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과 도련님 호시 신이치 쇼트-쇼트 시리즈 3
호시 신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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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딱 두 장의 분량 안에 완벽한 기승전결. 거기에 반전과 여운까지. 쇼트-쇼트 스토리의 매력이 넘치도록 살아있는 이야기.


<상류계급> 코믹한데 무섭다? 제목과 내용이 너무 찰떡이야..


<공기 통조림> 이미 그 시대에 이런 기발한 발상을!? 발상도 독특한데 결말도 예상과 달랐다. 



아주 예전에 쓴 SF소설을 지금 읽으면 더이상 SF로 느껴지지 않을 것 같은데, '호시 신이치'의 소설은 일부는 너무 지금을 예측한 것 같아서 놀랍고, 나머지는 지금 읽어도 미래의 이야기처럼 느껴져서 또 놀랍다. 의미를 알 수 없어 호기심을 자아내는 각 단편의 제목이 이야기를 다 읽은 후에 다시 보면 '아!' 하고 공감을 이끌어 내는 것도 신기하다. 무엇보다 이 모든 발상이 한 사람의 머리에서 나왔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허무맹랑한 미래 이야기가 아니라 보편성과 의외성의 균형을 잘 잡은 이야기들이라 흥미로우면서 공감도 간다. 짧은 기간 동안 100편이 넘는 쇼트-쇼트 스토리를 읽었는데도, 3권 마지막 장을 덮은 후 4권이 없는 게 아쉬운 이유는 뭘까.




출판사로부터 책만을 협찬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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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 판매원 호시 신이치 쇼트-쇼트 시리즈 2
호시 신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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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 판매원> 제목이 너무 심오한(?) 표제작. 그런데 생각 외로 유쾌하고 재미있고 현실적인 이야기!


<엇갈림> 로맨틱하고 의미심장한 제목과 그렇지 못한(?) 내용. 한 편의 코미디 연극을 보는 듯한데 이를 표현하는 문장들이 감성적이라 이런 부분에서도 느껴지는 엇갈림까지 포함해 2권에서 제일 좋았음!


<처형> 거의 후반까지도 이 이야기가 2권의 베스트라고 생각했다. 여태 읽은 쇼트-쇼트 스토리 중 가장 긴데, 특정 부분에서는 유토피아로 느껴질 법한 지구와 대비되는 디스토피아적인 상황 묘사가 너무 인상적이다. 다 읽은 후에도 자꾸 곱씹어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



[사색 판매원]은 약간 더 긴 이야기들이 있는데, 그런 만큼 묘사도 세밀해지고 이야기도 풍부하게 느껴졌다. 단순히 '재미'만 놓고 보면 평균적으로 1권이 더 높게 느껴지지만 2권은 의외의 재미가 있고, 기억에 남는 이야기도 2권이 더 많은 듯! 특히 조금 더 긴 <처형>을 읽으며 이 작가님이 마음 먹고 장편을 썼으면 엄청난 대작이 되었을 지도.. 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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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미인 호시 신이치 쇼트-쇼트 시리즈 1
호시 신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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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봇코 짱> 표제작인 이 스토리가 첫 번째 이야기를 읽고 약간 아쉬워 했던 나의 생각을 바꿔놓았다. 이 정도 분량에 이 정도 상황과 분위기 설정을..? 더군다나 이런 엔딩까지? 쇼트 스토리지만 여운이 길게 남았다.


<살인 청부업자예요> 1권에서 가장 재미있게 읽은 이야기.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지!? 하고 눈을 의심했다. 극초반에 나온 이 스토리가 이후 이야기들에 기대치를 너무 높여서 문제였달까..


<요정> 요정에게 소원을 빌면 뭐든지 이뤄진다. 단, 내 경쟁자에게는 그 두 배로. 비현실이 가미된 아주 현실적인 스토리. 너무 현실적이라 섬뜩했다.



일본 SF의 전설이라는 작가답게 쇼트-쇼트 스토리 중 SF적인 설정이 가미된 이야기가 많았는데, 그러한 설정과 짧은 분량 속에서도 날카롭게 현실을 풍자하는 게 놀라웠다. 전부 다 너무 재미있었다!까지는 아니더라도 한 편을 읽고 나면 '한 편만 더 읽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어서 어느새 넘어가는 페이지를 멈추기 힘들었던.. 세 권이 동시에 출간된 게 너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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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영웅이 된 오로르 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 3
더글라스 케네디.조안 스파르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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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할 수 없지만 태블릿에 글을 쓰는 걸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눈을 보면 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을 지닌 아이 '오로르'. 새로운 가정교사 '다이안' 선생님과 함께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연설을 하기 위해 뉴욕으로 떠난 오로르는 그곳에서 사귄 친구 '바비'가 위험에 처하자 그를 돕기 위해 고군분투 하게 되는데...



