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집 청소
김완 지음 / 김영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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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집 청소_김완

 


작가의 말처럼 삶과 죽음은 분리된 것이 아닌 함께 공존해있다. 마치 동전의 앞면과 뒷면이 함께 있듯이 말이다. 얼마 전 신문 기사에 오래 방치된 죽은 자의 집 매물을 알아보는 방법을 접하게 되었다. 그런 기사에 각인된 생각이 작은 도서관 서가에 꽂혀 있기에 집어 들게 된 계기였다. 책을 덮으며 자꾸 냄새를 맡게 된다. 죽은 자와 죽은 척추동물의 냄새는 없는지? 그리고 죽음이란 것에 대해 잠시 생각을 가다듬어 본다. 태어날 때는 순서가 있지만 떠날 때는 순서가 없다는 말이 불현듯 떠올려본다. 몇 달 전 세상을 떠난 친구와 장인의 모습을 상기해 본다. 그리고 어떻게 떠날 것인가 한 번 고민을 해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를 먼저 찾는 것은 지금 오늘이 오직 한 번뿐이라는 사실이다. 분명 끝을 향해가는 우리네 인생이다. 다만 그 시기를 모를 뿐, 우리는 그 남은 시간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셈이다. 우리 모두 말이다. 어차피 끝을 향하는 길이니 이왕이면 멋지고 재미나고 신나게 살아보자. 그래야 억울하지 않을 것 같다.

 

침묵은 때때로 상대가 느끼는 감정의 무게를 줄이거나 보탬 없이 그대로 전하는 힘이 있다. -P35

 

가난은 차별도 경계도 없다. 닥치는 죽음처럼() 가난해지면 더욱 외로워지는 듯하다. 가난과 외로움은 사이좋게 오랜 벗처럼 어깨를 맞대고 함께 이 세계를 순례하는 것 같다. 현자가 있어, 이 생각이 그저 가난에 눈이 먼 자의 틀에 박힌 시선에 불과하다고 깨우쳐주면 좋으련만.

-P46

 

우리는 그저 우연히 같은 해에 이 나라에 태어나, 당신이 좀 더 일찍 죽었고 나는 아직 살아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당신이 서둘러 경험한 죽음을 향해 나 역시 잠시도 지체하지 못하고 헌 걸음씩 다가설 뿐입니다. 우리 인간 존재는 그렇게 예외 없이 죽음을 고스란히 맞이합니다. -P128

 

동전의 양면처럼 서로 등을 맞댔을 뿐, 사람의 생명과 죽음을 결국 한 몸통이고 그중 하나를 떼어놓고는 절대 성립하지 않는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 쉬지 않고 나아가는 것, 그것이 우리 인생, 인간 존재의 아이러니다.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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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루틴 : 소설 쓰는 하루 작가의 루틴
김중혁 외 지음 / &(앤드)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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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루틴_김중혁 6명의 작가

 

소설가의 소설 쓰는 하루를 들여다보았다. 그들은 어떻게 쓸까? 어느 유명 작가는 글은 엉덩이로 쓴다고 말했다. 혹은 외롭고 고독한 작업이라고 했다. 나는 그것을 확인하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도 일곱 명의 작가들은 적어도 쓰는 일을 즐기고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발견했다. 마지막 장을 넘기며 나도 쓰고 싶다는 욕망을 슬쩍 내밀어 본다. 그러나 아직은 아무도 모르게 숨기고 싶다. 어느 순간 작가들의 일상을 슬쩍 전혀 보지 않은 척하며 선글라스 넘어 훑어보듯 위장하며 바라본다. ‘잘 할 수 있을까?’ 그래도 아직 해보고 싶은 것이, 써보고 싶은 것이 많은 나는. 작가들의 일상과 루틴을 확인하며 지금 내가 그들 안에서 작가가 된 마냥 신나고 의욕이 넘쳐있다. 쓰고 싶다. 미치도록. 주변 장애 없이 내 마음속에 가득 차 있는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내 보고 싶다. 어느 작가가 말하길 나 아닌 타인의 의지와 열정을 단지 받아 적은 것뿐이었다고 한다. 그럼 내 안에도 다른 내가 그렇게 소망하고 꿈꾸고 있는 건 아닐까? 나의 소망을 불태우기 위해서. 이런 행복한 상념에 잡혀 본다.

