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오래 다닌 직장을 나왔다. 이직에 대한 고민이 있을 때여서였을까?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없어진 건 IMF를 지나면서부터 인 것 같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나는 평생직장을 꿈꿨던 것 같다. 우물 안 개구리라는 말이 딱 들어맞을 정도로 나는 여러 가지 불합리한 처우들과 업무 속에서도 그저 주저앉아서 현실에 안주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몇 번의 이직 기회와 분위기가 있었음에도 밖으로 한 발 내디디는 게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만약 퇴사에 대한 큰 사건이 없었더라면 여전히 나는 박봉에, 쏟아지는 일 속에 파묻혀서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아직 일주일 밖에 안된 터라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퇴사의 경험이 있는 주위 사람들의 조언대로 우선 한 주를 보내긴 했지만 여전히 고민이 된다. 다행이라면 이 시점에 이 책을 만났다는 사실이다. 나는 이직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 이직을 자주 하는 사람은 왠지 책임감, 인내심이 떨어지고 적응력이 없어 보이게 비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야기한다. 오히려 한 직장에 오래 다닌 사람은 자신의 가치와 능력에 대해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다고 말이다. 이직은 자신의 가치와 콘텐츠를 시장에 내보임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직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단지 연봉만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업무능력과 커리어를 성장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이직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우선 틈틈이 자신이 현 직장을 통해 이루어 낸 성과를 측정해 보기를 바란다. 이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로 대입해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수정한다. 나 역시 막상 퇴사를 하고 이력서를 다시 써야 하는 상황이 되니 모든 것이 막막했다. 다행히 전 직장에서 업무성과평가에 대한 서류를 매년 작성했던 터라 그를 통해 과거의 내 성과를 유추할 수 있긴 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았다. 업무 인수인계 서류를 작성할 때처럼(나는 입사할 때부터 내 업무에 대한 매뉴얼과 인수인계 자료를 틈틈이 만들어뒀다. 차후에 퇴사할 때 상당히 요긴하게 쓰였다.) 미리 내가 이룩한 성과 등을 기록해 둔다면 원하는 회사의 정보가 갑자기 주어졌을 때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뿐만 아니라 건강관리와 인맥관리도 신경을 써야 한다. 인맥 관리에는 내 평판 역시 들어있다. 꾸준한 운동을 통해 체력을 기르는 것 또한 이직을 위해 해야 할 요소이다.
책 마지막 장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면접과 연봉협상 등에 대한 실제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정말 이직을 준비하는 직장인들에게 아주 유용할 것 같다. 이직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 가치를 알고, 내 커리어를 빌드업 해보자. 여전히 나를 필요로 하는 직장이 있을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