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열의 교양 - 알고도 모른 척해야 하는 지위의 법칙 ㅣ 세계척학전집 7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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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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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도 다 가지면 시들해지는 것을 우리는 욕망이라고 착각한다.

그것은 우월에 대한 갈증이다.

세계척학전집 7번째 주제는 서열이다. 계급은 없어진 평등사회라고 하지만 글쎄... 오히려 계급이 더 두꺼워진 사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어느 자리에서나 자연스레 눈치를 보면서 내 위치를 찾아간다. 진짜 별거 아니라면 별거 아닐 수 있는데, 이게 계급이 높으면 괜히 우쭐해지고 기분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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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안에는 계급과 그로 파생되는 감정에 대한 다양한 이론과 그 이론을 설명하기 위한 예가 등장한다. 가령 20세기 후반인 1986년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자존감 특별위원회가 만들어졌는데, 위원회에서는 자존감만 높이면 약물중독, 범죄, 임신, 학업 실패가 줄어들 거라 예상했다. 그리고 자존감을 사회적 백신이라는 단어로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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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연 정말 위원회의 이론은 실제로 검증이 되었을까?  스스로 아무리 대단하다고 여겨도, 아무도 나를 곁에 두려 하지 않으면 자존감은 오르지 않는다. 결국 자존감은 사회적 관계에서 올라간다는 것. 스스로 아무리 외쳐도 자존감이 올라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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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 파생된 개념이 소시오미터인데, 사회적 관계를 재는 계기판이라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놀라운 것은 사람뿐 아니라 프로그램이 따돌려도 마음에 상처를 입는다는 것. 놀랍기만 하다. 근데 마음의 상처가 두통약으로도 해결된다? 된단다. 타이레놀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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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과 길먼의 호칭 정치학도 꽤 흥미로웠다. 우리 회사는 직급이 없다. 호칭은 닉네임이다. 대표도 닉네임, 지난달 들어온 직원도 닉네임. 모두가 닉네임으로 불린다. 처음에는 적응이 안 되었다. 근데, 이게 자연스러워지니 좋은 점이 하나 있는데 확실히 건의나 의견을 이야기하는 게 좀 수월해진 느낌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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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또 한편으로 이 개념이 어디서 나온 건지 궁금했는데, 책 안에서 만날 수 있었다. 각 나라의 존댓말의 뿌리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흥미로운 것은 유럽 라틴어의 복수형 vos를 황제에게 썼다는 것이다. 과거 로마제국은 황제가 둘이었단다. 그렇게 쓰기 시작한 vos는 황제를 넘어 윗사람에게도 쓰기 시작했다니 무슨 의미인 지 짐작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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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면 우리 회사의 닉네임 문화도 위에서부터 흘러왔을 거다. 이에 대한 제안은 누가 하느냐 역시 계층을 설명해 준다. 말을 놓자는 권리는 대게 위에서 나오는 것이니, 그런 면에서 평등조차 위에서 나온다는 이 개념에 씁쓸함이 더해진다. 말을 놓고, 닉네임으로 부르는 수평적인 문화조차 위에서 흘러나오는 것. 이후로 위계가 더 높아지진 않겠지만, 그럼에도이조차 위계였다는 사실이 비로소 책을 읽으면서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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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영어권 회사에 위계가 없는가.

말투 대신 다른 장치가 그 역할을 한다.

누가 먼저 말하는지, 누구의 말이 중간에 잘리는지, 회의를 누가 끝내는지, 형태는 자리를 옮길 뿐 사라지지 않는다.

 그 밖에도 능력주의에 대한 내용도 꽤 흥미로웠다. 능력주의의 공식이 있단다. 

I + E = M

지능(Intelligence)+ 노력(effort) = 능력(Merit)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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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노동당 계열의 사람인 마이클 영은 이 능력주의를 영국 사회주의 지식인들의 모임에 가져갔지만 거절당했다. 출판사에서도 거절당했다. 12번의 시도 끝에 겨우 책이 나왔다. 그리고 그 책 이후 능력주의라는 단어는 퍼지기 시작했다. 2001년 영국의 토니 블레어가 이 말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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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마이클 영은 그에 대해 반박 글을 실었다. 이 능력주의는 보기에는 무척 평등하고, 무척 객관적인 의미같이 보이지만 이 또한 어느 순간 가진 자들의 능력을 표현하는 단어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이에 대해 2020년 마이클 샌델은 이렇게 표현을 하는데, 무척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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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주의가 승자에게 자기 자리를 온전히 스스로 얻었다는 확신을 주고, 

뒤처진 사람에게는 실패의 책임을 고스란히 돌린다.

