이다. 그런데 [한자와 나오키]는 시작이 그냥 '위기'이다. 발단도 전개도 없이 일단 위기로 시작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최악의 상황은 시작점이고 한자와는 더 이상 나빠질 것이 없기 때문에 상황은 -실제 그가 느끼는 압박감과 주변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어떻든 간에- 계속 조금이라도 나아진다. 그래서 분명 고구마 상황으로 시작했지만 소설을 읽는 동안은 답답함 보다는 크고 작은 통쾌함을 느끼는 일이 훨씬 많다. 권투로 치면 처음에 크게 한 방 맞았지만, 이후로는 전혀 타격 없이 잽이든 레프트 훅이든 라이트 훅이든 마음껏 날리다 어퍼컷까지! 처음 한 방 이후로는 내내 원사이드하게 치기만 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답답하지 않고 통쾌하기는 하지만, 확실히 원사이드하게 당하다 회심의 일격으로 승리를 따내는 격렬한 카타르시스가 부족한 느낌도 있다.

 

 

[한자와나오키]는 굉장히 현실적인 반면 마치 '판타지 소설'같은 면이 있다. 한자와는 분명 위기에 빠져 있지만 마치 슈퍼 히어로처럼 위기를 극복해나간다. 그 과정에서 보통 현실에서라면 거의 정신적으로 피폐한 수준에 이르게 될 '감사'와 같은 절차도 오히려 감사를 하는 상대방에게 호통을 칠 수 있는 -현실이라면 징계에 가깝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수준- 정신력으로 무장하고 있다. 또 이러한 한자와 호통에 대해 분명 그 시점에서 (굳이 표현하자면) 권력 우위에 있을 감사자가 오히려 말문이 막히고 오금이 저려한다. 이러한 비현실적인 장면을 여러 차례 보여주는데 이러한 모습이 실제 현실에서 그러지 못하는 수많은 직장인들의 마음 속의 울분을 대신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직장 생활을 하면 내 잘못이 아니라도 내 책임이 되고, 내 실수가 아니어도 사과를 해야 하는 상황에 자주 처하게 된다. 그 때 하고 싶은 모든 말들을 가슴 속 깊은 곳에 묻어둔 채 오로지 고개를 숙이고 사죄를 할 수밖에 없었던 직장인의 '한'을 한자와가 통쾌하게 대신 풀어주고 있다는 데에서 이 책의 진정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당한 만큼 갚을 수 없는 직장인들이 있기에 몰입할 수밖에 없는 책 [한자와 나오키]. 대리만족도 이런 대리만족이 없다. 과연 1권에서 이처럼 통쾌한 복수를 했던 한자와가 2, 3권에는 또 어떤 위기를 만나 다시 한 번 어퍼컷을 날릴지 궁금해진다. 한자와가 날린 펀치처럼 확실한 한 방을 가진 통쾌한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D의 살인사건, 실로 무서운 것은
우타노 쇼고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10월
평점 :
품절


우타노 쇼고를 떠올리면 역시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와 [밀실살인게임] 시리즈가 유명한데 난 [벚꽃~]을 읽고 조금 내 취향이 아니라고 느껴서 아직까지도 [밀실살인게임] 시리즈를 읽지 못했다. 그럼에도 생각해보면 [밀실~]을 제외한 책들은 제법 여러 권 읽었는데 내가 읽은 책은 -이번 [D의 살인사건~]을 포함해서- 단편의 비중이 월등히 높다. 아무래도 한 권의 책에서 여러 번의 반전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어서 그랬던 것 같다.

 

[D의 살인사건, 실로 무서운 것은]은 우타노 쇼고가 존경하는 에도가와 란포의 작품을 오마쥬해서, 현대에 란포가 있었다면 이런 느낌의 책을 쓰지 않았을까!? 하는 느낌으로 책을 쓴 것 같다. 스마트폰과 SNS는 물론 증강현실까지 알차게 녹여내고 있는데 사실 스마트폰은 은근히 추리소설에서 -특히 범인의 입장에서- 여러 모로 까다로운 존재인데 우타노 쇼고는 실로 영리하게 에도가와 란포의 고전작품 속에 스마트폰과 같은 현실의 문물(?)들을 멋들어지게 접목시키고 있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나는 란포의 작품을 한 권도 읽은 적이 없어서,,ㅠ_ㅠ

 

그렇다고는 해도 책 소개나 역자 후기에서도 언급하고 있듯이 란포의 소설을 한 권도 읽지 않은 사람도 전혀 지장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또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각 단편의 앞부분에 짧게 오마쥬한 작품을 소개하고 있기도 하다.

