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머무는 마음 - 시가 피어나고 그림이 머무는 자리
나태주 지음, 나난 그림 / OTD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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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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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고픈 계절이 왔다. 바로 가을! 서늘한 바람이 불고, 하늘은 맑고 청명한 계절이면 누구라도 시인이 될 수 있는 계절이 가을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나는 올해의 목표를 일찍 완수했지만, "나태주"라는 이름 석 자에 또 시집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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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 가득 여리여리한 분홍빛이 가득한 느낌은 딱 봄인데, 시집 안으로 들어가면 4계절이 다 담겨있다. 덕분에 1년을 휘리릭 지나온 느낌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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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태주 시인의 시를 좋아한다. 덕분에 우리 집 시집 칸에 있는 시집의 대부분은 나태주 시인의 것이다. (거의 나태주 시인과 하상욱 시인으로 양분되어 있긴 한데, 그래도 나태주 시인 시집이 더 많다.) 꼼수처럼 보일지 모르겠지만, 1년에 1권 시집 읽기 목표를 이루기 위해 시집을 읽긴 하지만 솔직히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그나마 나태주 시인의 시들은 와닿는 내용도 많고 어렵지 않기에  그리고 훗날 읽어도 더 우러나는 맛이 있어서 거의 나태주 시인의 시집으로 목표를 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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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제일 좋아하는(아마 좋아하는 독자들이 많을 것 같지만) 풀꽃도 이 책에 담겨있다. 얼마 전 아이의 책에서 풀꽃이 순우리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 올봄 소풍을 갔다가 풀꽃 찍기 대회에 참여했는데, 풀꽃이 이렇게나 예쁘다는 사실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이 두 가지가 얹히니 풀꽃이라는 시가 더 와닿기도 하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치는 여리여리한 풀꽃들처럼 계속 두고 보면 사랑스러운 삶이 오히려 진하고 야한 꽃 보다 더 낫지 않나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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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안에 담긴 시 중에는 유독 사랑에 관한 시들이 많다. 그리고 그 시들 안에는 이미 잃어버리거나 사라진, 더 이상 내 곁에 없는 사랑에 대한 마음을 노래한 시들도 많다. 막 피어난 봄 같은 사랑도 있고, 오래도록 여운을 남기는 사랑도 있고,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사랑도 있다. 짧은 시어 속에서 그 애틋한 감정들을 하나 둘 표현해낸 시들을 읽으며 나 또한 여러 추억들을 곱씹는 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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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태주 시인의 시는 참 따뜻하고 밝다. 화려하게 꾸미지 않은 풀꽃 같은 매력들을 시 여기저기에서 만날 수 있다. 또 삶의 용기를 북돋아 주는 시들도 눈에 띈다. 먼저 인생을 산 선배의 애정 어린 마음이 담겨있는 시들을 읽으며 나 또한 그런 선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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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이 곁들여진 나난 작가의 작품들도 잘 어우러진다. 어찌 보면 아이들이 색연필로 끼적인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 아마도 그런 수수한 그림들이기에 시와 잘 어우러진 것 같다. 시를 가리고 싶지 않다는 작가의 마음이 그래도 드러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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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을 덮으며 이 책의 제목과 참 잘 어울리는 시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짧지만 오래 여운을 주는 시와 그림. 덕분에 시 속에서 사계절을 다 만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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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책 읽는 고양이 고고 선생 1~3 세트 - 전3권 ㅣ 책 읽는 고양이 고고 선생