 

늘 조금씩 다르게 진행되는 내가 나와 버리는 상연을 그래서 하고 또 하고 싶다. 그래서 오늘은 녹차를 우려 볼까, 다른 차를 좀 사 둘까 생각하고 커피를 마시고 나면 오일로 손목을 풀어주고 호흡을 가다듬는 것이겠지. 그렇게 합을 잘 맞춰 보고 싶다, 오늘도. -P67

 

루틴을 피해 도망친 여행지에서 그토록 원하던 새 루틴을 만들었다. 생각해 보면 많은 일들이 그렇다. 예상치 못한 계기로 전혀 다른 지점에 도달하고, 그렇게 튕겨지거나 도망친 곳에서 새로운 동력을 얻기도 한다. () 어쩌면 이런 도망을 내 루틴의 하나로 볼 수 있지 않을까? -P132

 

고백하자면, 나는 규칙을 좋아하지 않고 전혀 부지런하지 않다. 내 일상을 거친 크로키처럼 묘사한다면 눈을 뜨면 일거나 쓰다가 밥을 챙겨 먹고 다시 읽거나 쓰다가 잠든다정도일 것이고, 나는 루틴을 크게 의식하지 않은 채 살아온 내 삶의 방식을 재단하거나 평가하려 하지 않는다. -P138

 

후회는 대개 자책을 불러오고 자책은 슬픔을 배양한다. -P151

 

다시 책상 앞에 앉는다. 문장을 쓴다. 이어서 쓴다. 커피를 마신다. 다시 쓴다. 의자에서 일어나 방을 맴돈다. 다시 앉아 뭐라도 써보려고 애를 쓴다. 그런 과정을 반복하며 자유와 한계를 동시에 느낀다. 글을 쓴다는 것은 …… 아무리 거듭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 -P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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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으려 하니 모두가 꽃이었습니다 - 조금 지치고 문득 불안한 당신에게 나태주 시인이 해주고 싶은 말
나태주.김예원 지음 / 자화상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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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으려 하니 모두가 꽃이었습니다_나태주·김예원

 

[풀꽃]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 너도 그렇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 시(). 시인은 초등학교 교사로 교장퇴임을 하셨다고한다. 말 안 듣는 초등학생을 바라보며 애정을 갖고 노력하며 쓰신 글이라고 한다. 한 편의 시만 보아도 시인의 선함과 사랑을 느낄 수 있다. 김예원 작가가 시인과 함께하며 시인의 말들을 옮겨놓은 책이다. 한편으론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 작가와 시인 모두가 선함이 책의 곳곳에 묻어난다. 책을 읽고 나니 나에게도 선함이 전이됨을 느꼈다. 세상이 아무리 각박하고 이기적으로 흘러간다고 해도 조금은 시인과 작가의 글을 통해 포근하고 러블리하게 사람 냄새나는 세상으로 변화되길 소망해 본다.

더불어 50년의 나이 차이에도 소통하고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두 분 모두 대단하시다. 한편으론 부럽고 책 곳곳에 숨어져 있는 조언에 따뜻함과 세상은 아직도 살맛나는 세상이구나 생각했다. 이 책과 인연이 되는 분들에게도 나와 같이 선함과 행복이 전이되길 기원한다.







준 건 되도록 빨리 잊어버리고 받은 건 되도록 오래 기억하렴. 다른 사람에게 해준 걸 기억하면서 돌려받을 기대 따위는 하지 말고, 사소한 도움이라도 은혜를 입었다면 오래도록 기억하고 보답해야 해.” -P49

 

견디고 버티면 좋은 날이 와요.” -P129

 

어떤 사람과 헤어졌으면 그 사람과 있었던 일을 백 퍼센트 씻어 낼 순 없지만 그 감정이 내 몸과 마음에서 빠져나갈 기회를 줘야 해. 그건 시간이야. 누군가와 십 리를 걸었다면 돌아가는 길도 십 리가 필요해. 십 리를 가서 멈춰 섰다면, 거기서 이어서 다른 사람과 다음 길을 가는 게 아니라 이전 사람과 갔던 길을 혼자서 되돌아와 다시 출발선에 서야 새 사람과 새 길을 갈 수 있는 거야.” -P157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일이 중요하다. 그 틈은 사실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다. -P171

 

행복의 전 단계가 기쁨이야. 행복하려면 첫째가 감사해야 하고 두 번째가 만족해야 하고, 세 번째가 기뻐야 해. 그럼 기쁨이 행복의 연료가 돼. 만족과 기쁨이 없는데 행복이 어떻게 존재할 수 있겠어.” -P211

 

언젠가는 알아. 마음을 속이진 못해. 글 쓰는 사람은 착한 마음을 가져야 해. 선한 영향력을 주기 위해선 내가 선해야 해. 영악하고 이득만 따지는 사람이라면 글 쓰는 사람으로 적합하지 않아. 봄비와 같은 마음을 가져야 해.” () 가슴속에 별을 지녔으면 좋겠어. 우리는 저 하늘 위에 떠 있는 벼에 다다를 수도, 그 별을 소우할 수 없어. 그러나 모두가 자신의 마음속에 별을 간직했으면 좋겠어. () 도달할 수 없는 별이라도 마음속에 품고 그 별을 끝까지 놓지 않다가 결국에는 본인이 그 별이 되었으면 해. -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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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니아 이야기
호아킴 데 포사다 지음, 안진환 옮김 / 시공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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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니아 이야기_호아킴 데 포사다

 


밀림에서 물에 빠지면 피라니아가 떼로 몰려와 공격한다. 피바다 그 자체다. 뼈만 앙상히 남아 수장된다. 이건 영화에서 많이 목도 했기에 두려움과 선입견을 갖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원주민들은 피라니아를 잡아먹는다. 다만 날카로운 이빨에 다칠 수 있으니 조심하면서. 그러고 보면 우리가 퉁가리를 잡을 때 쏘이는 것처럼 조심해서 잡아 매운탕을 먹는 것과 같지 않을까?