 

인상 깊었던 몇 편만 간단히 감상을 적어보자면, 란포의 작품을 읽은 적이 없는 나도 대략의 내용을 알 정도로 유명한 "인간 의자"를 모티브로 한 "의자? 인간!"은 결말이 너무 예상이 가능해서 조금 아쉬웠다. 연극 무대로 배경을 옮긴 "붉은 방은 얼마나 바뀌었는가?"는 내가 워낙 연극을 좋아하고 -결말은 다르지만- 실제로 이런 스타일의 연극을 본 적이 있어서 굉장히 몰입하며 즐겁게 읽었다. 가장 재미있게 읽은 단편은 "「오세이 등장」을 읽은 남자"인데. 내용은 뻔한데 분위기 조성을 잘 하고 있고 심각한 상황임에도 어딘지 모르게 웃음을 유발하는 이야기라 흥미로웠다. 무엇보다 앞서 언급한 스마트폰의 역할이 가장 도드라진 단편이기도 해서 인상 깊었다.

 

400페이지 정도의 볼륨에 일곱 편의 단편을 담고 있어 한 편의 분량이 많이 할애되지 않아 인물들의 개성이 조금 덜 발휘된 것 같은 아쉬움이 남는다. 아마도 기본적인 인물의 설정을 기존 작품에서 따왔기 때문에 -혹은 내가 모티브가 된 작품이 있다는 것을 알고 읽어서 더욱 그렇게 느꼈을 지도 모르겠다- 캐릭터의 형성보다는 기존에 이미 완성되어 있는 캐릭터를 좀 더 멋지게 현대에 정착시킬 수 있는 배경[무대]에 더 집중하지 않았나 싶다. 언급된 란포의 작품들을 일정 수준 이상 읽었다면 좀 더 깊이 있는 캐릭터라는 플러스 알파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는 아쉬움은 조금 남지만, 란포의 책을 전혀 읽지 않은 나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머리가 정상이라면
야마시로 아사코 지음, 김은모 옮김 / 작가정신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국내에는 [엠브리오 기담] 이후 무려 5년만에 야마시로 아사코의 책이 -우여곡절 끝에(?)- 출간되었다.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다시피 야마시로 아사코는 '오쓰이치'의 다른 필명으로 호러, 기담 등의 이야기를 쓴다. 그렇지만 -우연히 앞선 리뷰에서도 언급했듯이- 호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탓에 [엠브리오 기담]은 다소 내 취향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이 책은 호러적인 느낌을 가진 미스터리의 색채도 있고 무엇보다 제목이 묘하게 매력적이라서 꽤 빠르게 읽게 되었다.

 

단편집인 [내 머리가 정상이라면]은 채 300페이지가 되지 않는 볼륨에도 무려 여덟 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출판사의 책소개를 빌리자면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감정인 공포와 슬픔을 '상실'과 '재생'이라는 주제에서 바라본 소설"이라고 한다. 실제로 여덟 편의 이야기는 그 분위기에는 차이가 있을 지라도 결을 같이 한다고 해야할까 묘하게 비슷한 느낌이 있다. 상당히 잔혹한 이야기들이 있음 불구하고 결국은 한 줄기 희망이라도 비추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소설들이다. 흔히 오쓰이치가 아주 '다크'한 소설과 이와 상반된 '퓨어'한 작품들을 썼는데 이 책은 다크에 물을 조금 타고, 퓨어에 물을 조금 타서 섞었는데 완전히 섞이지는 않은 채 묘하게 어우러진 결과물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매우 다크하지도 퓨어하지도 않지만, 때로는 잔혹하고 섬뜩하지만 그래도 묘하게 잔잔하고 따뜻하다.

 

 

각각의 이야기는 호러 소설답게 기묘한 설정이 있다. 예를 들면 평온해야 할 나의 집에 낯선 유령(?)이 계속 나타난다든지, 내가 열 달을 품고 낳은 소중한 내 딸이 내가 과거에 따돌렸던 소녀와 그 모습과 행동이 너무 똑같다든지, 죽은 내 아들의 목소리가 건전지도 들어있지 않은 무전기에서 나온다든지,, 등장인물들은 '내가 어딘가 이상해진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을 품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 머리가 정상이었다면 이러한 일들이 내게 오지 않았겠지'라는 식으로 기묘한 현상을 받아들이는 느낌이다. 기묘한 현상은 무언가를 '상실'한 이들에게 하나의 위로가 된다.

 

상처가 있는 사람들이기에 만날 수 있었던 기묘한 이야기. 그리고 호러라고는 하지만 그 기묘한 현상이 결국 치유가 되는 이야기. 내가 생각한 '야마시로 아사코' 작품의 느낌과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내가 좋아하는 '오쓰이치'의 작품과 비슷한 이야기. 짧은 분량이 아쉽긴 하지만 오랜만에 오쓰이치의 매력을 잔잔하게 느낄 수 있는 즐거운 작품이었다.

