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하게 이기는 여자 - 일 잘하는 여자가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들
윤여순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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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12월 16일. 당시 LG 인화원의 부장이었던 저자는 그룹으로부터 임원이 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합니다.


1999년.


2020년대인 지금도 여성 임원이 되기는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당시에는 얼마나 생소한 일이었을까요?


하지만 그런 현실적인 상황을 알기에 저자는 더욱더 일에 전념했다고 합니다.

앞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임원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기 위해서 말입니다.



비즈니스북스 <우아하게 이기는 여자>의 저자 윤여순은 30대 초반에 결혼하여 남편의 미국 유학 때문에 함께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그때 너무 무료하여 유학생의 배우자에게 제공되는 무료 학점 이수 과정을 듣기로 합니다. 처음에는 한 과목만 들어보려고 했는데 결과는 덜컥 'A+'를 받습니다. 그 당시 담당 교수의 계속해서 공부했으면 좋겠다는 권유로 남은 학점도 취득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임신을 하게 되어 학업은 점점 힘에 부치기 시작합니다. 출산 준비와 학업 모두 놓지 않고 임한 결과 이번엔 담당 교수가 정규 학생으로 등록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공부에 대한 흥미와 열정이 솟아오른 저자는 그에 동의하고 정규 입학 준비와 아이 육아를 함께 하기 시작합니다.

결과는 박사 과정까지 밟아 졸업을 하게 되죠.



그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두 박사 과정까지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가면 학력이 너무 높아 취업도 잘 안된다는 우려가 많았지만, 저자는 자신의 길을 믿고 끝까지 완수하여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한국에서 할 만한 일을 찾다가 참여한 프로젝트에서 LG 그룹 임원을 만나 원래는 교수를 하려고 했다가 기업에서 일을 하기로 마음을 바꾸게 되죠. 물론 LG에서 일하면서 자신의 믿음을 사람들에게 인정받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옳은 길을 가고 있다 믿었기에 여러 번 설득하고 마음을 돌려 점차 자신의 기반을 닦게 됩니다.



LG에서 일하게 되고 한동안 정신없이 업무에 임하다가 집에 돌아오면 딸아이가 투정 부리는 모습을 보고 너무나 마음이 아픕니다. 하지만 저자는 일을 그만둘 수 없습니다. 그런 마음을 딸과 대화를 하여 이해시키고 나름의 해결책을 찾습니다. 나중에 딸이 말합니다. 그때 엄마가 일하는 걸 그만두게 했었다면 후회했을 거라고. 자기는 일하는 엄마를 두길 잘했다고 말이죠.


일하면서 아이도 키워야 하는 여성은 이만저만 힘든 게 아닙니다. 엄마가 일하느라 자신에겐 신경도 쓰지 않는다고 아이가 화도 내고, 아이의 학교나 다른 학부모들은 일하는 엄마라서 아이 관리를 잘 못하는 거라고 넘겨짚고, 둘 다 잘하고 싶은데 잘되지 않아 일도 가정도 힘이 듭니다.



그런 후배들에게 저자는 그런 아이와 시간을 내어 대화해 보라고 조언합니다. 일도 가정도 중요하지만 둘 다 놓칠 수는 없으니 우선 아이와 깊은 대화를 나누어보면 어떻겠냐고요. 얼마 후 그런 후배가 저자에게 찾아와 잘 해결되었다고 밝은 낯빛으로 이야기합니다. 이럴 때 저자는 기쁘고 자신의 일에 대한 보람을 느낍니다.


저자는 자신의 입장을 너무 고수하지 말고 주변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상대방의 입장도 생각하라는 등 많은 조언을 아낌없이 후배들에게 해줍니다. 자신도 이 자리까지 올라오는 과정이 순탄치 않았지만 후배들은 조금이라도 더 쉽게 올라갈 수 있길 바라면서요.


LG 그룹 최초의 여성 임원이 되었을 때, 남자 직원들은 여성 상사가 처음이기에 한동안 어색하여 적응 기간이 필요한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 저자도 어색하여 업무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했다면, 지금의 여성 CEO 윤여순은 없었을 지도 모릅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알았고, 업무로 사람들을 설득시켰지요. 물론 업무만으로 모든 것은 해결되지 않습니다. 저자는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을 십분 활용하여 주변 임원들과 대화를 하고 점차 어떤 식으로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면 되는지 습득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 눈앞의 얇은 막이 한 꺼풀 벗겨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상대방의 입장과 자신의 입장을 적절히 교화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게 되었지요. 사회와 기업은 혼자서 잘 한다고 움직이는 조직이 아니지요. 알고 있었지만 그에 대한 실천이 부족했던 저를 책망하며 앞으로는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어집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쓴 솔직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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