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를 이탈하셨습니다
코붱(김연정) 지음 / SISO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각기 다른 기간 동안의 네 번의 회사 생활, 그리고 네 번의 퇴사.

그러고나서 결정한 백수 크리에이터로서의 삶.

도서 경로를 이탈하셨습니다를 소개하려고 한다.


작가 코붱은 마지막 회사를 3개월 동안 버티다 퇴사를 결정하고 하고 싶었던 글쓰기를 하기로 한다.

드라마 미생의 유명한 대사가 있지 않나?

"회사가 전쟁터라고? 밖은 지옥이다."

어느 정도는 공감하긴 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직장인이 아닌 프리랜서의 수는 '40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그만큼 회사 내 근무를 거부하고 소속되지 않는 채로 고군분투하는 사람이 무려 '400만 명'이나 된다는 이야기다.

저자는 "회사 밖도 의외로 살만하다"라고 이야기한다.

꾸준한 수입이 없더라도 백수로서 누리는 행복은 분명히 있다고 말이다.



이 책의 소개를 처음 읽어봤을 때, 딱 지금 내가 읽어봐야할 책이다! 라는 느낌이 강하게 왔다.

저자도 자신이 회사 체질이 아닌게 아닐까? 라는 의문을 가졌다고 한다.

나는 저자보다 더 많은 회사에 길어야 1년 반 남짓, 퇴사를 거듭하여 이유도 모른 채 이곳 저곳의 회사를 전전했었다.

결과는, 나 역시 회사 체질이 아닌 것으로 판명.



회사 밖은 지옥이 아니었다.

마지막 회사를 퇴사하고 한 달 정도 지난 지금, 나는 왜 진작 이렇게 할 것을 이렇게 늦게 결정했는가에 대한 생각을 자주 했다.

단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회사를 다니면서 꼬박꼬박 월급을 받으니까, 나도 '평범한' 사람들처럼 어엿한 직장을 다녀야한다고 막연히 생각했었던 것 같다. 대한민국 젊은이들의 선택지가 얼마나 된다고?

취업 안 하면, 뭐 해 먹고 살건데?

그런데 막상 퇴사하고 꾸준히 받는 월급이 사라져서 허무한 느낌이 드는 것도 잠시다.

막상 회사에 다니지 않으면 당장 지출해야하는 돈이 줄어든다.

회사 갈 때 입을 옷, 얼굴에 바르는 화장품, 출퇴근하는 교통비 등등...

고정비처럼 나가던 돈이 나가지 않아도 되니 어느 정도 자신의 필수 생활비를 알면 충분히 컨트롤할 수 있다.

또, 새벽같이 일어나야했던 의무 기상시간에서 해방된다.

출근해서 의무적으로 해야하는 왜 하는 지도 모르는 일에서도 해방이다.

그러고나면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이 남는다.

남는 시간이야말로 백수의 크나큰 장점 아닌가?



저자는 퇴사한 후 브런치에 자신의 퇴사, 이직, 백수 생활에 대해서 글을 써왔다.

그러면서 생각이 많이 정리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자신에 대해서 알아갔다고 한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한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등을 말이다.

그리고 글쓰기를 계속하기 위해서, 작가는 운동을 하기 시작한다.

최소한의 체력은 있어야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꾸준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나도 동의한다.

체력이 없을 때의 나를 알기 때문이다.

항상 무기력하고, 무언가 해야할 때 의욕이 생기지 않아 쉽게 포기하곤 했었다.

그러다 억지로라도 운동을 조금씩 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생산적인 방향으로.

긍정적으로.

요즘에는 마냥 백수이지 않을 수 있는 여건이 생긴 것 같다.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인터넷만으로도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서 그저 회사에서 받는 월급만 바라보고 사는 사람은 많이 줄어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브런치에서 글을 연재해 이렇게 책을 출간한 작가도,

블로그를 운영해서 적지만 애드포스트로 수익을 얻게되는 나도,

나름 백수만은 아니다.

우리는 백수 크리에이터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그걸 지속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 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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