김지원(책꿈샘) 지음, 차야다 그림 / 길벗스쿨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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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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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초등학생 시절에는 국어가 말하기, 듣기, 쓰기라는 이름의 교과서였다. 지금은 1학년부터 국어 교과서로 합해졌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말하기. 듣기. 쓰기라는 이름이 훨씬 더 실제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3박자가 고루 갖춰야 비로소 국어를 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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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에 비해 문해력 이슈가 더 자주 눈에 띈다. 아무래도 책보다는 핸드폰이나 TV 같은 매체를 먼저 만나는 세대고, 과거보다 똑똑해진 아이들임에도 왜 읽고 쓰고 말하는 능력은 더 퇴보한 것처럼 느껴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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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면에서 고고 선생 세트는 말하기, 듣기(독서), 쓰기의 3박자를 해결해 주는 책이다. 1권은 독서에 대해, 2권은 쓰기에 대해, 3권은 말하기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준다.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재미가 없으면 안 보게 되는데 적절한 유머와 스토리를 가지고 아이들 입장에서 국어를 조금 더 가까이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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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살이 된 고고 선생은 고양이지만, 사람으로 변신할 수 있다. 책을 좋아하는 고고 선생은 고양이 시절부터 책을 읽고 싶었다. 사람이 되어서 가장 좋은 점은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다는 사실! 밤이 되면 고양이로 바뀌는 고고 선생은 책과 함께 하고 싶어서 서점을 열었다. 그리고 누구나 자신처럼 책을 좋아하도록 도와주기 위해, 단돈 500원만 받고 독서의 비결, 글쓰기의 비결, 말하기의 비결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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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책에 등장하는 아이들처럼 500원의 수업료를 내지 않아도 고고 선생의 비법을 배울 수 있다. (책값을 이미 지불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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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이 책을 어렵지 않게 마주할 수 있도록 고고 선생은 비법을 알려준다. 먼저 단어 공략하기! 무턱대고 책을 읽어봤자 지루하기만 하다면, 책을 가지고 재미있는 게임을 해보자! 책 속에 나오는 단어로 끝말잇기나 책에서 가장 긴 낱말 찾기를 통해 우선 책과 아이스 브레이크를 해보는 것이다. 이렇게 게임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책과의 첫 만남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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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으로 책에 대한 부담이 조금 덜어졌다면, 다음 단계는 책을 읽고 상상하며 뒷이야기를 만들어 보거나 책에 나온 내용으로 역할극을 해볼 수 있다. 자연스럽게 책 내용까지 이해할 수 있으니 이게 바로 일석이조다. 또한 책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그렇다면 고고 선생은 이야기책일까, 정보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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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 책의 주제는 쓰기다. 3학년이 되자 생긴 숙제 중 하나가 꼬마 작가다. 일주일에 자신이 정한 한 개의 주제를 가지고 10줄의 글을 쓰는 것이다. 사실 2학년 때 글짓기 전국 대회에서 은상을 받았던 큰 아이는 글 쓰는 걸 어려워하지 않는다. 근데 요즘 부쩍 글쓰기를 힘들어하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딱 그 시점에서 고고 선생을 만나서 다행인 것은, 글 쓰는 비법(?) 이 책에 담겨있기 때문이다. 우선 한 문장 쓰기를 통해 글쓰기를 시작한다. 한 문장 쓰기를 공략했다면, 생각나는 주제들을 미리 적어두자. 여러 주제와 소제를 통해 글감을 찾아둔다면 조금 더 쉽게 글쓰기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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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쓰기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다는 사실 또한 책을 통해 정리할 수 있었다. 각 상황에 맞는 글쓰기 방법을 책을 읽으며 배울 수 있다. 자기의 생각을 조리 있게 써서 상대를 설득하는 방법의 예로 "숙제가 너무 많은데, 줄여주세요."가 있었는데, 숙제를 줄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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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책은 말하기다. 어떻게 하면 떨지 않고 발표를 잘할 수 있을까? 상황에 맞는 말하기 방법이나 오해를 부르지 않는 말하기 방법 등이 담겨있다. 아무래도 초등학교 시절에는 발표에 대한 부담감이 큰 것 같다. 책의 주인공인 3학년 나리 역시 그 고민을 가지고 있다. 워낙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아이다 보니, 거절에 대한 부담감도 있는데 고고 선생을 만나면서 그런 고민들이 하나 둘 해결된다. 사실 말하기는 어린이들뿐 아니라 청소년이나 성인이 돼서도 여전히 고민거리기도 하다. 나 역시 고고 선생 3권 세트를 읽으며 조금씩 정리가 되는 느낌이고, 새롭게 깨닫게 된 부분도 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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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권에는 그에 맞는 워크북이 담겨있다. 