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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읽었다 - 설악 무산 조오현, 한글 선시
권성훈 엮음 / 반디 / 2015년 3월
평점 :
품절

이렇게 읽었다. 설악 무산 조오현, 한글 선시_권성훈
조오현 스님(1923~2018)은 1923년 경남 밀양시 상남면 이연리에서 출생했다. 조선 초기 이래 창녕 조씨의 세 거지로 꼽히던 곳이라 한다. 명종 때 이곳의 큰 부호인 조말손은 상남에 큰 기근이 있어 수만금을 희사하여 구휼하고, 손자인 조계양은 임진왜란 때 창의하여 이등공신, 이로 미루어 스님의 출생지 이연리는 창녕 조씨 명문거족의 후손임을 알 수 있습니다. 스님은 설악산 신흥사 조실(제일 어른, 지도자)이며, 시인입니다.
만해 한용운 선생의 뒤를 이은 한국선시의 대가입니다.
갑자기 반가운 마음에 선시 모음집을 선물 받고 순서를 기다리다 이제야 스님의 선시를 접했습니다.
몇 해 전 설악산에 근무할 때 스님의 생전에 계신 곳을 갔지만 뵙지 못했네요. 설악산 신흥사와 백담사를 다녀왔었는데 참으로 인상 깊은 곳이었습니다. 특히 만해 한용운 선생의 뒤를 잇는 선시를 접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우리 시대에 큰 어른이었다고 생각해 봅니다. 두고두고 음미하는 선시의 맛에 스님의 깊은 도량이 전해지네요.
44 아득한 성자
하루라는 오후 / 오늘이라는 이 하루에 // 뜨는 해도 다 보고 / 지는 해도 다 보았다고 // 더 이상 더 볼 것 없다고 / 알 까고 죽는 하루살이 떼 // 죽을 때가 지났는데도 / 나는 살아있지만 / 그 어느 날 그 하루도 산 것 같지 않고 보면 // 천년을 산다고 해도 / 성자는 / 아득한 하루살이 떼
46 적멸을 위하여
삶의 즐거움을 모르는 놈이 / 죽음의 즐거움을 알겠느냐 // 어차피 한 마리 / 기는 벌레가 아니더냐 // 이다음 숲에서 사는 새의 먹이로 가야겠다
59 아지랑이
나아갈 길이 없다 물러설 길도 없다 / 돌아봐야 사방은 허공 끝없는 낭떠러지기 / 우습다 / 내 평생 헤메어 찾아온 곳이 절벽이라니 // 끝내 삶도 죽음도 내던져야 할 이 절벽에 / 마냥 어지러이 떠다니는 아지랑이들 / 우습다 / 내 평생 붙잡고 살아온 것이 아지랑이더란 말이냐
139 죄와 벌
우리 절 밭두렁에 벼락 맞은 대추나무 / 무슨 죄가 많았을까 벼락 맞을 놈은 난데 / 오늘도 이런 생각에 하루해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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