 

 

덧붙임. 이 책에 실린 단편 '무전기'는 작년에 출간된 앤솔로지 -라고는 해도 결국은 한 작가의 작품인- [메리 수를 죽이고]에 실린 단편 '트랜시버'와 같은 작품이다.

덧붙임2. 책을 다 읽고 표지를 보면 내용과 참 잘 어우러지는 느낌있는 표지라는 생각이 든다. 문득 일본의 표지는 어땠을까,,하고 검색해봤는데 '읭? 이게 진짜 리얼 동일한 책의 표지!?'하는 느낌이 들었다. 역시 국내 책이 표지를 예쁘게 잘 만든다고 다시 한 번 감탄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염소가 웃는 순간
찬호께이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두말이 필요없는 믿고 읽는 작가 찬호께이! 좀 다작을 하고, 우리 나라에도 팍팍 출간되고 그러면 참 좋으련만 너무 드문드문 나오는 것만이 유일한 불만인 이 작가의 책은 여태 단 한 번도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었다. 그!런!데! 호러라니,, 호러라니,,,,,,(개인적인 취향으로 호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는 일부 호러 소설이 판은 크게 조성해놓고호러니까 괴이한 현상으로 다 설명됨!! 하고 맥락없이 마무리 되는 것에 실망해서이다,,) 그,, 그래도 찬호께이니까 읽을 거야!! 라고 생각하며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지만 곧 밤 10시에 이 책을 손에 잡은 나를 원망하기 시작했다. '이 상황만 어떻게 마무리 되는지만 읽고 자야지!'를 한 다섯 번쯤 반복한 끝에 1시가 되어서야 겨우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결국 마지막 책장까지 넘기고 나서,,

 

이야기는 홍콩 문화대학에 갓 입학한 평범한 대학생인 주인공 '아화'의 발이 여러 수난을 겪는 일로 시작한다. 시트콤에서나 볼 법한 황당+유쾌+불유쾌가 뒤범벅된 상황들을 거쳐 여러 개성 강한 신입생들과 친해진 아화. 그리고 그런 아화와 친구들이 배정받은 기숙사는 '7대 불가사의' 괴담이 있는 '노퍽관'이다. 기숙사에서 보내는 첫 날 흥미로운 괴담 이야기를 들은 그들은 실제 사건이 있었다는 지하실에서 '초혼 의식'을 벌이게 되고 점차 그들에게는 이상한 일이 생긴다. 공포영화 속 등장인물들처럼 한 명씩 사라지게 되고 아화는 자신과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되는데...

 

줄거리만 읽으면 정말 흔한 호러 소설 혹은 호러 영화의 줄거리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익숙하다. 또 어떤 독특한 초혼 의식일까 궁금했는데 이 역시 소설이나 만화에서 많이 봤던, 네 귀퉁이에 사람들이 각각 서서 앞으로 한 칸씩 가며 앞 사람을 두드리고 두드려진 사람은 또 앞으로 가서 앞 사람을 두드리다보면 빈 공간이 생기는데 그 자리는 귀신이 대신하게 된다!는 익숙한 의식을 약간 변형한 형태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매력을 중심으로 한 호러소설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생각보다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데, 저마다 개성이 강하고 서로 소위 케미가 잘 맞아 조합에 따라 색다른 재미가 있다.

 

 

그렇지만 이 소설은 호러 소설이면서 추리소설이기도 하다. 각각의 장이 시작할 때마다 7대 불가사의 괴담을 들려주고 그 장에서 해당 불가사의와 관련 있는 기이한 '사건'이 발생하는 것을 봐서는 더할 나위 없이 호러소설의 면모를 지니고 있지만 여러 가지 복선을 마지막에 하나도 남김 없이 회수하는 것이나 아무리 호러적인 요소라고 해도 단순히 '호러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닌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형태로 설명이 되는 것이 추리소설로서의 매력까지 확실히 더해주고 있다. 여기에 더불어 호러 전문 작가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분위기 조성을 잘 하고 있어서 1/3 조금 못 미친 부분 -이 부분은 상당히 긴장하며 읽는 부분이다- 을 읽고 있다 '드드드드드득' 하고 울린 스마트폰에 놀라 한동안 누워서 마음을 진정시킨 후에 다시 읽었을 정도이다.

 

아무리 아껴 읽고 싶어서 그럴 수 없이 책이 눈 앞에 있으면 읽을 수밖에 없고 일단 읽기 시작하면 마지막 장을 넘기기 전에는 손에서 놓고 싶지 않은 찬호께이의 책 [염소가 웃는 순간]. 이 책 역시 내 기억 속에 '역시 찬호께이!'라는 감상으로 자리잡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