어쩌면 앞서 짧게 적은 줄거리를 보고 의아하게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신비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는 하지만 열한 살에 불과한 오로르가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연설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하고. 그녀가 요청받은 연설은 '자폐 아동으로 자라면서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된 이야기'이다. 오로르 스스로는 그 단어를 좋아하지 않고, 그래서 나 역시 줄거리에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자폐 스펙트럼 안에 속해있고, 이번에 새롭게 그녀의 가정교사가 된 다이안 역시 그렇다. 자폐를 가진 두 사람이 컬럼비아 대학에서 연설을 하기 위해 뉴욕으로 떠나고, 그곳에서 마주하게 되는 사건이 이번 책의 주요 골자이다. 자신의 목소리 그 자체인 태블릿까지 잃어버리는 위기 상황에 처하게 되고,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도 거의 없는 상황에서도 새롭게 사귄 친구를 돕기 위해 애쓰는 오로르의 모습이 제법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작가인 더글라스 케네디의 아들이 자폐 스펙트럼 안에 있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단순히 '자폐를 가진 소녀'의 이야기를 동화처럼 써낸 책..이라고 하기에 이 책은 마냥 가볍지 않다.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게 된 오로르는 공항 검색대에서 자신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한 태블릿을 손에서 놓아야 하는 상황에 처하고 두려움을 느끼게 되고, 비행기 안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된다. 다행히 태블릿은 가지고 있을 수 있게 되지만, 그런 그녀를 보는 어린 아이가 마치 그녀만이 특별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자폐 스펙트럼 안에 있는 사람이 겪는 갖가지 어려움이 그대로 느껴진다. 그리고 그녀가 겪는 어려움 뿐만 아니라 그녀를 처음 접하는 기사가 속으로 생각한, '너무 호들갑을 떠는 모습을 보이면 안 돼. 그리고 너무 동정하는 태도도 보이면 안 돼. 그런 건 쟤가 싫어할 거야. 오로르한테는 저게 정상이야.'에서 조금 다른 사람을 접하는 것 역시 고민스럽고 쉽지 않음을 솔직하면서도 사려 깊게 이야기 하고 있다. 다름이 이상한 게 아니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조심스러운 것, 그 조심스러움 마저도 상대에게 상처가 될까 염려되는 마음을 작가 스스로도 느끼고, 더 어렵지 않게 생각할 수 있게 조금 동화의 형태를 빌린 오로르가 탄생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자신을 믿어야 해. 닥쳐오는 어려움에 맞서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을 믿는 것뿐이야."



리뷰는 조금 무거워진 감이 있지만, [뉴욕의 영웅이 된 오로르]는 한 편의 동화처럼 읽기 쉽고, 중간중간 귀여운 삽화와 함께 즐길 수 있고, '그래서 모두모두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하는 것처럼 웃으며 책장을 덮을 수 있는 책이다. 아이들이 읽을 때와 성인이 읽을 때 느낌이 조금 다를 것 같은데, 아이들은 마치 특수능력을 가진 어린 히어로가 악을 무찌르는 스펙타클한 모험을 즐길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른이 읽으면 그 속에 숨은 여러 가지 의미가 꽤 크게 다가올 것 같다. 전작보다 읽기에도 흥미진진해졌고, 더 깊은 마음이 와닿는 책 [뉴욕의 영웅이 된 오로르]. 사실 이 책을 읽으며 뭔가 표현이라든지, 생각이라든지, 감성 같은 게 나와는 조금 다르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는데, 결국 보편적인 것은 다르지 않아 많은 부분에 공감할 수 있었다. 대놓고 말하지는 않아도, '다름은 틀림이 아니다'라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해 준, 그리고 감성이 메말라 가는 어른이(?)가 읽어도 참 사랑스러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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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에마 호턴 지음, 장선하 옮김 / 청미래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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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연구기지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



남극 극지 관측소에서 1년 동안 의사로 근무하게 된 '케이트'. 어떤 '사고' 이후 트라우마를 포함한 몇몇 문제들을 가지게 된 그녀에게 폐쇄된 공간에서 열두 명의 사람들과 함께 하는 생활은 마냥 순조롭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거리를 좁히고 적응해 간다. 하지만 자신의 전임 의사가 사고로 사망한 것과 그 사건을 둘러싸고 직원들 사이에 미묘한 긴장감이 감도는 것에 의문을 품고 몰래 사건을 조사하게 되고, 얼마 후 기지 내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하는데...



