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일은 여자가 필요해 - 268년 된 남자 학교를 바꾼 최초 여학생들
앤 가디너 퍼킨스 지음, 김진원 옮김 / 항해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예일 대학교는 1969년에서야 처음으로 여학생을 입학시켰습니다.

575명의 여학생들.

입학하자마자 그 여학생들은 기존의 남자 위주의 학교 분위기를 동등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합니다.


그 노력의 역사가 '예일은 여자가 필요해' 안에 담겨 있습니다.


한국보다 월등히 여성이 살기 좋아 보이는 미국도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되기 위해 오래된 역사가 있었습니다.

저자 앤 가디너 퍼킨스는 대학원에서 역사학을 전공하면서 고등교육에 대해 공부하다가 박사 학위 논문으로 1969년에 예일 대학교에 들어온 첫 여학생들에 대해 써보기로 합니다. 앤 가디너 퍼킨스 역시 예일 대학교 졸업생이었거든요. 앤 가디너 퍼킨스는 1977년에 예일 대학교에 입학했는데, 역사를 공부하면서 [예일 데일리 뉴스]에 글을 써 3학년 때 편집장이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가장 처음으로 예일 대학에 입학한 여학생들이 처했던 상황을 몰랐었죠.

수십 년이 지나 그에 대해서 찾아 연구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자유로워 보이던 미국의 유명 대학 예일 대학교가 268년 동안 남학생의 성지였다가 여학생을 받아들였다니, 한 번도 이런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해서 살짝 놀란 마음으로 이 책을 접했습니다. 지금은 어느 대학교나 여성 대학생들이 자유롭게 공부하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어떻게 그 답답한 상황을 해결해나가는지도 궁금한 마음으로 읽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예일 대학교가 여성 대학생을 받아들이기로 한 1969년 당시에는 아이비리그의 대부분 학교들이 여성을 받으면서 예일 대학교에 입학하려는 남자 대학생들의 비율이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다른 학교는 남녀공학이라 수업을 들으면서 여성 대학생들을 만날 수 있는데 예일은 그렇지 않았으니까요. 그 당시 예일 대학교의 총장 브루스터는 남자 학생들만 있는 예일 대학교에 만족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학생들과 일부 교수진이 여자 학생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과 입학을 희망하는 학생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하고 나니 어쩔 수 없이 승인하게 됩니다.


총장 브루스터는 이후 예일대에 입학한 여성 대학생들에게 아주 큰 방해물이 됩니다. 답답하도록이요...




예일 대학교에 입학 승인을 받아 처음으로 예일 대학교에 들어오게 된 여성 대학생들은 처음에는 마냥 기분이 좋았습니다. 왜냐하면 그 예일 대학교에 나도 다니게 되었으니까요! 그러다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문제점들을 맞닥뜨리게 됩니다. 어디를 가나 남학생들밖에 없는 현실을요 여러 기숙사에 여학생들을 나누어 배치해 다른 여학생들을 만나기도 쉽지 않고, 강의를 들으러 가면 남학생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집중되는 것을 감내해야 했으며, 일부 몰지각한 교수에 의해서 성희롱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그에 분노한 예일대 여성 대학생들은 이렇게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여 힘을 모으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여자 기숙사의 안전을 요구합니다. 그 당시 외부인도 학교에 들어올 수 있었는지 여성 대학생이 기숙사 샤워실에서 샤워를 하다가 외부인이 침입해 나쁜 일을 당할 뻔한 사건도 있었고, 심지어는 차를 몰고 온 사람들에 의해 강간을 당한 대학생도 있었으니까요. 큰일이 일어나고 나서야 총장 브루스터는 기숙사게 자물쇠 설치를 승인합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턱도 없이 부족합니다.


동아리부터도 그렇습니다.일부 동아리에서는 여학생을 받지 않았습니다. 지금 남학생들만으로도 충분하고 여학생이 들어오면 수준이 낮아진다며 말이죠. 입학 성적은 여자 학생들이 훨씬 뛰어났는데 말입니다. 입학 지원서를 받을 때 남자 학생들은 7:1의 꼴로 승인을 받았다고 한다면, 여자 학생들은 그 두 배의 경쟁률을 뚫어야 했습니다. 남학생 할당제 때문입니다. 남자는 무조건 1,000명은 입학해야 하고, 나머지를 여자로 뽑는다는 것 때문입니다.