책을 읽으며 워크북을 통해 자연스럽게 읽기, 쓰기, 말하기를 직접 해볼 수 있다. 자연스레 문해력도 같이 성장할 수 있다. 책은 읽었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면, 워크북의 도움을 받아보자. 배운 만큼 바로바로 연습하고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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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해력은 단시간에 늘 수 없다.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하다. 고고 선생과 함께 재미있게 문해력과 국어능력을 향상시켜 보자. 어느 순간, 부쩍 늘어난 실력에 웃을 날이 올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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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적 인간 - 잘 알지 못해도 괜찮은 국내 미술관 여행
문하연 지음 / 동아엠앤비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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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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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 가셨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몇 년 동안 꾸준하게 미술서적을 읽었다. 도대체 언제부터 나는 미술이 어려웠던 걸까? 난해하고 알아보지 못할 것 같은 현대미술 때문이기도 했겠지만, 미술 관하면 떠오르는 폐쇄성도 한몫을 했던 것 같다. 가까이서 볼 수도, 만져볼 수도, 사진을 찍을 수도 없는 미술관의 분위기는 미술은 어렵고 무섭다는 생각을 꾸준히 갖게 만들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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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이야 설치 미술도 많고,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는 미술도 많지만 여전히 미술관은 폐쇄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도 책의 초반에 그 부분을 언급했는데, 덕분에 속이 후련해졌다. 플래시만 켜지 않는다면 그림이 상하지 않는다는 것도, 그런 이유로 그림을 눈에만 담게 하는 것도 결국은 관람객들의 감상을 막는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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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이 길었지만, 미술 하면 세계 여러 곳의 미술관과 명작들이 떠오른다. 우리나라에는 그런 미술관이 없나? 우리나라에서는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볼 수 없나?라는 생각을 한번 즈음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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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독자들을 위해 저자는 국내 미술관을 소개해 준다. 책을 읽으며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 미술관이 있었다는 사실에 먼저 놀랐다. 내가 가본 미술관은 과천에 있는 현대미술관과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정도였는데,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서울 시립미술관이나 부암동의 환기미술관, 석파정 서울미술관은 조만간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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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저자가 소개한 작품들 속에는 한시적으로 열린 전시회에 관한 내용들도 꽤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 반 고흐나 카리바조의 작품들의 경우 그렇다. 지금은 볼 수 없다는 게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안타까울 정도까지는 아닌 이유는 각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그림들 중에도 보석 같은 그림들이 많다는 사실 때문이다.






특히 관심이 갔던 작품은 이상원 화백의 시간과 공간이라는 작품이었다. 사진을 찍은 것처럼 군용트럭의 바큇자국이 눈밭에 새겨져 있는데, 이 그림의 의미를 알고 나니 더욱 눈에 들어온다. 군부독재 시절 군 트럭이 지나가면서 남긴 흔적을 그린 이 그림은, 결국 국민들 탄압했던 그 시대를 떠올리도록 그려진 작품이란다. 그랬기에 바큇자국은 꼭 군용트럭이어야만 했다는 사실. 아쉽게도 이 그림은 연해주 주립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어서 실제로 볼 순 없지만, 이 책을 통해 제일 깊이 와닿았던 그림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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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년 전 뉴스에서 접했던 천경자 화백의 그림은 서울 시립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는데, 그녀의 한마디가 깊은 여운을 주었다. 한국전쟁과 남편의 죽음, 항생제 살 돈이 없어서 결핵으로 죽은 여동생 등 유난히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지나던 천 화백은, 생태라는 작품을 그린다. 그 안에는 35마리의 뱀이 꿈틀거리고 있다. 왜 뱀을 그렸냐는 물음의 천 화백의 대답이 진한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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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마당에 내가 어찌 향기 나는 백합을 그릴 수 있었겠느냐?