사실 나는 영미 스릴러에 다소 취약한 편인데, 보통 적지 않은 페이지에도 불구하고 중간 즈음에나 가야 누군가 죽을까 말까(?)이고, 그 전에는 등장인물과 이들이 처한 상황, 배경에 대한 세세한 묘사가 이어지는, 체감상 초반 설정에 공을 들이는 느낌이랄까. 그러다보니 책에 흥미를 가지는 데까지 오래 걸리고, 흥미를 가진 시점부터는 남은 분량이 얼마 되지 않는 게 늘 아쉽다. 그런데 [다크]는 '남극'이라는 특수한 배경 설정 자체도 흥미로운데, 초반부터도 무언가 삐걱삐걱 등장인물들 사이에 알 수 없는 미묘한 기류, 서로 친밀한 듯 보이면서도 은근하게 풍기는 '무언가'가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했다. 남극 기지에 가보지 않았어도 실제로 그럴 것처럼 느껴지는 생생한 묘사, 과거에 벌어진 사망 사건과 이미 미묘한 관계를 가진 열두 명의 사람들 속에 갑자기 툭 던져진, 심지어 과거 사건에 대한 트라우마로 약물 중독에 가까운 수준이 된 주인공 케이트까지. 당장 사건이 일어나지 않아도 곧 일어날 듯, 일어날 듯한 분위기가 초반부터 책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주었다.



사실 영미 스릴러나 추리소설에서 트라우마를 가진 주인공 자체는 그렇게 독특한 설정은 아니지만, 그런 주인공들이 트라우마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직업과도 무관한- 자신의 능력치를 발휘해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것에 비해 [다크]의 주인공 케이트는 초반부터 대부분의 일들이 그녀의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자신의 전임 의사가 사망한 사건에 의문을 품고 조사를 시작하지만 어느 것 하나 수월하지 않고, 간신히 한 발 나아갔다 싶으면 두 발 물러나야 하는 일이 생긴다. 심지어 그녀의 실수로 인해 상황이 점점 악화되는 것을 보며 답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낯선 곳에, 그것도 이미 그곳에 자리잡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 뒤늦게 합류했고, 사건을 조사해 본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과거의 사고로 인해 트라우마까지 있는 그녀가 완벽하게 조사를 해나간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극과 기지에 대한 생생한 묘사만큼이나 등장인물들에 대한 묘사도 현실적이라 답답함이 점점 강한 몰입으로 바뀌는 게 이 소설의 매력으로 다가왔다.



물론 아쉬운 점도 없지 않은데, 일단 이 소설에서 '살인 사건'과 이를 해결해 나가는, 추리소설적인 재미가 크지는 않다. 초반에 몇몇 인물들의 행동에 품었던 의문은 소설이 전개되며 하나씩 해소가 되었던 반면 사건이 해결되면서 드러나는 특정 인물의 급격한 변모는 다소 당황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여기에 그 사람이 가진 동기가 누군가를 죽이고 현재 이런 상황을 만들 만큼 강한 것이었을까..도 조금은 아쉽게 느껴졌다. 하지만 사실 [다크]에서 살인사건은 독자의 관심을 유지시키는 역할, 긴장감을 조성하는 역할에 충실한 정도이고, 실제로는 고립된 공간에서 등장인물들의 생생한 행동과 심리 묘사가 돋보이는 걸 감안하면 미스터리적인 부분이 마냥 아쉽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이 책은 한 마디로 말하면 '남극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에 혹해서 읽었는데, 막상 살인사건은 크게 흥미롭지 않았는데도 책이 재미있었다'라고 할까. 남극이라는 고립된 공간에 머무는 무려 열 명이 넘는 등장인물 한 명 한 명의 모습을 입체감 있게 보여주고, 특유의 분위기와 미묘한 긴장감을 효과적으로 조성한 데다 끝까지 끌고 가는 작가의 능력이 참으로 탁월하게 느껴졌다. 여기에 실제 작가의 경험이 아닌 데도 이만큼 남극에서의 생활을 실감 나게 묘사한 것도 놀랍고. [다크]의 마지막장을 넘긴 후에 남은 '생생한 묘사를 더 즐길 수 없는 아쉬움'은 아마도 작가의 또 다른 책이 출간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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