또, 운동 동아리에서 여자들로 구성된 동아리를 만들 수 없어 여학생들끼리 모여 제대로 된 장비나 공간 없이 자신들이 준비한 장비만으로 연습해야 했습니다.


그 외에도 여자 학생들끼리 만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없어 비어 있는 교실에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예일 대학교에 처음 생긴 여성 단체 '시스터후드'입니다. 시스터후드 멤버들은 학교 내외에서 예일 대학교의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든 나아지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합니다.




예일 대학교에 첫 여자 대학생이 입학한 해는 1969년 9월, 1972년 9월에 이르러서야 남학생 1,000명 할당제 정책이 폐지되고 남학생 60퍼센트, 여학생 40퍼센트를 뽑게 됩니다.


이 사이에 예일 대학교 안에서, 또 밖에서 연방정부에 이르기까지 성차별 문제로 많은 일들이 벌어집니다. 여학생이 강간을 당해 낙태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예일 대학이 위치한 코네티컷 주에서는 불법이라 합법인 뉴욕 주로 가서 수술을 받고 돌아와야 하는 문제들도 있었죠. 결국 코네티컷 주에서도 낙태금지법은 위헌이라는 판결이 나게 되고, 현재 2020년의 대한민국과는 달리 여성들이 선택할 수 있는 수술이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한국의 상황이 미국의 1970년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과, 한국에서는 이렇게 여성들이 목소리를 높여 항의를 하고 근거를 들어 주장을 해도 갑갑하고 꽉 막힌 남성 권력자(마치 브루스터와 같은)들은 전혀 공감을 못하고 있죠. 어쩔 수 없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미국 역시 아직까지도 갈 길이 더 남은 상태입니다. 한국보다야 나은 위치겠지만요.


결국 저는 미국과 한국의 상황을 비교해가며 이렇게나 인식 차이가 크다는 것에 낙담했습니다. 그래도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고 부당한 일에 항의하면 조금씩 나아질 거란 희망을 조금이나마 가지려고 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쓴 솔직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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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게 이기는 여자 - 일 잘하는 여자가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들
윤여순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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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12월 16일. 당시 LG 인화원의 부장이었던 저자는 그룹으로부터 임원이 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합니다.


1999년.


2020년대인 지금도 여성 임원이 되기는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당시에는 얼마나 생소한 일이었을까요?


하지만 그런 현실적인 상황을 알기에 저자는 더욱더 일에 전념했다고 합니다.

앞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임원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기 위해서 말입니다.



비즈니스북스 <우아하게 이기는 여자>의 저자 윤여순은 30대 초반에 결혼하여 남편의 미국 유학 때문에 함께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그때 너무 무료하여 유학생의 배우자에게 제공되는 무료 학점 이수 과정을 듣기로 합니다. 처음에는 한 과목만 들어보려고 했는데 결과는 덜컥 'A+'를 받습니다. 그 당시 담당 교수의 계속해서 공부했으면 좋겠다는 권유로 남은 학점도 취득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임신을 하게 되어 학업은 점점 힘에 부치기 시작합니다. 출산 준비와 학업 모두 놓지 않고 임한 결과 이번엔 담당 교수가 정규 학생으로 등록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공부에 대한 흥미와 열정이 솟아오른 저자는 그에 동의하고 정규 입학 준비와 아이 육아를 함께 하기 시작합니다.

결과는 박사 과정까지 밟아 졸업을 하게 되죠.



그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두 박사 과정까지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가면 학력이 너무 높아 취업도 잘 안된다는 우려가 많았지만, 저자는 자신의 길을 믿고 끝까지 완수하여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한국에서 할 만한 일을 찾다가 참여한 프로젝트에서 LG 그룹 임원을 만나 원래는 교수를 하려고 했다가 기업에서 일을 하기로 마음을 바꾸게 되죠. 물론 LG에서 일하면서 자신의 믿음을 사람들에게 인정받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옳은 길을 가고 있다 믿었기에 여러 번 설득하고 마음을 돌려 점차 자신의 기반을 닦게 됩니다.



