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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명의 인물로 읽는 세계사 - 함무라비부터 워런 버핏까지 역사의 증명사진으로 남은 위대한 얼굴들 ㅣ 테마로 읽는 역사
찰스 필립스 지음, 김봉중 감수, 임지연 옮김 / 현대지성 / 2026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기원전 2,700년 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세계사 속에 한 획을 그은 인물들을 만날 수 있는 책. 사실 500명이라는 숫자가 엄청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한 명 한 명이 역사 속에서 벌인 이야기들을 만나고 보니 500명도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이집트의 임호테프로부터 시작해서 2003년생인 그레타 툰베리에 이르기까지 무려 4,700년이 넘는 시대 속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역사의 활약을 했을까를 보자면 말이다.
저자는 14개의 집업 군으로 나누어 5개 시대에 걸쳐 인물들을 설명하고 있다. 세계사이기에 다양한 나라에서 활약한 인물들을 만날 수 있다. 물론 상당수는 익숙한 인물들이지만,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나게 되는 인물들도 많다.
중요한 것은 이 책은 역사의 인물이지 위인만을 추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특정 인물에 대해 비난을 하거나, 우상시하지도 않았다. 그저 그 인물이 역사 속에서 이룩한 일에 대한 객관적인 설명이 더해졌을 뿐이다. 그렇기에 그에 대한 판단은 바로 독자와 후대의 몫이 아닌가를 생각해 보게 한다.

개인적으로 위인만 다룬 책이 아니었기에 더 의미가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위인만을 다루었다면 물론 그들이 이룩한 역사적 성과들을 만나볼 수는 있었겠지만, 역사의 교훈은 오히려 직접적으로 마주하지 못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익숙한 인물들의 이야기도 좋았지만,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역사도 상당했다. 아테네의 극작가인 소포클레스는 90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는데, 그의 사인은 <안티고네>의 긴 구절을 한 호흡에 낭송하려다 숨이 막혀 죽었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단다.(기원전 5세기에 90세까지 살았다는 것도 대단한데, 굳이 왜 그 긴 구절을 한 호흡에 낭송하려 했을까? 안타까운 죽음이다.)
또 로마의 황제인 칼리굴라는 3년여의 기간 동안 로마를 통치했는데, 자신을 신이라고 주장하고, 잔혹하고 변덕스러운 행동을 많이 했다고 한다. 자신의 동상을 세우기 위해 국고를 탕진했는데, 돈이 모자라자 개인의 재산까지 몰수하기도 했단다. 근데, 그가 어린 시절부터 뇌전증을 알고 있었고, 발작 이후부터 망상과 반사회적인 행동이 이어졌다는 사실을 통해 보면 병에 의한 문제라는 생각 또한 들어서 안타깝기도 했다.

책 안에 담긴 우리나라의 인물들은 누가 있을까? 물론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인물들이다. 고구려. 백제. 신라의 삼국을 세운 주몽, 온조, 박혁거세를 시작으로 선덕여왕, 세종대왕, 유관순과 김대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물들을 만날 수 있었다. 사실 책에 등장한 요즘 시대의 인물들 보다 을지문덕이나, 강감찬, 왕건, 정조 등도 나왔으면 하는 안타까움이 있었다.
전반부에는 나라를 일으키거나 유명한 작품을 남긴 인물들이 많았고, 혁명의 시대를 거치면서 노예해방이나 여성인권을 위해 운동했던 인물들이 많이 등장했다. 그리고 현대에서는 각 나라의 대통령(지도자)들이나 운동선수나 연예인, 노벨평화상과 같은 상을 수상한 인물들이 주를 이루었다. 그래서인지 우리가 익숙한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산업가들의 이름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사실 어떤 인물(아돌프 히틀러나 블라디미르 푸틴이라도)도 그에 대한 저자의 평가나 생각이 담겨있지 않다. 그저 그가 한 일을 객관적으로 서술할 뿐이다. 바로 그 인물에 대한 평가는 독자에게 맡긴다고 볼 수 있다. 한편으로는 그렇기에, 그 인물에 대해 더 냉철한 판단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