이런 통념은 미국 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가 아마존 정글을 여행하고 와서 급속히 확산하였다니 고정관념과 선입견의 폐해 아닌가 싶다.

작가는 동기부여를 위해 피라니아극복에 대해 7가지 조언한다. 그는 7마리의 피라니아를 고정관념 모험 없는 삶 목표 없는 삶 부정적 감수성 질문과 요구 없는 삶 열정 없는 삶 실행하지 않는 삶에 관해 규정했다. 짧지만, 이해하기 쉬운 예시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새롭게 태어나 환골탈태(換骨奪胎)를 원한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덕분에 내 경력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나는 삶의 주요한 변화를 체험했다. 이 모든 것은 내가 안전지대를 과감히 벗어나는 리스크 감수 행동을 실천에 옮긴 덕분이었다. -P38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다_당신 인생에서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되면 지급 바로 시작하라. 늦게 시작한다고 해서 의기소침해질 필요는 없다. 문제는 시작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P43

 

만약 당신에게 새로운 기회가 주어진다면, 일단 한번 시도해 보라. 그것이 비록 부정적인 경험으로 남을지라도 당신은 그로 인해 인생의 소중한 가르침을 얻게 될 것이다. -P55

 

그리고 기억하라! 인생에서 원하는 것이 있을 때 달라고 요구하라. 이 말에 한마디 덧붙인다면, 얻을 때까지 계속 요구하라. 끈기, 끈기, 끈기,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P136

 

오직 행하고 행동하고 실행하고 움직이고 달성하라. () 가장 훌륭한 충고는 지금 당장 시작하라는 것이다. 하고 싶은 것이 있고, 그것에 대한 열정이 있는데 언제 시작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면, 지금 당장 시작하라! 목표와 열정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준비는 충분하다. P172

 

 

 

#피라니아이야기 #호아킴데포사다 #시공사 #동기부여 #피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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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주의 - 혼자인 게 좋지만 버림받는 건 두려웠습니다
김도영 지음 / 꿈공장 플러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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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주의자_김도영

 

창밖 느티나무가 바람에 산들산들 흔들리고 있다. 어느 날엔 태풍이 불어 몹시 불안했다. 그리고 어느 날엔 기나긴 겨울을 종식하고 봄을 알리기 위해 새싹을 띄우고, 한여름엔 흐르는 땀을 식혀주는 안식처가 되어 주었다. 그러고 보면 세상 어느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지 않을까? 바꾸어 말해보면 인생에 고난 없이 성장한 사람이 어디 있을까? 우리는 종종 사람들을 겉보기에 평범하고 무난한 삶을 살았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의 인생을 겉모습으로 판단하기 전에 그의 이야기를 경청한다면 결코 그렇게 판단한 자신의 무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김도영 작가의 은둔주의자를 만나며 작가의 진심과 삶의 애정에 꿀이 뚝뚝 떨어진다. 김도영 작가야말로 진정 자신만의 언어와 행동으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흡입력이 강한 글에 푹 빠졌다. 그리고 깊은 슬픔과 아픔을 공감한다. 어찌 보면 남들보다 조금 더 심하게 성장통을 앓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지금을 사는 청소년과 아픔을 지닌 은둔주의자(?)가 있다면 실질적인 도움과 함께 힘이 되어 줄 것 같다. 진심으로 김도영 작가의 진심이 진정으로 전해지고 그들에게 빛이 되는 도움이 되길 간절히 기원해 본다.




제 신체를 해방했던 그 자유로움이 부메랑이 되어 저를 철저하게 감시하고 단단하게 꼬인 매듭으로 돌아와 정신과 행동을 속박했습니다. 그 이후, 전 스스로 가뒀습니다. -P64

 

바쁘게 살면서 어떠한 것에 몰두한다는 것은 더 이상 무력감에 빠지지 않게 할 강력한 안전장치였고 나태한 과거와의 싸움에서 이겼다는 증표이기도 했으니까요. -P146

 

아프지 않다고 건강한 것은 아닙니다. 지금의 고통은 분명 우리를 더 성장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P204

 

좌절하고 후회돼도 다시 한걸음 발을 내디뎌보는 연습, 그것이 삶의 태도가 되고 앞으로의 저의 삶도 나아가게 해줄 것입니다. 물론 지금도 우울은 불현듯 제 마음을 잠식합니다. 다행인 건, 이제는 이 우울을 흔한 계절 감기처럼 다루고 있다는 것입니다. -P209

 

 

 

#은둔주의자 #김도영 #꿈공장플러스 #은둔형외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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