LG에서 일하게 되고 한동안 정신없이 업무에 임하다가 집에 돌아오면 딸아이가 투정 부리는 모습을 보고 너무나 마음이 아픕니다. 하지만 저자는 일을 그만둘 수 없습니다. 그런 마음을 딸과 대화를 하여 이해시키고 나름의 해결책을 찾습니다. 나중에 딸이 말합니다. 그때 엄마가 일하는 걸 그만두게 했었다면 후회했을 거라고. 자기는 일하는 엄마를 두길 잘했다고 말이죠.


일하면서 아이도 키워야 하는 여성은 이만저만 힘든 게 아닙니다. 엄마가 일하느라 자신에겐 신경도 쓰지 않는다고 아이가 화도 내고, 아이의 학교나 다른 학부모들은 일하는 엄마라서 아이 관리를 잘 못하는 거라고 넘겨짚고, 둘 다 잘하고 싶은데 잘되지 않아 일도 가정도 힘이 듭니다.



그런 후배들에게 저자는 그런 아이와 시간을 내어 대화해 보라고 조언합니다. 일도 가정도 중요하지만 둘 다 놓칠 수는 없으니 우선 아이와 깊은 대화를 나누어보면 어떻겠냐고요. 얼마 후 그런 후배가 저자에게 찾아와 잘 해결되었다고 밝은 낯빛으로 이야기합니다. 이럴 때 저자는 기쁘고 자신의 일에 대한 보람을 느낍니다.


저자는 자신의 입장을 너무 고수하지 말고 주변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상대방의 입장도 생각하라는 등 많은 조언을 아낌없이 후배들에게 해줍니다. 자신도 이 자리까지 올라오는 과정이 순탄치 않았지만 후배들은 조금이라도 더 쉽게 올라갈 수 있길 바라면서요.


LG 그룹 최초의 여성 임원이 되었을 때, 남자 직원들은 여성 상사가 처음이기에 한동안 어색하여 적응 기간이 필요한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 저자도 어색하여 업무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했다면, 지금의 여성 CEO 윤여순은 없었을 지도 모릅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알았고, 업무로 사람들을 설득시켰지요. 물론 업무만으로 모든 것은 해결되지 않습니다. 저자는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을 십분 활용하여 주변 임원들과 대화를 하고 점차 어떤 식으로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면 되는지 습득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 눈앞의 얇은 막이 한 꺼풀 벗겨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상대방의 입장과 자신의 입장을 적절히 교화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게 되었지요. 사회와 기업은 혼자서 잘 한다고 움직이는 조직이 아니지요. 알고 있었지만 그에 대한 실천이 부족했던 저를 책망하며 앞으로는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어집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쓴 솔직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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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린꽃
조윤서 지음 / 젤리판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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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을 위해 힘들어도 참고 버틴, 말린꽃이 있습니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그저 승무원으로 살아가는 인생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인생 이야기? 맞습니다. 10년 동안이나 국제선 객실 승무원으로 일하면서 가족을 부양하고 지키려고 한 말린꽃 이야기입니다.


제목이 말린꽃이라고 해서 의아했습니다.

뭔가 처연한 느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의미는 책의 후반부에서 나옵니다. 역시 슬픈 의미로...



<말린꽃>의 표지는 이렇습니다.

화려한 듯하지만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는 느낌이에요.

책을 다 읽고 표지를 다시 보니 제 마음도 차분해집니다.



책을 받아서 펼쳐보니 작가님의 싸인이!!!

엄청 놀랐어요, 조윤서 작가님 앞으로도 건강하시길!


승무원 생활을 10년째 계속해서 하고 계시다고 합니다.

책을 읽다 보면 승무원이 어떤 일을 하고 손님 대응에 얼마나 많은 변수가 있는지 알게 됩니다.


그러고 보니 생각나는 게, 긴 시간 비행기를 탈 때 우스갯소리로 '사육당할 시간이다'라고 하잖아요?