 책에 나온 그림도 좋지만, 저자가 소개하는 미술관 주변의 경치도 또 다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각뿐 아니라 청각과 촉각, 미각(카페도 많다.)까지 아우르는 미술관 여행을 한번 떠나봐야겠다. 그리고 저자가 소개해 준 그림뿐 아니라 저자의 아버지가 그랬듯 나만의 작품도 발견할 수 있다면 더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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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필사책 - 흔들리는 삶의 지침이 되어 줄 다산의 문장들
정약용 지음, 박석무 편역 / 유노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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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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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필사책들이 눈에 많이 띈다.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필사로 한 해를 시작했었는데, 확실히 눈으로 읽는 것도 좋지만 직접 써보는 게 마음에 더 오래 남는 것 같다.  그래서 꿈을 종이에 그렇게 쓰라고 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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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년 전부터 다산의 책 혹은 다산과 관련된 책을 종종 읽을 기회가 생겼다. 조윤제 작가의 다산 시리즈를 비롯해서, 아이가 좋아하는 한국사에도 정조와 함께 등장하는 다산까지 만나보았다. 가끔 책을 읽다가 마음을 울리는 문장이 등장하면 내 노트에 필사를 하긴 하는데, 언제부턴가 그것도 그냥 서평에 타이핑하는 걸로 대체할 때가 많아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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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고른 문장도 좋지만, 직접 골라준 문장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며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의 시작에는 다산의 생애가 담겨있다. 다산의 삶을 읽을 때마다 놀라운 것은 좌절할 만한 상황임에도 그는 그 시간을 꿋꿋하게 채워갔다는 것이다. 40세부터 57세까지 17년간의 유배생활 속에서 그는 얼마나 괴로웠을까? 하지만 그는 시대를 원망하며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 유배 기간을 통해 다산의 많은 저서들이 탄생했다. 그럼에도 차마 그 시간 덕분에 다산의 주옥같은 글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하고 싶진 않다. 







 유배를 마치고 돌아온 다산은 어땠을까? 그는 여전히 공부와 저술을 계속해나갔고, 자신이 쓴 글을 고치고 완성했단다. 다시금 돌아온 현실 속에서도 그는 여전히 정계의 복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만한 시간을 참았으면 이제는 많이 참았다 싶지만 현실은 바뀌지 않았다. 좌절할 만도 하지만 다산은 그럼에도 현실을 묵묵히 수궁하고 자신의 길을 간다. 


처음에는 한 장 한 장 차례대로 쓸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번에는 그날 그날 책을 넘기며 와닿는 문장을 필사하기로 했다. 신기한 것은 내 눈에 들어오는 문장들은 꼭 그날 내가 겪었던 이야기나 힘들었던 내용일 때가 많았다. 덕분에 다산의 문장들을 하나하나 쓰면서 고개가 끄덕여지고, 가슴에 와닿는 문장들이 조금씩 늘어났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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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시대에 현악기와 관악기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무래도 내가 생각하는 악기들은 하나같이 외국 악기들인데, 그러고 보면 아쟁, 가야금(현악기), 대금(관악기)를 떠올리고 비로소 수궁이 되었다.







 뛰어난 학자였던 다산인지라 그의 삶의 감정이 우리와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기우였던 것 같다. 그 역시 분노를 해결하기 어렵다 했고, 힘든 시간들은 그 자체로 힘들다고 고백했던 걸 보면 말이다. 만약 성인군자처럼 원론만을 이야기했다면 또 달랐겠지만, 다산의 글이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울림을 주는 이유는 그 안에 우리와 같은 고민과 번뇌, 기쁨과 슬픔을 같이했기 때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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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서 온 탐정 2 : 천 개의 목숨
이동원 지음 / 라곰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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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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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은 자기 발로 가는 겁니다.