 위계와 계급, 서열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고 한편으로는 씁쓸했다. 평등과 수평을 의미하는 말조차 분해하면 다분히 서열이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이제서야 그 진짜 의미를 깨달은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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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유물과 대화하러 간다 - 고궁에서 장인까지, 아주 오래된 것들의 아름다움
서헌강 지음 / 다산초당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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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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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화유산이니까 중요하기'가 아니라 '  

'과거의 시간을 넘어 현대와 호흡하며 교감하는 곳이니까 중요하지'라는 것을 말하고자 했다.

표지 가득 불 밝힌 종묘 정전의 모습이 눈에 가득 들어온다. 보는 순간 종묘의 정전인 걸 알았던 이유는 올 초 설을 맞아 온 가족이 종묘를 다녀왔기 때문이다. 장장 1시간 40분(40~50분을 예상하셨는데, 정말 많은 인원이 해설에 참여해서 해설사님이 너무 좋으셨나 보다. 덕분에 2배 가까운 시간을 들었다.)이 넘는 해설을 들으며, 종묘를 제대로 배우고 왔다. 한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긴 정전의 모습을 나 역시 카메라로 담았는데, 저녁에 오면 저렇게 불 밝힌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저자 역시 저 사진을 찍기 위해 5년의 시간을 기다렸단다. 그것도 촬영까지 주어진 시간은 5분 남짓. (일반인은 들어갈 수도 없고, 수리를 위해 밤에 열어놓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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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역사를 좋아하는 가족답게 고궁도 자주 다니고, 지방에 갈 일이 있으면 박물관이나 유적지를 꼭 보고 온다. 근데 이 책에 담긴 사진을 보면서 여기가 우리가 같던 곳이 맞다고? 하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다. 한편으로는 이곳을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적어도 내게는 저자의 바람이 성취되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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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만난 카메라에 매료되어 평생의 업이 된 저자는 문화유산을 주로 카메라에 담는 사진사다. 근데 저자의 사진은 뭔가 좀 다른 맛이 있다. 신비롭고 웅장한 빛이 적절하게 담겨 있다고 해야 할까? 그리고 그런 사진을 담기 위해 참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다시금 감탄이 나왔다. 머릿속으로 자신이 찍는 피사체나 인물의 어떤 면모를 강조하기 위하여 저자가 가장 많이 활용하는 것은 빛이다. 해 질 녘, 해가 지고 나서 주변이 불을 밝혔을 때, 해가 뜨기 직전, 눈이 소복이 쌓였을 때 등 자연이 주는 빛을 통해 사진의 멋을 더한다.





 물론 그런 상황은 인간의 힘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결국 그런 장면을 찍기 위해 저자는 여러 번 답사를 하거나 일기예보를 보고, 기다리는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감당한다. 그냥 그 상황의 그 모습을 찍고 마는 것이 아니라 최상의 작품을 위해 기다리는 모습들이 참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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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안에는 유물뿐 아니라 인간문화재로 불리는(지금은 명칭이 국가무형 유산 보유자로 바뀌었단다.) 분들의 촬영에도 정말 많은 공을 들였다. 뻔한 사진이 아닌 강한 개성과 이야기들을 담기 위해 노력하고 아이디어를 담은 사진들을 보면서 그 서사를 사진 한 장에 담은 저자의 노고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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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에는 저자가 그동안 참여한 문화유산의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그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한 노고와 노력, 고생들이 사진을 통해 말하는 것 같기도 했다. 지난번 종묘를 설명하며 해설사님께 들었던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 -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다.)가 사진 속에서 그대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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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보는 내내 그 마음이 사진을 통해 발하고 있느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정말 기회가 된다면 저자가 찍은 사진 속 공간들을 직접 가서 내 눈에 담고 싶어졌다. 우선 가까이 있는 서울의 능과 고궁들을 다녀와야겠다. 책을 들고 가서 보면서 말이다.