다시 생각해보니 승무원분들의 노고가 응축되어 저 단어에 다 담겨있는 같아서 이제는 잘 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말린꽃>의 프롤로그입니다.

비행 중 벌어진 웃픈 사건이 나와요.

저는 비행기 타고 여행 다니면서 아픈 사람이 생겼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는데, 실제로 생긴다면 얼마나 놀라고 마음이 급해질까요?

그렇게 심각하지 않은 손님이었기에 이렇게 소개한 거겠죠?



작가분의 객실 승무원 막내 시절 있었던 일이에요.

비행 중에서도 항상 화장을 해야 하고, 옷매무새도 바르게 하며 완벽을 추구하는 힘든 일인데, 비행기의 청결 관리도 승무원의 일이죠.

밤 비행 중에 객실 청결을 위해 이곳저곳 살펴보다가 바닥에 뭔가 큰 쓰레기인 줄 알고 덥석 잡은 것이 손님의 발이라니!!


지금에야 웃으면서 말할 수 있을 테지만 당시에는 전혀 그렇지 않았었겠죠.


대부분의 승무원 지망하는 사람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면접도 통과하고 혹독한 훈련마저 다 통과해도, 3개월 정도 후면 많이 그만둔다고 합니다. 겉보기에는 완벽해 보이고 마냥 예뻤던 승무원인데 막상 직접 업무를 하려고 보니 생각보다 너무 힘들었던 것이겠죠. 비행기를 탄 승객분들의 편의와 요구를 모두 맞추려고 하면 정말 얼마나 힘들지 알 것 같아요. 저자도 그렇다고 합니다. 그만두는 후배들에게 조금만 더 참아보라고 하고 싶지만, 얼마나 힘든 마음인지 알 것 같아 차마 하지 못한다고요.


그렇게 노곤한 비행기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면 이젠 가족을 돌봐야 합니다. 결혼하기 전에는 생활비를 제외한 급여를 가족에게 보냈다면, 결혼하고 나서 아이를 낳고서는 한동안의 육아휴직을 견뎌내고, 휴직이 끝나 다시 복직을 해서는 집에 있는 아이가 걱정되고...


출산 후 힘들었을 텐데도 업무 훈련을 모두 감당해내고 다시 승무원으로 돌아간 저자분이 정말 대단하고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승무원으로써의 자긍심이 있기에 가능했던 거겠죠.


<말린꽃>이라고 하지만 전혀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당신은 여전히 장미와 같은 아름다운 향이 나는 꽃입니다.

당신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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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썼다 내가 좋아졌다
소은성 지음 / 웨일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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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데 답답하고 막막한 느낌이 드는 이유를 이 책을 읽고서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책을 읽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글을 쓰게 되는 책, 마음을 썼다 내가 좋아졌다를 리뷰합니다.

처음에 표지가 너무 예뻐서 눈이 가는 책이라고 생각했어요.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쓰는 사람 뒤에 고양이가 누워있는 그림이라니...

너무나도 제가 그리는 로망의 풍경이지 뭐예요?



실제 책 표지입니다.

요즘 책들은 표지도 예쁘게 나와요...

이 책은 표지가 보이게 디스플레이를 해야 할 것 같아요.

보기만 해도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 같아서요.

또, 제목이 마음을 썼다 내가 좋아졌다 라니.

내 마음을 쓰는 것으로 뭐가 달라지나 하는 의문이 생기더라고요.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지 차례를 쭉 훑어봅니다.

1. 당신의 글쓰기 버튼은 무엇인가요?

2. 그냥 딱 10분만 달리고 와서 쓰자

3. 이걸 쓰면 내가 이상한 사람으로 보이는 게 아닐까?

등등...


모든 꼭지 제목들이 다 제가 하는 말 같아요.



책을 많이 읽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글을 보는 눈이 생겨서 글쓰기가 어려워지는 이유가 됩니다. 퇴고와 교정을 거쳐 편집까지 되어 출판된 책과 자신의 글을 비교하기 때문이죠.