 특이한 이력의 두 사람이 등장한다. 신학대를 나왔지만, 그만두고 형사가 된 성요한. 의대를 나와 부검의가 되었지만 그만두고 평일은 카페 사장으로, 일요일에는 목사로 일하는 유진신. 전혀 접점이 없어 보이는 이 둘은 함께 범인을 잡고 사건을 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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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에 2라고 붙어있는 걸 보니, 이미 1권이 나왔나 보다. 1권과 2권은 별도의 이야기지만, 1권에 등장했던 인물들이 이어져 나오는 것을 보니 1권을 읽고 2권을 읽는 게 이야기를 이어나가기 더 좋을 듯싶다. 물론 사건을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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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속에 나오는 이야기의 스케일이 좀 크다. 용주도라는 섬뿐 아니라 미얀마와 캄보디아까지 연결된 이야기가 등장한다. 자연스레 외국인 노동자나 불법체류자, 섬에서 벌어진 추행 사건 등 낯설지 않은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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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작소설처럼 보이지만, 큰 테두리 안에서 이야기가 이어진다. 별개의 사건들 안에 연결고리가 있다. 책을 덮을 때 지음 되어 그 연결고리가 눈에 띈다. 아마 1권도 그렇게 연결되어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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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이야기는 미얀마 군부에 관한 이야기다. 그러고 보니, 나 역시 10여 년 전에 태국을 다녀왔다. 정확히 말하자면 태국과 미얀마의 국경지대였던 매솟이었다. 알다시피 미얀마는 군부가 정권을 잡고 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계속되는 내전으로 태국의 국경인 매솟으로 이주하여 사는 미얀마 난민들이 상당하다. 내가 다녀온 매솟 역시 미얀마 난민촌이 형성되어 있었는데, 그들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공부를 하며 언젠가 다시 자신의 나라로 돌아갈 날을 꿈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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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약 밀매 살인사건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미얀마 출신 유학생 조웨이의 집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버마족인 조웨이의 선배는 미얀마 출신 의대생인 판 아이에게 관심을 가진다. 판 아이는 조웨이와 같은 교회를 다니고 있었는데, 선배의 요구에 결국 판 아이를 소개해 준다. 그날도 판 아이와 선배가 조웨이의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조웨이는 잠깐 자리를 비웠는데, 선배가 살해된 것이다. 마약 쇼크사로 사망한 선배와 같이 있던 판 아이는 실종된다. 그리고 판 아이를 찾아 나선 조웨이는 유진신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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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사건 안으로 들어가 보면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리고 미얀마 출신 마약수사관이라는 탄이 사건을 위해 합류한다. 판 아이의 소재를 파악하여 경찰서로 데리고 온 날, 경찰서까지 습격당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도대체 판 아이는 누구이길래, 이 사건에 휘말린 걸까? 그리고 한국의 경찰서 테러를 자행한 인물은 미얀마 군인 출신 렌이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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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주도라는 섬에서 벌어진 일 또한 사건의 접점이 된다. 이곳에서 이장이 끔찍한 모습으로 살해된 채 발견되지만, 주민들은 쉬쉬하기만 하다. 결국 신학대 출신 성요한이 목사로, 의대 출신 유진신이 의료봉사를 핑계로 용주도에 들어온다. 주변 탐문조사를 통해 섬의 이장 선거 때문에 잡음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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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에 이어 섬으로 단기선교를 온 조나선과 신송이 그리고 분식집을 하는 도주현, 섬사람 치고는 젊고 예쁜 미래와 아들 중한, 미래를 챙기는 임용남. 경찰에 대한 불신 때문에 경찰의 조사에 협조하지 않는 마을 사람들을 상대로 요한은 성경 요나의 설교를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요한이 목사가 아니라 형사라는 사실에 화를 내며 모두 돌아간다. 그런 다음 날, 요한을 찾아오는 한 사람이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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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거푸 일어나는 살인사건들 속에서 책 속 이야기는 누가 선인이고 누가 악인인지를 끊임없이 묻는다. 사건을 마주하고 나면 그 선과 악의 경계가 쉽지 않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심증은 있지만 물증은 없는 사건의 배후의 진범을 향한 요한과 진신의 추격. 그리고 밝혀지는 진범과 그의 과거. 예상치 못한 반전이 또 숨어있는데, 막상 2권을 읽고 나니 1권이 너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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