‘우리 문화유산이니까 중요하기‘가 아니라 ‘

‘과거의 시간을 넘어 현대와 호흡하며 교감하는 곳이니까 중요하지‘라는 것을 말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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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표 2026-09-16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Yes24에서 3년간 120개 이상의 서평을 작성하며
책을 통해 많은 지식을 쌓았습니다. 서평을 작성하면서
책의 내용을 되새기고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번에 신청한 책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기대하고 있습니다.
책을 통해 성장하는 경험, 계속해서 이어가겠습니다!

https://sarak.yes24.com/blog/boai2hy/review-view/20698572
< 사회복지사 마스터플랜 >
https://sarak.yes24.com/blog/boai2hy/review-view/20545304
< ADHD 농경사회의 사냥꾼 >
https://sarak.yes24.com/blog/boai2hy/review-view/20502390
< 운명이 건네는 호의, FAVOR >
https://sarak.yes24.com/blog/boai2hy/review-view/19960472
< 사무실의 도른자들 >
https://sarak.yes24.com/blog/boai2hy/review-view/18493270
< 업스트림 >
 
52주 대영박물관 시간 여행 - 대영박물관에서 큐티하기
박양규 지음 / 큐리북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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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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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참 좋아한다. 대학 전공을 사학과로 생각했을 정도로, 어린 시절 영화 "인디아나존스"를 보며 고고학자의 꿈을 키웠을 정도로 역사가 재미있다. 다분히 아버지의 영향이 크긴 했고, 역사를 좋아하는 남편을 만나 두번째 데이트를 경복궁에서 했을 정도다 보니 큰 아이 역시 역사를 참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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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인이 된 후에도 역사는 여전히 흥미롭다. 물론 해외 박물관을 가본 적은 없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가보고 싶다. 사실 얼마 전 읽은 책에서 영국의 박물관과 미술관 문화에 관한 내용을 마주했다. 해외의 박물관들은 입장료(특히 외국인에 대해)가 엄청 비싸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영국은 예외다. 영국은 박물관과 미술관 입장료가 무료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대영박물관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입장료가 무료였던 것은 아니란다. 입장료를 무료로 한 이유는 자국인들의 문화적 소양을 끌어올려주고 싶다는 목표에서 였다는 사실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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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으로 영국은 꽤 오래 제국주의의 패권국가여서 그런지, 세계 곳곳의 문화재를 상당히 많이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 책 속에서 마주할 수 있는 이스라엘을 비롯한 이집트와 중동 아시아의 여러 유물들을 상당히 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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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것은 이 대영박물관의 유물 속에 성경이 들어가 52주를 묵상할 수 있는 책으로 나왔다는 것이다. 박물관에 소장된 유적을 통해 성경의 배경지식을 좀 더 깊게 알 수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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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보면서 솔직히 놀라웠다. 그리고 꽤 신선했다. 아무래도 성경 속 역사와 이야기들은 우리와 다른 문화의 이야기다보니, 읽었을 때 그 장면이 떠오르거나 이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말씀을 읽으며 그 안에 담긴 배경지식들을 통해 성경을 좀 더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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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년 52주를 기준으로 매주 2페이지 분량의 내용이 주어진다. 성경의 말씀과 대영박물관에서 마주할 수 있는 유물의 번호와 사진이 함께 담겨있다. 실제로 박물관을 가게 된다면 독자가 쉽게 찾아볼 수 있게 하기 위한 배려다. 근데 이 책은 단지 유물을 소개하기 위한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성경 속 이야기가 가십이나 신화와 같은 만들어진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유물을 통해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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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성경 속에 담겨있는 하나님의 역사하심의 뜻을 대영박물관의 유적을 통해 좀 더 깊이 있게 마주하기를 권한다. 그렇기에 이 책은 성경의 말씀과 유물에 대한 소개 그리고 그 안에 담겨있는 의미를 통해 함께 나누고 이야기해 볼 수 있도록 질문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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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문화와 구별되는 하나님의 특별한 사랑이 매일의 말씀 안에서 마주할 수 있다. 왜 하나님의 사랑은 다를 수 박에 없는지에 대해 오히려 대영박물관의 유물들을 마주하고 보니 더 마음으로 와닿는다.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매주 꾸준히 읽고 보면서 말씀을 더 깊이 있게 깨닫고, 그럼에도 지금까지 우리를 이끌어 오신 그분의 놀라운 계획들에 경외감이 드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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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주의 시작을 어디로 하든 상관없다. 그 시작이 오늘이건, 내일이건 늘 한결같이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일하심을 마주하는 시간을 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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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인문 기행 3 - 고전 들고 떠나는 그리스 문명과 사상 유랑기 ㅣ 그리스 인문 기행 3