"이 글을 읽고 용기가 났어요. 사실 타인의 초고를 볼 일이 거의 없잖아요. 책들은 모두 퇴고, 교정, 편집을 거쳐 완성된 글이니까, 내가 쓰는 초고가 몹시 초라해 보이기 십상이고요. 작가도 초고는 이렇게 헐렁하구나... 이래도 되겠구나... 싶어서 제 완벽주의를 누르는 데 큰 도움이 되었어요."

p.81


책을 읽으면서 거듭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구절이었어요. 저도 글만 쓰면 제 글이 너무 초라하고 허접하게 느껴져서 자꾸 지우고 블로그에 올리기 싫고 그래서 미룬 적이 한두 번이 아니거든요. 하지만 어떤 작가도 초고를 쓴 뒤에 수없이 많은 수정과 퇴고, 교정 등을 거친다고 생각하니까 조금 마음이 진정되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쓰기로 결심했어요. 제가 좋아하는 분야의 글도 써보기로 다짐했고, 블로그 메뉴도 수정해서 하나씩 올려나가고 있지요.


"너무너무 잘하고 싶어 머리가 터질 것 같은 사람에게는 슬프게도 기쁘게도 이 방법뿐이다. 딱 10분만 쓰자."

p.26


글을 완벽하게 잘 쓰고 싶은데 어떻게 쓰면 잘 쓰게 되나 고민하지 말고 일단 씁시다. 딱 10분만. 무엇을 하든 시작이 반이라고 하잖아요. 10분만 쓰다 보면 이제 어떻게 쓰면 될지 감이 잡힙니다. 이 구절을 반복해서 생각하면서 저도 글을 써보려고요.


또 이 책에서는 '직접 써봅시다' 코너가 있어서 작가가 글쓰기 소재를 몇 가지 주면서 숙제를 냅니다. 그 소재를 활용해서 글을 써보는 거예요. 처음에 글을 쓰려고 하면 '뭘 쓰지?' 하는 고민이 분명히 있을 테니까요.


이 외에도 '자기혐오의 파도를 타라', '화려한 글 감옥에 갇혀 연필로 한 자 한 자 쓰고 싶지만', '너는 나의 팬으로, 나는 너의 독자로 그렇게 오래도록 함께 쓰자' 등 글을 쓰는 데 방해가 되는 것, 글을 쓰도록 독려하는 존재 등 읽으면서 내가 어떤 이유로 글쓰기가 힘들었는지 알게 되는 꼭지가 어디 한 군데에서는 꼭 나올 거예요. 그것을 극복하면서 계속 글을 쓰도록 함께 글을 쓰는 동료로서 보듬어주는 걸 느낄 수가 있더라고요.


어딘가에 내 감정과 이 힘듦을 풀고 싶은데 어떻게 하는지 방법을 모르신다면 이 책을 읽고 꼭 글로 풀어보는 기회가 될 거예요.


"우울과 불안에 대해 글을 쓰면 몇 주에서 몇 달에 걸쳐 그 감정들이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많다. 또한 인지 기능과 작동 기억(복잡한 문제를 생각하기 위한 일반적 능력)들도 나아진다. 예컨대 자신이 앞둔 중요한 시험에 대한 걱정을 글로 쓴 학생들은 시험 전 컨디션과 시험 점수에 좋은 영향을 받는다."

p.149


이 구절을 읽고 공감하면서 이걸 학교 다닐 때 알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안타까웠어요. 지금처럼 글쓰기를 생각했으면 불안감과 걱정을 글을 쓰면서 덜어낼 수 있었을 텐데 하고요.

이제 글을 쓸 동기도 얻었으니 하나씩 하나씩 제 이야기를 풀어나가 보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면 점점 제 글도 다듬어진 글이 될 거라고 믿으면서요!

우울과 불안에 대해 글을 쓰면 몇 주에서 몇 달에 걸쳐 그 감정들이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많다. 또한 인지 기능과 작동 기억(복잡한 문제를 생각하기 위한 일반적 능력)들도 나아진다. 예컨대 자신이 앞둔 중요한 시험에 대한 걱정을 글로 쓴 학생들은 시험 전 컨디션과 시험 점수에 좋은 영향을 받는다. -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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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를 이탈하셨습니다
코붱(김연정) 지음 / SISO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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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각기 다른 기간 동안의 네 번의 회사 생활, 그리고 네 번의 퇴사.

