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쇼펜하우어가 아니다 - 천재도 부자도 아닌 청춘에게 고독은 선택지가 아니다
Flat 4 지음 / 책과나무 / 202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쇼펜하우어의 철학 역시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이상적이지만 누구도 제대로 실천한 수 없는 어떤 상태 혹은 경지 같은 것이다.

 요 몇 년 쇼펜하우어 철학의 광풍이 우리나라를 휩쓸었다. 몇 년 전 니체의 광풍이 쇼펜하우어로 옮겨 간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나 역시 쇼펜하우어에 관한 책 여러 권을 읽었다. 물론 그의 철학이 줬던 위로 중 하나는 삶은 원래 힘들고 고통스러운 거니 너무 거기에 얽매이지 말라고 했던 말이었다. 


 이 책에도 쇼펜하우어가 등장한다. 대놓고 제목에서부터 크다. 근데, 어조가 좀 다른 것 같다. "우리는" 쇼펜하우어가 아니다. 이 뜻은 왠지 쇼펜하우어의 철학에 대한 반대의 입장을 띄는 것 같았다. 책을 첫 장부터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쇼펜하우어의 철학이 주는 위로를 자기 식 혹은 자신의 잣대로 잘못 해석하는 누를 범하지 말자는 것이 바로 이 책의 요지다. 


  솔직히 조금 찔리긴 했다. 나 또한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내 식으로 해석했던 부분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나 역시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 자체에 대한 부담이 큰 사람이다. 외로움을 느끼지만, 다가가는 것 자체에 대한 부담이 있기에, 한편으로는 깊은 우정을 나누게 되면 내 시간과 내 에너지 등을 타인에게 들여야 한다는 것에 대해 부담스럽다는 생각도 있었기에 아예 시도를 안 했던 경우도 있다. 한편으로는 낮은 자존감에 꽤 오래 침잠되어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던 것 같다. 


 저자 역시 나와 비슷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20대 인간관계에 대한 부담으로 거리를 두었더니, 40대에 그 여파가 나타났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이 겪은 어려움을 후배 독자들은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사실 나 역시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내 방식대로 해석했던 점이 있었던 것 같다. 마치 스스로 그 말에 안주하며 노력조차 해보지 않으면서, 마치 초월한 듯한 삶의 태도를 가지기도 했던 것 같다. 마치 그것이 쇼펜하우어의 철학인 양...


 원주민과의 일화가 책에 등장하는데, 마을에서 오래 산 부족민들의 경우 마을 안에서 사는 것이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지만, 자신들의 자녀들을 도시로 보내는 것에 대해서는 표현이 달랐다고 한다. 마을에서의 삶만큼 도시에서의 삶이 주는 행복에 대해 그들도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물론 이를 겉과 속이 다르다고 표현하고 싶지는 않다. 그럼에도 삶의 생각들이 그리 다르지 않다는 생각 또한 하게 된다.


  쇼펜하우어가 주장하는 고독의 시간과 우리가 살고 있는 고독의 시간이 같은가? 저자는 오히려 우리가 사는 삶은 고독이 아닌 고립의 삶일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그저 스스로를 돌아보는 척하고, 사색하는 척했던 것은 아닐까? 찔렸던 것은 바로 이어져서 등장하는 책 읽기와 사유에 대한 내용이었다. 그러고 보니 나는 사색이 아니라 그저 활자 중독이었구나! 지금도 활자 중독이구나! 하는 생각이 확실히 들기도 했다. 하하하;;;


 우리는 고독을 즐기라는 쇼펜하우어의 말의 뜻을 곡해했다는 사실이다. 우린 고독이 아니라 고립을 즐기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타인과 관계 속에서 상처받고, 고민하는 데 에너지를 쏟고 싶지 않아서, 그 비슷한 말속에 숨어버렸던 것은 아니었을까? 과연 이런 고립 속에서 벗어나기 위한 한발 뛰기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우선은 아주 약하고 얕은 연대부터 시작해 보는 것이다. 같은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가벼운 인사 건네기, 헬스장이나 카페에서 만났을 때 가벼운 인사말 등이 바로 그 예가 될 것 같다. 물론 그조차도 쉽지 않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며 한 카페에 글을 읽게 되었다. 오랜만에 혼자 나선 나들이가 즐거워서 버스를 타면서 기사분께 큰 소리로 인사를 건넸다고 한다. 내릴 곳이 되어서 내리는데, 뒤에서 작은 클락션 소리가 나서 보니 방금 탔던 기사분이었다. 미소를 건네며 건넨 선물은 작은 우유 하나였는데, 손님의 반가운 인사 덕분에 본인도 기분이 너무 유쾌해졌다는 말이 이어졌다. 글을 읽는데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별거 아닌 가벼운 인사가 누군가에게는 또 작은 연대를 이어가는 계기가 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줄기차게 만났던 쇼펜하우어의 철학이 혹시 내 멋대로, 내 편한 대로, 나만의 정당성으로 왜곡되게 해석된 것은 아닐까?에 대한 생각과 함께 작은 연대의 발걸음은 부담스럽지만 결국 그 연대가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뿌리가 되어준다는 사실 또한 기억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