남기환 지음 / 상상출판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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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역사와 철학 여행기를 한번에 마주할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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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인문 기행 3 - 고전 들고 떠나는 그리스 문명과 사상 유랑기 ㅣ 그리스 인문 기행 3
남기환 지음 / 상상출판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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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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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읽는 시리즈 중 한 인물과 관련된 지역을 여행하며 그 인물의 삶을 곱씹는 내용이 담긴 책이 있다. 벌써 40권의 시리즈가 나왔는데, 기존의 위인전과 달리 실제 해당 인물이 머물고 거닐었던 곳을 저자가 직접 여행하며 느꼈던 바를 적어서 그런지 더욱 선명하게 다가와서 꾸준히 읽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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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스 인문여행 역시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차이점이라면 인물이 아닌 지역과 역사 그리고 철학 등의 인문적인 지식들이 그리스라는 지역을 여행하며 마주하고 느꼈던 바와 합쳐져서 기록된 작품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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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3권인 걸 보니 이미 2권의 전작이 나와있었다. 이어지는 내용은 아니었지만, 책을 읽으며 궁금해 2권의 책을 구입했다. 이번에도 역주행이겠지만, 한번 차근히 읽어보고 싶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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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의 이번 여행기 속에는 델포이와 마라톤, 아테네가 등장한다. 나름 그리스로마신화도 여러 권 봤고, 그리스의 철학자나 역사에 관해서도 꽤 지식이 있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책을 읽으며 새롭게 알게 된 부분들이 꽤 있었다. 철학하면 떠오르는 딱딱한 이론만 나열되었다면 1,2권을 구입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행히 저자의 여행기 속의 사진들이 함께 곁들여져서 정말 여행기를 읽는 기분이 들었다. 물론 앞에서 소개한 책 보다는 인문학이나 철학적 요소가 더 진하게 가미되어 있기에 수준이 좀 있다는 것은 미리 이야기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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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스의 여러 지역의 이야기가 등장하지만, 주된 포커스는 아테네다. 아테네를 떠올리면 연관지어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 민주정치와 신전, 소크라테스와 아크로폴리스가 그것인데, 역시나 이 모든 것이 담겨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썩 좋은 의미가 아닌 아고라에 대한 내용도 책에서 만날 수 있었는데, 원래의 의미가 국내에서 부정적으로 소비되어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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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에 남는 부분 중 하나는 소크라테스의 감옥에 대한 내용이었다. 아이러니한 것이 민주주의의 시작으로 보는 아테네에서 소크라테스는 죽음을 맞이한다. 책 안에는 소크라테스의 감옥 사진이 담겨있는데, 실제 소크라테스가 갇힌 감옥이라기 보다는 스토리를 덧입힌 공간으로 보인다. 소크라테스는 죽음을 앞두고도 자신의 가난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는데,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며 수천년 전 그 시대에도 지금처럼 돈이 권력이었구나! 하는 생각에 씁쓸하기만 했다. 역시 질문을 하고 또 곱씹으며 답을 찾았던 철학자 답게 그는 오히려 자신이 가난하다는 것은 떳떳하게(더러운 돈을 받지 않고) 살았음을 보여주는 근거라고 이야기했단다. 죽음 앞에서도 참 대단한 철학자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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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밖에도 마라톤의 이야기도 꽤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42.195km를 달리는 운동경기 이름은 바로 이 지역 마라톤평원에서 따왔다고 한다. 마라톤 전투에서 사망한 192명의 아테네병사들이 바로 이 평원에 묻혀있다. 공동묘지나 국립묘지가 아닌 자신이 사망한 그 곳에 묻혀서 그곳을 방문하는 사람들마다 그 사실을 기억하고 있단다. 생긴것은 우리나라 경주의 고분 같은 느낌인데, 그들이 남긴 흙무덤이 주는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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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그 짧은 거리는 한 사람의 생보다 더 긴 시간이었고 인간의 공포와 결단이 압축된 실존의 간극이었다.

그들은 단지 육체를 내놓은 것이 아니라 두려움과 고통마저 인식할 수 없는 감각계 너머의 한계점을 돌파한 것이다.

마라톤이란 자신의 몸이 닿을 수 없는 곳을 향해 끝없이 전진하는 것이다.


렇지만 그 짧은 거리는 한 사람의 생보다 더 긴 시간이었고 인간의 공포와 결단이 압축된 실존의 간극이었다.

그들은 단지 육체를 내놓은 것이 아니라 두려움과 고통마저 인식할 수 없는 감각계 너머의 한계점을 돌파한 것이다.

마라톤이란 자신의 몸이 닿을 수 없는 곳을 향해 끝없이 전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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