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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가 방귀를 뀐다고? ㅣ 북극곰 궁금해 31
앨리스 하먼 지음, 샘 웨델리치 그림, 조은영 옮김 / 북극곰 / 2026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이가 들어도 우리 아이들은 방귀, 똥 이야기만 나오면 자지러진다. 이 책의 제목 역시 피식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방귀"가 들어가서다. 근데, 이 책 뭔가 좀 특이하다. 그저 그런 웃긴 이야기 모음이 아닌, 과학자들이 실제 연구한 결과가 담겨있는 책이다.
이그노벨상을 수상한 50개의 연구가 이 책 안에 담겨있다. 여기서 이그노벨상이 무엇일까? 우리가 익숙한 "노벨상"이라는 글자를 들어간다. 이그가 뭔가 찾아봤는데, Ig는 ignoble(우스꽝스러운)의 발음과 철자를 따와서 만들었다고 한다.
책 안에 담긴 수상작들은 정말 읽으면서 이런 연구를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는 생각이 들만한 것부터 은근 궁금한 것들까지 참 다양했다. 이 책의 제목인 물고기가 방귀를 뀐다고?는 두 명의 과학자가 연구를 했다고 하는데(그중 한 명은 우연히), 방귀를 뀐다고 지목받은 물고기는 청어다. 놀라운 것은 청어가 내는 소리는 방귀가 아니라 사실은 청어들 사이의 비밀 언어였단다. 다른 물고기보다 청력이 뛰어난 청어는 높은 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포식자가 나타났다는 것을 바로 이 소리를 통해 알려준다고 한다.

좀 더 실제적이고 우리에게 익숙한 연구도 있다. 어렸을 때 땅에 떨어진 음식을 주워 먹은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3초 안에 먹으면 괜찮다고 했는데, 책에는 5초 안에 먹으면 괜찮다는 연구가 등장한다. 이 3초와 5초는 어디서 나온 걸까? 싶었는데, 박테리아가 옮겨가는 시간을 말하는 것이었다. 근데 진짜 5초 안에 먹으면 괜찮은 걸까? 답은 책 안에 있다.
그 밖에도 스마트 양변기에 대한 내용도 나온다. 이 양변기는 소변용 검사지와 대변 형태 등에 대한 컴퓨터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를 통해 감염부터 암까지 다양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고 한다. 좀 더럽긴(?) 하지만 그래도 별도의 검사를 위한 조치는 필요 없으니 꽤 흥미로운 연구가 아닌가 싶다. 참고로 책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이 연구는 우리나라 사람이 받았단다. 2023년 미국 스탠퍼드대 박승민 박사.

물에게 좋은 말을 해주면 신선도가 오래 유지된다는 말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책에 등장한 연구는 소에게 이름을 붙여준 목장 주인의 이야기가 나온다. 과연 소들에게 이름을 붙여준 목장은 어떤 효과를 거뒀을까? 놀랍게도 이름이 있는 젖소는 매년 약 250리터(약 1,000컵)의 우유를 더 생산했다고 한다. 이 내용을 보는데 갑자기 김춘수 시인의 "꽃"이 생각났다. 소들도 기분에 따라 생산하는 우유의 양이 달라진다니, 이런 연구는 실생활에도 유용한 연구가 아닐까 싶다.
흥미로운 이그노벨 상의 이야기를 읽으며 이들이 그저 재미만을 위해 연구하는 것은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학은 늘 어렵고 고리타분하다는 선입견을 깨주는 흥미로운 과학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