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루틴 : 소설 쓰는 하루 작가의 루틴
김중혁 외 지음 / &(앤드)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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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루틴_김중혁 6명의 작가

 

소설가의 소설 쓰는 하루를 들여다보았다. 그들은 어떻게 쓸까? 어느 유명 작가는 글은 엉덩이로 쓴다고 말했다. 혹은 외롭고 고독한 작업이라고 했다. 나는 그것을 확인하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도 일곱 명의 작가들은 적어도 쓰는 일을 즐기고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발견했다. 마지막 장을 넘기며 나도 쓰고 싶다는 욕망을 슬쩍 내밀어 본다. 그러나 아직은 아무도 모르게 숨기고 싶다. 어느 순간 작가들의 일상을 슬쩍 전혀 보지 않은 척하며 선글라스 넘어 훑어보듯 위장하며 바라본다. ‘잘 할 수 있을까?’ 그래도 아직 해보고 싶은 것이, 써보고 싶은 것이 많은 나는. 작가들의 일상과 루틴을 확인하며 지금 내가 그들 안에서 작가가 된 마냥 신나고 의욕이 넘쳐있다. 쓰고 싶다. 미치도록. 주변 장애 없이 내 마음속에 가득 차 있는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내 보고 싶다. 어느 작가가 말하길 나 아닌 타인의 의지와 열정을 단지 받아 적은 것뿐이었다고 한다. 그럼 내 안에도 다른 내가 그렇게 소망하고 꿈꾸고 있는 건 아닐까? 나의 소망을 불태우기 위해서. 이런 행복한 상념에 잡혀 본다.

 

늘 조금씩 다르게 진행되는 내가 나와 버리는 상연을 그래서 하고 또 하고 싶다. 그래서 오늘은 녹차를 우려 볼까, 다른 차를 좀 사 둘까 생각하고 커피를 마시고 나면 오일로 손목을 풀어주고 호흡을 가다듬는 것이겠지. 그렇게 합을 잘 맞춰 보고 싶다, 오늘도. -P67

 

루틴을 피해 도망친 여행지에서 그토록 원하던 새 루틴을 만들었다. 생각해 보면 많은 일들이 그렇다. 예상치 못한 계기로 전혀 다른 지점에 도달하고, 그렇게 튕겨지거나 도망친 곳에서 새로운 동력을 얻기도 한다. () 어쩌면 이런 도망을 내 루틴의 하나로 볼 수 있지 않을까? -P132

 

고백하자면, 나는 규칙을 좋아하지 않고 전혀 부지런하지 않다. 내 일상을 거친 크로키처럼 묘사한다면 눈을 뜨면 일거나 쓰다가 밥을 챙겨 먹고 다시 읽거나 쓰다가 잠든다정도일 것이고, 나는 루틴을 크게 의식하지 않은 채 살아온 내 삶의 방식을 재단하거나 평가하려 하지 않는다. -P138

 

후회는 대개 자책을 불러오고 자책은 슬픔을 배양한다. -P151

 

다시 책상 앞에 앉는다. 문장을 쓴다. 이어서 쓴다. 커피를 마신다. 다시 쓴다. 의자에서 일어나 방을 맴돈다. 다시 앉아 뭐라도 써보려고 애를 쓴다. 그런 과정을 반복하며 자유와 한계를 동시에 느낀다. 글을 쓴다는 것은 …… 아무리 거듭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 -P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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