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 블랙 쇼맨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최고은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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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마술사 '다케시'가 운영하는 바 '트랩핸드'. 저마다의 사정을 가지고 이곳에 방문하는 여자들. 다케시는 특유의 관찰력과 통찰력으로 그녀들의 사정을 알아채고, 자신만의 추리를 이어나간다.



"무엇을 행복이라 여길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죠. 하지만 이것만큼은 단언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건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손안에 있는 것입니다."



[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는 200페이지 약간 넘는 분량에 세 편의 단편을 담고 있는 연작단편집이라고 해야할 것 같은데, 그것도 첫 번째, 세 번째 이야기는 100페이지 전후로 어느 정도 볼륨이 있지만, 두 번째 이야기는 불과 25페이지 남짓한 초단편(?)이다. 첫 번째 이야기가 나름대로 볼륨감 있고 호기심도 자아내서 가장 재미있게 읽었고, 두 번째 이야기는 분량 대비로는 나쁘지 않았다. 마지막 이야기는 다소 너무 간 듯한, 과연 이런 사람이 있을까.. 싶은, 다소 공감하기 어려운 이야기였고. 사실 미스터리적인 재미는 높지 않고,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기대치를 생각하면 다소 밋밋한 감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나는 '나보다 훨씬 먼저 태어났지만 동시대를 살아가는 작가가 써내는 '요즘' 이야기' 같은 느낌이 꽤 재미있었는데, 이를 테면 첫 번째 이야기에서 태블릿을 능숙하게 사용하는 주인공의 모습 같은 거? 스마트폰도 없던 시대부터 책을 써온 작가의 책에서 시간이 흐르니 태블릿을 능숙하게 사용하는 주인공까지 만날 수 있다? 이런 사실이 내게는 '갈릴레오 시리즈'에서 생각지도 못한 과학기술을 접목시킨 트릭을 만났을 때보다 신선하고 신기하게 느껴졌다. 



부담없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라서 아마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이 아니었다면 '나름 재미있네' 하는 감상이 적지 않을 것 같은데, 이 작가에 대한 기대치가 작용해서 아쉽다는 후기가 많은 것 같다. 나름 기대치를 덜어내고 읽은 것과 '현재진행형' 인 것 같은 묘사에 생각보다는 재미있게 읽었다..만 '만족스럽다'고 하기에는 조금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전작에서는 캐릭터의 매력이 크게 돋보이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확실히 어필을 한 느낌이 있긴 하다. 시리즈 2권은 잠시 쉬어가는 이야기였다면, 3권에서는 이제 이 캐릭터가 가진 비밀(?)이 해소되는 묵직한 한 권이 되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져보며.





출판사로부터 책만을 협찬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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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과 도련님 호시 신이치 쇼트-쇼트 시리즈 3
호시 신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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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딱 두 장의 분량 안에 완벽한 기승전결. 거기에 반전과 여운까지. 쇼트-쇼트 스토리의 매력이 넘치도록 살아있는 이야기.


<상류계급> 코믹한데 무섭다? 제목과 내용이 너무 찰떡이야..


<공기 통조림> 이미 그 시대에 이런 기발한 발상을!? 발상도 독특한데 결말도 예상과 달랐다. 



아주 예전에 쓴 SF소설을 지금 읽으면 더이상 SF로 느껴지지 않을 것 같은데, '호시 신이치'의 소설은 일부는 너무 지금을 예측한 것 같아서 놀랍고, 나머지는 지금 읽어도 미래의 이야기처럼 느껴져서 또 놀랍다. 의미를 알 수 없어 호기심을 자아내는 각 단편의 제목이 이야기를 다 읽은 후에 다시 보면 '아!' 하고 공감을 이끌어 내는 것도 신기하다. 무엇보다 이 모든 발상이 한 사람의 머리에서 나왔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허무맹랑한 미래 이야기가 아니라 보편성과 의외성의 균형을 잘 잡은 이야기들이라 흥미로우면서 공감도 간다. 짧은 기간 동안 100편이 넘는 쇼트-쇼트 스토리를 읽었는데도, 3권 마지막 장을 덮은 후 4권이 없는 게 아쉬운 이유는 뭘까.




출판사로부터 책만을 협찬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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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 판매원 호시 신이치 쇼트-쇼트 시리즈 2
호시 신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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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 판매원> 제목이 너무 심오한(?) 표제작. 그런데 생각 외로 유쾌하고 재미있고 현실적인 이야기!


<엇갈림> 로맨틱하고 의미심장한 제목과 그렇지 못한(?) 내용. 한 편의 코미디 연극을 보는 듯한데 이를 표현하는 문장들이 감성적이라 이런 부분에서도 느껴지는 엇갈림까지 포함해 2권에서 제일 좋았음!


<처형> 거의 후반까지도 이 이야기가 2권의 베스트라고 생각했다. 여태 읽은 쇼트-쇼트 스토리 중 가장 긴데, 특정 부분에서는 유토피아로 느껴질 법한 지구와 대비되는 디스토피아적인 상황 묘사가 너무 인상적이다. 다 읽은 후에도 자꾸 곱씹어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



[사색 판매원]은 약간 더 긴 이야기들이 있는데, 그런 만큼 묘사도 세밀해지고 이야기도 풍부하게 느껴졌다. 단순히 '재미'만 놓고 보면 평균적으로 1권이 더 높게 느껴지지만 2권은 의외의 재미가 있고, 기억에 남는 이야기도 2권이 더 많은 듯! 특히 조금 더 긴 <처형>을 읽으며 이 작가님이 마음 먹고 장편을 썼으면 엄청난 대작이 되었을 지도.. 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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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미인 호시 신이치 쇼트-쇼트 시리즈 1
호시 신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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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봇코 짱> 표제작인 이 스토리가 첫 번째 이야기를 읽고 약간 아쉬워 했던 나의 생각을 바꿔놓았다. 이 정도 분량에 이 정도 상황과 분위기 설정을..? 더군다나 이런 엔딩까지? 쇼트 스토리지만 여운이 길게 남았다.


