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알고 먹는 거니? - 그림으로 보는 우리 집 약국
최서연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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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우리 집에는 의약품 통 외에 상비약이 두 종류 있었다. 소화제인 까쓰활**와 몸살감기가 오면 먹던 광동*인데, 결혼을 한 지금도 습관적으로 이 두 약은 박스째 가지고 있다. 증상이 나타나면 무조건 먹게 되는데, 과연 이게 옳은 것인가 하는 생각을 책을 읽으며 처음으로 해보게 되었다.

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니, 평생 갔던 병원 횟수보다 더 자주 병원을 찾게 된다. 자주 가는 병명은 단연 감기다. 기침이나 콧물과 함께 열은 정말 반갑지 않은 불청객이다. 그러다 보니 약을 접할 기회도 많고, 나도 모르게 지식이 생기는 것 같다. 문제는 애매하거나 어설프게 아는 것이 무섭다. 얼마 전에도 두 아이가 번갈아가며 고열이었던지라, 새벽에 집에 응급약을 가지고 있던 맥시부펜을 먹였다. 요즘 타이레놀 계열의 해열제인 아세트아미노펜이 사고로 리콜되었던 지라,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다음 날 병원에 가서 해열제를 처방받아왔지만, 개별 포장된 약이 아닌지라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이 아쉬웠다. 교차 복용도 알고, 약의 구분도 아니까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다가 정말 놀랐다. 그동안 새벽에 열이 나면 먹여왔던 해열제가 빈속에 먹으면 안 되는 약이었던 것이다.

책 안에는 담긴 약은 정말 다양하고 많았다. 이렇게 많은 약이 우리 주변에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뿐만 아니라 이 모든 어려운 이름의 약들을 다 기억하고, 환자들이 물어올 때 적절하게 알려주기 위해서 약사들은 얼마나 많은 공부를 꾸준히 할까 싶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약의 본래 이름은 너무 낯설다. 다행히 그 약의 성분이 들어있는 제품명이 등장하니 한결 편안하게 이해가 되었다. 특히 비슷해 보이는 약이나 헷갈리는 이름의 약들을 설명해 주는 내용 덕분에 이제는 실수하지 않을 것 같았다. 두 번째 장에 있는 습윤밴드나 소독에 대한 부분도 많은 도움이 되었는데, 특히 소독에 대한 부분은 앞에서 해열제에 대한 부분과 마찬가지로 무지했던 나를 일깨워주었다. 어디서 어떻게 다치든 무조건 소독을 해야 한다는 주의였는데(남편 거래처의 한 직원이 파상풍으로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 더 철저히!) 모든 상처에 소독이 필요한 것은 아니고 오히려 소독이 흉터를 남길 수 있다는 부분은 도움이 되었다. 특히 얼마 전에도 넘어져서 무릎이 까진 아이가 소독할 때 따가워서 싫다는 말에 병균이 죽는 거니 참으라는 말은... (미안해 딸~ㅠㅠ) 앞으로는 하지 말아야겠다.

역시 그러고 보면 아는 게 힘이라는 것!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각종 의료 관련 서적들이 많지만, 쉽지 않은 용어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졌는데, 만화로 구성되어 있고 이해하기 쉽게 정리되어 있는 이 책은 아이들이 있는 집뿐 아니라 다양한 약의 활용도로 고민하는 누구라도 꼭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있는 집에는 필수 서적으로 삐뽀 삐뽀 119 소아과가 있는데, 이 책 역시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중요한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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