그러고나서 결정한 백수 크리에이터로서의 삶.

도서 경로를 이탈하셨습니다를 소개하려고 한다.


작가 코붱은 마지막 회사를 3개월 동안 버티다 퇴사를 결정하고 하고 싶었던 글쓰기를 하기로 한다.

드라마 미생의 유명한 대사가 있지 않나?

"회사가 전쟁터라고? 밖은 지옥이다."

어느 정도는 공감하긴 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직장인이 아닌 프리랜서의 수는 '40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그만큼 회사 내 근무를 거부하고 소속되지 않는 채로 고군분투하는 사람이 무려 '400만 명'이나 된다는 이야기다.

저자는 "회사 밖도 의외로 살만하다"라고 이야기한다.

꾸준한 수입이 없더라도 백수로서 누리는 행복은 분명히 있다고 말이다.



이 책의 소개를 처음 읽어봤을 때, 딱 지금 내가 읽어봐야할 책이다! 라는 느낌이 강하게 왔다.

저자도 자신이 회사 체질이 아닌게 아닐까? 라는 의문을 가졌다고 한다.

나는 저자보다 더 많은 회사에 길어야 1년 반 남짓, 퇴사를 거듭하여 이유도 모른 채 이곳 저곳의 회사를 전전했었다.

결과는, 나 역시 회사 체질이 아닌 것으로 판명.



회사 밖은 지옥이 아니었다.

마지막 회사를 퇴사하고 한 달 정도 지난 지금, 나는 왜 진작 이렇게 할 것을 이렇게 늦게 결정했는가에 대한 생각을 자주 했다.

단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회사를 다니면서 꼬박꼬박 월급을 받으니까, 나도 '평범한' 사람들처럼 어엿한 직장을 다녀야한다고 막연히 생각했었던 것 같다. 대한민국 젊은이들의 선택지가 얼마나 된다고?

취업 안 하면, 뭐 해 먹고 살건데?

그런데 막상 퇴사하고 꾸준히 받는 월급이 사라져서 허무한 느낌이 드는 것도 잠시다.

막상 회사에 다니지 않으면 당장 지출해야하는 돈이 줄어든다.

회사 갈 때 입을 옷, 얼굴에 바르는 화장품, 출퇴근하는 교통비 등등...

고정비처럼 나가던 돈이 나가지 않아도 되니 어느 정도 자신의 필수 생활비를 알면 충분히 컨트롤할 수 있다.

또, 새벽같이 일어나야했던 의무 기상시간에서 해방된다.

출근해서 의무적으로 해야하는 왜 하는 지도 모르는 일에서도 해방이다.

그러고나면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이 남는다.

남는 시간이야말로 백수의 크나큰 장점 아닌가?



저자는 퇴사한 후 브런치에 자신의 퇴사, 이직, 백수 생활에 대해서 글을 써왔다.

그러면서 생각이 많이 정리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자신에 대해서 알아갔다고 한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한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등을 말이다.

그리고 글쓰기를 계속하기 위해서, 작가는 운동을 하기 시작한다.

최소한의 체력은 있어야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꾸준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나도 동의한다.

체력이 없을 때의 나를 알기 때문이다.

항상 무기력하고, 무언가 해야할 때 의욕이 생기지 않아 쉽게 포기하곤 했었다.

그러다 억지로라도 운동을 조금씩 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생산적인 방향으로.

긍정적으로.

요즘에는 마냥 백수이지 않을 수 있는 여건이 생긴 것 같다.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인터넷만으로도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서 그저 회사에서 받는 월급만 바라보고 사는 사람은 많이 줄어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브런치에서 글을 연재해 이렇게 책을 출간한 작가도,

블로그를 운영해서 적지만 애드포스트로 수익을 얻게되는 나도,

나름 백수만은 아니다.

우리는 백수 크리에이터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그걸 지속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 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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