<살인 청부업자예요> 1권에서 가장 재미있게 읽은 이야기.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지!? 하고 눈을 의심했다. 극초반에 나온 이 스토리가 이후 이야기들에 기대치를 너무 높여서 문제였달까..


<요정> 요정에게 소원을 빌면 뭐든지 이뤄진다. 단, 내 경쟁자에게는 그 두 배로. 비현실이 가미된 아주 현실적인 스토리. 너무 현실적이라 섬뜩했다.



일본 SF의 전설이라는 작가답게 쇼트-쇼트 스토리 중 SF적인 설정이 가미된 이야기가 많았는데, 그러한 설정과 짧은 분량 속에서도 날카롭게 현실을 풍자하는 게 놀라웠다. 전부 다 너무 재미있었다!까지는 아니더라도 한 편을 읽고 나면 '한 편만 더 읽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어서 어느새 넘어가는 페이지를 멈추기 힘들었던.. 세 권이 동시에 출간된 게 너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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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영웅이 된 오로르 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 3
더글라스 케네디.조안 스파르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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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할 수 없지만 태블릿에 글을 쓰는 걸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눈을 보면 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을 지닌 아이 '오로르'. 새로운 가정교사 '다이안' 선생님과 함께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연설을 하기 위해 뉴욕으로 떠난 오로르는 그곳에서 사귄 친구 '바비'가 위험에 처하자 그를 돕기 위해 고군분투 하게 되는데...



어쩌면 앞서 짧게 적은 줄거리를 보고 의아하게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신비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는 하지만 열한 살에 불과한 오로르가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연설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하고. 그녀가 요청받은 연설은 '자폐 아동으로 자라면서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된 이야기'이다. 오로르 스스로는 그 단어를 좋아하지 않고, 그래서 나 역시 줄거리에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자폐 스펙트럼 안에 속해있고, 이번에 새롭게 그녀의 가정교사가 된 다이안 역시 그렇다. 자폐를 가진 두 사람이 컬럼비아 대학에서 연설을 하기 위해 뉴욕으로 떠나고, 그곳에서 마주하게 되는 사건이 이번 책의 주요 골자이다. 자신의 목소리 그 자체인 태블릿까지 잃어버리는 위기 상황에 처하게 되고,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도 거의 없는 상황에서도 새롭게 사귄 친구를 돕기 위해 애쓰는 오로르의 모습이 제법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작가인 더글라스 케네디의 아들이 자폐 스펙트럼 안에 있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단순히 '자폐를 가진 소녀'의 이야기를 동화처럼 써낸 책..이라고 하기에 이 책은 마냥 가볍지 않다.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게 된 오로르는 공항 검색대에서 자신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한 태블릿을 손에서 놓아야 하는 상황에 처하고 두려움을 느끼게 되고, 비행기 안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된다. 다행히 태블릿은 가지고 있을 수 있게 되지만, 그런 그녀를 보는 어린 아이가 마치 그녀만이 특별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자폐 스펙트럼 안에 있는 사람이 겪는 갖가지 어려움이 그대로 느껴진다. 그리고 그녀가 겪는 어려움 뿐만 아니라 그녀를 처음 접하는 기사가 속으로 생각한, '너무 호들갑을 떠는 모습을 보이면 안 돼. 그리고 너무 동정하는 태도도 보이면 안 돼. 그런 건 쟤가 싫어할 거야. 오로르한테는 저게 정상이야.'에서 조금 다른 사람을 접하는 것 역시 고민스럽고 쉽지 않음을 솔직하면서도 사려 깊게 이야기 하고 있다. 다름이 이상한 게 아니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조심스러운 것, 그 조심스러움 마저도 상대에게 상처가 될까 염려되는 마음을 작가 스스로도 느끼고, 더 어렵지 않게 생각할 수 있게 조금 동화의 형태를 빌린 오로르가 탄생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자신을 믿어야 해. 닥쳐오는 어려움에 맞서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을 믿는 것뿐이야."



리뷰는 조금 무거워진 감이 있지만, [뉴욕의 영웅이 된 오로르]는 한 편의 동화처럼 읽기 쉽고, 중간중간 귀여운 삽화와 함께 즐길 수 있고, '그래서 모두모두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하는 것처럼 웃으며 책장을 덮을 수 있는 책이다. 아이들이 읽을 때와 성인이 읽을 때 느낌이 조금 다를 것 같은데, 아이들은 마치 특수능력을 가진 어린 히어로가 악을 무찌르는 스펙타클한 모험을 즐길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른이 읽으면 그 속에 숨은 여러 가지 의미가 꽤 크게 다가올 것 같다. 전작보다 읽기에도 흥미진진해졌고, 더 깊은 마음이 와닿는 책 [뉴욕의 영웅이 된 오로르]. 사실 이 책을 읽으며 뭔가 표현이라든지, 생각이라든지, 감성 같은 게 나와는 조금 다르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는데, 결국 보편적인 것은 다르지 않아 많은 부분에 공감할 수 있었다. 대놓고 말하지는 않아도, '다름은 틀림이 아니다'라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해 준, 그리고 감성이 메말라 가는 어른이(?)가 읽어도 참 사랑스러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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