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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가 웃는 순간
찬호께이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두말이 필요없는 믿고 읽는 작가 찬호께이! 좀 다작을 하고, 우리 나라에도 팍팍 출간되고 그러면 참 좋으련만 너무 드문드문 나오는 것만이 유일한 불만인 이 작가의 책은 여태 단 한 번도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었다. 그!런!데! 호러라니,, 호러라니,,,,,,(개인적인 취향으로 호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는 일부 호러 소설이 판은 크게 조성해놓고호러니까 괴이한 현상으로 다 설명됨!! 하고 맥락없이 마무리 되는 것에 실망해서이다,,) 그,, 그래도 찬호께이니까 읽을 거야!! 라고 생각하며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지만 곧 밤 10시에 이 책을 손에 잡은 나를 원망하기 시작했다. '이 상황만 어떻게 마무리 되는지만 읽고 자야지!'를 한 다섯 번쯤 반복한 끝에 1시가 되어서야 겨우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결국 마지막 책장까지 넘기고 나서,,
이야기는 홍콩 문화대학에 갓 입학한 평범한 대학생인 주인공 '아화'의 발이 여러 수난을 겪는 일로 시작한다. 시트콤에서나 볼 법한 황당+유쾌+불유쾌가 뒤범벅된 상황들을 거쳐 여러 개성 강한 신입생들과 친해진 아화. 그리고 그런 아화와 친구들이 배정받은 기숙사는 '7대 불가사의' 괴담이 있는 '노퍽관'이다. 기숙사에서 보내는 첫 날 흥미로운 괴담 이야기를 들은 그들은 실제 사건이 있었다는 지하실에서 '초혼 의식'을 벌이게 되고 점차 그들에게는 이상한 일이 생긴다. 공포영화 속 등장인물들처럼 한 명씩 사라지게 되고 아화는 자신과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되는데...
줄거리만 읽으면 정말 흔한 호러 소설 혹은 호러 영화의 줄거리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익숙하다. 또 어떤 독특한 초혼 의식일까 궁금했는데 이 역시 소설이나 만화에서 많이 봤던, 네 귀퉁이에 사람들이 각각 서서 앞으로 한 칸씩 가며 앞 사람을 두드리고 두드려진 사람은 또 앞으로 가서 앞 사람을 두드리다보면 빈 공간이 생기는데 그 자리는 귀신이 대신하게 된다!는 익숙한 의식을 약간 변형한 형태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매력을 중심으로 한 호러소설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생각보다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데, 저마다 개성이 강하고 서로 소위 케미가 잘 맞아 조합에 따라 색다른 재미가 있다.
그렇지만 이 소설은 호러 소설이면서 추리소설이기도 하다. 각각의 장이 시작할 때마다 7대 불가사의 괴담을 들려주고 그 장에서 해당 불가사의와 관련 있는 기이한 '사건'이 발생하는 것을 봐서는 더할 나위 없이 호러소설의 면모를 지니고 있지만 여러 가지 복선을 마지막에 하나도 남김 없이 회수하는 것이나 아무리 호러적인 요소라고 해도 단순히 '호러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닌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형태로 설명이 되는 것이 추리소설로서의 매력까지 확실히 더해주고 있다. 여기에 더불어 호러 전문 작가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분위기 조성을 잘 하고 있어서 1/3 조금 못 미친 부분 -이 부분은 상당히 긴장하며 읽는 부분이다- 을 읽고 있다 '드드드드드득' 하고 울린 스마트폰에 놀라 한동안 누워서 마음을 진정시킨 후에 다시 읽었을 정도이다.
아무리 아껴 읽고 싶어서 그럴 수 없이 책이 눈 앞에 있으면 읽을 수밖에 없고 일단 읽기 시작하면 마지막 장을 넘기기 전에는 손에서 놓고 싶지 않은 찬호께이의 책 [염소가 웃는 순간]. 이 책 역시 내 기억 속에 '역시 찬호께이!'라는 감상으로 자리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